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구한말의역사 -동학혁명
♧ 혁명의 전개과정
1894년 2월 15일(음력 1월 10일) 고부군수 조병갑의 탐학에 고부군의 동학도들과 농민군 1000 여명이 쟁기와 낫 등 농기구를 들고 집단으로 무장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곧바로 착취의 상징인 저수지 만석보를 파괴하고 고부 관아로 갔다. 이에 놀란 군수 조병갑은 전주감영으로 줄행랑을 쳤다.
농민시위대는 고부관아를 습격·점령하여 무기를 탈취한다. 그리고 수탈에 앞장섰던 아전들을 처단한다. 불법으로 징수한 세곡을 탈취하여 빈민에게 나누어 주었다.
조선말기 민란이 곳곳에서 일어났지만 대개는 조정에서 안핵사(대개 민란발생시에 문제의 수습을 위한 긴급대책으로 파견되었는데, 목사·군수 등 인접지역의 수령이 주로 임명되었고, 때로는 경관이 파견되기도 하였다.) 를 보내면 평정되는 것이 상례였다.
그래서 조정은 고부사태에 안핵사 이용태를 보내 이들을 위로한다. 탐관오리 처벌도 약속했다. 신임 고부군수 박원명도 온건한 무마책으로 농민군을 설득하자 제1차 동학군은 자진 해산 .하였다.
그러나 당시 동학 내부에서 다른 의견도 많았다.
북접 지도자 최시형은 무력 봉기와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는 남접 거병에 반대했고 고부농민군 거사에도 방관적이었다.
이 점도 고부농민군 자진해산에 한 몫 했다.
이것이 '제1차 동학 농민 운동', 이다. 고부 봉기, 1차 봉기, 정월 봉기 등으로도 부른다.
당시까지만 해도 동학농민군들은 별다른 사후의 계획을 세워 놓지 않았다.
처음 고부에서 농민군의 발발은 말 그대로 고부군수 조병갑의 무자비한 학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고부군수 조병갑의 학정을 참다 못해 여러 번 상소를 통해 간신히 그를 쫒아냈다. 그런데 조병갑이 곧 바로 다시 고부군수로 재임명 되어 온다. 일어날 수도 없는 기가막힌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고부농민이 분노가 폭발해 제 1차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동학농민운동 1차는 이처럼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었다.
그러나 농민군 해산 직후 안핵사 이용태는 태도를 완전히 바꾼다.
그는 첫 봉기를 ‘동학도의 반란’으로 규정하고 “동비들의 뿌리를 뽑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반란 관련자들을 ‘동비’(東匪)라 하여 동학도로 취급하였다.
이처럼 조선 관리들이 강할 때는 비굴해지고 약자에게는 강해지는 전형적인 비겁한 모습을 안핵사 이용태가 또 다시 보인 것이다. 썩을대로 썩은 당시 관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안핵사 이용태는 백성들이 뭉치면 무서운 존재가 되지만 백성들이 흩어지면 아무 것도 아닌 단지 착취와 탄압의 대상으로만 보았다.
또한 이용태는 지금까지 많은 민란을 진압해 온 공식대로 뭉쳐있을 때는 다 해 줄 것 같이 하다가 흩어지면 곧 바로 탄압에 들어 간 절차를 그대로 밟았다. 이용태뿐만 아니라 조선 조정의 생각이 그러했다.
그러나 동학농민군은 앞 전 민란 조직과는 달랐다. 이미 영호남 쪽에서는 동학도들이 촘촘하게 조직 되어 있었고 그 수도 많았다.
조선조정과 안핵사 이용태는 그것도 모르고 또 다시 그동안 해온대로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이다.
참말로 그동안 역사 글을 쓰면서 조선조정이 하는 일을 보다 하도 한 숨이 많이 나와 이제 한 숨도 말라 버렸다.
