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 감성지능
대니얼 골먼 Daniel Goleman 1946~
[한국어판 서문]
능력이 아닌 관계에 주목하라
현재 이 책은 전 세계 3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돼 500만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나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세계적인 교육열에 그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 감성지능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혼란스러운 감정과 충동을 통제하며, 감정이입 능력을 키우게 되면 인성적 발달뿐만 아니라 학업성취도도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감성지능이 자라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발견하고,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여 성공적인 삶을 꾸려 나가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다. 즉 감성지능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잠재된 능력을 계발하는 실용적인 심리학 이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 책은 감성지능 10주년 기념 특별판이다. 나는 심리학과 뇌과학의 연구 성과를 반영해 과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고 했다.
[10주년 기념 특별판 서문]
성공과 행복의 키워드, 감성지능
• 감성지능에 대한 세계적 열기
1990년 <뉴욕 타임스>에서 과학 담당 기자로 일할 당시, 현재 뉴햄프셔 대학의 존 메이어와 예일 대학의 셀로비라는 두 심리학자가 쓴 논문을 우연히 보게 됐다. ~~~ IQ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경험으로 학습되는 것인지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던 때였다. 그런데 이때 돌연 성공적인 삶의 구성 요소로 새로운 사고방식이 등장했다. 1995년 나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개념에 전율했다.
감성지능 혹은 EQ는 이제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연재만화<딜버트>와 <멍청이 지퍼>같은 어울리지 않는 곳에도 나왔고. <뉴요커>에 로즈 채스트가 그리는 만화에도 등장했다.
• 감성지능 프로그램
감성지능이 SEL(Social and Emotional Learning)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자들에게 열열한 환영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1995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엔 아이들에게 감성지능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몇 개 없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전 세계의 수십만 학교들이 SEL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미국의 모든 주에서 현재 SEL을 필수 교과과정으로 지정했고, 학생들은 수학이나 언어 과목과 마찬가지로 SEL에서도 일정 수준의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1995년에 나는 SEL이 폭력과 같은 문제를 예방하는 한편, 학습 향상 프로그램의 중요한 구성 요소임을 시사하는 몇 가지 증거를 제시했다. 지금은 물론 충분히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 학생들이 자기인식과 자기 확신을 향상시키고, 혼란스러운 감성과 충동을 통제하며, 감정이입 능력을 키우게 되면 행동이 좋아질 뿐 아니라 학업성취도도 높아지는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95년, 나는 SEL 효과의 상당 부분은 전전두엽피질의 실행 기능을 적합하게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침으로써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들이 신경회로와 작동기억 -우리가 학습할 때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것-을 관장하고 파괴적인 감성충동을 억제하는 부위가 바로 전전두엽피질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엔 그 주장을 과학적으로 주장할 만한 예가 있다.
• 감성혁명 이후 10년
EI에는 세 가지 주요 모델이 있는데, 각각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샐로비와 메이어의 모델은 한 세기 전 IQ 연구에 의해 형성된 지능의 전통에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로이번 바르온의 모델은 웰빙에 대한 그 자신의 연구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리고 내가 만든 모델은 평균 이상의 뛰어난 직장인들만 갖고 있는 능력을 모형화 했던 몇 십 년간의 연구와 EI이론을 융합해서, 업무 실행력과 조직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다.
• 감성지능에 대한 신화
[서문]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기질을 결정하는 일련의 감성적 설정 값을 타고난다. 그러나 이 설정 값에 관여하는 뇌의 회로는 대단히 유연하다. 기질은 운명이 아닌 것이다. 4부에서 보여주듯, 어릴 적 가정과 학교에서 배운 감성적 교훈들이 뇌에 감성회로를 형성해서 우리의 기초적인 감성지능에 숙련되게 하거나 혹은 부적합하게 만든다. 이 말은 유소년기와 청소년기가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될 중요한 감성 습관을 확립하는 결정적인 시기라는 뜻이다.
[1] 감성두뇌
Chapter 1
감성은 왜 생겨나는가?
(정열이 이성을 압도할 때)
인간이 지닌 가장 깊은 감정, 정열, 갈망이 인간 행동의 가장 중요한 길잡이이고, 인류의 생존은 그런 감정이 지니는 힘에 상당히 빚지고 있다. 그런 힘은 특별한 것이다. 자식을 구하려는 절박함 같은 힘 있는 사랑만이 부모가 개인적인 생존의 충동을 넘어서도록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이성의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의 자기희생은 틀림없이 비합리적이지만, 감성의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불가피한 유일한 선택이다. 왜 감성에 그렇듯 중심적인 역할이 주어지게 됐을까? 사회생물학자들은 이성에 비해 감성이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감성은 곤경에 직면했거나 위험, 고통스러운 상실감, 좌절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해주고, 동료와의 긴밀한 유대감 혹은 가족의 형성 같은 아주 중요해서 이성에만 내맡길 수 없는 문제들에 부딪혔을 때에도 우리를 안내한다. 사랑, 미움, 노여움 같은 각각의 감성은 별개의 차이 나는 행동을 만들어낸다. 즉 삶에 찾아오는 곤혹스러운 일들을 처리하는 데 좋은 효과를 가져왔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진화의 역사를 통해 거듭 반복되면서 인간의 신경에 내재하는 감성의 목록으로 살아남게 됐고, 그것은 인간의 마음이 자동적인 경향성을 띠게 됐다는 사실로 입증할 수 있다.
• 정열이 이성을 압도할 때
진화를 통한 감성적 유산인 두려움은 우리로 하여금 힘을 발휘해 가족을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게 해준다.~~~진화 생물학자들은 이런 자동 반응이 우리 신경체계 속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유사 이전 힘겨웠던 그 오랜 세월 동안, 그런 반응에 따라 삶과 죽음의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감성은 오랜 진화의 역사 속에서 현명한 안내자 역할을 해왔지만,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진화의 느린 행진으로는 급속히 바뀌는 현실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프로이트가 <문명과 그 불만>에서 묘사한 대로, 사회는 내부에서 지나치게 자유로이 용솟음치는 감성을 억제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규칙을 강요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정열은 거듭해서 이성을 압도한다. 인간의 본성인 정열은 정신적 삶의 기본 구조에서 생겨난다. 감성의 기본 신경회로에 대한 생물학적 설계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가지고 태어나는 감성은 과거 5만여 세대의 산물이다.
