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첫 맥주 병입해 놓고 딸 날만 기다리고 있는 신입회원입니다.
일전에 취미게시판에 베이킹 관련 글을 하나 올렸었는데 (http://cafe.daum.net/microbrewery/36zm/346) 의외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이번에는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해서 올려봅니다.
이번에 만든 빵은 흔히 123 레시피라고 하는 발효종/물/가루류를 1:2:3의 비율로 만드는 레시피입니다. 기억하기 쉬워서 자주 만들고 있어요.
지난 주말 토~일 사이에 만들었구요. 거의 한달여만에 만들어 본거라서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어요 ㅎㅎ
아직 초보라서 공정이나 용어 관련 실수가 많을 것 같습니다. 너그럽게 봐 주세요 ^^
우선 사워도우 빵의 핵심중의 핵심 발효종 사진입니다. 위 사진은 마지막 먹이주기를 한 후 냉장고에서 1주일 정도 보관한 후 꺼내 놓은 모습입니다. 이스트가 살아 있기는 한데 냉장 보관을 해 놓았기 때문에 바로 베이킹에 투입 할 수 있을 만큼 활발하지 못하므로 먹이주기를 해서 활성화를 시켜줘야 합니다.
물과 밀가루를 넣어주고 잘 섞어줍니다. 물과 밀과루의 양은 동량으로 해줍니다. 저의 경우 발효종 150그램을 쓸거라서 물 70, 밀가루(강력분) 70그램 넣어줍니다. (원래 있었던 발효종은 약 30그램 정도로 추정)
잘 섞어준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저정도 높이였습니다. 용기 뚜껑을 닫고 실온에서 8~12시간 정도 방치 합니다. 부피가 두배정도로 불어나면 베이킹에 바로 투입 할 수 있을 만큼 이스트가 활성화 됩니다.
약 두시간 정도 경과한 모습입니다. 조금씩 기포가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 보이시지요?
약 10시간이 경과한 후의 모습입니다. 부피가 많이 늘어났지요? 조금 과하게 부풀어 오른 것 같네요. ㅡㅡ; 이스트가 기운 빠지기 전에 얼른 투입하기로 합니다.
보글보글 기포가 왕성한 모습입니다. 냄새는 시큼한 냄새가 나는데 요구르트의 그런 시큼한 냄새라서 향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재료와 도구들입니다. 이번에는 가루류를 총 450그램 투입할 예정인데 호밀 50, 통밀가루 100, 강력분 300그램으로 하기로 합니다. 호밀은 맛과 향을 더해주고, 통밀은 백밀가루에는 빠진 영양분 보충 및 거친 식감을 위해 넣습니다. 그냥 밀가루만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파란 뚜껑에 들어있는 것이 발효종, 그옆 녹색통에 들어있는 것이 몰트파우더입니다. 몰트파우더는 쓰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넣어주면 밀가루 전분의 당화를 도와서 발효가 더 잘되고 크러스트의 색깔을 더욱 짙게 내 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당분의 카라멜라이제이션으로 인해). 위의 사진에는 빠졌지만 소금도 8그램 정도 넣어줍니다. 유지류나 설탕, 계란 1그램도 한들어가는 순 식물성 건강 레시피가 되겠습니다. ^^
300그람의 물에 몰트파우더 2그램을 넣어 준 모습입니다.
발효종도 투입합니다.
호밀가루 넣어주고..
가루류를 다 넣어 줍니다. (소금은 나중에 투입해요)
그런다음 일단 흰가루가 보이지 않을정도로 살짝 섞어만줍니다. (허접한 제 반죽기.. 가 보이시나요? ㅡㅡ;; 약 7년전에 몇만원 주고 산 핸드 믹서 겸용 반죽기입니다.. 키친에이드 같은게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이정도만 있어도 빵이 되기는 합니다. ㅎㅎ)
그런다음 약 10~30분 정도 방치해서 밀가루가 수분을 잘 머금을수 있도록 합니다. (오토리즈) 수분 증발 방지를 위해 용기 윗부분은 천등으로 덮어줍니다.
그다음 분량의 소금을 넣고 다시 반죽기로 5분정도 돌려 반죽을 마무리합니다. 일반 이스트를 사용하는 식빵등과는 달리 100% 글루텐 형성을 위해 반죽을 매우 열심히 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반죽이 매끈해 지고 끈기가 생길정도로만 반죽 해 주면 된답니다. 이런 빵의 특성상 오랜 시간의 발효가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글루텐이 추가로 형성되기 때문이라네요. 손반죽으로는 10분정도 해주시면 될겁니다.
반죽기가 돌아가는 사이에 쓰고남은 발효종에 다시 먹이주기를 해서 다음번에 또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둡니다. 이런식으로 먹이주기를 반복해서 계속 쓸 수 있습니다. 아주 적은 분량만 남아 있어도 먹이주기를 하면 다시 왕성하게 이스트가 번식 한답니다. 잘 섞은 후 실온에서 약 두시간 정도만 방치 한 후 다시 냉장고행입니다. 다음번 빵 굽기 전날 밤에 활성화 해 주면 되겠습니다.
저 용기에 발효종을 키워서 사용 해 온지도 어언 7~8개월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일단 발효종이 어느정도 왕성해 지면 유지 보수가 매우 편합니다.(2주 정도 먹이주기도 안하고 방치하다가 꺼내 쓴 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문제 없이 발효가 잘 되었습니다.)
