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백합 정혜련
바람이 스치면 가볍게 일렁이던
나무 울타리 하나
긴 세월에 닳고 닳아
빛이 바래고
군데군데 틈이 생겨도
그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만큼은
막지 못할게다
누군가를 지키려
세워진 경계였을까?
아니면
지친 마음을
잠시 기대게 하려던
조용한 쉼터였을까?
울타리 너머로 들려오던
따뜻한 목소리와
작은 웃음들
그 모든 흔적이
아직도
나를 불러 세운다
경계는 나뉘지만
마음을 잇는다는 것을
세월이란 바람을 타고
오래된 울타리가
오늘도 문득
미세한 바람소리로
나즈막히 들려준다
25.11.29(토)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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