• 행동하려는 충동
본질적으로 모든 감성은 행동하려는 충동이다. 즉 감성은 삶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진화를 통해 우리 안에 주입된 순간적 계획이다. 감성이라는 단어의 뿌리 자체가 ‘움직이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모테레(motere)'에 ’떠나다‘의 뜻을 접두사 ’e-'가 결합된 것이다. 이는 행동하려는 경향성이 모든 감정에 내재해 있음을 시사한다.
• 인간의 이중적 정신
대개 감성적 정신과 합리적 정신 간에는 균형이 존재한다. 즉 감성은 합리적 정신의 작용을 받아들여 이성으로 충만해지며, 이성은 감성적 정신을 세련되게 만들거나 이따금 거부한다. 그럼에도 감성적 정신과 합리적 정신은 반쯤은 독립적이다.
• 두뇌 발전의 역사
두뇌의 가장 원시적 부위는 척추의 꼭대기를 둘러싼 뇌간이다. 이 두뇌의 뿌리가 정형화된 반응과 동작, 호흡과 다른 장기의 신진대사 같은 기본적인 생명의 기능을 담당한다. 이 원시적인 뇌는 생각하거나 학습한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신체가 합당하게 작동하고 생존을 보장하는 쪽으로 반응하도록 유지시키는, 미리 프로그램 된 조절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뇌는 파충류 시대에 최고의 기능을 펼쳤다. ~~~합리적 뇌가 존재하기 오래전에 감성적 뇌가 존재했다는 말이다.
Chapter 2
돌발감정의 해부
(감정은 순간적인 계획이다)
돌발감정은 앞으로 살펴보게 되겠지만, 대뇌면연계의 중추인 편도에서 유래하는 신경 호르몬의 엄습 때문이다. ~~~돌발 감정은 강렬한 기쁨의 순간에도 작용한다.
• 모든 정열의 근원지
편도는 좌우 뇌에 하나씩 두 개가 있다. 영장류에 속하는 어떤 동물과 비교해도 인간의 편도가 상대적으로 크다.
해마와 편도는 진화를 통해 피질에 이어 신피질을 만들어 낸 원시적인 후뇌의 두 군데 주요 부위였다. 오늘날까지 대뇌변연계는 두뇌의 학습과 기억의 상당 부분 혹은 대부분을 담당하며, 편도는 감성 문제를 전문으로 다룬다. 만일 편도가 뇌의 나머지와 절연되면, 감성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이런 상태를 감성 공백이라고 부른다.
애정 이상의 많은 감정이 편도에 결부돼 있으며, 모든 격정은 편도에 의존한다. 편도가 제거되거나 편도와 뇌의 나머지 부위 사이의 연결이 끊어진 동물은 두려움과 분노를 거의 느끼지 못하고, 경쟁하거나 협동하고자 하는 마음을 상실하며, 더 이상 사회 속의 제자리에 대한 감각을 인지하지 못해 감정이 무뎌지고 멍한 상태가 된다. 인간의 고유한 감성신호인 눈물은 편도와 그 부근에 있는 대상회에 의해 축발되는데, 이들 영역을 달래고 편안하게 어루만져주어야 울음을 멈출 수 있다. 하지만 편도 없이는 가라앉혀야 할 어떤 슬픔의 눈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 신경의 인계철선
두뇌의 구조에서 편도는 사회적 보안회사 같은 존재다. ~~~이를테면 두려움의 경보가 울릴 때 편도는 긴급 신호를 두뇌의 모든 주요한 부위로 보낸다. 편도는 인체가 싸울 것인지 도망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호르몬을 분비시키고, 동작중추에 동원령을 내리며, 심장혈관과 근육, 창자를 활성화 한다.
편도는 비상시 사용되는 소량의 호르몬인 노르에피네르린(부신수질 호르몬) 분비를 지시한다. 편도에서 나온 추가 신호들이 뇌간에 이르러 얼굴을 두려운 표정으로 바꾸라고 지시하고, 근육이 진행하던 불필요한 동작을 멈추게 하며, 심장박동을 증대시키고, 혈압을 올리며, 호흡을 늦추게 한다. 다른 신호들은 두려움의 원천에 주목하여 근육이 그에 따라 반응하도록 준비시킨다. 이와 동시에, 긴급 상황과 관련된 어떤 정보든지 떠올리기 위해 피질의 기억체계가 이리저리 움직인다. 이어서 그렇게 해서 떠오른 생각이 두뇌에서 우위를 점한다.
• 감성의 파수꾼
지난 10년 동안 이루어진 감성에 대한 놀라운 발견들 가운데 하나가 르두의 연구에서 나왔다. 두뇌의 구조가 어떻게 편도에 뇌를 강제할 수 있는 감성의 파수꾼으로서의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는지를 밝혀낸 것이다. 그는 눈이나 귀에서 들어오는 감각신호는 맨 먼저 시상으로 가고, 그 다음 하나의 시냅스를 가로질러 편도로 가며, 시상에서 나온 두 번째 신호가 사유하는 뇌인 신피질로 전달된다는 점을 밝혔다. 여러 수준의 두뇌회로를 통해 감지한 정보를 잘 뒤섞어 최종적으로 좀 더 섬세하게 재단된 반응을 시작하는 게 신피질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가지 뻗기는 이런 신피질에 앞서 편도가 응답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르두의 연구는 감성생활을 이해하는데 혁명적이다. 신피질을 우회하는 감정의 신경통로를 알아낸 최초의 연구이기 때문이다. 편도를 통한 직행로를 택한 감정에는 인간의 가장 원시적이고 강력한 감정이 포함된다. 이 회로를 통해 감성의 힘이 합리적 정신을 압도한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 감성기억의 전문가
무의식적 판단이 감성기억이고, 감성기억의 저장고는 편도다. 오랫동안 대뇌변연계의 주요 구조물이라 여겨진 해마가 감성반응보다는 지각되는 패턴을 접수하고 감지하는 데 더 관여한다는 점을 시사 하는 것이 르두를 비롯한 신경과학자들의 연구다. 해마로 주로 입력되는 내용은 감성적 의미에 꼭 필요한, 문제의 맥락에 대한 예리한 기억을 제공하는 것이다. 해마야말로, 이를테면 동물원의 곰과 뒤뜰의 곰이 지니는 차별화된 의미를 인지한다.
