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이후
* 필기시험 직후 - 전후(戰後)처리
필기시험이 끝나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건 식사와 수면이다. 앞에서 적었지만 필자는 그 전날 저녁과 아침을 굶고 위를 비운 채로 시험을 친다. 그래서 시험이 끝나자마자 왕창 먹고 그 다음에는 잘 수 있는만큼 잔다. 그렇게 당일날은 쉰다. 가족들과 같이 있을 땐 채점을 하지 않았다. 채점은 시험을 친 당일날 새벽 혼자 있을 때 가답안을 폰으로 보면서 매겼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필자는 모의고사건 필기시험이건 성적의 좋고 나쁨과 관계없이 무조건 남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가족에게만은 쓸데없는 기대를 주고 싶지 않아서 점수를 알리지 않았다. 그냥 미안하다고만 했다, 필기합격 이후에도 내 점수가 꽤 높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시험 하루 전까지 부모님께선 필자의 필기 점수를 몰랐다.
필기시험 다음날 공단기와 박문각 홈페이지를 가서 시험 결과를 입력한다. 내 위치를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시험을 쳐보면 광탈할 점수라는 걸 어느정도 눈치채기 때문에 이것이 주목적은 아니다. 학원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진짜 목적은 정답률 확인과 해설강의다.
2017년 지방직 9급 전체 정답률
남부(박문각) 채점서비스 이용 결과를 그대로 프린트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다. 공개된 필기시험 문제지를 A4에 인쇄한 후 실제 문제지 상태 그대로 옮겨 적는다(회색 펜을 사용했다). 그 다음 보라색 펜으로는 정답률을 옮겨 적는다. 앞서 적었지만 박문각에서 시험결과를 입력하면 5과목에 대한 정답률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 해설강의를 듣고 없으면 해설지를 뽑아 확인한다. 정답을 맞혔고 별도의 복습이 필요없다면 회색 형광펜으로 칠한다. 나중에 다시 봐야 할 것 같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주황색 형광펜으로 칠했다. 해설강의를 들으면서 나오는 내용들은 A4로 복사한 문제지에 필기를 했다. 실제 시험지인 갱지는 얇아서 필기에 적절하지 않으며 빨리 상해 오래 보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험 해설강의를 들으면서 정리한 결과
보라색 숫자는 정답률
해설강의는 최대한 다양한 강사의 것을 보는 것이 좋다. 평소에 듣지 않는 강사라도 상관없다. 총평이나 공시생 사이에서 이슈가 되었던 문제, 고난도 문제, 합격을 위한 과목별 점수 컷이 강사마다 묘하게 다르다. 자기 책 자랑만 하는 강사가 있는가 하면 어려운 문제에 대해 솔직히 어려웠고 내가(강사가)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면서 사과하는 강사도 있다. 모든 강사를 완강할 필요는 없다. 전체 내용을 다 듣는 건 자신이 선택했던 강사 1명이면 되고 나머지 강사는 총평과 몇몇 문제만 확인하는 정도.
6월이 서울시 시험까지 치고 9급 주요 시험이 끝나면 7월 전까지 약 1주일의 시간이 있다. 그 시간동안 필자는 ‘유통기한이 끝난’ 책과 프린트를 버렸다. 동형모의고사 책이나 프린트, 각종 특강용으로 받았던 프린트 자료, 기타 너무 오래된 교재를 모두 버렸다. 그리고 사 놓고 풀지는 않은 깨끗한 문제집도 과감하게 다 버렸다. 이유가 있다. 문제집을 한 번 팔게 되면 그 다음에도 ‘어차피 못 풀면 다시 팔면 된다’고 안일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는 그게 싫었다. 다음에는 구매한 책을 무조건 풀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아무리 아까워도 풀지 못한 책은 전부 버렸다. 필자는 SNS에 이렇게 채점하고 책 버리고 다음 계획을 짜는 기간을 ‘전후(戰後)처리기간’이라 불렀다.
