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22
ㅡ 바보같은 역사는 왜 반복 되는 가?ㅡ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보같은 역사를 통해 반성해보고 다시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역사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만 올바른 새역사를 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바보같은 역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사적으로도 끊임없이 반복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또 무엇일까?
나는 존 톨런드(미국에서 대표적인 논픽션 작가이자 역사가로 퓰리처상을 수상) 대표작 중 하나인 '일본 제국 패망사' 책의 서문에서 명쾌한 답을 찾았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책을 마치며 내가 얻어낸 결론은 역사에서 단순한 교훈은 없으며, 바보같은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역사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역사 속 모든 전쟁은 인간의 기회주의와 무모한 욕망이 결합해 비극을 불러왔고 이는 일본 제국주의가 일으킨 태평양 전쟁에서도 반복 되었다는 것이다.
일본제국 패망사라는 책에서 태평양전쟁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도의 크기였던 일본이 열 배는 더 강한 적과 죽기 살기로 싸운 그야말로 ‘자살행위’에 가까운 ‘기묘한 전쟁’이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일본 지도부가 처음부터 패배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연합함대 사령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해군 대장은 대미 개전을 앞두고 고노에 후미마로 총리가 승산을 묻자 “처음 6개월이나 1년 정도 우세하겠지만 그 뒤는 장담할 수 없다”며 전쟁을 반대했다.
야마모토뿐만 아니라 일본 해군은 미국과의 싸움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했다.
내가 어렸을 적 본 영화 '도라도라도라'에서도 일본이 진주만 기습 공격을 성공한 후 일본의 최고사령관이 '우리는 잠자는 사자를 잘못 건들었다.'라는 독백으로 끝을 맺는다.
그럼에도 일본이 이런 무모한 전쟁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존 톨러드는 ‘기회주의적 욕심’이라는 인간의 본성에서 찾는다. 동맹국 독일이 승승장구하는 기회를 틈타 재빨리 전쟁에 끼어든다면 한 몫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이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는 것이다. 전쟁에 이길 자신이 없는데도 독일이 있는 이상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허황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일본이 그토록 믿었던 독일도 나폴레옹이 그랬듯 바보같이 소련의 역량을 오판했다가 패망하고 말았다. 아돌프 히틀러 등 독일 수뇌부는 물론이고 미국이나 영국조차 짧으면 한 달, 길어야 반년 안에 소련이 항복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그리고 일본의 예상대로 일본은 미국에 의해 인류최초의 원자폭탄 공격을 받으며 처참하게 패배했다.
그로부터 75년이 지났다.
일본은 아베정권에 의해 또 다시 일본 제국주의 향수에 빠져 들고 있다.
아베정권은 또 다시 바보같은 역사를 반복하고 싶은 것일까?
이번 '한일경제전쟁'이 그 바보같은 역사를 반복하려는 신호탄일까?
일본제국주의!
우리는 '일제'라고 부른다. 우리는 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기고 36년간을 강점 당했다.
그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박정희 정권시절 1965년 '한일청구 건 협정'을 맺었다.
한 ・ 일협정 결과, 일본은 청구권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무상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민간상업차관 3억 달러, 총 8억 달러를 건넨다.
박정희 정권은 그 돈의 상당 부분을 경제 개발 자금으로 활용했다. 요즘 얼빠진 친일 인사(인터넷 상에서 토착왜구라 불리어짐)들이 대한민국이 지금 같이 살게 된 것은 일본의 한일협정 배상금의 결과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 일협정에는 일본이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하는 내용이 없었다. 또한 종군위안부, 원자폭탄 피해자, 사할린으로 끌려간 강제 징용자 문제 등은 한 ・ 일협정에서 배제됐다. 독도 영유권, 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 등도 해결되지 않았다.