해마가 무미건조한 사실을 기억하는 반면, 편도는 그런 사실과 궤를 달리하는 감성적 풍미를 기억한다. 만일 2차선 고속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하려다 정면충돌을 가까스로 모면했을 경우, 도로가 어떻게 뻗어 있었고 맞은편 차량이 어떻게 생겼는지 같은, 일어났던 일의 세부 사항은 해마가 간직한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앞차를 추월하려 할 때마다 우리를 긴장하게 만드는 뇌의 부위는 바로 편도다. 르두는 이렇게 표현한다. “해마는 어떤 얼굴이 자기 사촌의 얼굴인지 아는 데 필요하죠. 하지만 여기에 그 사촌을 정말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감정을 덧붙이는 것은 바로 편도입니다.
편도는 주어지는 신호의 강도만큼 감성적 각성의 순간을 기억 속에 각인 하는 듯 보인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예를 들어 첫 데이트를 어디에서 했는지, 혹은 우주선 챌린저호가 폭발했다는 소식을 언제 들었는지를 기억할 가능성이 다른 보통의 기억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이다. 편도의 각성이 강렬할수록 각인이 더 확실해지기 때문이다. 살면서 가장 두려워했고 전율했던 경험은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에 속한다. 이는 사실상 뇌가 두 개의 기억체계를 지니고 있다는 뜻으로, 하나는 보통의 사실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감성으로 채워진 사실을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감성 기억의 특별한 체계는 진화 과정의 산물이다 우리를 위협하거나 즐겁게 해준 것에 대한 특별히 생생한 기억을 확실하게 지니도록 만듦으로써 생존이 가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감성기억은 바로 이런 과거의 강렬한 기억 때문에 현재로 잘못된 안내를 할 수도 있다.
• 때늦은 신경 정보
신경 경보의 한 가지 결함은 이따금 편도가 보내는 긴급한 신호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다. 감성이 기억되는 저장고인 편도는 기억을 살펴서 현재 벌어지는 일과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비교한다. 비교 방법은 연상으로, 현재 상황의 요소가 과거의 요소와 유사할 때 그것들을 걸맞은 짝으로 여기게 된다. 그래서 충분히 확신이 서기도 전에 회로가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 요소들이 아주 조금만 유사해도 편도는 경고 정도로 반응해도 되는 사건을 오래전에 각인된 방식으로 현재에 반응하도록 광적인 명령을 내린다.
강력한 감성기억들은 대개 유아와 보모 간에 관계가 이루어지는 순간 감각적 두뇌의 부정확성은 커진다. 얻어맞았거나 철저히 무시됐을 때처럼 마음에 충격을 받는 경우에 특히 그렇다. 유아기에는 뇌의 다른 부분, 특히 사실의 기억에 긴요한 해마와 합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신피질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다. 기억과 관련해 편도는 해마와 손을 맞잡고 작용한다. 각자 독립적으로 자신의 특별한 정보를 저장하고 복원하는데, 해마가 정보를 복원하는 동안 편도는 그 정보에 어떤 감성적 유의성이 있는지를 판단한다. 하지만 편도는 아주 빨리 성숙해져서 아기가 태어날 때 이미 충분히 발달했다고 봐도 될 정도다.
• 빠르지만 부정확한 감성 신호
• 감성의 관리자
편도의 격동을 막는 뇌의 제동 스위치는 아마 바로 뒤 전전두엽에 있는 신피질로 이어진 주요 회로의 한쪽 끝에 있는 듯 보인다. ~~~대개는 전전두엽 부위가 처음부터 감성반응을 관활 한다. 시상에서 나오는 감각 정보를 담은 대부분의 심상은 편도로 가는 게 아니라 신피질과 신피질의 여러 중추에서 접수되고 해독된다. 해당 정보와 그에 대한 반응은 감성적 목표를 포함한 하나의 목표를 지향하는 행동을 계획하고 조직하는 곳인 전전두엽에 의해 조절된다.
신피질은 회로를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반응이 돌발감정의 메커니즘보다 훨씬 느리다. 더 많은 생각이 느낌을 앞서기 때문에 신피질의 반응 또한 훨씬 더 사려 깊은 것일 수 있다. 우리가 상실감으로 슬퍼지거나, 승리 후에 행복감을 느끼거나, 누군가 말했거나 행한 일에 대해서 깊이 상처를 받거나 화를 낼 때는 신피질이 작동 중인 것이다.
괴로운 감정을 억제하는 장치는 왼쪽 전전두엽에 있는 듯하다. 전두엽을 다친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기분을 연구하는 신경심리학자들은 외쪽 전전두엽의 기능 중 하나가 불쾌한 감정을 규제하는 신경의 온도조절기 같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른쪽 전전두엽엔 두려움과 공격성 같은 부정적 감정이 자리하는 반면, 왼쪽 전전두엽은 vfl시 오른쪽 전전두엽을 방해해서 거친 감정을 억제한다.
요컨대 왼쪽 전전두엽은 매우 강한 부정적인 감정의 동요를 제외한 모든 감정을 억제하거나 적어도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신경회로의 일부인 것 같다.
• 감성과 사고의 조화
편도와 신피질 사이의 연결 장치들은 머리와 가슴, 사고와 감정 간에 벌어지는 전투나 조약의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현명한 판단을 내리게 해주는 동시에, 명료한 판단을 내릴 때 감성이 왜 꼭 필요한 것인지를 설명해준다.
전전두엽은 작동기억을 책임지는 영역이다. 대뇌변연계에서 전전두엽으로 이어진 회로들은 초조, 분노 같은 강한 감정의 신호가 신경계의 격렬한 반대를 불러 일으켜 작동기억을 유지하는 전전두엽의 능력을 고의로 손상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화가 났을 때 똑바로 생각할 수가 없다고 말하는 이유이며, 감정적 고통이 계속되면 아이의 지적 능력에 손상을 주어 학습능력을 불구로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손상이 만일 좀 더 미묘하다면 IQ검사로는 부각되지 않는다. 손상은 아이의 마음속 동요와 충동뿐 아니라, 더욱 목표 지향적인 신경심리학적 측정 수치를 통해 드러난다.
