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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누설

공자의 제자, 자공

작성자오비최이락|작성시간20.08.17|조회수463 목록 댓글 0

난 남 욕할 시간도 없던데 넌 뭐가 그리 잘났냐

공자가 죽기 일주일 전에 자공이 찾아오자
공자는 자공에게 "왜 이리 늦었느냐?"라며
탄식한 후 그 유명한 마지막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태산이 무너지는가! 대들보가 부러지는가!
철인(哲人)은 스러져가는가!"
(太山坏乎!梁柱摧乎!哲人萎乎!)

그런데, 예기 단궁상(檀弓上)은 같은 기사를
조금 다른 내용으로 전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자공이 집 밖에서 저 노래를 듣고서 들어가
공자를 만나니 공자가 "왜 이리 늦었느냐?"
라고 탄식했다는 것이다.

먼저 가버린 안회, 자로와는 달리 공자가 죽을 때
올 수 있었던 제자로 공자 사후 3년간 복상을 더 하였다. 즉 6년상을 하였다는 뜻이다.그 이유에 대해서 추측을 하자면 일단 자공이 스승에게 지니고 있었던 무한한 존경심 때문에 그랬다거나, 아니면 당시 공자학단 내부의 어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분히 의식적인 행위였다는 등 설이 분분하지만, 자공이 공자를 대하는 태도로 보아 전자 쪽이 더 그럴듯하다.

말년은 제나라에서 보냈다. 엄청나게 돈을 벌고 엄청나게 돈을 썼다고 한다. 3대가 부자였는데,
손자 단목숙(端木叔)은 마음 내키는 대로 쓰고
친족과 고을 주민들에게 나누어주다가 말년에
전 재산을 모두 나누어 주었는데 자손들에게는
나누지 않았다고 한다.

나중에 병이 들어선 약값도 없었고, 그가 죽자
장사를 치를 비용조차 없었다고 한다.
그나마 그에게 도움을 받았던 지인들이 돈을 모아 장례를 치루고 자손들에게 재산을 돌려줬다고 한다.

이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있는데, 열자 양주편에서는 금골리(禽骨釐)는 단목숙이 미친 사람이며 조상을 욕되게 했다고 비난한 반면, 단간생(段干生)은 그가 도를 아는 달인이며 그 덕이 조상보다 낫다고 평했다.

자공의 말솜씨가 뛰어난 것을 공자가 항상 꾸짖어 경계시켰다고한다. 자공의 장점이 한편으로는 단점이 될 수 있다고 공자는 여긴 듯 하다.

어느날 공자는 자공에게 "안회와 너 중에 누가
더 나으냐?"라고 묻자 자공은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지만 저는 둘밖에 알지 못합니다."
라는 대답을 하였다.

이 대답을 잘 음미해보면 자공은 겸양의 태도를 취하면서도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때 공자의 대답이 걸작이다. "그래,
너는 안회만 못하다. 너와 나 둘 다 안회만 못하니라."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문일지십'.
즉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이다.

자공이 공자에게 자신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너는 그릇이다." 라고 말했다. 자공이 어떤 그릇이냐고 묻자, 공자는 "종묘에서 쓰는 호련이지."라 말했다.

그런데 공자는 이전에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결국 '너는 능력은 뛰어나긴 하나 군자는 아니다'
라고 말한 것이다.

자공이 남들의 단점을 비방하는 것을 보고 공자는 "사(賜)는 현명한 사람일까? 나는 그럴 겨를이 없는데." 라고 말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난 남 욕할 시간도 없던데 넌 뭐가 그리 잘났냐?" 정도의 뜻이다.

논어나 사서 등지에서 자공은 공자에게 칭찬과 면박을 동시에 받는다. 이는 자로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공자에게 면박을 듣지 않은 제자는 안회 한명 밖에 없었고, 제자에게 면박을 주는 것도 일개인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스승의 입장에서 독려하는 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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