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훈 ]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마음에 욕망이 생기거든 곤궁할 때를 생각하라.
인내는 무사장구의 근본, 분노는 적이라 생각하라.
승리만 알고 패배를 모르면 해가 자기 몸에 미친다.
자신을 탓하되 남을 나무라지 마라.
미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것보다 나은 것이다.
모름지기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풀잎위의 이슬도 무거워지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 이에야스
[유언]
내 목숨이 비록 경각에 달렸다 해도
쇼군(아들)이 있기에
천하의 일에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쇼군의 정치가 도리에 어긋나
억조의 백성이 고통을 겪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누군가가 그 임무를 대신해야 한다.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천하의 천하이다.
비록 다른 사람이 천하를 다스린다 해도
세상이 편안하고 만인이 그 은혜를 입는다면
이는 내가 바라는 바로서 조금도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
-1616년 4월 17일 슨푸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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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이란, 존경받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잘못이 없는지 부하들에게
언제나 탐색당하고 있는거야. 두려워하는 것 같지만 깔보이고,
친밀한 것 같지만 외면당하고, 좋아하는 것 같지만 미움받고 있는거지."
이렇게 되면 벌써 이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이에야스는 무엇에 쫓기는 듯 말을 이었다.
"그러므로 부하란 녹으로 붙들어도 눈치를 봐서도 안되고, 멀리 해서도 가까이 해서도 안되며,
화내게 하거나 방심시켜서도 안되는 것이다."
"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은가요?"
"잘 물었다! 부하란 반하게 하지 않으면 안돼. 다른 말로 심복이라고도 하는데,
심복은 사리를 초월한 데서 생겨나온다. 감탄시키고 감복시켜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게 만들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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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애에는 중대한, 중대한 위기가 세번은 있지."
" 세 번 ....입니까?"
"그래. 아이에서 어른이 될 무렵의 무분별한 색정... 그리고 장년기의 혈기만 믿는 투쟁심.
그것으로 끝나는가 여겼더니 또 하나 있었어.
불혹을 넘어서 나는 이제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는 자만심..."
- 대망 中-
군대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읽은 책입니다.
처음에는 엄청난 분량에 거부감을 가진 책이지만
일단 손에 잡고 읽은 후 부터는 시간이 언제 가는지도 모르게 읽어내려가지는 신기한 책입니다.
우선 수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면서 그 인물들 간에 세세한 심리묘사가 지금 까지 읽었던 어떤 책보다 훌륭합니다.
그리고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이어지는 일본 전국시대의 역사의 흐름을
자세히 파악할수 있게 됩니다.
특히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중국 대륙 정복의 꿈을 꾸고 조선을 침략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임진왜란에서의 조선의 대응과 중국이 화해를 시키려는 외교정책등을 보면서
조선의 입장에서만 봐왔던 임진왜란에 대해서 다각도로 생각해 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히데요시가 이순신 장군을 외치며 피를 토하는 장면에서 힘없이 무너지는 조선정부와는 대비되는
감동과 희열을 느끼며 다시한번 존경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히데요시에게서 비롯된 '동북아시아 대륙을 세계의 침략에서 일본이 지켜주어야 한다는 군국주의적 발상'이
결국 지금의 대한민국이 식민지가 되게끔 만들었던 2차세계대전의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형태와 모습은 조금씩 변하지만 결국 알맹이 정신은 역사속에 계속해서 반복되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 인물 중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가장 좋아합니다. 보수주의 적이면서도 조직을 관리하고 사람을 대하는 그의 철학에서 동감도 느끼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결국 혼란스러운 일본을 이에야스가 통일하고 에도막부를 세웠으며
이후에 에도막부가 메이지 유신을 통하여 스스로 혁신을 가하는 모습을 보고
비록 우리나라와는 사이가 좋지 않은 일본의 역사이지만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 역설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