한 연구에서 평균 이상의 IQ를 지녔지만 성적이 나쁜 초등학생들이 이런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통해 손상된 전두엽 기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학생들은 충동적이고 긴장했으며 종종 파괴적이고 말썽을 일으켰다. 이는 대뇌변연계의 충동에 의해 전두엽의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시사한다. 지적인 잠재력이 있는데도 이런 학생들은 낙제, 알코홀의존증, 범죄 같은 문제를 일으킬 위험성이 대담히 높다. 그들의 지성에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감성생활에 대한 통제 기능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IQ검사로 내용이 파악되는 피질 영역과 완전히 분리된 감성두뇌는 분노와 공감을 통제한다. 이런 감성회로는 어린 시절 전체에 걸친 경험을 통해 마련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런 경험을 완전히 우연에 맡겨버리는 위험을 방치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들의 의사결정 능력에 엄청난 결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IQ나 여타의 모든 인지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지능이 거의 손상되지 않았음에도 그들은 사업과 개인생활에서 불행을 가져오는 선택을 했고, 약속을 언제 할지처럼 간단한 결정에도 종종 끊임없이 괴로워했다.
다마지오 박사는 그들이 감성적 학습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너무나 형편없었다고 주장한다. 사고와 감성이 만나는 지점인 전전두엽과 편도 간의 회로는 우리가 살면서 획득하는 호감과 비호감의 저장고로 가는 중요한 통로다. 편도의 감성기억이 차단된 신피질은 무엇을 숙고하든 더 이상 과거에 연상했던 감성반응을 촉발하지 않는다. 이런 환자들은 감성기억이 저장되어 있는 편도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감성기억의 내용을 망각해버린 것이다.
[2]감성지능의 본질
Chapter3
똑똑한 바보
(높은 IQ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IQ는 인생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인들 중 잘해야 20%를 차지할 뿐이고, 나머지 80%는 다른 요인들이 결정한다.
• 감성지능과 운명
• 단일지능인가, 다중지능인가
• 스포크 대 데이터: 인식이 전부는 아니다
• 감성의 지능적 측면
어떻게 감성과 관련된 지적 훈련을 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드너의 견해에 동의하는 다른 이론가들에게로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 가장 유명한 사람은 피터 셀로비와 존 메이어다. 그들은 감성에다 지능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아주 자세하게 도식화했다.
사회지능은 학문적 능력과 구별되는 동시에, 사람들이 살면서 맞부딪치는 일을 잘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지혜의 주요 부분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터에서 가장 높게 평가되는 가치의 하나는 유능한 관리자라면 말로 하지 않아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민감성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더 많은 심리학자들이 교실에 있을 때나 그들이 나중에 교수로 성공할 가능성을 예견해주지, 학교를 벗어나면 그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는 가드너의 견해에 그들은 동의했다. 이런 견해를 가진 심리학자들은 -스텐버그와 셀로비도 그들 중 하나다- 삶을 성공적으로 영위하는데 필요하다는 좀 더 포괄적인 관점에서 지능의 개념을 철저하게 개혁하고자 애를 썼다. 그런 탐구 선상에서 개인적 지능이나 감성지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평가가 다시 내려지게 됐다. 셀로비는 메이어와 더불어 감성지능에 대해 자세히 정의를 내리고, 이것을 다섯 가지 영역으로 확대했다.
1. 자신의 감성 인식하기. 감정을 일어난 그대로 인식하는 자기인식이 감성지능의 근본 원리다. 4장에서 살펴보게 되겠지만, 순간순간의 감정을 살피는 능력은 심리학적 통찰과 자기이해에 꼭 필요한 것이다. 사실의 진짜 감정을 감지하지 못하는 무능력은 오히려 감정에 휘둘리게 만든다. 자기감정에 대해 확신을 지닌 사람들은 삶을 더 잘 영위할 수 있으며, 결혼 상대나 직업 선택 등을 할 때 진정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확실한 이해력을 지니고 있다.
2. 감성 관리하기. 합당하게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자기인식에 토대한 능력이다. 5장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능력과 걱정이나 우울, 초조감을 떨쳐버리는 방법 그리고 이런 기본적인 감정기술의 결여가 가져오는 결과를 살펴볼 것이다. 이런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괴로운 감정과 싸우게 되는 반면, 이런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좌절과 혼란에서 훨씬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3.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하기. 목표달성에 필요한 감성보다 우선하는 것은 주의집중, 자기 동기 부여, 숙련도, 창의력이다. 6장에서 살펴보겠지만, 만족을 유예하고 충동을 억누르는 감성적 자기 통제는 모든 종류의 성취에 기초가 되며, 몰입 능력은 뛰어난 성취를 기능하게 해준다. 이런 능력을 지닌 사람들은 자신의 맡은 어떤 일에서나 높은 생산성을 나타내고, 고도의 효율성을 발휘한다.
4. 타인의 감성 인식(감정 이입)하기. 감성적 자기인식의 기초가 되는 또 다른 능력인 감정이입은 기본적인 인간친화지능이다. 7장은 감정이입의 근원, 감성적으로 무능해질 때 치러야 하는 대가. 감정이입이 이타주의에 불을 붙이는 이유를 탐구할 것이다. 감정이입을 잘 하는 사람들은 타인이 필요로 하거나 원하는 것을 가리키는 미묘한 신호를 더욱 잘 잡아낼 수 있다. 그러므로 감정이입을 할 줄 아는 사람은 누군가를 돌보거나 가르치는 일, 판매나 관리 분야에서 능숙한 힘을 발휘한다.
5. 관계를 잘 풀기. 관계의 예술은 대체로 타인의 정서를 잘 헤아리는 능력이다. 8장은 사교적 능력과 무능력, 거기에 포함된 특별한 기술을 살핀다. 이런 능력은 d니기, 지도력, 대인관계의 유능함을 뒷받침한다. 이런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 맺음이 중요한 일에서 빛을 발한다. 그들은 사교의 달인이다.
• IQ와 감성지능의 비교
Chapter 4
너 자신을 알라
(결정에 앞서 감정을 다스려라)
어느 호전적인 사무라이가 불교의 선사에게 천당과 지옥의 개념을 설명해보라고 했다. 하지만 선사는 냉소적으로 대답했다. 시골뜨기에 불과한 너 같은 놈에게 시간을 낭비할 수 없지. 자존심에 상처가 되는 공격적인 대답을 듣자, 그 사무라이는 분노에 치를 떨며 칼을 뽑아들고 외쳤다. 건방을 떨었으니 너를 죽여 버리겠다. 선사가 조용히 대답했다. 그게 바로 지옥이다. 자신을 온통 사로잡아버린 분노를 가리키는 선사의 일갈에서 진실을 엿본 사무라이는 마음을 진정했고, 칼을 도로 집어넣은 뒤 절을 하고서 뛰어난 통찰을 보여준 선사에게 감사의 예를 올렸다. 그러자 선사가 말했다. 그것이 천국이다. ~~~소크라테스의 말, 너 자신을 알라는 감정이 일어나는 즉시 그것을 알아채라는 것이다.
