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어
국어는 크게 문법(어문규정), 어휘, 문학, 비문학의 4개 영역으로 나눈다. 상대적으로 문학이나 비문학은 쉽게쉽게 풀었다. 대학 때부터 출판사에서 (게임 쪽이었지만) 글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고, 전공때문에 뉴스를 많이 읽어둘 필요가 있었던 점. 고3때부터 일기를 써 왔다는 점 등에서 약간의 베이스가 있었던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른 공시생 분들은 어떨 지 모르겠지만 필자를 가장 많이 괴롭히는 건 문법이었다. 국어 뿐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외우는 것을 잘 못했다. 결국 외워질 때까지 수업을 듣고 문제를 풀며 반복해가는 것밖에 없었다.
- 국어 강사의 경향
2017 가을 기준, 노량진의 유명 국어 강사는 대부분 공단기에 쏠려 있다. 특히 이선재 강사의 경우 노량진 전 과목을 대표하는 1타 강사로도 언급될 정도. 실강은 접수시작 수 시간 안에 마감되기도 하니 실강을 들을 사람은 최대한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이선재 이전 가장 유명한 국어강사였던 김재정, 국어강사의 전설이라고 부르는 서한샘 강사도 전부 공단기 출신이다. 여기에 윈플스의 이재현 강사 역시 공단기-윈플스 합병으로 인해 공단기 소속이고 윌비스 소속이었던 배미진 강사도 현재는 공단기로 이적한 상태다. 그 외에 1타 강사라 부를만한 사람은 고혜원, 정채영 강사 정도.
국어 강사는 기본 심화단과와 기출문제풀이, 단원별 문제풀이, 동형모의고사로 이어지는 문제풀이 커리큘럼 외에도 각종 특강을 커리큘럼에 포함하는 사람이 많다(물론 필수는 아니다). 이선재의 경우 문법 부분만을 따로 강의하는 일명 ‘수비니겨’ 강의가 있고 독해를 위해 ‘문학은 나의 힘’, ‘독해는 나의 힘’ 교재가 따로 있다. 정채영은 ‘종결자’ 시리즈 교재를 통해 문법, 어휘, 독해를 영역별로 공부할 수 있으며. 고혜원도 ‘신의 한 수’ 시리즈로 비슷한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있다. 이 외에 다른 강사들도 비슷한 과정과 교재를 제공하고 있다.
- 한자어를 포함한 국어 어휘 공부
국어 공부에서 공시생들이 가장 망설이는 부분이 ‘한자’다. 정확히는 한자 그 자체를 묻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한자어의 음독이나 표기를 묻기 때문에 정확히는 ‘한자어’ 학습이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을지도. 여기서는 둘을 특별한 기준없이 섞어서 사용한다.
한자는 영어 어휘와는 활용 범위가 다르다. 영어 어휘는 영어 공부의 기초라고 부를 정도로 활용 범위가 넓어, 한 번 외워두면 독해 문제에서도 어휘 문제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한자는 그렇지 않다. 한자는 아무리 공부해도 한자어를 물어보는 문제에만 써먹을 수 있다. 아무리 넓게 봐도 한시 등의 고전문학 정도지만 이 역시 자주 출제되는 분야는 아니고 9급에서 한시가 출제되면 대부분 옆에 한역이 달리기 때문에 한자를 몰라도 풀 수 있는 문제다. 활용범위는 이렇게 좁은데 한자 공부를 위해서 들어가는 노력은 영어 어휘 암기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한자를 국어 공부의 계륵(鷄肋)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확실히 어느 시점까지는 국어 20문제 중 한자·한자어 문제가 한 문제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경향을 보면 한자 문제가 적어도 1문제는 필수적으로 나오는 추세다. 특히 17년 지방직에서는 한자어의 독음 또는 표기를 직접 물어본 문제가 2문제였고(B책형 6번, 13번) 간접적으로 한자가 등장하는 문제도 2문제가 등장해(B책형 4번, 11번) 전체 20문제의 1/5인 4문제에서 한자가 직간접적으로 등장했다. 그러니 한자 문제가 등장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한자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옳은 태도라 볼 수 없다.
