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사람 / 김광욱
나를 닮은 사람이 있다면
그를 찾고 싶다.
그와 함께 여행하고 싶다.
그와 함께 여행하면 말이 많아서
외롭진 않을 거야.
나를 닮은 사람이 있다면
그의 생각과 내 생각을 묶어
길고 긴 만리장성 편지를 써야겠다.
편지의 끝은 내가 지금껏
홀로서기했던 세월의 집
내가 쓴 소설들. 외로움덩이들.
그러나 함께 할 그가 있어
나는 외롭지 않다.
소설이 왜 존재했던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내 삶의 두 배를, 아니 세 배를
소설에 털어 바친 이유가 뭔지를
그의 가슴과 내 가슴에 나란히 새기련다.
나 혼자 그 답을
감당하기는 너무 어려울 것 같다.
나를 닮은 사람이 있다면
나를 쏙 빼다 닮은 사람이 있다면
내가 사랑한 여자와
그녀가 낳은 나의 아기를
그에게 보여 주리라.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그 누구도 알 필요 없었던
그런 사랑이 하나 내게 있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