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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행복의 열쇠는 인간관계였다:하버드대생 268명 72년간 인생 추적…

작성자김광희|작성시간09.06.11|조회수294 목록 댓글 0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 공부순이었다
[문화칼럼] 유승호 교수(강원대 영상문화학과)

유승호 교수
 1937년 하버드대 의대는 각별히 똑똑하고 야심차고 적응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뽑아 '잘살고 잘늙는 삶의 공식'을 추적해왔다. 절반은 세상을 떴고 1967년부터 연구를 이끌어온 조지 베일런트 교수도 75세가 됐다. 이번 하버드의대의 하버드 졸업생 268명들에 대한 70여년간의 행복연구-실제로는 ‘성인발달연구’-는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했다”로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3분의 1이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고 마약이나 술에 빠져 횡사한 이도 적지 않았으나, 그냥 평범해 보이는 사람은 안정적인 성공을 이뤘기 때문이다.

사실 하버드대 졸업생 이라면 이미 평범한 사람이 아니지만, 이번 연구는 하버드대 졸업생 이외의 보스턴시 보통 시민 등도 비교집단으로 설정되었다. 연구결과는 이들도 하버드대 졸업생들이 느꼈던 행복의 조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비록 방문자 조사라는 조사방법상의 한계가 있긴 하나 신뢰도 높은 장기간의 패널연구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학계에 던지는 파급도 적잖아 보인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필자가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은 사실 행복의 조건 내용 그 자체보다는 행복연구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이 연구는 종단연구로서, 우선 1977년에 이미 발표한 이들 268명 졸업생의 50대 때의 행복조건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그 때 50대의 행복감은 3가지요소였다. ‘이타주의’와 ‘유머’ 그리고 ‘생활에너지의 예술화’였다. 이타성과 유머 그리고 예술을 성인행복의 핵심요소로 제시하였는데 모두 일상생활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요소를 결론으로 던졌다. 단순히 ‘꿈이 있어야 행복하다’,‘이웃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야 한다’는  식으로 막연한 결과를 도출하기보다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가치와 영역들을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새치기 금지’라고 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새치기를 하지만, “30분 줄서서 기다리다 화장실 다녀와서 이전 자리에 다시 서도 새치기입니다”라는 구체성 문화와 상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발표한 80대 때의 행복 조건은 어떨까. 당연히 50대 때보다는 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이 많았다. 7가지 행복의 조건은 고통에 적응하는 자세, 안정된 결혼, 교육·금연·금주·운동, 적당한 몸무게였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그중 금주(little use of alcohol)가 의외로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술이 몸과 마음의 방어체계를 무너뜨려 장애를 이길 가능성을 박탈하고, 이것이 다시 생활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고 또 가장 쉽게 오해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낸 것이다. 술이 당장의 고통은 잊게 만들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행복감과 반비례한다. 그래서 만일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고 있다면, 인생이 괴로워서 술로 달래고 있다면, 거꾸로 당장 술을 줄이거나 끊어야 한다. 하루 이틀은 힘들고 어려우나 금주는 결국 인생을 다시 볼 수 있는 또 다른 능력의 토대가 되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쳐주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흥미 있는 연구결과는 행복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은 더 좋은 의사를 만날 수 있는  돈 많은 사람들이 아니고 늘 배우고 익히는 고학력자나 평생학습자들이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래서 건강하고 장수하려면 “병원 가는 것보다는 배우는데 시간을 더 투자하라”고  드러내고 충언한다. 하버드‘의대’의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 물론 이 연구는 전체의 특성을 보는 ‘통계’연구이다. 개인은 당연히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한다 - 행동의 지향점은 병원의 의사가 아니라 자기자신임을 꼽아준다.

이번 행복연구는 행복이란 순간적 쾌락이 아니라 자기인생을 통제하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것 속에서 온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그렇다면 장기적인 행복감을 만들기 위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우리 스스로도 ‘구체적인’ 실천명제를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국의 중장년이여! 당장 술을 끊고 교육기관에 가서 ‘예술’을 배우라. 그곳에서 유머를 공유하고 친구도 사귀어라. 그렇다면 당신의 성인 생애는 지속적으로 발달되며, 결국 행복하게 장수할 것이다! 그리하면 한국의 행복지수도 높아지고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모든 국민들의 표정이 찡그린 미간에서 웃는 얼굴로 바뀌니 국가이미지도 높아질 것이다. 이렇듯 좋은 것을 국가와 개인이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다. 정부와 학계의 행복사회를 위한 정책과 연구가 더욱 풍성해지길 기대해본다.

