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 김광욱
썼습니다.
그냥 흘러 보낼 수 없기에
내 앞에 다가오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놓칠세라
붙잡아 가두었습니다.
밤새워 가두었다가
낮에는 햇빛처럼 터뜨렸습니다.
비 내리면
빗속에 적셔 두었다가
눈 오면 눈보라 속에 하얗게
흩날렸습니다.
어떤 것은 꽃이 되고
어떤 것은 새가 되고
어떤 것은 별이 되고
또 어떤 것은 물이 되고
내가 피로 쓴 글자들이
밤새워 절규한 이인칭 고유명사들이
너울너울 살아서
거리로 강변으로 숲속으로 들판으로
수평선으로 멀어져갔지만
결국은 구름 되고 안개 되고
무지개 이슬방울이 되어
내 문장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