그럼 한자 공부는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필자도 확실히 모른다. 어떤 한자 문제도 풀 수 있도록 한자책을 아예 붙잡고 매일 공부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한자 책(오랜 방황의 끝)을 산 것까지는 똑같고 그 한자를 일일이 다 본적도 있는데 금방 까먹어서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책 가장 끝의 ‘기출된 한자어’ 부분만 떼내 그 부분만을 외웠다. 이후 중요 한자어 400개만 따로 책을 파는 것이 있어서 그것만 따로 구매해 외웠다(꼭 시험에 나오는 정상국어 한자성음&독음 400선). 필자의 한자 공부도 상당히 중구난방 식이었는지라 여기에 대해서는 해 드릴 수 있는 팁이 없다. 나중에 안 정보지만 서점에서 국어 중 '한자' 관련된 문제만 뽑아서 기출문제집을 만들기도 한다. 자신이 딱 기출 수준으로만 공부하고 싶다면 이런 책을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시대고시기획에서 낸 공무원한자 10개년 기출문제집
참고로 영단어도 이런 기출문제집이 있다
고유어는 기출문제집에 나온 것 외에는 따로 찾아가며 공부를 하지 않았다. 고유어는 정말 빈출이 많이 된 것이 아닌 이상 대부분 40% 이하의 정답률을 보이기 때문에 ‘너도 틀리고 나도 틀리는’ 문제에 굳이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 다만, ‘테마 고유어’라고 해서 물건을 세는 단위라거나 ‘날씨 표현’, ‘24절기’ 등은 따로 외웠다. 실제로 맞힌 문제도 있다. 2015년 국가직 9급에서는 고유어 문제(2책형 12번)에서 정답은 ‘안갚음’이었지만 이 어휘는 잘 몰랐다. 다른 공시생들도 대부분 몰랐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문제를 풀 때 ‘해미’, ‘상고대’ 등 날씨 관련 어휘를 미리 알고 있어서 2가지 선택지를 쉽게 제낄 수 있었다.
한자성어는 한자어와 달리 한자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와 그 한자성어의 뜻이 무엇인지만 알면 풀 수 있는 문제가 많다. 따라서 한자어를 외우는 것보다 좀 더 쉽게 암기가 가능하다. 한자성어는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외우는 것이 좋다. 단, 너무 뜬금없는 사자성어는 굳이 외우려 들지 않아도 된다. 앞서 말한 국사의 지엽적 내용과 비슷한 사항이다. 많이 나오는 것에 집중해야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출제가능성이 희박한 한자성어를 외우는 것은 일종의 시간낭비다.
이런 ‘어휘’ 영역에 들어가는 어휘와 별개로 어문규정에 등장하는 표준어(와 단수표준어), 외래어, 한글맞춤법과 표준발음법에 나오는 예시들도 외울 수 있는 것은 외우는 것이 좋다. 발음법은 해당 발음에 사용되는 원리를 묻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해당 단어의 발음이 옳은 것은?’식으로 단순하게 묻는 문제가 더 많다. 외래어나 맞춤법 또한 원리나 적용 규정을 묻는 문제보다는 단순히 해당 표현이(표기가) 맞는지 틀린지를 묻는 문제가 훨씬 많다. 빈출되는 단어라면 원리를 이해하는 것보다 단순암기로 밀어붙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 개인적인 커리큘럼
가장 처음에 들은 국어 강사는 정채영 강사였다. 공시를 학원 추천대로 종합반을 통해 시작했기 때문에 특별히 해당 강사를 선택한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강의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의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강사의 목소리 톤이 너무 높아서 실강을 듣는 도중 귀가 따갑고 머리가 아파 강의에 집중을 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어졌다. 억지로 단과는 완강했지만 더 이상은 지속할 수 없을 거라는 판단을 하고 다른 강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2번째로 선택한 사람이 정원상 강사다. 실력은 괜찮고 강의도 나쁘지 않았으나 냉정히 말해 교재의 질은 타 강사에 비해 좋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이미 단과를 통해 이론은 어느정도 정리를 했고 서브노트도 다 완성했기 때문에 교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정원상 강사의 경우 동형모의고사 강의용 문제가 상당히 좋았다. 무료특강의 덕도 많이 보았다. 한자성어 특강이나 가사 특강, 기미독립선언서 특강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강사의 경우 필기시험 당일날 하는 해설강의도 정말 퀄리티가 높다. 가답안을 노량진 국어 강사 중 가장 빨리 공개하는데 비문학이나 문학에서 강사끼리 답이 갈리는 것조차 전부 정답을 맞히는 것을 보면서 놀라워했던 기억이 있다. 해설강의도 그 문제만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이론을 다시 정리해주는 스타일이라 나중에 다시 챙겨봐도 도움이 된다.
