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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합평방

Re: 필독반 8강(6월 13일) 합평

작성자김효순|작성시간26.06.12|조회수25 목록 댓글 0
이규진 동인의 무게의 서와 하경미 동인의 레이디, 레이디버그를 잘 읽었습니다.
이규진 동인의 글에서는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자 하는 바람을 헬스장의 에피소드를 이용해서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작품 속에서 자기 성찰적 요소가 느껴졌습니다.
 하경미 동인의 글은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작품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엄마를 이해하는 과정을 엄마가 천장에 붙은 신비로우면서 괴기스럽게 등장하며 호기심을 이끌어냈던 것 같습니다.
글쓰느라 고생하셨어요. ^^

8주차 합평 – 이규진, 하경미 동인

-김효순

 

무게의 서 이규진

● 줄거리

주인공은 오래된 헬스장에서 다른 바벨과 20kg로 같지만 좀 더 가볍게 느껴지는 엑스칼리버 봉을 발견한다. 관장은 그 봉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종종 인생의 중요한 진실이나 잊고 있던 깨달음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운동을 계속하며 파혼한 연인 지은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봉이 단순한 운동기구가 아니라 사람을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만드는 매개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후 그 봉을 함께 사용하는 물리치료사 고탄희를 만난다. 고탄희는 몸의 한계와 무게를 직시하는 사람으로, 과거와 후회에 매달리기보다 현재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주인공은 자신이 타인보다 자기 자신을 더 우선시하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는 못한다. 그리고 1년 뒤 베트남의 한 헬스장에서 다시 그 ‘X’ 표시가 있는 봉을 발견하면서, 그 신비로운 봉이 특정한 장소의 물건이 아니라 세계 곳곳을 떠돌며 사람들에게 각자의 무게를 마주하게 만드는 존재임을 암시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 아쉬웠던 점

1. 주인공의 성격이 선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은 것 같다.

주인공은 파혼 경험이 있고, 운동을 막 시작한 사람이다. 과거 연인에게 “항상 네가 먼저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점에서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런 정보들이 행동과 말투, 사고방식에서 충분히 드러나지는 않는다.

또한 주인공은 고탄희나 봉의 비밀을 탐구를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인물처럼 묘사되지만, 주체적으로 문제를 파고들거나 해결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그래서, 신비한 봉을 경험하지만, 뚜렷한 변화가 드러나지 않은 채 결말에 이른다.

 

2. 의미를 이해하기에 모호한 부분.

관장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현역 보디빌딩 선수 시절 동료와 함께 운동할 때 저 봉으로 운동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동료의 도움을 받아 강제 반복 스쿼트를 하는데 문득 자기 힘으로 일어서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기계에 몸을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든 순간이 왔단다. 그때 한 문장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고 했다. “나는 아무리 열심히 운동해도 챔피언에 오를 수 없다.” 관장은 동료가 스쿼트를 할 때 보조를 하면서 그 생각은 더욱 확실한 느낌으로 자리를 잡아갔다고 했다. 동료가 그랑프리를 차지한 날뒷풀이 자리에서 관장에게 자신은 이제 보디빌딩을 그만두겠다고 얘기했고 관장이 왜냐고 물었을 때 동료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도 봤을 거 아냐.”동료는 정말로 업계를 떠났고 지금은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 “너도 봤을 거 아냐.” 이 대사의 의미가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는다.

 

3. 고탄희와 감정적 교류와 신뢰가 쌓이는 과정이 급진적이며 생략된 듯한 인상

고탄희는 작품에서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인물이지만, 주인공과의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이 다소 급진적으로 전개되는 것 같다.두 사람은 몇 차례의 운동과 대화만으로 서로의 내면을 건드리는 수준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특히 주인공이 고탄희에게 강한 관심과 호감을 느끼고 그녀의 말에 깊은 영향을 받게 되는 과정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다소 급작스럽게 느껴졌다.고탄희 역시 물리치료사로서의 통찰과 삶의 태도를 보여주지만, 자신의 서사는 깊이 드러나지 않은 채 주인공의 성찰을 이끄는 역할로 기능하는 면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 결과 두 인물 사이의 관계가 서사의 중요한 축으로 제시됨에도 불구하고, 독자 입장에서는 감정적 교류와 신뢰가 쌓이는 과정이 생략된 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 잘된 점 : 신비로운 봉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인물의 내면과 작품의 주제를 드러냄.

고탄희가 주인공에게 던지는 “나 말고 당신이 궁금한 거겠지.”라는 대사를 생각하게 한다. 주인공이 봉의 비밀이나 고탄희라는 인물에게 끌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한마디를 통해 주인공이 진짜로 탐색하고 있었던 대상은 자기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신비한 봉에 대한 이야기, 파혼의 기억, 운동을 통한 변화, 삶의 무게라는 여러 요소가 하나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또한 미스터리에서 자기성찰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레이디, 레이디버그 하경미

● 줄거리

화자는 소설가를 꿈꾸며 어머니를 돌보러 고향에 내려왔다. 어느 날 새벽, 동생 주경의 전화를 받고 어머니 방에 들어갔는데, 어머니가 천장에 붙은 채 잠들어 있는 기이한 광경을 목격한다. 예전에도 아버지가 점차 도마뱀처럼 변해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 욕조에서 죽었던 기억이 있기에 화자는 불안해한다. 주경은 과거에도 이상한 일을 예지하는 꿈을 꾸곤 했고, 이번에도 어머니가 다리가 많은 벌레가 되는 꿈을 꾸었다고 말한다. 의사들은 어머니가 병든 것이 아니라 곤충의 동면과 비슷한 상태에 들어갔다고 설명하며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 보자고 조언한다.