이런 식으로 버린다
동형, 특강 프린트, 너무 오래 된 책, 풀지 않은 문제집 등
* 면접
- 기본적인 사항
면접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적을 것이 없다. 대부분 면접 강사가 하라는 데로 그대로 따라갔기 때문이다. 필기합격을 하면 짧게는 3일, 길게는 5일 안에 자기소개서와 및 기타 필요한 서류를 접수해야 한다. 서울시는 자기소개서를 포함한 모든 내용을 인터넷 접수로 처리하며, 경상북도는 해당 서류를 뽑아 등기우편으로 보내야 접수가 됐다. 경기도의 경우 자기소개서가 없고 대신 면접시험 당일 사전조사서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듯 시험마다 접수에 필요한 서류가 다르니 자세한 사항은 지자체에서 나오는 공고를 확인하자.
필자는 면접을 2번 쳤다. 어째서인지 둘 다 일반적인 9급 면접이 아니었다. 서울시 면접은 ‘5분 스피치’가 들어가고 경북은 집단면접을 실시한다. 5분스피치는 서울시 면접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고, 지자체 중 9급 면접에서 집단면접을 실시하는 곳은 현재 경북과 대구뿐이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지금 와서 면접을 준비하는 필합 공시생에게는 ‘강사 말대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란 말을 드리고 싶다. 아무리 공무원 면접이 변별력이 없다고 해도 아무런 대비 없이 면접장을 가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적어도 인성을 평가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 강사 하라는 대로 하면 대비할 수 있다. 정책은 좀 다르다. 면접 책을 봐도 뭔가 굉장한 자료가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직접 찾는 것을 권한다. 참고로 어떤 자료를 봤는지를 아래에 개략적으로 정리해둔다.
> 국정운영계획: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우리나라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적은 ‘가장 큰 청사진’이다. 여기에 ‘국정 목표’, ‘국정 전략’, ‘국정 비전’이라고 쓰인 것은 외워야 한다.
> 시정/도정 업무계획: 해당 연도에 어떤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 전부 정리한 자료다. 서울시는 ‘서울백서’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 판매한다(시청 지하에서 구입가능). 이와 별개로 ‘도정/시정 목표와’ ‘도정/시정 구호’, ‘도정/시정 과제’라고 써진 것은 외워야 한다. 홈페이지를 보면 상징물 항목에 무슨 새, 무슨 나무를 상징으로 한다는 것이 적혀 있다. 이것도 외워야 한다. 경북은 면집 기출문제중 ‘경북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을 아는가?’라는 것도 있었다.
> 자치단체장 신년 인터뷰, 신년 연설: 지자체가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사안, 현재 지자체 내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사안을 확인할 수 있다.
> 인구통계와 예산자료: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대부분 찾을 수 있다. 다만 최신정보가 아닐 수도 있다. 인구 관련 통계의 가장 최신 자료는 국가통계포털(kosis.kr)에서, 지자체 예산정보의 가장 최신 자료는 지방재정365 사이트(lofin.mois.go.kr)에서 확인가능하다.
- 면접 강사와 스터디
면접 강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번째(A)는 응시자의 능력을 중시하는 타입으로 대부분의 면접 강사가 여기에 속한다. 이런 강사의 강의를 들으면 면접응시자는 시험장에서 ‘나는 이렇게 논리가 명확하고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내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다 그러니 나를 뽑아달라’는 식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압박면접용 질문이 오더라도 자신이 명확한 논리를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오히려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두번째(B)는 응시자의 인성을 중시하는 타입이다. 이 강사의 강의를 들으면 시험장에서 ‘나는 갓 9급 공무원이 될 사람이라 실제 업무능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조직에서의 신뢰관계와 친화력, 민원인과의 소통 능력이 충분하다.’는 식으로 대답을 하게 된다. 앞 경우와 달리 여기서는 압박질문을 최대한 회피하거나 가르치지 않는 방법을 가르친다. 예를 들면 이렇다.
Q. 동료가 뇌물을 받는 것을 봤다면?
A. 청탁금지법은 1회에 1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거나 1년에 3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을 수 없게 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 행동강령에서도 부당한 이익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동료의 뇌물 수수를 목격했다면 신고 전 행동강령책임관과 상담하고 뇌물 행위임이 명백해지면 행동강령책임관이나 감사실 등을 통해 해당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B. 동료가 뇌물을 받았다고 물었지만 동료가 뇌물을 받았다고 확정된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가족이나 친척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따라서 본인에게 넌지시 물어보고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뇌물이라고 판단된다고 해도 갓 임용될 9급 공무원인 저는 대응방안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선 동료에게 자진 신고를 설득하고 통하지 않는다면 상사와 상담해 대응방안을 논의해 보겠다.