문법과 어휘는 어떤 것을 어떻게 공부를 할까에 대해 스스로 망설인 부분이 있었다. 결과는 고스란히 성적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그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이선재 강사의 수비니겨를 한 번 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서브노트를 한 번 더 고쳤다. 이후에 선재국어 마무리도 구입했지만 결국 모를 때 찾는 것은 더 손에 익숙한 자체제작 서브노트였다. 만약 필자가 처음부터 이선재 커리큘럼에 탑승했다면 다른 공시생들처럼 선재국어 마무리로 시험을 마무리했을지도 모르겠다.
문학이나 비문학은 기출문제 이외에 더 무언가를 할 필요를 느끼진 못했다. 단, 고전문학은 예외였다. 시조나 가사, 기타 고전문학은 글을 읽는 것부터 시간을 잡아먹거나 아예 무슨 뜻인지도 알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단지 읽는 것만으로는 해당 시조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시조는 ‘어떤 문구로 시작하면 그 시조의 주제는 무엇이다’정도를 암기하고 있어야 문제를 풀 때의 시간이 줄어든다. 관동별곡, 사미인곡 등의 가사 역시 해석이 없으면 알기 힘든 문장이 많다. 기출문제를 보면 아예 특정 문구에 밑줄을 긋고 뜻을 직접 물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현재 우리가 쓰는 해석 위주로 뜻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사문학은 앞서 잠깐 언급한 정원상 강사의 특강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외의 다른 고전문학(특히 향가)을 공부하기 위해 수능용 책을 구입했다. 수능 국어 대비용 책 중에서 ‘현대시’나 ‘고전시가’를 사전 식으로 수록해둔 것을 구입해, 문제를 푸는 중 모르는 작품이 나오면 그때그때 참고용으로 찾았다. 문학 분야는 공시보다 수능이 훨씬 더 자세하다. 공시에서 등장할 만한 문제는 이미 수능에서도 다 등장하기 때문에 정말 만점방지용으로 생소한 현대(80년대 이후)시가 나오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작품을 다 커버할 수 있다. 물론 공시 국어강사 기본서는 대부분 주요 문학작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것으로도 문학 문제를 푸는 데에 큰 문제가 없다면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다.
이투스 '몽땅 벗기기' 시리즈 중 고전시가편 일부
수능 참고서지만 공시에서 나올만한 출제포인트가 대부분 첨삭되어 있다
어휘와 한자는 방금 전 위에서 적은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자공부는 한자를 따로따로 외운 것이 아니라 한자어 위주로, 그것도 기출 한자어 위주로만 정리했다. 그것을 벗어나는 범위는 사실상 운에 맡겼다. 고유어와 기타 어휘 영역도 기출된 것 위주로만 했다. 그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굳이 예상어휘까지 외워야 하는가 하는 의심이 있었다. 그리고 맞춤법에서 출제되는 것(특히 맞춤법 57항 내용), 표준어규정과 외래어표기법에 나오는 예시도 개인적으로는 전부 어휘영역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고 고유어, 한자 외우듯이 외웠다.
동형모의고사는 처음 정원상 모의고사를 풀다가 이후 굳이 강의를 들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후 정채영, 이선재 강사의 모의고사를 풀었다. 수험기간 중 유두선 진도별 모의고사를 푼 적도 있는데 이 책은 유두선 강사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풀지 않는 것을 권한다. 일단 문제의 어려운 정도에 비해 해설이 너무 심각하게 간략하고, 유두선 강사의 강의를 듣지 않았다면 왜 출제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예상문제가 다수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