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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누설

일본 황실의 사정

작성자오비이락|작성시간19.04.07|조회수1,611 목록 댓글 0

후미히토 친왕(일본 황실에서 왕자에게 주는 호칭. 조선의 대군에 해당함)을 향한 일본 여론은 싸늘했 다. 그가 곧 즉위하는 나루히토(徳仁) 황태자를 반 대하려 한다는 비난도 따랐다. 실제로 해당 보도 기사의 댓글난은 “본인 집안 일이나 신경 쓰라”는 등 냉소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재미있는 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본 여론은 후미히토 친왕에게 매우 우호적이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난 2006년 아들 히사히토(悠仁)를 낳았다. 외동딸만 낳은 형과 달리 41년 만의 남자 황족을 낳은 후미히토에게 여론은 우호적이었고, 후미히토의 기세도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왜 갑자기 여론은 등을 돌렸을까. 우선 후미히토 일가의 장녀, 마코(真子) 공주의 결혼 소동을 살펴보자.

◆ 결혼 소동으로 ‘안하무인’ 후미히토 일가의 실체가 드러나다

2018년 2월 일본 궁내청은 11월에 예정됐던 마코 공주의 결혼을 2020년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천황 일가의 결혼 날짜는 지진 등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가 아니고 서는 결코 미뤄지지 않기 때문에 전례 없는 일이었다.

물론 황실로 따지자면 천재지변은 아니어도 충분히 재난에 가까운 일이 일어나긴 했다. 공주의 약혼 내정자인 고무로 게이(小室圭)의 어머니가 얽힌 금전 문제 때문이었다. 고무로 게이의 아버지는 그가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났고, 그의 어머니는 재혼을 했는데 그 두번째 남편과 이혼하게 되면서 재산 분할 문제로 소송을 하게된 것.

게다가 고무로 게이의 가족은 ‘신흥 종교’라 불리는, 한국으로 치면 사이비 종교를 믿는다는 의혹도 있었다. 고무로 게이의 직업도 문제였다. 공주와 국제기독교 대학(ICU) 동창인 그는 도쿄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면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파트 타이머(비정규직)란 뜻이었다. 일반적인 결혼에서 이런 직업이 문제가 될리는 없겠지만 황실 여성의 혼처로는 문제가 있었다.

일본의 여성 황족은 일반 시민과 결혼하면 황적이 박탈돼 역시 일반시민이 된다. 이는 국비로 지급받던 연금을 더 이상 받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황족으로서 그동안 살아오던 사람이 갑자기 서민 수준의 생활을 영위한다는 건 실제적으로 어려운 일이기에, 보통 황족 여성의 혼처는 대부분 상류층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황실 궁내청과 후미히토 친왕 일가의 행보는 의외인 것이었다. 마코공주는 고무로와의 결혼을 고집했고, 후미히토는 그에 찬성한 것이다. 사실 결혼이라는건 자극히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사랑하는 이와 맺어지려는 것은 당연한 개인의 선택이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감동적인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 황실 일가는 '개인적인 재산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천황을 비롯한 황태자나 기타 황적에 있는 황족들 대부분 국가에서 주는 연금 생활자일 뿐 그들이 사적으로 지닌 재산은 사실 전무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결국 후미히토는 미래의 사위에게 알게 모르게 특혜를 주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결혼이 연기되고 미국 포덤대학 로스쿨로 유학을 떠나는 고무로에게 후미히토 일가는 고액의 경호원을 고용해 주었고, 지금도 경호비를 지출하고 있다. 이는 당연히 국민 세금으로 나가는 돈이다.

또 후미히토 친왕 부부가 고무로를(개인적으로 만나기 위해)황실로 불렀을때 취재진을 피한다는 이유로 동궁 정문을 통해 들어올 수 있도록 한 점도 문제가 됐다. 왜냐하면, 동궁 정문을 일반인이 지나가려면 천황이나 황태자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황실 예법 때문이었다. 그런데 후미히토는 나루히토 황태자에게 허가도 받지 않고 공공연히 이런 행동을 계속했고, 이는 금전문제와 더불어 국민 여론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리는 바가 된 것이다.

여론이 등을 돌리자 그동안 애써 잠재워 왔던 후미히토 일가의 문제점들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 다. 후미히토 친왕이 2006년 아들을 낳은 이후 일본 국민들이 애써 눈감아 왔던 문제들 말이다.

◆ 특혜만 요구하는 후미히토 일가

후미히토 일가의 근본적인 원인은 그들의 '특권 의식' 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후미히토 일가가 당연하듯 해온 특례입학이었다.

우선 후미히토 본인부터가 낮은 성적임에도 특혜로 가쿠슈인(学習院)대학에 입학했다. 후미히토가 입학한 해 커트라인이 후미히토에게 맞춰져 입학정원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실 이 문제는 비단 후미히토만이 아니라 천황부부가 비난받아야 할 일)

후미히토의 두 딸인 마코 공주와 카코 공주도 성적이 안 좋은 건 마찬가지였다. 이들 역시 본인의 실력으로는 입학하지 못했을 대학을 특례로 들어갔다. 하지만 입학만 했을 뿐, 이후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게다가 마코 공주는 박사학위까지 따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이 험악해지기도 했다.

뒤이어 막내아들인 히사히토도 특혜를 받아 명문 중학교에 입학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여론은 더욱 안 좋아졌다. 사실 마코 공주의 결혼 소동이 일기 전에도, 인터넷에선 이들 삼남매를 '바보 삼남매'라고 조롱하는 글이 심심치 않을 정도였다.