안핵사 이용태는 한 술 더 뜬다. 이용태는 동비 색출 과정에서 동학과는 상관 없는 전라북도, 충청남도 지역의 농민들 까지도 동학도로 몰아 역적죄로 처벌하였다.
이용태의 이런 무지막지한 강경책에 전봉준과 농민들은 크게 분노한다.
이번에는 무장(茂長)의 김개남, 손화중 등이 전봉준과 함께 하기로 하고 같이 봉기하였다.
이것이 ‘2차 봉기’이다. ‘백산 봉기’, ‘삼월 봉기’ 등으도 불리는 ‘제2차 동학 농민 운동’이다.
이때 남접의 실질적 지도자였던 손화중은 전봉준에게 대장군을 맡아 줄 것을 요청한다. 동학농민군 무력 문제에 대해서는 전봉준에게 전권을 부여한 것이다. 드디어 2차봉기로 전봉준이 우리 역사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전봉준을 총대장, 김개남, 손화중을 장령(將領)으로 삼은 동학농민군은 고부의 황토현 (현재의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 전투에서 감영 군대인 관군을 격파한다. 크게 사기가 오른 농민군은 정읍, 흥덕, 고창, 무장 등을 눈 깜박할 새에 점령했다.
동학농민군의 움직임은 곧 바로 중앙정부 탐관오리들에 대한 분노로 향했다. 그리고 한양으로까지 진격하려 했다.
이에 놀란 조정에서는 전라도병마절도사 홍계훈을 초토사로 임명하여 봉기를 초기에 진압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동학농민군은 장성 황룡촌 전투에서 홍계훈이 이끄는 정부군을 상대로 큰 승리를 한다. 그리고 곧바로 동학농민군은 5월 31일(음력 4월 27일) 전주성으로 입성하였다.
전주성을 함락시킨 농민군은 보국안민과 폐정개혁을 기치로 내건다.
이처럼 농민들의 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전국적으로 확산 된다. 이에 아직도 노욕을 못 버리고 있던 흥선대원군이 움직인다. 대원군은 이 기회를 이용 동학 농민군과 접선하여 손자 이준용을 왕으로 추대할 계획을 세운다.
당시 동학군 대장군 전봉준이 흥선대원군 문하에 출입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또 동학농민군 내부에서는 폐정개혁과 대원군 추대, 민씨 외척세력 척결과 개화파 척결을 외치는 목소리도 강력했다.
흥선대원군 노욕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사태가 확산되고 흥선대원군까지 개입 할 여지가 보이자 고종과 민비는 당황했다.
이에 고종과 민씨 세력은 앞뒤 생각도 없고, 전혀 망설임 하나도 없이 또 다시 청나라에 구원병을 요청한다.
참으로 통탄 할 일이었다.
동학농민군들에게서는 그때까지도 이씨왕조를 타파하자는 말은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아니 후에는 존왕양이처럼 왕실의 권위를 높이자고 까지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종과 민씨세력이 조금만 생각이 있었다면 동학농민군과 얼마든지 협상이 가능했다.
동학농민군이 민씨정권이 요청하여 청나라 군대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청나라 군 파병에 다른 외국군대 파병까지 빌미를 주지 않겠다며 농민군이 자진 해산 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여기서 보면 동학농민군도 텐진조약의 내용을 알고 청이 파병하면 일본도 군을 보낼 걸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고종과 명성황후는 그 사실이나 알고 있었는지.... 알았다면 정말 생각하기조차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결정이었다. 몰랐다면 진짜 나라라고 할 수도 없는 상태라고 볼 수있다
동학농민군은 절대 청나라 군대가 무서워서 자진해산 한 것은 아니었다. 청일전쟁 후에도 일본군대가 철수하지 않자 척왜양, 존왕양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다시 일어 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또 한 번의 현명한 백성에 어리석은 지도층의 행태를 보여 주는 일이었다.
