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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이야기

특별한 능력 - 공감각(synesthesia) 1.

작성자마음나무|작성시간09.06.17|조회수649 목록 댓글 0

공감각이란 1가지 유형의 감각자극이 다른 감각에 지각을 일으키는 상태로, 가장 일반적인 공감각 형태는 이른바 '채색된 청각'으로 청각부호를 받아들일 때 시감각을 동시에 경험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C음정을 들으면서 빨간색을 보는 것). 공감각 현상은

서로 다른 감각 영역의 연합으로 인구의 3~4%가 경험하는 드물지 않은 현상이다.


상상이나 속임수라고 치부됐던 공감각이 예술적 창의성과 감수성에 관련이 높은 실제 현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공감각이 밝힌 지각의 비밀을 들여다본다.

 이런 감각의 연합을 실제로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현상이지만, 공감각(共感覺, synesthesia)은 오래도록 과학자들에게 경이로움과 흥미의 대상이었으며, 특히 최근 10~20년 동안 인간의 감각과 인지 및 그 신경메커니즘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았다.

우리는 다섯 가지 감각 즉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지니고 있다. 이 다섯 가지 감각에 대한 구별은 이미 기원전 350년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에서 명확하게 기술돼 있을 만큼 자명하다. 과학적으로는 19세기에 독일의 생리학자 요하네스 뮐러가 ‘특정 신경 에너지 이론’에서 다섯 가지 감각 경험의 질적 차이를 설명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인간과 동물의 뇌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다섯 가지 감각이 뇌에서 차별적인 영역과 경로를 통해 처리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더 나아가서 한 가지 감각 양태 내에서도 서로 다른 세부 특징들이 서로 구별되는 신경경로를 통해 처리된다고 밝혀졌다. 예를 들어 시각의 경우, 형태, 색, 움직임, 깊이 등의 시각 세부 특징들이 뇌 시각 영역내의 각각 다른 부분에서 독립적으로 처리된다. 그런데 이처럼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는, 경험적으로나 신경적으로나 명확히 구별되는 감각에 대한 상식이 파괴되는 경우가 바로 공감각이다.

공감각은 수없이 많은 형태로 나타난다. 다섯 가지 감각 양태 간에 나타나는 공감각은 소리를 들을 때 색을 보는 경우, 단어를 들을 때 냄새를 맡는 경우 등 다양하다. 공감각이 얼마나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자.

“바이올린 소리는 짙고 풍부한 붉은색이고, 피아노는 아주 깊은 보라색, 그리고 첼로는 꿀이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금색이예요.” (청각의 시각화)
“범죄(crime)라는 단어를 들을 때는 지금 막 출발하려고 하는 증기기관차의 연기에서 나는 냄새가 나요.” (청각의 후각화)
“망치질을 하다가 잘못해서 엄지손가락을 쳤을 때 느껴지는 통증은 짙은 보라색이고 구석이 둥근 삼각형의 모양으로 보여요.” (촉각의 시각화)

공감각은 한 가지 감각 양태 안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이 글의 도입부에서 소개했던 피험자의 경우, 글자나 숫자를 볼 때 특정한 색을 함께 보는 ‘색-자소 공감각’(color-graphemic synesthesia)을 경험하는데, 시각 내의 특징 간의 연합으로 나타나는 이 형태가 공감각 중 가장 흔하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공감각에 대한 연구들도 대부분 색-자소 공감각경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요일, 달 등의 시간 단위를 3차원 공간적 정보와 연합해 경험하거나 성격이나 감정을 색깔이나 냄새 등과 연합해 경험하는 경우처럼 감각에만 국한되지 않는 종류의 공감각도 있다. 예를 들면 월요일이 화요일 앞에 위치한다든지, 나쁜 감정이 나쁜 냄새와 결합해 경험되는 경우다.

23명 가운데 1명이 경험

공감각자는 주목하는 대상에 따라 감각 연합이 달라진다. ‘2’에서 빨강, ‘5’에서 녹색을 보는 경우 전체 윤곽인 ‘5’에 주목할 경우 녹색으로 보이고 세부인 ‘2’에 집중하면 빨간색으로 보인다.

놀랍게도 공감각 경험자는 전체 인구 분포에서 그리 드물지 않다. 최근 영국 에딘버러대 연구팀이 행한 연구에 따르면 인구 23명 중 한 명이 공감각을 경험한다. 가장 흔한 색-자소 공감각은 인구 90명 중 한 명이 경험한다고 한다.

공감각 경험자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점 가운데 하나는, 이들이 환자도 아니고 문제를 가진 경우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공감각 경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공감각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해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물론 어떤 공감각적 경험이 일상생활의 감각 경험과 상충되는 경우에는 인지적, 정서적 불편함을 겪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색-자소 공감각 경험자들 중 일부는 숫자와 연합된 색으로 인해 산수가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3을 빨간색, 4를 파란색, 그리고 7을 노란색으로 보는 공감각 경험자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공감각 경험자가 3 + 4 = 7이라는 간단한 계산을 할 때 빨간색과 파란색의 합이 노란색이 되는 결과를 보인다. 이는 물리적인 색 혼합, 즉 빨간색과 파란색이 합쳐지면 보라색이 되는 결과와 상충돼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상대방의 이름을 부를 때 그 소리에 의해 야기되는 색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그 사람의 인상이 부정적으로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공감각자들 대부분은 공감각 경험을 즐기며, 공감각이 그들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필자가 만났던 한 색-자소 공감각자는 신경해부학자였는데, 해부학의 복잡하고 긴 용어들을 외우는 데 공감각 색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참조: 김채연의 연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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