 


 | 유승호 교수(강원대 영상문화학과) | 등록일 : 2009.05.21

 

노후 행복의 열쇠는 인간관계였다

신정선 기자 violet@chosun.com

노후 행복의 열쇠는 인간관계였다
하버드대생 268명 72년간 인생 추적…
3분의 1은 정신질환
"엘리트라는 껍데기 아래서 고통받아"

'그는 하버드대의 수재였다. 아버지는 부유한 의사, 어머니는 예술에 조예가 깊었다.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었고, 판단력이 뛰어났다. 이상도 높았고 건강했다. 그러나 31세에 부모와 세상에 적대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돌연 잠적하더니 마약을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어느 날 갑자기 사망했다. '전쟁 영웅이었고 평화운동가였다'는 부음기사가 나갔다.' (141번 사례)

'활발하던 한 학생은 결혼 후 세 아이를 낳고 이혼했다. 동성애 인권운동가가 됐다. 삶에 더 남은 것이 없다며 술에 빠져 살다가 64세에 계단에서 떨어져 죽었다.'(47번 사례)

1937년 미국 하버드대 남학생 268명이 인생사례 연구를 위해 선발됐다. 세계 최고의 대학에 입학한 수재 중에서도 가장 똑똑하고 야심만만하고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이들이었다. 후에 제35대 미국 대통령이 된 존 F 케네디(Kennedy), 워싱턴포스트 편집인으로서 닉슨의 워터게이트사건 보도를 총괄 지휘했던 벤 브래들리(Bradlee·현재 부사장)도 끼어 있었다.

당시 2학년생으로 전도유망했던 하버드생들의 일생을 72년에 걸쳐 추적한 결과가 12일 시사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 6월호에 공개됐다. 1967년부터 이 연구를 주도해온 하버드 의대 정신과의 조지 베일런트(Vaillant) 교수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고 결론지었다.

연구결과 47세 무렵까지 형성돼 있는 인간관계가 이후 생애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가장 안정적인 성공을 이뤘다. 연구 대상자의 약 3분의 1은 정신질환도 한때 겪었다. "하버드 엘리트라는 껍데기 아래엔 고통받는 심장이 있었다"고 잡지는 표현했다. 행복하게 늙어가는 데 필요한 요소는 7가지로 추려졌다. 고통에 적응하는 '성숙한 자세'가 첫째였고, 교육·안정적 결혼·금연·금주·운동·적당한 체중이 필요했다.

베일런트 교수는 "어떠한 데이터로도 밝혀낼 수 없는 극적인 주파수를 발산하는 것이 삶"이라며 "과학으로 판단하기에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숫자로 말하기엔 너무나 아름답고, 학술지에만 실리기에는 영원하다"고 말했다.

◆ 금연·운동 등 7대 요소중 5가지 이상 갖춘 106명은 80세에도 절반이 행복

특정 개인의 역사를 장기적으로 추적한 '종적(縱的) 연구'의 최고봉을 보여주는 '하버드대 2학년생 268명 생애 연구'는 1937년 당시 하버드 의대 교수 알리 복(Bock)이 시동을 걸었다. 연구를 재정적으로 지원한 백화점 재벌 W T 그랜트(Grant)의 이름을 따 '그랜트 연구'라고도 불린다.

연구는 "잘 사는 삶에 일정한 공식이 있을까"라는 기본적인 의문에서 출발했다. 연구진에는 하버드대 생리학·약학·인류학·심리학 분야의 최고 두뇌들이 동원됐다. 이들은 정기적인 인터뷰와 설문을 통해 대상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체크했다.

268명 대상자 중 절반 정도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남은 이들도 80대, 90대에 이르렀다. 지난 42년 간 이 연구를 진행해온 조지 베일런트(Vaillant) 교수는 대상자들의 행적이 담긴 파일을 소개하며 "기쁨과 비탄은 섬세하게 직조(織造)돼 있다"는 윌리엄 블레이크(Blake·1757~1827)의 시구를 인용했다.

최고 엘리트답게 그들의 출발은 상쾌했다. 연방상원의원에 도전한 사람이 4명이었고 대통령도 나왔다. 유명한 소설가도 있었다. 그러나 연구 시작 후 10년이 지난 1948년 즈음부터 20명이 심각한 정신 질환을 호소했다. 50세 무렵엔 약 3분의 1이 한때 정신질환을 앓았다.