놀랍게도 진짜 이렇게 된다. 필자는 후자인 노관호 강사를 들었다. 노량진 전체를 따지면 스티마 면접(현재 패스원)의 수강생이 제일 많다. 하지만 어느 면접 강사가 좋은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면접을 여러 번 해본 것도 아닌데 ‘이 강사가 좋다’는 추천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스터디 역시 필자가 주도해서 참여한 것이 아니다. 서울시 면접 때는 노관호 강사가 수강생만을 가지고 직접 (무료로) 스터디(7명)를 짜 주었다. 다음 해 지방직 면접 때는 지인의 소개로 구꿈사를 통해 모인 스터디(5명)에 들어갔다. 기타 강사들이 돈을 받고 관리형으로 운영하는 스터디가 있는데 필자가 주워들은 대부분의 평은 ‘강의료에 비해 별로다’였다. 하지만 직접 이 관리형 스터디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
면접스터디는 짤 때 몇 가지 팁이 있다. 최근의 필기합격자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다. 어느 정도냐면... 2017년 포항시 일반행정 필기합격자 53명이 면접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는데 남자는 10명뿐이었고 나머지 40여명이 여자였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더 심각한 곳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 스터디 성비율을 맞추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최대한 남녀를 동일 비율로 들어가게 스터디를 구성하는(또는 그런 스터디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여성만으로 스터디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다. 그 인원끼리 모의면접을 진행하게 되는데 실제 면접관은 여성보다 남성이 앉아 있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더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2관왕, 3관왕이 있다면 무조건 붙잡아야 한다. 그 사람은 이미 모의면접을 진행해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사람은 면접관 역할로서의 질문, 대답하는 사람으로서의 답변내용도 퀄리티가 달라 많이 배울 수 있다. 지방직 면접 때는 면접 경험자가 필자밖에 없어서 거의 다른 스터디원을 가르치듯 하면서 이끌어갔다. 전원 최합해서 천만다행이지 아니었다면...
17년 지방직 면접스터디 때 적었던 메모
면접 유경험자가 필자밖에 없어 '강의'처럼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만들었던 내용이다.
- 실제 질문내용(2016 서울시 9급, 2017 경북 지방직 9급)
면접질문은 질문관의 성향을 매우 심하게 받는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지역 현안 질문만 반을 받기도 하고 필자처럼 지역 현안 관련 질문을 아예 받지 않기도 한다. 또 응시자를 당황시킬 목적으로 행정법이나 행정학 이론을 물어보기도 한다(나중에 알았는데 선택과목이 무엇이든 상관않고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그 시기 이슈가 된 뉴스나 돌발질문도 있다. 따라서 이 질문 내용이 절대 표준형은 아니라는 점 분명히 밝혀둔다. 그리고 답변은 쓰지 않는 점 양해 바란다.
2016 서울시 9급
> 5분 스피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했던 경험을 말해보시오.
(잡지 아르바이트를 언급함)
> 어떤 잡지였나? - (게임 잡지였다고 대답)
>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가? 그에 대한 삼성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그렇다면 2015년 메르스 사태에 대한 서울시의 대응을 평가해본다면 어떤가?
> 자기소개서의 장점이 꼼꼼함, 계획성인데, 단점은 무엇인가?
> 민원인이 애매한 민원을 제기했는데 자신이 그 문제에 대한 재량권이 있다면?
> 상사가 민원을 그대로 처리하라고 한다면?
> 타인의 이득을 바라지 않고 남에게 이득을 가져다 준 경험이 있나?
> 대학 때 게임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최근에 게임 중독 문제가 심각한데 공무원이 된다면 게임중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가?
> 타인과의 갈등 경험이 있는가?
> 그럼 창의적 문제 해결 경험이 있는가?
> 서울시 정책 중 가장 관심있게 보고 있던 정책은?
> 서울시의 중요 시책 3가지를 말해보시오.
> 서울시 정책 중 고쳐야 할 만한 정책은?
2017 경북 지방직 9급
> 집단면접: 현재 정부의 공공기업 주도 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해 찬반을 밝히고 자신이 생각하는 일자리 정책이 있다면 말해보시오.(4명이 함께 20분간 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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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이나 도청을 가서 공무원을 봤을 때 느낌이 어땠나?
