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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일지6 (아난다, 이유진)

작성자이유진(아난다)|작성시간26.06.15|조회수21 목록 댓글 0

명상을 하기 전 브릿지자세로 몸의 앞면을 쫙 늘리고 열어준 후 들숨날숨 명상을 하고

건포도 먹기 명상에 들어갔다.

 

확실히 내 몸은 명상을 하기 전에 후굴로 가슴 앞면을 좀 열어 주어야 호흡에 집중이 잘 되는 듯 하다. 호흡도 더 깊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눈감았을 때 눈떨림도 덜하고, 정수리도 퐁~ 하고 열리는 느낌이다.

 

들숨날숨 호흡을 한 뒤 건포도 3알 중 첫번째 한알을 들어올린다.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손바닥에 올려 모양을 살폈고, 귀에다 가까이 대고 소리를 들었고, 코에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았다.

음식을 귀에 가까이 대본 다는 생각은 전혀 해볼 수 없었다.

눈을 감고 건포도를 귀에 가까이 대는 순간 건포도가 현미경처럼 확대되는 느낌이 들면서 그 사이사이 손에 묻어 새어나오고 있는 과즙의 모습이 그려졌다.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을 때는 이 건포도가 내 코앞까지 오기까지 어떤 땅에서 자랐으며 어떤 햇빛을 받고 어떤 바람을 맞으며 건조되었을 지 상상되었다. 

그리고 입안에 넣고 굴려보면서 아주 오랫동안 씹었다가 삼켰다.

첫번째 건포도에서는 단맛이 많이 느껴졌고, 두번째 건포도에서는 가죽향이 코에서 맴돌았다. 세번째에서는 그냥 평소처럼 먹듯이 먹었는데 그때는 시큼한 맛이 가장 강하게 느껴졌다.

 

이 쪼끄만한 음식 하나로 그동안 무의식적인 내 습관이라던지, 그냥 지나쳤던 감정이나 상태들을 생각해보았다. 예전에 와인 시음했을 때의 내 태도도 떠올랐다. 요가를 할 때 내 손끝의 감각,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감각 등을 느끼는 것처럼, 항상 같은 길인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던지, 머리를 감을 때 내 두피와 손가락끝의 느낌이라던지, 아침에 일어나 빈속에 물을 마실 때 몸의 느낌 등등 무의식으로 지나쳤던 행동들 속에서의 나의 태도들을 돌아보게되었다.

 

감사한 마음도 들면서도, 물질인 음식으로 내 상태를 관찰해보니 '아 이것이 알아차림이란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와인테이스팅이나 음식테이스팅을 직업으로 삼으시는 분들에게 아주 추천해주고 싶은 명상이다. 간단한 요가동작으로 몸을 깨운 다음 호흡명상을 한 뒤 테이스팅을 하면 좀 더 창의적이며 섬세하게 테이스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릭루빈이라는 미국의 거물 프로듀서도 가수들과 작업하기 전, 그 가수와 같이 꼭 명상을 한다고 한다. 명상 후에 작업을 하면 창조에 막힘이 없어진다고.

 

평소에 저녁을 먹을 때 먹는 행위보다는 티비프로그램을 보며 그 티비프로그램이 끝날 때 까지 먹는 '양'에 더 치중했는데, 모든 매체를 닫은 상태에서 조용히 음식에 집중하며 먹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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