이러한 것 때문에 그 당시도 많은 국민이 '굴욕 협상'이라며 한 ・ 일협정에 반대했고 1964~1965년에는 한 ・ 일회담 반대 시위가 거세게 일어났다. 이에 박정희 정권은 6월 3일 서울시 일원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학원과 언론을 대대적으로 탄압하고 군대를 동원해 반대 의견을 힘으로 눌렀다.
그리고 50년이 넘게 지나 그 불완전한 한일협정의 부작용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번 '한일경제전쟁'이 그 부작용의 극단적 예이다.
일본 아베정권은 “일본에 대한 한국의 배상 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소멸했기 때문에,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국가 간 약속을 위배한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를 우방으로 대우할 수 없다” 고 주장한다.
우리 일부언론과 요즈음 토착왜구라고 불리어지는 인사들도 이와 같은 아베 정권의 주장을 그대로 믿고 ‘한국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전범기업들에게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못 받은 ‘임금’을 지급하라는 것이 아니라 강제노동, 학대, 모욕 등의 ‘반인륜 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것이었다. 한일청구권협정에는 개별 기업들의 ‘반인륜 행위’에 대한 배상 관련 내용이 아예 없기 때문에, 이 판결은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게 한국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한국 법원이 일본 법원과 달리 판단했던 이유는, ‘반일감정’ 때문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도 침해받을 수 없는 보편 인권’에 대한 ‘현대 인류의 상식’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즉 우리나라 대법원이 판결한 것은 강제징용을 한 기업들이 불법적으로 피해를 끼친것에 대한 민사적인 손해배상은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개인청구권은 90년대 일본의 외무성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1993년 고노담화에서는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했으며, 1995년 무라야마 담화에서는 일본의 전쟁 및 식민지 지배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했다.
그런데 아베정권은 이를 뒤집고 국제조약 규정을 이야기하며 가해자가 피해자인 척 하고 있다.
아베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일본제국주의 시절을 흠모하며 그 시절로 되돌아 가고 싶어 한다.
아베신조 총리의 가계를 훓어 보면 아베가 왜 그런지 답이 나온다.
아베는 일본의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우익 집안의 도련님이었다. 특히 아베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 중심인물이었고 이차대전이 끝나고 전범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전후에 일본 총리가 된 인물이다.
박정희와도 만주국 당시 인연이 깊어 1965년 한일협정에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박정희로 부터 대한민국 훈장도 받는다.
아베 총리의 극우적 성향은 아베 가문과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정치세습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 이다.
여기서 일본제국주의에 대해 알아 보자.
사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일본제국주의는 요즘 시각이 아닌 당시 약육강식 시대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 대단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중국(청), 러시아, 미국과 전쟁을 치루어 청과 러시아를 이겼고 미국에만 졌다. 우리나라를 삼키고 중국과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했다.
알렉산더, 징키스칸, 나폴레옹 등의 정복자를 우리는 영웅으로 본다. 일본인 시각으로만 본다면 대다수 일본인들은 일본제국주의 시대 인물들을 영웅으로 보고 영광의 시대로 볼 것이다.
그 대다수 일본인 중심에 아베신조 현 일본총리가 있는 것이다.
아베는 그 시절의 영광을 되 살리고 싶어 한다. 일본 평화 헌법도 개정하여 그들이 보기엔 일본 최고 영광의 시대였던 군국주의 그 당시 일본으로 가고 자 한다.
사실 아베정권의 이러한 생각이 이번 한일경제전쟁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나는 보고 있다.
아베정권은 80년 전 태평양전쟁 비참한 패배의 역사적 교훈을 잊고 바보같은 역사를 또 다시 반복하려고 하고 있다.
그 끝은 무엇일까?
그 끝의 결과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일본제국주의가 청을 이기고, 러시아를 이기고 욱일승천하다가 미국에 처참하게 패배하여 사라졌듯이 우리가 이번에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일본제국주의 부활의 성패가 달려 있다.
우리는 100년 전 구한말의 바보같은 역사를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