메이어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에 주목하고, 자신의 감성을 다루는 자신만의 특징적인 스타일을 갖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자기 인식형. 어떤 기분이 들 때 그 기분을 알아차리는 사람들은 납득될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생활을 세련되게 만든다. 감성에 대한 그들의 명료함은 다른 인성 특질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율적이고, 자신의 영역에 대한 확신이 있으며,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지닌 편이다. 이들은 나쁜 기분이 들 때 그 기분에 빠지지 않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으며, 남보다 빨리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 요컨대 그들은 자신의 감성을 자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관리하는 일에서도 좀 더 용이하다.
-매몰형. 종종 감성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으며, 마치 모든 일에 자신의 기분이 책임이 있는 듯 거기서 벗어나려 하지만 무기력하다. 그들은 변덕스러우며, 자기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전망을 세우기보다 감정에 매몰된다. 결과적으로 나쁜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의 노력하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의 감성생활을 통제할 힘이 없다고 느낀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 감성적으로 통제 불능이라고 여긴다.
-수용형. 자신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알 때가 많지만, 그 기분을 굳이 바꾸려 애쓰지 않는다. 수용형에는 두 종류가 있는 듯하다. 하나는 대체로 기분이 좋아서 그것을 바꾸려는 동기가 거의 없는 사람들이다. 다른 하나는 나쁜 기분이라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는데도 그런 기분을 받아들이고, 고통스러운데도 그런 기분을 바꾸려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를테면 무언가 단념한 후 절망해버린 의기소침해진 사람들이다.
• 격정형과 무덤덤형
• 감정이 없는 사람
• 육감을 찬양하라
• 무의식 측정하기
Chapter 5
격한 감정에 휩싸이는 순간
(분노, 불안, 우울에 대처하기)
절제의 목표는 균형이지, 감정의 억압이 아니다. 모든 감정은 그 자체로 가치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열정 없는 생활이란 무덤덤한 황무지일 테고, 삶이 주는 풍요로움에서 단절되고 소외될 것이다. ~~~감정이 너무 미약하면 단조로움과 거리감이 생기고, 감정이 통제를 벗어나 너무 극단적이고 완강하면 우울, 과도한 불안, 치솟는 분노, 관적인 흥분처럼 병적 상태가 된다.
괴로움을 가져오는 감정을 억제하는 일은 감성적 행복의 요체임이 분명하다. 그것이 지나치게 커지거나 너무 오랫동안 강화돼 극단적이 되면 심신의 안정을 허물어뜨리지만 말이다. 우리가 오직 하나의 감성만을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항상 행복하다는 것은 1970년대에 한때 유행했던 스마일 배지같은 것들에서 느껴지는 무덤덤한 기분일 수도 있다.
상승뿐 아니라 하강도 인생에 풍취를 곁들이지만, 균형은 필요하다. 긍정적 감성과 부정적 감성의 적절한 비율이야말로 행복을 결정한다.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 불쾌한 감정을 피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즐거운 감정을 맛보기 위해서는 폭풍우 같은 감정은 억제되는 것이 낫다. 강한 분노와 우울한 느낌을 경험한 사람이 만일 그것을 상쇄할 만큼 즐겁고 기쁜 시간을 보낸다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연구는 감성지능과 학업지능은 독립적이라는 사실을 증거 하는데, IQ와 사람들의 감성적 행복 사이에는 거의 또는 전혀 관련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극단적으로 강렬한 느낌은 비교적 드물다. 우리는 대부분 감성의 롤러코스터에서 완만하게 굴곡진 회색의 중간지대에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감성을 관리하는 일에 늘 신경 써야 한다. 즉 우리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특히 자유 시간 에는 - 기분을 관리하려는 시도다. 소설을 읽거나 TV를 보는 일에서 특정한 활동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기분을 좀 더 나아지게 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우리 자신을 달래는 기술이 곧 기본적인 삶의 기술이다. 존 볼비와 위니콧 같은 일부 정신분석 사상가들은 이것을 모든 심리도구들 가운데 가장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그들의 이론에 따르면, 감성적으로 건전한 유아들은 보모가 자신을 대하듯 스스로를 대함으로써 감성두뇌가 격동에 휩싸일 때에도 상처를 덜 받는다.
그러나 보통의 나쁜 기분은 제멋대로 방치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불행히도 내버려두는 방식이 항상 효과적이지는 않다. 나쁜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참고한 책과 나름의 방법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해 400명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했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심리학자 다이앤 타이스는 적어도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나쁜 기분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았다. 그들 중에는 결코 기분을 바꾸려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한 5%정도의 기분 순수주의자들이 있었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모든 감정은 자연스러우며 아무리 실망스럽더라도 드러나는 그대로 경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것에 대해 불평을 했다.
• 분노의 해부
Chapter 6
모든 재능의 우두머리, 감성지능
(스스로 동기부여 하는 힘)
• 충동의 통제: 마시멜로 테스트
내가 지금 잠깐 나갔다가 올 텐데, 네가 그때까지 기다린다면 마시멜로 두 개를 주마. 만약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으면 지금 한 개만 먹을 수 있단다. 이것은 충동과 억제, 이드와 에고, 욕망과 자기통제, 만족과 유예 사이에서 영원히 싸움을 벌이는 소우주인 네 살 난 아이의 영혼을 확실하게 시험하는 도전이다.
이 충동의 순간에 대한 진단 결과는 이 아이들이 청소년으로 자란 대략 12년에서 14년 후에 분명해졌다. 곧바로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들과 자신의 만족을 유예했던 또래 간의 정서적, 사회적 차이는 극적이었다. 네 살 때 유혹에 저항한 아이들은 청소년이 된 현재 사회적으로 훨씬 뛰어났다. 능력도 있고, 자기 확신도 있으며, 인생의 좌절에 훨씬 더 잘 대처했다. ~~~그들은 어려움에 직면해도 포기하는 대신 도전을 받아들이고, 그 도전을 추구했다. 그들은 자주적이고, 확신에 찼으며, 믿을 만했다. 또한 솔선해서 과제에 뛰어들었다.
