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급식실 환기설비 우수현장 ‘대구 도원고등학교’
‘성능·소음’ 두마리 토끼 잡았다…급식실의 ‘기적’
인버터로 풍량 자유자재 조절… 개별 모터 제어로 에너지 효율 극대화
조리 냄새 차단·배기 성능 ‘대만족’…대화 가능 수준 후드 저소음 구현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학교 급식실 조리 종사자들의 온열질환 예방과 ‘조리흄 차단을 위한 환기설비 개선이 전국적인 화두다. 하지만 성능 부족과 소음 문제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대구광역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사업의 우수현장으로 꼽히는 대구 도원고등학교 급식실을 방문해 기계설비 기술이 어떻게 조리실의 공기와 소음을 영리하게 다스리고 있는지 비결을 찾았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대대적인 환기설비 리모델링을 마친 도원고 급식실 조리실에 들어서자마자 기자의 고정관념은 보기 좋게 깨졌다. 대형 배기 휀(Fan)이 돌아갈 때 으레 발생하던 전동기 굉음 대신, 일상적인 조리 작업 소음만 잔잔하게 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조리 종사자가 ’환기설비 전체가 가동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하기 전까지는 송풍기가 돌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실사용자인 조리 종사자들의 체감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조리 종사자는 “공사 전에는 후드를 틀면 옆 사람 목소리도 안 들려서 소리를 질러야 했는데, 지금은 환기시설이 돌아가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소음이 줄었다”며 “평시 조리 소음에 후드 소리가 완전히 묻혀 귀의 피로감이 싹 사라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도원고 급식실이 이처럼 정숙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정교한 기계설비 설계와 시공에 있다.
시공을 책임진 조주형 보성설비 부장은 “외부 송풍기 유닛에 ‘2층 박스 케이싱(Casing)’ 공법을 적용해 휀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외부 소음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며 “여기에 실내 천장 마감재가 소음을 흡수하는 완충 역할을 해주면서 조리원들이 느끼는 후드 소음 유발치를 획기적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도원고 급식실 환기 시스템의 또 다른 핵심 무기는 ‘인버터 제어 판넬’을 통한 스마트 기류 통제다. 과거의 급식실은 송풍기가 켜지거나 꺼지는 단순 2단계 제어에 그쳐 필요 이상의 과다 운전으로 에너지가 낭비되거나 음압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컸다. 반면 도원고 현장은 기본 설계 자체를 기준치 대비 125% 수준으로 넉넉하게 세팅해 둔 뒤, 인버터를 통해 송풍기의 RPM(분당 회전수)을 단계별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조리 상황이나 기상 조건에 맞춰 최적의 세기로 기류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조리 공정별 맞춤형 배기 시스템도 돋보인다. 기존에는 하나의 대형 휀에 식기 세척기 라인과 조리실 라인의 덕트가 한꺼번에 묶여 비효율적이었으나, 이번 개선 공사를 통해 각 라인마다 독립된 모터를 개별 설치하고 자동 볼륨댐퍼를 연동했다.
덕분에 음식을 조리하는 오전 시간대에는 세척기 라인의 댐퍼를 닫아 조리실 배기력을 극대화하고, 조리가 끝나고 세척 작업이 시작되는 오후 시간대에는 조리실 댐퍼를 닫고 세척기 라인을 전면 개방한다. 한정된 동력 안에서 바람의 길을 영리하게 쥐락펴락함으로써 배기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로 인해 튀김이나 볶음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치명적인 조리흄과 매연이 정체 없이 즉각 외부로 배출되며, 급식실 외부로 조리 냄새가 흘러넘치던 고질적인 문제도 완벽히 차단됐다. 배출구 역시 교실과 멀리 떨어진 옥상 고층부로 올리는 배관 시공을 통해 학교 전반의 쾌적함까지 확보했다.
방학 기간 짧은 공기와 한정된 자재 수급난 속에서도 대구 도원고등학교 급식실에 안착한 첨단 환기 시스템은 기계설비 분리발주와 기술 중심 시공이 왜 필요한지를 증명하는 산교육의 현장이다. 주태식 대구교육청 시설과장이 이끄는 환기 연구팀의 정밀 검정과 기계설비 전문업체인 보성설비의 장인 정신이 맞물려, 그동안 땡볕 조리열과 소음 공해에 시달리던 조리원들에게 ‘숨 쉴 권리’와 ‘조용한 일터’를 선물한 것이다.
도원고 영양사는 “환기설비 개선사업 이후 조리 종사자의 표정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안전하면서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준 만큼, 학생들에게 보다 위생적이고 건강한 음식으로 보답하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