여기에 후미히토 부부가 히사히토 출생 이후 공공연하게 황태자 부부를 무시하는 행동을 해온 점도 다시 주목 받으면서 '안하무인' 비판에 불을 지폈다.

그간 극우세력들은 노골적으로 나루히토 황태자를 깎아내리고 후미히토를 띄워왔다. 황태자의 개혁적 성향이 강한만큼 그들의 입맛엔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극우 성향이 강한 궁내청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손을 잡고 황태자를 비난하는 기사를 지속적으로 내는 한편, 황실 행사에서도 후미히토를 돋보이게 하면서 황실 서열을 공공연히 흔들었다.

지난 2013년 야마오리 데쓰오(山折哲雄)라는 종교 학자가 월간지에 "황태자 전하 퇴위하십시오"라는 글을올려 논란을 일으켰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일본의 분위기상 일반인이 황실과 관련된 극단적 주장을 펼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그 뒤에 후미히토와 궁내청이 있단 사실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그래도 당시엔 수십년만에 아들을 낳았다는 점 때문에 여론이 눈을 감았다. 하지만 후미히토 일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이 역시 안하무인이었다"는 평가로 이어지게된 것이다.

◆ 천황의 생전양위 발표에 뒤통수 맞은 후미히토

이처럼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던 후미히토 친왕의 기세는 2016년에 가서야 한풀 꺾인다. 바로 천황의 생전양위 발표때문이다.

그동안 천황 부부는 후미히토 친왕의 안하무인 행동에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후미히토와 극우 세력은 천황 부부가 자신들을 용인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천황은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생전 양위를 밝혔다. 이는 후미히토가 무슨 일을 하든 "황위는 나루히토 황태자의 것"이란 선언과도 같았다. 이는 곧 천황 부부가 후미히토를 지지해서 하극상을 방임한 게 아니란 말이 된다. 하극상을 '굳이' 제지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황위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뜻인 셈이다.

다만 후미히토 친왕은 나루히토의 즉위 이후 '황사'가 돼 황태자에 준하는 직위를 얻게 된다. 이때만 해도 후미히토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을 수도 있다. 황태자에게 아들이 없는 이상 나루히토-후미히토-히사히토 순으로 황위가 넘어갈 수 있는 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코 공주의 소동이 이 희망을 끊어버렸다. 일본 국민들의 반감은 "후미히토 일가에서 천황이 나오는 꼴을 볼 수 없다"는 여론으로까지 이어진 상태라, 후미히토 뿐만 아니라 히사히토에게도 반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히사히토가 누나들을 닮아 머리가 안 좋다는 소문도 히사히토 즉위에 대한 반감을 더욱 지폈다. 반면 히사히토와 달리 황태자의 외동딸 아이코(愛子) 공주가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아이코 공주는 중학교 입학 이후 줄곧 상위 1% 안에 드는 성적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러니 "아키히토 천황이 이번에 한해 유례없는 생전 퇴위를 한 것처럼, 아이코 공주에 한해서 여성 천황을 허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황태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했던 2000년대 초반에도, 일본 정치계에선 아이코 공주의 천황즉위가 심도 있게 논의된 적이 있었다. 당시 여론조사를 보면 60%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여기에 아이코 공주에겐 '황실 최고의 두뇌'라는 평가 까지 따라붙은 상황이며, 황태자 일가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으로 변했다. 아이코 공주의 즉위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게 된 것이다.

후미히토 친왕이 황태자에 준하는 '황사'가 된다지만 이는 전례가 없는 불안정한 지위다. 일본 황실전범에서 천황의 승계는 '천황의 자식'에게만 가능하다고 못박고 있다. 반면 여성 천황은 역사상 8명이나 존재했다. 후미 히토의 즉위보다 아이코 공주의 즉위가 더 현실성 있다 는 뜻이다.

일본 황실도 영국 왕실만큼이나 말도 많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었군요. 황태자 부부가 아들을 낳지 못해 후사 문제로 고민이 많다는 얘기는 진작부터 듣고 있었 는데, 그 틈을 타서 동생네가 아들을 낳아 차기 계승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사실, 현 천황이나 황태자 두 사람 모두 의식있는 - 특히 황태자는 옥스퍼드에서 역사학으로 학위를 받은 역사가 - 사람들이라, 예전부터 일본의 과거사 문제나 동아시아 의 일원으로서 일본이 나아갈 길에 대해 우익 정치가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곤 했었다. 이른바 '양심있는 일본인'이라고 할까.

극우 세력들 사이에서 이런 소신을 갖기는 쉽지는 않았을텐데, 특유의 현명함으로 아베같은 정치가들에게 놀아나지는 않을 정도의 균형감각들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후미히토 친왕의 경우는 차기 천황자리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던지, 아니면 개인적 신념 때문이었는지 우익 세력들에게 동조하는 모양세를 보였다. 아무래도 이 점이 부친에게 밉보였던듯 하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화두가 될 '여성 천황론'
황태자의 외동딸 아이코(愛子) 공주가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아이코 공주는 중학교 입학 이후 줄곧 상위 1% 안에 드는 성적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러니 "아키히토 천황이 이번에 한해 유례없는 생전 퇴위를 한 것처럼, 아이코 공주에 한해서 여성 천황을 허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사실, 후미히토 친왕의 두 딸들인 마코 공주나 카코 공주 모두 상당한 미인들이어서 마치 아이돌 가수처럼 국민 들에게 인기가 많았었는데, 학업 성적 때문에 그걸 다 깎아먹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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