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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과 명상

상처 난 대로 그냥산다

작성자오비|작성시간20.04.12|조회수50 목록 댓글 0

한쪽 날개가 떨어져 버린
나비는 나무가지에서 그냥 산다.

뒷다리가 떨어져 나간 메뚜기는
풀밭에서 절뚝거리면서 그냥 산다.

병들어 속이 텅빈 늙은 살구나무는
바람을 맞으며 그냥 산다.

태풍에 가지가 부러진 벚나무도
산자락에서 별을 보고 그냥 산다

뒷다리 하나가 없는 고양이도
이집 저집에서 동냥을 다니며 그냥 산다

매일 소리지르며 아이를 쫒아다니는
바보엄마도 웃으면서 그냥 산다.

화상을 입어 무서운 얼굴을 한
동네 아저씨도 허허 웃으면서 그냥 산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쭈그러든
이웃집 할머니도 웃으면서 그냥 산다

쪽방에서 혼자 사는 빼짝 마른 할아버지도
가끔 막걸리를 즐기면서 그냥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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