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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엘리베이터에서>

작성자김만수|작성시간23.09.14|조회수16 목록 댓글 0
<지하철역 엘리베이터에서>


지하철역의 깊이가 점점 깊어져 오르내림 자동장치 없이는 이용이 힘들다.
엘리베이터(승강기)와 에스커레이터(자동계단)는 지하철의 필수다.
보행계단은 건강을 지키기위해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의 전용물이다. 
엘리베이터는 교통약자와 장애인 특히 노인들을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개방된 에스커레이터 타기를 훨씬 좋아한다.


출근시간이 조금 지난 10시쯤 지하철역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노인들의 이동이 시작되는 시간대여서 엘리베이터 이용이 많아진다.
대부분 자동계단(에스카레이터)으로 몰려가고 보행계단 이용은 한두사람이다. 


노인들과 몇몇 중년여자분들이 두리번 거리며 승강기(엘리베이터)로 몰려온다.
두줄로 서서 승강기 문이 열리자 바삐 올라타도 금새 문이 닫히지를 않는다.
행선지 단추를 누루고 누군가 닫힘 버튼을 누르는데 "저기 노인 한분이 와요" 
한 아주머니가 열림 단추를 누르면서 "함께 가야지요" 동의를 구한다.
닫힘 단추를 눌렀던 노인이 입을 삐쭉이며 "빨리 뛰어올 것이지" 군시렁거린다.


뒤이어 한 젊은이가 뛰어와 막 닫히려던 문에 몸을 디밀어 스르륵 열리며 태워준다.
"뻐튼 눌러욧!" 날이선 낡은 목소리가  들린다.
문이 닫히고 막 출발하려는데 보통 걸음으로 문밖에 다가온 할머니가 오름 단추를 누른다.
오르려던 승강기가 멈추고 문은 다시 열리고, 짜증난 시선을 온몸에 받으며 비집고 들어선다. 
또 노인 한분이 어슬렁거리며 오고 있는데, '그냥 가자'커니 '기다리자'커니 옥신각신이다.


바쁠 것도 없을 듯한데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가게문을 열어야한다' 허둥지둥 바쁜 척한다.
12사람이 타는 승강기에 아홉 사람이 타고 오르내리는데는 고작 2-3분이면 된다.
타고 있는 사람이나 타려고 뛰어온 사람이나 그 30초를 두고 서로 다투는 모습이 현대 삶인가.
내가 조금 손해를 봐도 애써 타려는 사람들을 거두려는 저 모습이 진정한 삶이 아니겠는가.


조금만 느긋하면 현대 문명의 이기를 충분히 즐길수 있는데, 저토록 스트레스 받을 까닭이 없는데.
조금도 손해를 볼 수 없다는 이기심이 세상을 치고박고 하면서도 옛 정취는 그립다고 허풍을 떤다.        


2023.9.  아가동장 김만수    미래촌(美來村)-품마을 | <지하철역 엘리베이터에서>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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