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취는 양지 바른 가을 들판에 자라는 국화과 풀꽃이다. 신부의 상징색이 붉은 계열이다 보니, 짙은 분홍·자주·보랏빛 예쁜 꽃을 보고 각시를 붙였나 보다. 흔히 ‘각시’는 ‘각시수련·각시붓꽃·각시원추리’ 등의 쓰임을 볼 때 작고 연약하고 예쁜 풀꽃에 붙이는데, 각시취는 키도 크고 튼튼해 보이는 점이 좀 다르다.
‘각시’는 아내의 다른 말로서 주로 갓 시집 온 새색시를 이른다. 이는 옛말 ‘가시’에서 ‘갓시>갇시>각시’로 바뀐 것이다. 흔히 우리말 퀴즈에도 자주 나오는 ‘가시버시’를 국어사전들에서 대부분 ‘신랑신부’의 낮춤말로 풀이했는데, ‘버시’는 ‘벗+이’로 ‘각시를 벗 삼아’ 정다운 부부 모습을 가리키는 어찌씨로 보는 견해도 있다.
‘취’는 나물을 뜻하는데, ‘채’(菜)에서 변형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어린 순은 봄에 나물로 해 먹는다. 잎에 털이 있어서 ‘참솜나물’이라고도 한다. ‘우렁각시’는 있어도 ‘우렁신랑’이 없는 현실은 새색시한테도 상당한 기대가 깃들어 있음을 본다. 힘든 티 내지 않으면서 살림도 잘 하고, 애도 잘 기르고, 돈도 잘 버는(효도도 잘 하는) 우렁각시는 예나 지금이나 남자들의 바람인 모양이다.
여름은 그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나보다. 장마도 간판만 걸었다가 내린 듯 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들이 이어지더니 갑자기 크게 무더워졌다. 여름이야 더운 것이 당연하지만 습도도 높고 무엇인가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드는 그런 날씨들이다. 이럴 땐 잠시 손을 놓고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해 피서를 가야 하는데 이런저런 나라 안팎의 여건들이 그런 충동을 견재하고 나선다.
상상으로든, 실행에 옮기든 그래도 시원한 바람줄기들 이 이어지고 있을 강원도 산골짝 쯤으로 떠난다면 깊은 산의 언저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각시취이다.
각시취를 보면 우연히 만난다기 보다는 예전부터 그 곳에서 서서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눈길을 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이런 저런 여름꽃들이 피어나지만 그 중에 유난히 큰 키로 우뚝자라 작은 꽃송이들이 다발을 이루고 있으니 아주 아름답고 인상적이며 찾지 않아도 절로 보아지는 그런 식물이다.
각시취는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풀이다, 우리나라 산에서 자라고 이러져 멀리 시베리아까지 분포한다, 보통은 산 가장자리의 볕이 약산 드는 곳에 여러 포기씩 모여 자란다. 어린아이 키만큼 큼직하게 자라므로 꽃이 필 즈음 산에 가면 금세 눈에 띈다. 꽃은 여름에 피기 시작하여 가을까지 이어진다.
푸르기도 하고 자주빛도 도는 굵은 줄기끝에 산방형으로 자루가 갈라져 지름 1cm 정도의 꽤많은 꽃이 달린다. 꽃 색깔이 특히 고운데 보라색에서 연한 자주빛, 분홍색까지 다양하다.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색들로 서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꽃피기가 절정을 이루면 비록 꽃잎이 약소해도 수술과 암술이 길게 나와 특별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열매는 가을에 꽃차례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리빛이나 갈색으로 익는다. 물론 아주 잘 익고 나면 씨앗은 하나 하나 솜털을 달고 날아간다. 보통 꽃만을 기억하지만 알고 나면 잎도 특색 있는데 줄기에 달리는 잎들은 전체적으로는 긴 타원형이지만 깃털 모양으로 깊이 갈라져 6-10쌍의 피침형 잎조각을 만든다.
잎의 양면에 털도 있다. 특히 흰 꽃이 피는 것을 흰각시 취 . 원줄기에 날개가 없으며 잎이 더 가늘게 갈라지는 것을 가는각시취로 구분하기도 한다. 보통 이름 앞에 !각시’자가 붉은 식물은 하늘하늘 가녀리고 연약한데 각시 취만은 정말 씩씩하다. 그런데도 이러한 접두어가 붙은 것은 그만큼 아름답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 식물의 한자이름인 마화풍모국(美花風毛훤)은 아름 다운 꽃을 가진 국화과 식물이란 뜻을 지녔고. 세계가 함께 쓰는 학명역시 아름다운 또는 귀여운 취라는 뜻이다. 잎에 털이 있어서 참솜나물이라고도 한다.
이름에서 알듯이 취의 일종이어서 수리취나 분취처렴 어린 잎을 나물로 먹고. 전초를 말려 관절염. 설사‘ 타박상 등에 처방한다.
한때 꽃시장에 나온 각시취의 이름을 몰라 엉터리 영어 이름이 붙어 새로 수입한 꽃꽂이 소재로 둔갑하였는데 아주 비싸게 잘 팔렸단다. 그런데 산에 특 히 강원도에 흔한 꽃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기가 떨어져 거의 거래되지 않는다니 정말 괜찮은 우리 꽃이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에 화가 났었다. 질과 무관하게 메이커만을 찾는 습관이 꽃세계에도 이어진 것일까?
깨처럼 대궁이 길게 올라와서 깨나물이라고도 한다. 줄기에 날개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각시취는 데칠 때 옆에 있으면 눈이 맵다. 데친 뒤 물에 우려내고 먹어야 한다. 부드러운 잎과 어린순을 다른 산나물과 같이 데쳐서 간장이나 된장, 고추장에 무쳐 먹는다. 된장국도 끓인다.
각시취 꽃말은 연정
한방에서 항염제로 쓰이고, 고혈압, 간염, 관절염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