삶의 초창기에 작게 나타나는 것이 삶이 진행됨에 따라 광범위한 사회적, 감성적 능력으로 꽃피우게 된다.
• 불쾌한 기분, 불쾌한 생각
불안한 사람들은 IQ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동안 겪는 걱정의 가짓수는 그들이 시험을 얼마나 형편없이 볼 것인지를 예측하게 해준다. 걱정하기라는 인지적 과제에 소비된 정신적 자원들은 다른 정보들을 처리하는 데 이용될 자원을 손상할 것이다. 즉 지금 치르는 시험에서 낙제하게 되리라는 걱정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만큼 해답을 파악하는 데 주의를 덜 쓰게 될 것이다. 불안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 우리를 그 예언이 예고하는 바로 그 재난을 향해 가게 만든다.
한편 자신의 감정을 이용하는 데 능숙한 사람들은 다가오는 연설이나 시험에 대한 예감성 불안을 활용해 그에 대해 준비를 잘하도록 동기유발을 일으킨다. ~~~~좋은 기분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생각이 유연해지고 복잡하게 생각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그리하여 지적인 문제든, 사람들 사이의 문제든 그 문제의 해결책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기분이 나쁘면 기억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치우치게 되어 겁을 내며 지나치게 조심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많다. 통제를 벗어난 감성은 이성을 방해한다.
• 판도라 상자와 희망 : 긍정적 사고의 위력
희망 수준이 높은 학생들은 스스로 좀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학업 성취도에서 비슷한 지적 자질을 가진 학생들을 구분 짓는 요인은 희망이다.
스나이더는 희망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목표가 무엇이든, 그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의지와 성취할 방법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마음가짐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의미에서 희망의 수준은 사람마다 다른 편이다. 스스로 혼란에서 벗어나거나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목표를 달성할 에너지와 능력, 수단이 자신에겐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희망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겐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 목표 달성을 위한 풍부한 책략, 상황이 호전될 긴장되는 시점에 잇을 때 기운 북돋우기, 목표 완수를 위한 다른 방법을 찾아내거나 이전의 목표달성이 불가능할 경우 목표를 바꾸는 충분한 유연성, 난공불락의 과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분류하거나 작게 나눌 수 있는 감각의 소유 등이 그런 특징이다.
• 낙관주의 : 커다란 동기유발 요인
낙관주의는 희망처럼 좌절과 차질이 닥쳤을 때에도 일반적으로 점차 형편이 좋아질 것이라는 강한 기대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감성지능의 관점에서 낙관주의는 힘겨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냉담, 무기력,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태도다. 희망과 마찬가지로 낙관주의는 인생에 이익을 가져다준다. 물론 그 낙관주의가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너무 순진한 낙관주의는 오히려 문제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낙관적인 사람은 다음번에 성공하기 위해 바뀔 무언가 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간주하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실패를 자신들이 변화시키기에 무기력한 특성 탓으로 돌린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관점의 한 가지 원천은 당연히 타고난 기질이다. 물론 천성적으로 둥굴둥굴 잘 지내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앞으로 14장에서 살펴보게 되겠지만, 기질도 경험에 의해 조절할 수 있다.낙관주의와 희망은 무기력과 낙담처럼 학습이 가능한 것이다.
• 몰입 : 탁월함의 순간
몰입은 감성지능이 최상의 상태일 때 가능하며, 기량과 학습 향상을 위해 감성을 활용하는 쪽으로 이끈다. 감성이 몰입 속에 갇혀 있으면서 일정 방향으로 이끌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활력에 넘치며 가까이 있는 과제에 스스로 방향을 맞추는 것이다. 적극적이고 활력에 넘치며 가까이 있는 과제에 스스로 방향을 맞추는 것이다. 권태로운 우울함이나 동요하는 불안은 몰입에서 추방된다. 몰입은 거의 모든 사람이 때때로 접하는 경험으로, 특히 최고의 정점에서 기량을 발휘하거나 이전의 한계를 넘어설 때 체험한다.
몰입에 들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나는, 눈앞의 과제에 예리한 주의력을 의도적으로 집중하는 방법이다. 고도로 집중된 상태는 몰입의 본질이다. 몰입에 이르는 출입구에는 되돌림 고리가 있는 듯하다. 과제에 착수할 만큼 충분히 고요하고 집중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첫 번째 단계는 일정한 훈련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일단 집중된 상태에 빠져들면, 감성적 소란에서 벗어나는 편안함이 찾아오는 동시에 과제 처리가 힘들지 않게 되면서 집중은 스스로 힘을 갖게 된다.
몰입은 자신에게 능숙한 과제를 조금은 능력에 부담이 되는 수준에서 하게 될 때 쉽게 할 수 있다.
• 학습과 몰입 : 새로운 교육의 모형
몰입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게 하는 도전적인 영역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능력이 증대됨에 따라 몰입에 들어가기 위해선 더욱 강화된 도전이 필요하다. 만일 과제가 너무 단순하면 사람들은 지루해한다. 그렇다고 너무 어려우면 몰입보다는 불안을 가져온다. 어떤 기술이나 기능에 숙련된다는 것은 몰입을 경험함으로써 촉진된다고 할 수 있다.
화가들은 무엇보다 그림 그리기를 원해야 한다. 만일 캔버스 앞의 화가가 그림을 얼마에 팔까 라든가 비평가들이 내 그림을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팔리기 시작하면, 그는 독창적인 화가의 길을 걸을 수 없을 것이다. 창조적인 성취는 마음을 하나로 집중해 몰두하는 데 달려 있다.
우등생들은 공부에 쓰는 시간의 40% 동안 즐겁고 집중하는 몰입 속에 있었다. 하지만 열등생들은 단지 16% 동안만 몰입 속에 있었다. 그것도 그들의 능력을 초과하는 과제로 인해 불안해하면서 말이다. 열등생들은 공부가 아니라 사교 활동에서 기쁨과 몰입을 발견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요컨대 자신의 학업 잠재력 수준에 도달하거나 그 이상을 달성하는 학생들은 공부가 몰입에 들게 해주므로 공부로 이끌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슬프게도 열등생들은 몰입에 들게 해줄 능력 수준을 만들지 못함으로써 공부하는 즐거움을 상실함과 동시에, 장차 그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을 지적 과제의 수준을 한계지어 버리는 위험을 무릅쓴다.
