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대책(Une ruse, 1882)
기드 모파상 (Guy de Maupassant, 1850-1893)
- “기 드 모파상: 비곗덩어리 외 62편”(모파상, 최정수, 현대문학, 2014, P.805), pp. 189-197. (이 번역본 속에는 「오를라(Le Horla)」도 들어있다.
들뢰즈/ 가타리가 예시한 단편소설 「기발한 대책(Une ruse, 1882)은 짧은 이야기이다. 이것은 두 저자가 말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예시로서 도르비이이(Barbey d’Aurevilly, 1808-1889)의 단편소설 「진홍색 커튼(Rideau cramoisi)」(1874)과 같은 부류에 속할 수 있다.
그런데, 서양에서 단편소설이 등장하는 시기와 우리나라 판소리나 육전소설이 유행하는 시기와도 비슷할까? 그보다 구전으로 전해지는 삿갓 시인 김병연의 구전되는 이야기 속에도 – 검증된 것인지 민담에 의탁한 것인지 간에 - 모파상의 이야기만큼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고, 고금소총(古今笑叢)에도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들뢰즈/가타리(Deleuze/Guattari)가 이 짧은 이야기를 도르비이이의 작품에 속하는 것으로 한 것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사는 게 현실이다’고 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사랑 또는 애증에 관한 것은 당사자이외에는 다른 사람이 말할 것이 못 된다는 것일까? 또는 시대상으로 히스테리, 신경증이 대중에게 공공연하게 이야기 되는 시기를 말하면서, 자본주의 발달과 같은 길을 가면서, 단편소설이 신문소설이나 장편 소설과는 다른 탈영토화의 길을 간다고 하고 싶은 것인가? 게다가 프로이트의 히스테리 문제의 제기가 있기 전에 이런 이야기는 널려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인가?
아래 참고자료는 생각해 볼거리의 마련한 부분이다. (51OKH)
# 참조1 ***************
8장. 세 개의 단편소설 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Ch. 8. 1874: Trois nouvelles ou Qu’est-ce qui s’est passé? pp. 235-252). in ��천개의 고원(Mille Plateaux: capitalisme et schizophrénie, 1980)��, 들뢰즈/가타리, 김재인, 새물결, 2001(1980). pp 365-394.
<<< 문학 장르로서 “단편소설(la nouvelle)”의 본질을 결정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단편소설이 존재하는 것은 모든 것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라는 물음 주위에서 조직될 때이다. 콩트(le conte)는 단편소설의 반대이다. 왜냐하면 콩트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전혀 다른 물음으로 독자를 조마조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항상 뭔가 일어날 것이고 발생할 것이다. 장편소설(le roman)의 경우에도 항상 뭔가가 일어나지만, 장편소설은 단편소설과 콩트의 요소들을 영구히 살아있는 현재(지속, durée)의 변주 속으로 통합시킨다. 이 점에서 탐정소설(le roman policier)은 특히 잡종 장르이다. 왜냐하면 대개의 탐정소설에서는 살인이나 절도에 해당하는 어떤 것=x가 일어났지만 일어난 것은 앞으로 발견될 것이고, 그것도 주인공인 탐정에 의해 규정되는 현재 안에서 발견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세 가지 상이한 양상을 시간의 세 차원으로 환원하는 것은 잘 못일 것이다. (235-236, 367) >
모파상(Maupassant, 1850-1893)의 콩트 「속임수(Une ruse, 1882)」에서 모든 것은 다음과 같은 물음을 향해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살아남은 자는 어떻게 이 상황에서 벗어날 것인가? 구원자인 제3자 - 여기서는 의사 - 는 무엇을 발명해 낼 수 있을 것인가?” 바르베 도르비이유(Barbey d’Aurevilly, 1808-1889)의 단편소설 「진홍색 커튼(Rideau cramoisi)」(1874) 에서 모든 것은 “뭔가가 일어났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라는 물음을 향해 있다. 냉정한 젊은 여자가 실로 무엇 때문에 죽게 되었는지, 왜 그녀가 어린 장교에게 보내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구원자인 제3자 – 여기서는 연대장 – 가 결국 일들을 수습할 수 있었는지 결코 알 수 없으니까. 모든 것을 모호한 채로 놔두는 편이 더 손쉽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236, 368)
단편소설은 마지막 소식인 반면 콩트는 최초의 이야기이다. 콩트 작가와 단편 소설 작가의 “현재(présence)”는 완전히 다르다(장편 소설 작가의 현재도 다르다). 따라서 시간의 차원들을 너무 내세우지 말도록 하자. 단편 소설은 과거의 기억이나 반성 행위와는 별 관계가 없다. 반대로 그것은 근본적인 망각 위에서 작동 한다. 단편 소설은 “일어난 것”의 요소 안에서 전개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를 인식할 수 없는 것 또는 지각할 수 없는 것과 관계시키기 때문이다(그 역이 아니다. 단편 소설은 우리에게 앎을 줄 가능성을 더 이상 갖고 있지 않은 과거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다). (236-237, 369)>
# 단편 내용: 기발한 대책(Une ruse, 1882)*****************
나이든 의사와 젊은 여자 환자가 불 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자 환자는 예쁜 여자들이 흔히 겪는 여성 질환, 즉 빈혈, 신경증, 피로감으로 몸이 조금 불편했다. 연애결혼을 한 신혼부부들이 결혼하고 한 달쯤 지나면 자주 겪는 피로감 말이다. (189) [시작문장인데, 당대를 간단히 알려주는 단어들이 여럿 있다.]
