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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여름 장맛비

작성자choiyd4|작성시간16.07.06|조회수39 목록 댓글 0

여름 장맛비

 

   비가 오락가락, 장마가 시작된 것 같다. 갑자기 세차게 쏱아지다 곧 그치는 소나기가 잦은 편이다우리나라의 장마 시기는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이며, 장마전선은 북쪽의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아열대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해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마전선은 일종의 수증기 통로인데, 두 고기압의 성질이 다르면 다를수록 강하게 충돌해서 수증기 통로가 좁게 만들어져 좁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데 올해 장마가 바로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장마는 동아시아의 특유한 현상이라 한다.

 

비오는 여름철에 고온다습하여 생활에 다소 불편하지만 감정이 센티멘탈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어떤 이는 하늘의 기와 땅의 기가 잘 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하늘과 땅의 기운을 비를 매개로 하여 이어준다고 본다. 그럴듯한 해석이라 생각한다.

  비가 오려면 하늘과 먼 산에 짙은 먹구름이 밀려와 덮인다. 그리고 이윽고 비가 내린다. 구름과 비는 형상은 다르나 그 실상이 물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구름과 비는 이렇게 친밀한 존재이다. 그래서 운우지정(雲雨之情)이라는 표현도 생긴게 아닐 까 생각해 본다. 운우지정은 남녀가 육체적인 정을 나눔을 말한다. 표현이 멋스럽다는 생각이다. 직설적이지 않아 거북하지 않고 일상의 언어 같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또한 남녀의 사랑 나눔을 자연현상으로 비유하여 자연의 섭리임을 느끼게 한다.

 

운우지정이라는 표현은 고대 중국 초나라 회왕의 일화에서 유래되었다고한다. 유래를 소개하여 보면, 초나라 이전 테고시대에 신농씨의 막내딸 요희가 한 참 시집갈 꽃다운 나이에 죽고 말았다. 희가 죽고 얼마 후 고요산 중턱에 노란꽃이 가련하게 피었는데 그 열매를 따먹는 사람은 누구나 이성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러자 하늘은 요희의 슬픈 운명을 위로하기 위해 그녀의 영혼을 사천성의 무산(巫山)으로 보내서 구름과 비의 신이 되게 하였다.

그녀는 아침에는 한 조각 아름다운 구름이 되어 산골짜기를 어루만지다가, 저녁이 되면 보슬비가 되어 세상에 내려가 가슴속의 열정을 진정시키곤 하였다. 그런데 전국시대 초나라의 회왕이 하루는 운몽(雲夢)호수가에서 놀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그리고 꿈속에 요희가 나타나 회왕과 정을 나누었다. 이후 남녀의 사랑나눔을 운우지정(雲雨之情), 또는 운우지락(雲雨之樂)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운우지정에 관한 시는 천재시인 김병연이 지은 몇 수도 전하는데 인용해 보면 아래와 같다.

 

위위불염 경위위 ( 爲爲不厭 更爲爲 )

해도해도 싫지 않아 다시하고 또 하고

불위불위경위위 ( 不爲不爲 更爲爲 )

안한다 안한다 하면서도 다시하고 또하고

 

위의 시는 한자 네 글자를 이용해서 쓴 시로 절묘한 표현인 듯하다.

 

다른 한 시는 김삿갓의 시에 대해 한 처녀가 화답한 형식을 띠고 있다

 

(김삿갓)

모심내활필유타인 ( 毛深內闊必有他人 )

털이깊고 속이 넓은 것을 보니 필시

다른 사람이 지나갔나 보구나?

 

(처녀)

계변양유불우장 ( 溪邊楊柳不雨長 )

시냇가 버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고

후원황율불봉탁 ( 後園黃栗不蜂坼 )

뒷동산 밤송이는 벌이 쏘지 않아도 저절로 터진다오

 

또 우리나라 판소리중 하나인 춘향전을 통해서 잘 알려진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을 주제로 쓴 서정주 시인의 춘향유문(春香遺文)’을 보면 아래와 같다.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던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 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런 나무같이

늘 안녕히 계세요.

 

저승의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다 오히려 더 먼

딴 나라는 아닐 것입니다.

천 길 땅 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예요?

더구나 그 구름이 소나기 되어 퍼부을 때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나 있을 거여요.

 

  현세에서 둘 간의 사랑의 기억을 죽어서도 잊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과 불교의 윤회사상이 짙게 묻어나는 시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잦은 장맛비가 이런 저런 일로 인간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여름인 것은 확실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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