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오정법
"건강을 해치는 원인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것이요,
둘째는 해선 안 되는 일을 하는 것이요,
셋째는 하기는 하는데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전세일 원장(75세)의 건강법은 명쾌하다.
그가 말하는 건강수칙은
‘해야 하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오정법(五正法) -
제대로 먹기(正食),
제대로 숨 쉬기(正息),
제대로 잠자기(正眠),
제대로 움직이기(正動),
제대로 마음 쓰기(正心)다.
그렇다면
제대로 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는 “우리 몸 안에는 1초에 1,000만 개의 세포가
죽고, 1,000만 개의 세포가 새로 태어나며,
200가지의 화학반응이 동시에 일어난다.
이렇게 빨리 변하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무언가를 ‘늘 해야지’ 가끔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의 오정법은 이렇게 시작된다.
一正 제대로 먹기(正食)
제대로 먹는 첫 번째 수칙은 골고루 먹는 것이다.
너무 지나치게, 또는 너무 부족하게 먹지만 않는다면 별문제가 없다.
우리 몸에선 필요한 성분은 흡수하고 불필요한 것은 배출하는 자동 조절장치가 항상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빨리 먹는 습관은 과식으로 이어져 비만을 부추긴다.
식사를 빨리 하면 혈당이 갑자기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에 부담을 준다.
뇌가 포만감을 인식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천천히 먹어야 뇌의 명령을 수행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과식이 예방된다.
건강을 위해서는 굶는 것도
제대로 굶어야 부작용 없이 건강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즐기면서 먹고,
먹는 것에 대한 죄의식도 느끼지 않으며,
지나치게 가려 먹지도 않고, 남들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 먹지 않는다.
二正 제대로 움직이기(正動)
서양 운동은 직선이며, 동양 운동은 곡선이다.
구령을 부르는 보건 체조는 인위적인 직선을 따라 움직이고, 소리 없이 조용히 행하는 기공운동은
자연스런 곡선을 따라 움직인다.
동서양 운동을 접목시킨다면 최상의 건강효과를 얻을 수 있다.
면역력을 향상시키려면 심폐기능 강화운동을
약간 숨이 찰 정도로 한다.
하루에 만 보 걷기, 30~40분 정도 아주 빨리 걷기 등은 최상의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하루도 거르지 말고 매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운동은 관절염도 치료한다.
유연성 운동 · 근력 강화 운동 · 유산소 운동 등
모두 관절염 치료에 효과적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느끼는 운동 강도다.
본인이 느끼기에 약간 힘든 정도가 좋은데,
관절염 통증이 있거나 건강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낮은 강도로 30분 이상 해야 한다.
하지만 강도가 너무 낮으면 효과가 거의 없다.
운동을 하다가 아프면 아픈 부위에 더운 찜질을 한다.
인체 조직은 열을 받으면 더 잘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십견 환자도 꾸준히 운동하면 나을 수 있다.
三正 제대로 숨쉬기(正息)
몸의 신진대사는 산소를 들이마시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현대인은 산소부족에 시달린다. 산소결핍은 뇌에 나쁜 영향을 주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몸에서 발생하는 유해산소는 오히려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담배를 끊고 호흡운동을 하며
운동은 과격하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적게 먹고 항산화 식품을 적절히 섭취한다.
동양에서 강조하는 복식호흡과 기공호흡은 효과가 우수하다. 이렇게 호흡만 제대로 해도
백세 장수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제대로 숨쉬기도 어려운데 사람들은 담배를 피운다. 이는 목숨을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四正 제대로 잠자기(正眠)
사람은 충분히 잠을 자야 하지만 길지도 짧지도 않은 수면 시간이 건강에 좋다.
피로는 인체가 사용하는 양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버리기 때문에 생긴다.
에너지는 휴식을 취하는 밤 시간에 비축된다.
그러나 비축량보다 소모량이 많아지면 피로 증세가 나타나고 피로는 곧 질병으로 이어진다.
머리를 많이 쓰는 직장인이나 학생은 충분한 수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잠은 충분히 자되 본인에게 가장 알맞은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찾아내야 한다.
충분히 자고 활력 있는 낮을 맞이하면 아침잠이 많아도 성공할 수 있다.
수면은 성장호르몬 분비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
그러나 밤낮으로 잠을 잔다고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것은 아니므로 규칙적인 수면 패턴과 하루 5~7시간의 숙면을 유지하도록 한다.
잠을 자는 동안 모든 내장기관은 휴식에 들어가지만, 피부는 반대로 활발한 활동을 한다.
피부의 세포분열이 가장 활발한 시간은 밤 9시부터 새벽 1시 사이다.
五正 제대로 마음 다스리기(正心)
많은 병은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생긴다.
혈액순환 장애는 혈소판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혈소판의 응집은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으므로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란 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흔히 장기와 혈관이 수축하면 ‘속이 답답함’을 느낀다.
속이 답답했던 사람이 교감신경 기능이 완화되면
내장과 그 안의 혈관도 이완돼 순간적으로 편안하게 되고, 이것이 ‘시원하다’고 느낀다.
이것은 해장국을 먹거나 뜨거운 욕탕에 들어가면서 ‘시원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은 자기 건강에 스스로 도움을 주며,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자기 건강을 스스로 해친다.
플라시보는 단순한 위약이 아니라 기적의 보약이다.
웃음은 감기도 안 걸리게 한다.
행복을 느끼고 에너지가 넘치며 느긋한 성격을 지닌 사람은 전염병 저항력도 높아 감기에 걸릴 확률이 낮다.
동서양의 의학을 접목한다 전세일 원장에겐 명의
(名醫)라기보다 대의(大醫)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
집단이나 이해관계에 매몰된 의사가 아니란 뜻이다.
동양의학이든 서양의학이든 환자를 잘 고치고,
건강하게 만드는 치료법이라면 그는 가리지 않고 수용한다.
세브란스 재활병원장 시절, ‘침을 놓는 의사’로 알려졌을 정도로 그의 이력 또한 유별나다.
그가 우리나라에 뿌린 대체의학의 씨는 무럭무럭 자라
지금은 의과대학 교육에 반영되는가 하면 의사들도 클리닉에 보완요법이라는 이름으로 치료에 응용하고, 심지어 여러 학회가 생겨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현재 직함은 차바이오메디컬센터 원장 겸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장. 2001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대학원은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기관이다.
반면 30여 명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포진한
차바이오메디컬센터는 명실공히 국내에서 가장 큰 환자를 위한 임상기관이다.
그는 이 센터의 기능을 ‘몽땅 챙기기’로 설명한다.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의 15% 정도에선 질병이 발견되고, 또 15% 정도는 건강합니다.
나머지는 환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건강하지도 않은 불건강 상태입니다.
저희 센터는 불건강한 사람들에게 건강한 몸을 돌려주는 기능도 수행합니다.”
요즘 그의 연구는 호르몬과 자율신경에 모아져 있다.
불건강과 질병의 단초가 이 두 가지의 부조화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런 불건강의 척도를 객관화·수치화하고
치료 후 재검사를 통해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는 과정이 센터에서 이뤄진다는 것.
하지만 그는 대체의학을 맹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체의학은 슈퍼 해결사가 아니며, 만병통치 요법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체의학의 시각에서 제도권 의학을 경시한다거나 비윤리적 상술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가 주창하는 의료의 지향점은 자연치유력 향상과 통합치료다.
‘내 몸의 원리를 스스로 알아 건강을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대체의학의 목적이라면, 동서양 의학의 장점을 살려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를 제공하자는 것이 통합치료의 개념이다.
전 원장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보완대체요법을
200여 종으로 추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