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인터넷이 안 되서 거의 미개인이 되다시피 했는데 다행히도 오늘은 잘 되네요...
탑골공원 이야기꾼 김한유(금자탑)의 이야기세계
글 : 신동흔
비평 : 송기태
이 논문은 이야기꾼 김한유가 ‘어떠한 구성원리와 표현방법으로 이야기를 실감나게 하는가’를 연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김한유가 구연하는 이야기와 이야기가 연행되는 이야기판의 분위기 등에 대해서 주목한다. 그리고 김한유의 이야기 구연능력을 드러내기 위해 탑골공원 이야기판의 질서와 분위기, 김한유의 간략한 생애 등이 다루어졌다.
논문의 논의 전개는 탑골공원의 이야기판과 그 이야기판에서 이야기를 구연하는 김한유에 대한 주목이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김한유의 이야기 중 만담을 대상으로 기법과 구성원리를 파악한다. 세 번째는 고담을 대상으로 구연력과 표현력을 파악한다.
첫 번째 ‘탑골공원과 금자탑’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탑골공원은 이전에도 많은 이야기꾼들이 활동했고, 지금도 많은 이야기꾼들이 활동 중이다. 지금(1998년 현재)은 4명의 이야기꾼이 활동하고 있고, 그 중 김한유가 가장 인기있는 이야기꾼이다. 이야기판은 주로 오후에 벌어지는데 일정한 순서와 규칙에 의해 진행된다. 각각의 이야기꾼들은 뒷 사람을 배려해서 대개 1시간 정도의 시간을 넘기지 않고, 김한유가 주로 마지막에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야기판은 아무나 나와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탑골공원에는 성격과 경험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고, 그들이 바로 이야기판의 관객이기 때문에 좌중을 휘어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이야기꾼으로 나설 수 없는 곳이 탑골공원 이야기판이다. 이러한 판에서 최고로 인기 있는 이야기꾼인 김한유는 누구에게 이야기를 배우지 않고 스스로 터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한유의 살아온 내력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12년에 충남 예산이 고향이다. 고등학교 때 일본인 형사를 해치고 만주로 도주하여 8년간 독립군 생활을 하고, 이후 탈영하여 미국 배의 선원으로 세계 각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해방 이후 40여년간 탑골공원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살고 있다.
두 번째 ‘만담의 문법’에서는 이야기의 기법과 구성원리에 초점을 맞춘다. 김한유의 만담에 구사된 ‘재담 표현의 기법’은 너스레와 허풍, 대상의 허점을 찌르는 해학적이면서도 신랄한 풍자, 공식적 표현구를 활용한 화려한 장식적 표현이 사용된다. 이러한 표현 기법들은 이야기를 재미있고, 생동감있게 한다. 그런데 언제나 비슷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것은 만담의 짜임새에 있다. 김한유의 만담은 여러 가지 삽화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삽화들이 이야기판의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용된다. 이 선택적 수용도 골간을 이루는 이야기와 임의적인 이야기로 나눌 수 있는데, 골간을 이루는 이야기들은 구심력으로 작용하고, 임의적인 이야기는 원심력으로 작용한다. 가끔은 상황에 따라 골간이 되는 삽화들도 제외되기도 한다. 또 하나의 삽화도 언제나 같은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할 때마다 조금씩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와 파격은 만담이 지니는 동일 유형 이야기로서의 고형적 상투성을 깨고 역동성과 변화감을 부여하는 효과를 거둔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파격과 변화를 김한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고담의 수준’에서는 김한유의 고담(민담)이 구성보다는 구연력과 표현력에 특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본문에서는 그의 고담 중 <암행어사와 홍대권>, <효자 장사 홍대권> 이 두 작품을 대상으로 분석한다. 이 두 이야기는 전해져 온 이야기에서 소재를 취했다는 점에서 전래설화에 맞닿아 있지만, 화자는 스토리를 개편하여 독창적인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이것은 만담과 마찬가지로 구성력이 뛰어남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김한유의 고담이 구성보다는 구연력과 표현력에 특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핵심은 작중상황을 실감있고 흥미진진하게 엮어내는 표현력에 있다. 김한유는 언어전달력도 탁월하다. 이 중에서 작중상황을 형상화하는 능력과 관련해 ‘인물 묘사’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작중 인물의 행동과 생김새 등을 과장을 통해 정겨운 캐릭터로 만들어내서 그들이 연출하는 장면을 생동감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중 상황은 서술자의 개입을 적게하고, 인물간의 대사를 통해 나타냄으로서 장면을 실감있게 만든다. 이것은 그의 표현기법이 매우 발달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묘사 뿐만 아니라 허풍과 너스레도 고담을 살아나게 한다. 허풍이 갑자기 어뚱한 너스레와 연결되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냄으로써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김한유의 뛰어난 구연력과 표현력 때문에 주위 이야기꾼들은 내용이 없다고 지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홍대권의 캐릭터에 부여된 민중적 인물의 전형적 표상화와 인물의 뛰어난 능력은 만만치 않은 내용이 들어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 논문은 만담을 특장으로 하는 탑골공원 이야기꾼 김한유를 대상으로 한 사례보고식의 글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비평인만큼 간단히 의견을 개진하도록 한다.