다중지능이론을 개발한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위협이나 보상의 약속보다는 몰입과 그것의 특징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상태가 아이들의 내면에 동기유발을 하며, 그것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가장 건강한 방법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아이들을 경쟁력을 계발할 만한 영역에서 학습하도록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무엇에 관심 혹은 재능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몰입이란 아이가 합당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내적인 상태죠.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발견해내서 그것을 붙잡고 늘어져야 합니다. ~~~사람은 관심을 가질 무언가가 있을 때 가장 잘 배우며, 그것에 빠질 때 기쁨을 느끼죠.
Chapter 7
감정이입의 근원
(아동학대자의 정신, 정신이상자의 도덕)
감정이입은 자기인식에 토대를 둔다. 자신의 감정에 열려 있을수록 타인의 감정을 더 잘 알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전혀 모르는 게리 같은 감정표현불능증 환자는 주위의 다른 사람이 무얼 느끼는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면 완전히 당황해버린다. 그들은 감성적 음치인 셈이다. 목소리 톤 혹은 어조나 자세의 변화, 감동적인 침묵이나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떨림 같은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짜여 지는 감성적 음표와 코드들이 이런 사람들에겐 전혀 주의를 끌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린다.
자기감정에 당황스러워하는 이들은 다른 사람이 감정을 털어놓을 때도 마찬가지로 당황스러워한다.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무능력은 감성지능에서 중요한 결손이며, 인간적인 면모라는 측면에서 비극적인 약점이다. 모든 관계에서 마음을 쓰는 뿌리는 감성적 조율과 감정이입의 능력에서 생겨난다.
사람들의 감정은 말보다는 다른 신호를 통해 표현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타인의 마음을 직관적으로 알게 되는 열쇠는 비언어적 통로를 해독하는 능력에 있다. 어조, 몸짓, 표정 등을 이해하는 능력 말이다. 그런 비언어적 신호를 해독하는 사람들의 능력에 대한 가장 대규모의 연구는 아마도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인 로봇 로젠탈(Robert Rosenthal)과 그의 학생들에 의해 이루어진 듯하다. 로젠탈은 진저리가 나는 느낌에서 모성애에 이르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한 젊은 여성을 담은 일련의 비디오테이프인 PONS(Profile of Nonverbal Sensitivity, 비언어적 신호에 대한 민감도 측정)라는 감정이입 검사를 고안해냈다. 비디오 장면에 나오는 감정들은 질투심 가득한 분노에서 용서, 감사, 유혹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아주 넓다.
미국을 포함해 19개국의 7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이 검사 결과, 비언어적 신호를 보고 감정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주는 이점에는 높은 감성적 적응능력, 많은 인기, 외향적 성격, 아마 놀랄 일은 아니지만 뛰어난 민감성 등이 있었다. 45분 동안 검사를 하면서 기량이 향상되어 감정이입 기술을 익히게 된 사람들 역시 이성과 도 좋은 관계를 맺었다. 학습한다고 해서 전혀 놀랄 일이 아닌 감정이입은 낭만적 생활에 도움을 준다.
감성지능의 다른 요소들이 SAT나 IQ 수치와 별 관계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감정이입의 민감도 측정 수치 역시 SAT나 IQ 혹은 학업 성취도 검사와는 부차적인 관련성 밖에 없었다. 감정이입이 IQ와 별개라는 사실은 어린이용 PONS검사에서도 발견됐다. 1011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 검사에서 감정을 비언어적으로 해독해내는 능력을 보여준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고 감성적으로 안정된 아이들에 속했다. 그들은 또한 공부도 잘했다. 그러나 그들의 평균 IQ는 비언어적 신호를 해독하는 데 덜 뛰어났던 아이들의 IQ보다 높지 않았다. 감정이입 능력에 숙달되면 교실에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혹은 그저 선생님들이 그런 학생들을 더 좋아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 감정이입의 전개 방식
발달심리학자들은 유아들이 자신이 타인과 떨어져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동정적인 괴로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어난 지 몇 달 되지도 않아 아기들은 주위에서 벌어지는 소란을 마치 자기 문제인 듯 반응하여 다른 아기가 우는 모습이 눈에 띄면 같이 운다. 1년쯤 지날 무렵 아기들은 비록 여전히 어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워하는 듯 하지만, 그 고통이 자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고통임을 깨닫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뉴욕 대학교에서 마틴 L. 호프먼이 수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어떤 한 살짜리 아기는 울고 있는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그 아기의 엄마가 같은 방에 있는데도 자기 엄마를 그 친구에게 보냈다. 또한 한 살짜리 아기가 누군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그 사람의 고통을 흉내 낼 때도 이와 같은 당황스러운 일이 관찰된다. 예를 들어 다른 아기가 손가락을 다치면 자기 손가락은 입에 넣어 자신도 아픈지 살펴본다든지,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자 자신은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는데도 자기 눈을 닦아낸다든지 하는 행동을 말이다. 그런 행위를 운동성 모방(motor mimicry)라고 하는데, 이것은 말 그대로 감정이입이라는 단어가 지닌 고유한 기술적 의미로, 미국의 심리학자 티치너(E. B. Titchener)가 1920년대에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다.
운동성 모방은 생후 2년 6개월가량 되면 아이들의 행동 목록에서 사라진다. 이 시기에 이른 아기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과 자신의 고통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신을 더 잘 위로할 수 있게 된다. 성장이 이 지점에 이르면 아기들은 타인의 감성적 혼란에 대한 전반적인 민감도에서 차이를 나타내기 시작한다. ~~민감한 아이도 있고 둔감한 아이도 있다. 국립건강연구소와 메리언 래드케야로와 캐롤라인 잔왁슬러가 수행한 일련의 연구를 통해 감정이입 차원에서 보이는 이런 차이의 대부분은 무모가 자녀를 훈련하는 방식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부모의 훈련에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주게 될 고통에 강하게 주목하는 일이 포함됐을 때 아이가 훨씬 감정 이입적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버릇없는 짓이야라는 말 대신에 네가 그 여자 아이를 얼마나 슬프게 만들었는지 보렴 이라고 말할 때 아이들은 훨씬 감정이입적이 되는 것이다.
• 감성적으로 잘 조율된 아이
조율과 단순한 모방은 다르다. 만일 당신이 아기를 흉내 내기만 한다면 그건 아기가 어떻게 느끼느냐가 아니라 단지 아기의 행동을 인지한다는 점을 보여줄 뿐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자기 기분을 감지하고 있음을 아기가 알도록 하려면, 다른 방식으로 아기의 내면의 느낌 속에다 알려주어야 하겠죠. 그러면 아기는 자신이 이해받았다고 느낍니다.
