글을 쓰는 이유
윤 제 철
작고 앙증맞은 종이상자 안에서
모발의 결이 건강해진다는
샴푸비누를 꺼내들고
무성했던 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뛰는 가슴 억누를 수 없던 것처럼
글을 만드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음에도
글을 만드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준다는 방에
들를 수 있는 기회가
이유 없는 감사함이었다
글에 담았던 결핍의 부스러기
부끄럼도 모르고 긁어모아
속 답답함을 덜었다고 쾌재를
세상 어디라도 뿌려대고
공유해주기와 치유를 바랐다
새로 글을 쓰려는 젊음들이
뒤뚱거리며 발을 떼어놓는
첫걸음을 넘어지지 않도록
손을 잡아주는 기대감만이라도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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