“그런 문제라면 간단하지요. 내가 단언하는데, 사람은 욕망에 사로잡혀 과오를 범할 때 그런 미묘한 것들을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는답니다. 또한 나는 여자들은 온갖 복잡한 일들을 경험하고 결혼 생활의 온갖 혐오스러운 일들을 경험한 뒤에야 진정한 사랑을 할 만큼 성숙해진다고 확신합니다. 어느 저명한 남자에 따르면, 결혼이란 낮에는 나쁜 기분을 나누고 밤에는 나쁜 냄새를 나누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 말은 더도 덜도 아닌 사실입니다. 여자는 결혼한 뒤에야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어요. 여자를 집에 비유하면, 남편이 회반죽을 바른 뒤에야 제대로 거주할 만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189-190
[이야기를 전한다.]
그 일은 어느 시골마을에서 일어났습니다. (190)
[이야기 내용: 르리에브르 부인이 남편이 출타하여 자정에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애인을 불러들였다가 그 애인이 돌연사 했다. 하녀를 보냈다가 부인이 의사를 데리러 왔다. 의사가 그 집에 가서 남자의 옷을 입히고 수습하여, 죽은 자를 발작한 것처럼 꾸며서 데리고 나오는 동안에 남편은 그저 사고인줄로 알고 만다. 의사를 시체를 데리고 와서 의사 집에서 죽은 자의 가족에게 알린다. - 데카메론에 나올만한 이야기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세 사람, 부인, 하녀, 의사만은 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른다. 특히 남편이 모르는 게 약이다?]
박사는 여전히 미소를 띤 채 입을 다물었다. / 젊은 여자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왜 그런 가증스러운 이야기를 저에게 하시는 거죠?” / 그가 정중하게 대답했다. / “기회가 닿으면 부인을 도와 드리려고 해요.” (196-197, 이야기를 전한 다음 마지막 문장)
(51OKH)
# 참조2 *******************
옮긴이의 말: 삶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근대 단편소설의 거장. 795-797
[여기에서 역자는 자기 나름대로 단편들을 분류한다. 첫, 보불전쟁에 참여한 경험과 더불어 전쟁과 관련하여 「비곗덩어리」, 「미친 여자」, 「두 친구」, 「밀롱 영감」, 「발터슈나프스의 모험」, 「포로」. 둘, 파리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단면으로 「목걸이」, 「보석」, 「승마」, 「들놀이」, 「크리스마스 만찬」, 「훈장!」. 셋, 시골사람들의 삶의 단면으로 「어느 농장 아가씨 이야기」, 「나막신」, 「오스탕스 여왕」, 「노끈」, 「술통」, 「투완 영감」. 넷,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로 「미망인」, 「의자 고치는 여자」, 「달빛」 「여행」, 「행복」, 「마드무아젤 페를」. 다섯, 사냥과 뱃놀이를 주제로 「들놀이」, 「폴의 연인」, 「늑대」, 「파리」. 그리고 여섯, 환상적인 세계를 주제로 「공포」, 「산장」, 「오를라」, 「누가 알까?」. 이런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796-797 요약)]
<< 다채로운 모파상의 작품들은 그 소재와 주제에 따라 대략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전쟁과 관련된 단편들이다.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비곗덩어리」를 비롯해 셀 수 없이 많은 가작들은 19세기의 보불 전쟁에서 직접적으로 소재를 취한 것들이다. 모파상이 전쟁을 다루는 방식은 독특하다. 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전투 상황을 묘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쟁의 주위에서 피어나는 손쉬운 휴머니즘에 대한 묘사도 거부한다. 그는 평범한 인물들이 전쟁이라는 상황에 휘말리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비정하다기보다는 무정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전쟁의 실상을 가감 없이 묘사한다. 여가를 즐기기 위해 낚시를 갔던 두 친구는 적군에 의해 스파이로 몰려 총살 당하고, 진주군과 사이좋게 지내던 나이 든 여인은 자신의 아들이 전사했다는 통지서를 받고 그가 돌봐주던 적군의 젊은이들을 처참하게 불태워 죽인다. 징집 당하기는 했지만 도무지 군대에 적응할 수 없는 어느 군인은 어떻게 하면 적국 시민들의 보복을 피하고 무사히 적군의 포로가 될 수 있을지 염려한다. ‘왕이 있으면 밖에서 전쟁을 하고, 공화국을 세우면 안에서 전쟁을 하지’라는 어느 등장인물의 탄식은 전쟁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신랄한 야유다.