필자는 김한유가 이야기판을 장악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 능력으로 구연력과 표현의 기교에 주목한다. 그러나 김한유는 필자가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만담을 특장으로 하는 이야기꾼이고,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 보다는 스스로 터득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만담을 특장으로 하는 이야기꾼이 매우 드물다고 한다면 김한유가 왜 만담을 특장으로 하는지에 대해 규명할 필요가 있다. 또 김한유는 만담이나 고담 모두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만들어가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지루해지지 않는다. 이러한 김한유의 특징은 그의 생애를 주목했을 때 좀 더 깊이있는 논의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가 40여 년 동안 이야기판에 서 있다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것은 이야기판을 직업으로 삼은지 오래됐음을 말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개인적 삶과 개인적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것은 그의 생애를 조망함으로써 개인적으로 이야기판을 전업으로 하게 된 계기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원리, 인생에 있어서 이야기가 갖는 의미 등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그의 생애를 주목하는 것은 그가 40여 년 동안 몸담아왔던 탑골공원 이야기판을 주목하는 의미도 있다.
탑골공원 이야기꾼 김한유(금자탑)의 이야기세계
글 : 신동흔
비평 : 송기태
이 논문은 이야기꾼 김한유가 ‘어떠한 구성원리와 표현방법으로 이야기를 실감나게 하는가’를 연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김한유가 구연하는 이야기와 이야기가 연행되는 이야기판의 분위기 등에 대해서 주목한다. 그리고 김한유의 이야기 구연능력을 드러내기 위해 탑골공원 이야기판의 질서와 분위기, 김한유의 간략한 생애 등이 다루어졌다.
논문의 논의 전개는 탑골공원의 이야기판과 그 이야기판에서 이야기를 구연하는 김한유에 대한 주목이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김한유의 이야기 중 만담을 대상으로 기법과 구성원리를 파악한다. 세 번째는 고담을 대상으로 구연력과 표현력을 파악한다.
첫 번째 ‘탑골공원과 금자탑’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탑골공원은 이전에도 많은 이야기꾼들이 활동했고, 지금도 많은 이야기꾼들이 활동 중이다. 지금(1998년 현재)은 4명의 이야기꾼이 활동하고 있고, 그 중 김한유가 가장 인기있는 이야기꾼이다. 이야기판은 주로 오후에 벌어지는데 일정한 순서와 규칙에 의해 진행된다. 각각의 이야기꾼들은 뒷 사람을 배려해서 대개 1시간 정도의 시간을 넘기지 않고, 김한유가 주로 마지막에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야기판은 아무나 나와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탑골공원에는 성격과 경험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고, 그들이 바로 이야기판의 관객이기 때문에 좌중을 휘어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이야기꾼으로 나설 수 없는 곳이 탑골공원 이야기판이다. 이러한 판에서 최고로 인기 있는 이야기꾼인 김한유는 누구에게 이야기를 배우지 않고 스스로 터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한유의 살아온 내력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12년에 충남 예산이 고향이다. 고등학교 때 일본인 형사를 해치고 만주로 도주하여 8년간 독립군 생활을 하고, 이후 탈영하여 미국 배의 선원으로 세계 각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해방 이후 40여년간 탑골공원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살고 있다.