조선의 역사에는 왜 '현명한 백성에 어리석은 지도층'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 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런 일이 일어나고 나면 죽어 나는 건 현명한 백성들이었고 어리석은 지도층들은 여전히 살아 남아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었다.정말 우리 역사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비참한 현실이다.어쩌든 민씨정권의 군사 요청에 청이 응하자 일본 역시 그들 간의 맺은 텐진 조약을 빌미로 군대를 급파한다.
앞 편에서 설명했지만 조선에 군대를 파병한 청의 행동도 이해가 안 간다.
사실 이때 청은 민씨정권 구원요청에 마지 못해 응했겠지만 일본에게는 천우신조의 기회였다.
당시 일본은 제국주의 헌법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려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 내 자유주의적 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당시 일본 수상은 안중근의사에 의해 사살 된 우리에게도 유명한 이또히로부미였다.
이또는 조선에서 동학농민군이 전주성을 점령하고 조선조정이 청나라에 군사를 요청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하늘이 일본을 버리지 않았다"며 무릅을 치며 좋아했다.
일본은 조선으로부터 군사요청을 받지는 않았지만 청보다 더 빠르게 움직인다. 우선 조선국내상황을 핑계로 곧 바로 일본의회를 해산하고 텐진조약 내용대로 군사를 조선에 급파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대외정세에 대처하는 당시 조선과 일본의 나라 차이가 이 정도였다.
일본은 이번 만큼은 임오군란이나 갑신정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 했다. 일본은 이번 기회에 청을 조선에서 완전히 몰아 내고 조선을 독차지 할 궁리를 한다. 일본은 이처럼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한양에서 가까운 인천 쪽으로 군사를 보낸다.
그러나 청은 일본의 이런 속셈을 전혀 모른 체 오로지 동학농민군 진압을 위해서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아산에 주둔한다.
청도 조선과 마찬가지로 대외정세는 젬병이었다.청일전쟁의 승패는 이미 여기서부터 갈렸다.다시 생각해봐도 참으로 안타갑고 화가 나는 것은 조선조정 대신들이다.
청국에 군사를 요청하면 갑신정변 때 맺은 텐진조약에 의해 일본도 자동으로 개입하게 되어있다는 사실을 조선조정 그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조선조정 대신들이 그 텐진조약의 존재나 알고 있었는지....
조선패망은 민씨정권이 청나라에 구원병을 요청하는 순간 정해져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사실, 우리는 조선패망을 을사오적 등으로 매도하지만 어쩜 동학혁명을 진압하기위해 청에 구원병을 요청하는 세력이 더 나빴던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중심에 명성황후가 있었다는 것도....
그렇다고 을사오적 이 들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망해가는 나라 책임있는 주요 대신들이면서 책임은 전혀 안지고 설것이 하는 척 하면서 자기 잇속이나 채운 천하의 나쁜 자들이었다.
조선 지도층들은 자기 백성들 착취하는 일에는 도가 튼 사람들이었지만 국제정세에는 이토록 무지에 가까웠다.
어쩜 그들은 국제정세 같은 것은 알 필요조차 없었는지 모른다. 청이든 일본이든 그 누가 와도 그들한테 빌 붓어서 자기 자리만 유지하고 자기가문 잇속만 채우면 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역사로는 한없이 슬프고 비참한 이야기이지만 역사적으로 봐도 그게 사실이다.
이처럼 외세가 개입하자 우리의 현명한 백성들인 동학농민군은 청, 일에게 군사주둔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관군과 회담을 통해 화의를 약속하고 싸움을 중단한다.
하지만 동학농민군 지도층도 그게 농민군 대학살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농민군 지도층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강했지만 그들 또한 국제정세나 국가간의 이익에는 그 어떤 자비도 없다는 것을 몰랐다.
잘못된 조정과 무지한 지도부!
바로 그들들 때문에...동학혁명 농민군!
그들은 허허들판에서 피에 젖은 이름없는 풀잎으로 쓰러져 갔다.그들은 한스러움과 피울음만 우리 가슴에 피멍으로 남겨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