반죽기가 반죽을 끝내줬습니다. 표면이 매끈해지고 탄력이 생겼습니다. 귀찮으니 그냥 저 용기에서 그대로 1차 발효를 진행합니다.
1차 발효는 실온에서 두시간~두시간 반 정도 합니다. 시간은 반죽 발효 상태에 따라 늘리거나 줄입니다. 1차 발효를 하는 도중 위 사진처럼 30분 간격으로 늘여접기(스트렛치 앤 폴드)를 2~3회 정도 해 줍니다. 늘여접기는 반죽을 손으로 잡아당겨서 맞은편으로 접어주는 과정으로 (네방향으로 모두 합니다) 글루텐 형성 및 이스트의 활성화를 도와준다고 합니다. 식빵류는 1차 발효중에 저렇게 험악하게(?) 건드려주면 안되는데 발효종 빵은 저런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하네요. 재미있으면서도 귀찮은 과정이기도 합니다.^^
늘려접기를 마친 모습입니다.
발효 되는 도중 맥주 한잔을 이스트 신께 바치면 반죽 발효가 더 잘 된다고 합니다. 밀맥주가 효험이 좋다고 하더군요 (잉?)
1차 발효가 끝난 반죽을 넣어서 2차 발효를 시킬 반느통을 준비합니다. 이베이에서 무료 배송으로 개당 10불 정도주고 산 반느통입니다. 특유의 무늬를 만들어 주고 통기 효과로 발효를 도와준다고 하는데 저는 순전히 뽀대용으로 샀습니다. 저런거 없이도 빵 더 잘 굽는 분들도 많습니다.
1차 발효가 끝난 반죽을 꺼내서 분할 한 후 벤치타임을 갖습니다. 약 30분.. 반죽이 매우 질기때문에 덧밀가루를 충분히 뿌려가며 작업해야 맨붕을 방지 할 수 있습니다. 두개의 반느통에 넣을 것이라 두개로 분할 했습니다.
반느통에 강력분과 콘밀(옥수수가루)를 뿌려 코팅을 해 줍니다. 쌀가루 또는 현미가루를 써주시면 좋고 세몰리나 가루도 많이들 쓰시는 것 같습니다. 저렇게 밀가루를 안뿌려주면 용기에 반죽이 들러붙어 빵을 구워보지도 못하는 사태가 올 수 있습니다.
반죽을 잘 말아서 반느통에 넣어줍니다. 윗부분 건조 방지를 위해 덧밀가루를 뿌려주었습니다. 그런다음 천이나 랲 등으로 잘 덮어서 2차 발효를 해 줍니다. 실온에서 1시간 반~2시간 정도 진행하거나 냉장고나 선선한 곳에서 8~12시간정도 서서히 발효시켜 주면 됩니다. 처음 반죽의 약 1.5배 정도로 부풀면 오븐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저는 시원한 다용도실에 넣어 둔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약 10시간이 경과한 후 다음날 아침의 모습입니다. 부풀어 난게 보이시지요? 식빵처럼 두배 가량 부풀지는 않으나 저정도면 오븐에 넣을 수 있을 만큼 부푼거랍니다.
유산지 위에 반느통을 엎어서 반죽을 꺼낸 모습입니다.
그전에 오븐을 250도로 약 30분정도 예열합니다. 위에 보이는 무쇠 스킬렛도 같이 넣어서 예열합니다. 무쇠 스킬렛을 쓰면 열 손실을 방지해서 빵이 잘 구워진다고 합니다.
반죽에 칼집을 내 줍니다. 삐뚤빼뚤 못나게도 그엇네요 ㅠㅠ 저렇게 칼집을 넣는 이유는 반죽이 잘 부풀도록 하고 속까지 잘 익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랍니다. 도루코 면도날로 그었습니다. 저 상태로 달궈진 무쇠 스킬렛에 반죽을 올려놓고 물 스프레이 약간 뿌려주고 스킬렛 뚜껑을 덮은 상태로 250도의 오븐에 투입. 뚜껑 덮은채로 약 15분, 뚜껑을 열고 온도를 230도로 낮춘 후 약 20분 구워줍니다.
결과물입니다. 오랜만에 구어서 그런지 모양이 삐뚤빼뚤 별로 맘에 안드네요.. 그래도 색깔은 먹음직스럽게 잘 나왔습니다. ^^
충분히 식힌 후 잘라본 모습입니다. 겉은 바삭 속은 폭신 쫀득.. 시큼하고 구수한 맛과 향이 군침 돌게 하네요 ^^
막둥이 시식 중.. 이맛에 빵 굽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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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핑크하마 작성시간 13.03.25 좋은글감사합니다~ 새로운 빵의 세계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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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바이젠비어 작성시간 13.03.26 사우어종은 우리 맥주세계에선 사우어 에일정도더군요..^^ 르방이란 발효물과도 통하구요..^^
구체적이고 수준높으신 세계를 소개해주셔서 감솨함미다..^^
(전 영등포 신길동의 제과제빵학교 88기이지만...성형이 잘 안되는 관계로...이런 프로급의 제빵기술은 부럽사와요~ ^^) -
답댓글 작성자감가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03.26 네. 발효종으로 만들어놓은 사전 반죽을 르방이라고 하더군요. 제빵학교까지 나오신분께 칭찬을 들으니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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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일획 작성시간 13.09.03 와우 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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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캠프1950 작성시간 15.02.13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