두 번째 ‘만담의 문법’에서는 이야기의 기법과 구성원리에 초점을 맞춘다. 김한유의 만담에 구사된 ‘재담 표현의 기법’은 너스레와 허풍, 대상의 허점을 찌르는 해학적이면서도 신랄한 풍자, 공식적 표현구를 활용한 화려한 장식적 표현이 사용된다. 이러한 표현 기법들은 이야기를 재미있고, 생동감있게 한다. 그런데 언제나 비슷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것은 만담의 짜임새에 있다. 김한유의 만담은 여러 가지 삽화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삽화들이 이야기판의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용된다. 이 선택적 수용도 골간을 이루는 이야기와 임의적인 이야기로 나눌 수 있는데, 골간을 이루는 이야기들은 구심력으로 작용하고, 임의적인 이야기는 원심력으로 작용한다. 가끔은 상황에 따라 골간이 되는 삽화들도 제외되기도 한다. 또 하나의 삽화도 언제나 같은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할 때마다 조금씩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와 파격은 만담이 지니는 동일 유형 이야기로서의 고형적 상투성을 깨고 역동성과 변화감을 부여하는 효과를 거둔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파격과 변화를 김한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고담의 수준’에서는 김한유의 고담(민담)이 구성보다는 구연력과 표현력에 특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본문에서는 그의 고담 중 <암행어사와 홍대권>, <효자 장사 홍대권> 이 두 작품을 대상으로 분석한다. 이 두 이야기는 전해져 온 이야기에서 소재를 취했다는 점에서 전래설화에 맞닿아 있지만, 화자는 스토리를 개편하여 독창적인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이것은 만담과 마찬가지로 구성력이 뛰어남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김한유의 고담이 구성보다는 구연력과 표현력에 특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핵심은 작중상황을 실감있고 흥미진진하게 엮어내는 표현력에 있다. 김한유는 언어전달력도 탁월하다. 이 중에서 작중상황을 형상화하는 능력과 관련해 ‘인물 묘사’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작중 인물의 행동과 생김새 등을 과장을 통해 정겨운 캐릭터로 만들어내서 그들이 연출하는 장면을 생동감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중 상황은 서술자의 개입을 적게하고, 인물간의 대사를 통해 나타냄으로서 장면을 실감있게 만든다. 이것은 그의 표현기법이 매우 발달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묘사 뿐만 아니라 허풍과 너스레도 고담을 살아나게 한다. 허풍이 갑자기 어뚱한 너스레와 연결되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냄으로써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김한유의 뛰어난 구연력과 표현력 때문에 주위 이야기꾼들은 내용이 없다고 지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홍대권의 캐릭터에 부여된 민중적 인물의 전형적 표상화와 인물의 뛰어난 능력은 만만치 않은 내용이 들어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 논문은 만담을 특장으로 하는 탑골공원 이야기꾼 김한유를 대상으로 한 사례보고식의 글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비평인만큼 간단히 의견을 개진하도록 한다.
필자는 김한유가 이야기판을 장악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 능력으로 구연력과 표현의 기교에 주목한다. 그러나 김한유는 필자가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만담을 특장으로 하는 이야기꾼이고,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 보다는 스스로 터득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만담을 특장으로 하는 이야기꾼이 매우 드물다고 한다면 김한유가 왜 만담을 특장으로 하는지에 대해 규명할 필요가 있다. 또 김한유는 만담이나 고담 모두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만들어가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지루해지지 않는다. 이러한 김한유의 특징은 그의 생애를 주목했을 때 좀 더 깊이있는 논의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가 40여 년 동안 이야기판에 서 있다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것은 이야기판을 직업으로 삼은지 오래됐음을 말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개인적 삶과 개인적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것은 그의 생애를 조망함으로써 개인적으로 이야기판을 전업으로 하게 된 계기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원리, 인생에 있어서 이야기가 갖는 의미 등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그의 생애를 주목하는 것은 그가 40여 년 동안 몸담아왔던 탑골공원 이야기판을 주목하는 의미도 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