어머니가 천장에 매달린 채 잠들어 있는 동안 화자는 가족의 과거를 되짚는다. 의사와 정신과 전문의는 이 현상이 지역 특유의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 불 때 나타나는 ‘푄 매드’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화자는 어머니가 매년 이맘때마다 대학 입시, 낭독회, 도예, 시니어 모델, 시 쓰기 등 새로운 일에 몰두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가족들은 그것을 단순한 취미 생활로 여겼지만, 사실은 어머니 안에 끊임없이 다른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열망이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천장 위에서 잠든 모습은 단순한 이상 현상이 아니라, 평생 억눌려 있던 욕망과 꿈이 만들어 낸 변화의 과정처럼 보인다.

화자는 어머니의 창작 노트를 읽으며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 그는 과거 어머니의 시를 두고 절실함, 비문이 많고, 독서량이 부족하다며 비판했고, 어머니는 그 말들을 노트에 적어 두며 상처받아 왔다. 마당에 물을 주던 화자는 자신이 무심코 던진 말들이 어머니의 꿈을 짓눌렀음을 자각한다. 이후 작품은 어머니가 지난 1년 동안 76편의 시를 써 왔다는 기록을 보여 주며 끝난다. 결국 천장에 붙어 잠든 어머니라는 환상적 설정을 통해, 늦은 나이에도 자신의 삶을 새롭게 피워내려 했던 한 여성의 꿈과 열망,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가족의 뒤늦은 성찰을 그려낸 작품이다.

 

● 아쉬운 점

1. 천장에 붙은 어머니의 모습이 구체적이고 선명한 이미지 형상화 필요.

작품의 핵심 이미지인 천장에 붙어있는 어머니가 생각보다 선명하게 형상화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모호함을 유지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독자는 끝내 어머니가 어떤 자세로, 어떤 모습으로 천장에 붙어있는지 명확하게 떠올리기 어렵다. 그 결과 상징은 강하게 남지만, 장면 자체의 시각적 인상은 다소 흐릿해지는 것 같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환상적 이미지인 만큼, 한두 군데 정도 보다 구체적인 묘사가 있었다면 독자의 몰입이 더 커졌을 것 같다.

 

2. 후반부에서 사건의 신비로움을 감소시키는 동면 현상과 푄 매드 설명

초반부에는 어머니가 천장에 붙어 잠들어 있다는 기이한 상황이 강한 환상성과 긴장감을 만들어내지만, 중반 이후 의사들이 동면 현상과 푄 매드에 대해 설명하고 비슷한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제시되면서 사건의 신비로움이 점차 해소된다. 후반부에 다소 친절하게 의미를 풀어주면서 독자가 상상할 공간을 줄여버린 측면이 있다.

 

3. 화자가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과 반성이 다소 직접적으로 드러남.

어머니의 시 노트와 그 안에 남겨진 메모, 화자가 과거에 했던 냉소적인 말들이 차례로 제시하면서 작품의 메시지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독자 스스로 화자의 잘못과 어머니의 상처를 발견하도록 만드는 대신 작품이 정답에 가까운 해석을 제시한다. 즉, 화자가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다소 직접적으로 드러난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조금 더 절제된 방식으로 마무리했다면 독자가 느끼는 여운과 해석의 폭이 더 넓어졌을 것 같다.

 

● 잘된 점

1. 환상적 설정과 가족 전체의 관계를 촘촘히 묘사함

어머니가 천장에 붙어 잠드는 비현실적인 사건은 단순한 기이함이 아니라 가족 각자의 삶을 비추는 거울처럼 작용한다. 의사인 주경은 예지몽을 통해 가족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화자는 어머니를 돌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욕망과 상처를 발견한다. 또한 과거 도마뱀처럼 변해 갔던 아버지의 기억까지 겹쳐지면서, 작품은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천장에 붙은 어머니라는 환상적 이미지는 어머니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아버지·어머니·주경·화자 네 사람으로 이루어진 가족 전체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장치로 기능하며 작품에 깊이를 더한다.

 

2. 소설가를 꿈꾸던 화자의 정서 변화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문장들

화자는 소설가를 꿈꾼 사람이었다. “사람의 형상을 한 어둠. 밤이 미처 삼키지 못한 그림자.” “어둠이 미쳐 지우지 못한 응어리, 얼룩처럼 불온하게 번진 잔영.” 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려운 존재로 보였던 어머니가 점차 하나의 생명체나 괴이한 존재가 아니라, 화자가 끝내 이해하지 못했던 한 인간의 내면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이 문장은 단순히 어머니의 외형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화자의 혼란과 거리감, 그리고 이해를 향해 나아가는 마음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작품 전체의 환상성과 서정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대목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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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서 파일이 다운로드가 잘 안되네요. 핸드폰으로는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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