> 공무원으로 일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상사가 여러 가지 잡일을 시키면 하라는 대로 할 것인가?
> 친한 친구가 어떤 사업의 허가를 해 달라고 부탁한다면?
> 공무원으로 일하던 중 본인의 잘못으로 시민이 피해를 입었다. 이미 상사에게 보고가 끝난 상태다. 보상 절차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 불법복제물을 써 본 적이 있는가?
> 만약 합격 후 근무 중인데 상사가 아래아한글 등을 CD로 구워달라고 한다면?
> 국가적으로 정품 사용을 늘리기 위한 대책은?
> 기부나 재능기부를 해 본 적이 있는가?
> 공무원이 되면 기부를 할 것인가? 그리고 국가적으로 기부문화를 활성화할 정책이 있다면?
> 굳이 폐쇄적인 조직인 공무원으로 들어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 면탈, 다시 합격, 그리고 최합
16년 서울시 최종성적
파일을 남겨두지 않아 인쇄된 것으로 올려둠
당시 합격컷은 398.74
면접준비하면서 사인까지 받았는데...
서울시는 1.5배수를 필기합격인원으로 뽑는다. 최종합격자가 100명이라면 필기합격자가 150명이라는 뜻이다. 즉, 50명은 면접에서 떨어진다. 그리고 2016년 서울시 9급 시험, 그 ‘50명’에 필자가 들어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이다. 당시 스터디원 7명 중 필자만 떨어졌다. 7명 중 필자를 포함 3명이 1.0배수 밖이었는데도 결과가 그랬다. 심지어 그 당시 수강생 30여명 중 필자만 면탈했다고 한다(다음 해 지방직에 다시 합격하고 면접 강사에게 들었다. 그래서 강사도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면접 이후 강사에게 면접이 무슨무슨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하니 답변을 너무 잘했다고 한 달 쉬면서 놀라고 했다. 그 결과는 면탈.
사실 지금도 왜 떨어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필합 당시 내 필기성적은 1.0배수 바깥이었고 그래서 충분히 탈락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하루 전까지 ‘혹시나 내가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했다. 그래서 충격을 좀 덜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면탈을 확인하자마자 SNS에 떨어졌다고 공개하고 노량진으로 동형 책을 사러 왔다.
이런 경우는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다. 펑펑 우는 건 기본이고 심하면 멘탈이 터져서 1~2달은 재기불능 상태가 된다. 그래서인지 다음 해에 다시 합격하고 최합까지 한 이후 ‘어떻게 그 상황에서 멘탈을 챙길 수 있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렴풋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했다. 다른 사람들에겐 농담조로 ‘내가 멘탈은 좀 단단한 편이다’라고 해 두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인 지방직에 합격했다. 스스로 내가 합격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채점을 하고 나서 다음날 고속터미널에서 부모님께 ‘미안하다’고 한 것은 정말 떨어질 것 같아서였다. 결과적으로는 필자가 잘해서 붙은 게 아니고 시험이 어려워서, 남들이 필자보다 더 틀려서 운 좋게 합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도저히 붙을 수 있는 시험이 아니었다. OMR답안지 마킹을 하다가 1번 밀려쓴 것도 모자라 답안지 교체 후 또 틀려서 한 번 더 교체했다. 그래서 마지막 영어 독해 3문제를 시간 부족으로 3번으로 찍었다. 그리고 그 중에 2개가 맞았다. 2개 중 하나는 영어 중 정답률이 가장 낮은 5문제 중 하나였다. ‘이런게 관운이고 천운이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을 받았다. 그렇게 2관왕보다, 3관왕보다도 희귀하다는 ‘2년 연속 필기합격 후 최종합격’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필자의 수험생활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2012년부터 공시를 시작해 해 볼 수 있는 것, 겪을 수 있는 것들을 대부분 경험하고 2016년 서울시 필합 후 면탈, 2017년 2년 연속 필합까지 거쳐 여기까지 왔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저같은 놈도 하다보니 결국 됐습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하다보면 됩니다. 어떠한 상황이 와도 손에 잡힌 한 줄기 동아줄을 놓지 마십시오. 그러면 그 줄은 언젠가 여러분을 끌어올려줄 겁니다.
- 2017년 경북 지방직 9급 최합발표 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