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6월11일(목)
<스위스 국민들에게 배워야 할 것>
스위스는 직접 민주주의의 모범국가이다. 나라의 중요한 일을 국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다.
인구 900만 명, 남한의 절반도 안되는 면적에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운 스위스 국민은 안보를 동맹에 구걸하지 않듯, 경제적 풍요를 정부에 구걸하지 않는다.
지난 2012년, 스위스에선 '유급 휴가 연장' 안건이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법정 휴가를 4주에서 6주로 늘리자는 법안이었다.
한국이었다면 "저녁이 있는 삶", 같은 감성언어와 "노동권 보장"을 외치며 90% 정도의 찬성으로 통과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스위스는 66% 반대, 부결이었다.
이유는 심플했다.
"휴가를 늘리면 인건비가 오르고,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
결국 내 일자리가 사라진다."
노동자가 기업의 손익계산서를 걱정해 휴가를 반납했다.
2016년엔 더 파격적인 '기본소득' 안건이 올라왔다.
전 국민에게 조건 없이 월 2,500프랑,
당시 환율로 약 300만 원을 주자고 했다.
우리는 25만 원만 뿌려도 "민생 회복" 이라며 생색을 내는데, 스위스 국민은 매달 300만 원을 준다는데도 무려 77%가 걷어찼다.
"재원은 세금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고, 일하지 않는 자에게 돈을 주면 나라는 빈 껍데기가 된다"는 이유였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는 사실을,
압권은 작년 11월 치른 투표다.
청년 사회주의자들이 주도한 '초부유층 상속세 50% 부과' 안건이 올라왔다.
한국이었다면 '조세 정의'를 외치며 죽창가가 울려 퍼졌을 것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78% 반대로 부결됐다.
스위스 국민들은 "부자를 털면 그 돈이 우리에게 오는 게 아니라, 자본과 기업이 세금 싼 나라로 탈출해서 스위스 경제가 망가진다"는 경제학 원론을 꿰뚫고 있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겠다는 집단 지성이었다.
이들이 쌓은 '신뢰 자본'은 다가올 AI 시대에 빛을 발할 것이다.
스위스 기업들은 국민이 자신들을 지켜줬다는 고마움을 안다.
인력이 AI로 대체되는 급변기가 와도, 기업은 국민을 적으로 돌리지 않고 최대한 속도를 조절하며 상생을 모색할 것이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최후의 안전망이다.
우리가 스위스를 보면서
부러워할 것은 알프스의 절경이 아니라,
바로 그 '차가운 이성'이다.
그들의 국민성이 너무나 부럽다.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 옮긴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