행복하게 나이가 들어가는데 필요한 '행복 요소' 7가지 중, 50세에 5~6개를 갖춘 106명 중 절반이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었다. '불행하고 아픈' 이들은 7.5%에 그쳤다. 반면 50세에 3개 이하를 갖춘 이들 중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3개 이하의 요소를 갖춘 사람은 그 이상을 갖춘 사람보다 80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3배 높았다.

50세 때 콜레스테롤 수치는 장수(長壽)와 무관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콜레스테롤 수치가 중요한 시기가 있고 무시해야 할 시기가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어릴 적 성격도 장기적으로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수줍음을 타던 어린이가 청년기에는 고전하더라도 70세에는 외향적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았다. 대학교 때의 꾸준한 운동은 그 후 삶의 신체적 건강보다는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성공적인 노후로 이끄는 열쇠는 지성이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적성, 즉 인간관계였다. 형제·자매 관계도 중요하다. 65세에 잘 살고 있는 사람의 93%가 이전에 형제·자매와 원만하게 지낸 사람들이었다.

인간의 기억이 나이가 들어가며 왜곡되는 모습도 보여줬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이들 중 34%가 1946년에 "적군의 포탄 아래 놓여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25%는 "적군을 죽여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42년 후인 1988년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포탄 아래 놓여봤다"는 답변자는 40%로 늘었고, "죽여봤다"는 답변은 14%로 줄었다.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모험성은 첨가되고 치명적 위험성은 약화되는 쪽으로 왜곡된다"는 것이 베일런트 박사의 진단이다.

한편,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Brooks)는 "이번 연구는 대작가 도스토옙스키의 상상력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소설 같은 삶이 현실에도 존재함을 보여준다"며, "과학의 잣대도 숨을 죽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삶은 미묘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했다.

[만물상] 행복의 조건

오태진 수석논설위원 tjoh@chosun.com

 

1921년 미국 스탠퍼드대 젊은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은 캘리포니아 초·중학생 25만명 중에서 IQ 135 넘는 천재 1521명을 추려내 일생을 추적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터먼은 이 아이들이 각계 최고 엘리트로 성장해 성공적 인생과 영웅적 지위를 누릴 거라고 장담했다. 그는 어미 닭처럼 이들을 지켜보며 학업 결혼 질병 건강 직업 승진들을 낱낱이 기록했다. 학교와 직장 추천서도 후하게 써줬다.

▶천재들은 대부분 평범한 직업인으로 자랐다. 판사와 주(州) 의원 몇이 나왔을 뿐 전국적 명성을 얻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터먼은 "성공은 지능이 아니라 성격과 인격, 기회 포착능력이 좌우한다"고 결론지었다. '터먼 연구'는 연구팀 3대를 물려가며 1990년대 후반까지 이어졌다. 일생을 꿰뚫는 종적(縱的·longitudinal) 연구의 효시이자 최장기 연구다.

▶"삶을 배우려면 일생이 걸린다"(세네카). 또 하나 거대한 종적 연구가 '하버드대 2학년 268명의 생애'다. 1937년 하버드대 의대가 각별히 똑똑하고 야심 차고 적응력 뛰어난 학생들을 뽑아 '잘사는 삶의 공식'을 추적해왔다. 이들 중엔 훗날 대통령이 된 케네디도 있었다. 절반은 세상을 떴고 1967년부터 연구를 이끌어온 조지 베일런트 교수도 75세가 됐다.

▶"천재는 일종의 정신병자다"(플로베르). 72년에 걸친 연구 결과가 어제 조선일보에 보도됐다. 3분의 1이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고 마약이나 술에 빠져 횡사한 이도 적지 않다. 하버드 엘리트라는 껍데기 아래 고통받는 심장이 있었던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가장 안정적인 성공을 이뤘다. 결론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였다.

▶베일런트의 아버지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모델인 고고학자 조지 C 베일런트다. 아버지는 베일런트가 열 살 때 권총 자살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행복하게 늙어가는 7가지 요소의 으뜸으로 고통에 적응하는 자세를 꼽았다. 갈등과 과오를 부정하지 말고 '승화'와 '유머'로 방어하라고 했다. 나머지 6가지는 안정된 결혼, 교육·금연·금주·운동, 적당한 몸무게였다. 그는 3차례 이혼 끝에 두 번째 아내에게 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삶의 오묘함에 경배했다. "삶은 극적인 주파수를 발한다. 과학으로 판단하기엔 너무나 인간적이고, 숫자로 말하기엔 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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