두 번째는 파리에 사는 사람들의 평범한 삶의 단면을 다룬 작품들이다. 니체가 ‘파리라는 도시의 심층을 섬세하고 꼼꼼하게 파악했다’고 한 이 부류의 작품들은 도시 생활이 요구하는 속물성과 위선, 체면치레 등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는 거리가 먼 문명 속에서의 인간들을 그리고 있다. 보석에 집착하는 여성들과 훈장에 집착하는 남성들은 그러한 도시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세 번째는 도시 이야기와 대조적인 시골 생활의 삶을 다룬 이야기들이다. 모파상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방의 자연과 그곳 사람들의 성정이 짙게 투영된 이 계열의 작품들은 도회의 삶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원시적인 본능에 충실한 인간들과 그들이 몸담고 있는 풍요로운 자연을 묘사한다. 시골 사람들은 거칠고 순박하지만 그러한 그들의 성품은 무지와 짝을 이루고 있다. 무지해서 안타깝고 답답한 삶을 사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불행한 삶은 독자들을 묵직한 감동에 젖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네 번째는 문학의 영원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을 다룬 작품들이다. 모파상은 죽기 전에 직접 적어 남긴 자신의 묘비명에 ‘인생의 온갖 것들을 탐했으나 그 어떤 것에서도 즐거움을 얻지 못했다’는 말을 남겼다. 그의 묘비명은 찰나적인 욕망의 충족 외에는 환멸을 안겨주기 일쑤인 사랑에 대한 솔직한 그의 시각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사랑의 감정으로 남자는 지루해하고 여자는 상처받는다. 시간이 지나 옛사랑을 떠올리며 회한에 젖기도 하고 아무런 보답도 받지 못하고 희생에 가까운 사랑을 하기도 한다. 사랑에 닳고 닳은 사람들은 짐짓 계산적인 태도를 취하려 하지만 그러한 경계심도 헛되이 사랑에 휩쓸리고 만다. 모파상의 사랑에 관한 단편들은 진정한 사랑의 정의를 추구하는 데 있어 꼭 살펴보아야 할 중요한 사례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펌>>
# 참조3 *******************
# 기드 모파상의 연보 799-806.
[들뢰즈/가타리와 연관해서 보면, 그가 1874년에 무엇을 했느냐?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인데, 여기에 실린 연보에서 그것을 찾을 수 없다. 그래 그 전후의 중요점을 볼 것이다. 조숙한 재능이 드러난 점을 보게 될 것이다.]
1863(열셋) 이브토의 신학교에 기숙생으로 입학, 성적은 좋았으나 일과표에 따른 엄격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종교 교육에도 반감을 느껴 2년 뒤 학교에서 쫒겨남.
1867(열일곱) 루앙의 국립중고등학교에 기숙생으로 입학. 시에 재능을 보이고 연극부 활동에도 참여함. 이 시기에 이신 루이부이예에게 시작(詩作)을 지도 받고. 요절한 외삼촌 알프레드 드 푸아트뱅의 친구이자 어머니와도 친했던 플로베르를 만나 그를 정신적 스승으로 삼게됨.
1868(열여덟) 여름 방학에 에트르타 해안에서 물에 빠진 영국 시인 찰스 앨저넌 스원번을 구해준 뒤 그의 집에 식사 초대를 받음. 여기서 사람의 잘린 손을 보고, 이 때의 기억으로 이후 단편 「박제된 손(La Main d’échriché)」을 씀.
1869(열아홉) 루이 부이예 사망. 대학입학자격 시험에 합격 떼ㅐ를 (51ㅒㅜ를
1870(스물) 어머니와 플로베르의 조언에 따라 파리에서 법학을 공부하려 했으나 보불 전쟁 반발로 계획이 좌절됨. 군에 입대하여 참전하나 패전하여 퇴각함. 전재의 경험은 이후 「비곗덩어리」 「피피양(Mademoiselle Fifi)」, 「미친 여자」, 「두친구」, 「발터슈나프스의 모험」, 등 많은 작품의 모티브가 됨.
1871(스물하나) 11월에 제대, 노르망디를 떠나 파리에 정착함, [11월 파리고뮨 다음이지]
1872(스물둘) 법학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지만 형편상 여의치 않아 파리 해군성에 말달 직원으로 취직함.
1872-1874(스물넷) 파리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밤에는 글을 쓰고 일요일마다 플로베르를 찾아가 문학수업을 받음..
1875(스물다섯) 첫 단편 「박제된 손」을 조제프 프뤼니에라는 필명으로 발표함.
1876(스물여섯) 불안증에 시작되고 심장 이상으로 진찰을 받음
1882(서른둘) 신문에 약 60여편 단편 발표.
1885 Paru en 1885, 벨아미(Bel-Ami 1885)
1887-1888 삐에르와 장(Pierre et Jean, en 1887-1888)
1889(서른아홉) 죽음처럼 강하다(Fort comme la mort, 1889) qui sera publié en 1889.
1892(마흔둘) 자살시도. Dans la nuit du 1er au 2 janvier 1892, il fait une tentative de suicide au pistolet (son domestique, François Tassart, avait enlevé les vraies balles).
1893(마흔셋) 자살시도후 18개월 무의식 속에서 지내다. 그는 일반마비로 죽었다.
(5:18, 51OKH) (51Q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