• 잘못된 조율의 대가
부모가 계속해서 아이의 내면에 있는 특정한 감성을 헤아려주지 못하면 아기는 그 감성의 표현을 회피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그 감성을 느끼는 일조차 회피하려 들 수도 있다. 만일 어린 시절 내내 그런 식으로 감성이 계속해서 억눌린다면, 앞에서 말했다시피 친밀한 관계를 도모하게 해주는 전 영역에 걸친 감성이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
• 감정이입의 신경회로
1975년의 한 보고서는 전두엽의 오른쪽 일부가 일정하게 절단된 환자들이 나타내는 이상한 결함에 대한 여러 가지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다. 환자들은 사람들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했지만 그들의 어조에 드러난 감성의 신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냉소적인 감사합니다와 고마운 느낌의 감사합니다. 그리고 화가 난 채 말하는 감사합니다가 그들에겐 똑같이 중립적인 의미를 지닐 뿐이었다. ~~~~이 모든 두뇌의 피질 부위는 대뇌변연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감정이입과 윤리의식 : 이타주의의 뿌리
• 감정이입 없는 삶 : 아동학대자의 정신, 전신이상자의 도덕
Chapter 8
인간관계의 기술
(우린 너를 싫어해)
타인을 조율하는 일은 자기 내면에 어느 정도 침착함이 있어야 가능하다.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이런 능력의 시험적인 징표가 바로 두 살 무렵에 나타난다. ~~~다른 사람의 감성을 다루는 일은 두 가지 서로 다른 감성능력인 자기관리와 감정이입이 성숙할 때 가능해진다. 이런 토대가 있어야 대인관계능력이 원숙해진다. 이것은 타인과 거래할 때 효율성을 높혀 주는 사회능력이다. 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인간관계에서 부적당한 언행이 발생하고, 개인 사이에 불행한 사태가 벌어진다. 심지어 지적으로 가장 총명한 사람조차도 인간관계에 실패하여 오만하고 밉살스럽거나 둔감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이런 사회 능력을 지닌 사람은 우연한 만남에서도 관계를 진전시키고, 자원을 동원하고 영감을 주며, 친근한 인간관계 속에서 번창하며, 설득하고 영향력을 미치고, 타인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
• 감성의 표출규칙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는 중요한 사회능력의 하나다. 폴 에크먼은 어떤 감정을 언제 적절하게 드러낼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가리키는 표출규칙display rules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에크먼과 일본에 있는 그의 동료들은 10대 애버리진족(호주 원주민)의 할례 의식을 담은 소름 끼치는 영화를 본 일본 학생들의 표정에 나타난 반응을 연구했다. 권위 있는 사람과 함께 영화를 보았을 때 일본 학생들의 얼굴엔 단지 아주 약한 반응만이 나타났다. 그러나 자신들만 있다고 생각하게 되자 괴로움, 두려움, 역겨움이 생생하게ㅐ 뒤섞인 모습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표출규칙에는 기본적인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감정의 표출을 최소화하기다. 이것은 권위자와 함께 잇을 경우 괴로운 감정을 처리하는 일본식 규범이다. 학생들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당혹스러움을 은폐했을 때, 그들은 이런 귭머을 따른 셈이다. 둘째는, 감정표현을 확대해서 자신의 느낌을 과장하기다. 이런 규칙은 엄마한테 달려가 오빠가 괴롭힌다고 고자질하면서 극적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려 애처롭게 보이게 하며 화가 난 듯 입술을 떠는 여섯 살쯤 된 아이들이 주로 활용하는 책략이다. 셋째는, 하나의 감정을 다른 감정으로 대체하기다. 아니오 라고 말하면 공손하지 않다고 여겨 그 대신 긍정적인(하지만 가짜인) 확신을 주는 몇몇 아시아 나라의 문화에서 이런 규칙이 작용한다. 이런 책략을 얼마나 잘 선택하고, 언제 그렇게 할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감성지능의 한 요소다.
• 풍부한 표현과 감성의 전염
우리는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모든 상황에 감성신호를 보내며, 그런 신호는 우리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솜씨가 좋으면 좋을수록 보내는 신호를 더 잘 통제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상호작용할 때 기분은 감정표현이 좀 더 적극적인 사람에게서 수동적인 사람에게로 전이된다. 하지만 감정적 전염에 특별히 영향 받기 쉬운 사람들이 있다.
내적인 민감성을 지닌 사람들인데, 그들의 자율신경계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쉽게 자극을 받는다. 변화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에 호소하는 광고는 그들을 눈물 나게 하는 반면, 쾌활한 사람과 빠르게 재담을 나누면 기운이 북돋워질 수 있다. 그런 변화를 통해 그들은 더욱 감정이입적이 된다. 그들이 다른 사람의 감정에 좀 더 쉽게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 사회적 지능의 싹수
[3] 감성지능 실전편
Chapter 9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감성지능
(화성 남자, 금성 여자와 결혼)
Chapter 10
최고기업을 위한 감성경영
(공동 목표를 추구하도록 설득하는 기술)
Chapter 11
정신과 의학
(관계에 초점을 맞춘 치료)
• 신체와 정신 : 감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1974년 로체스터 대학교 의과대학원의 한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발견으로 신체의 생물학적 지도가 다시 그려졌다. 심리학자 로버트 에이더가 면역 체계도 두뇌처럼 학습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의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에이더는 흰쥐들에게 혈류를 따라 순환되는 질병에 맞서 싸우는 T세포의 수를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약물을 먹이는 실험을 했다. 쥐들은 이 약물을 섭취할 때마다 사카린이 섞인 물과 함께 먹었다. 그런 후 억제 약 없이 사카린 섞인 물만을 줘도 여전히 T세포의 수가 일부 쥐들의 경우 병이 들거나 죽을 정도로까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쥐들의 면역체계가 단맛이 나는 물에 반응하여 T세포를 억제하는 법을 학습한 것이다.
면역세포는 실제로 혈류를 따라 몸 전체를 떠돌면서 면역세포가 인지하는 세포는 그대로 놔두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세포는 공격한다. 그 공격 덕택에 인체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암 등을 방어할 수 있지만, 만일 면역세포가 오인하여 신체 자체의 세포 가운데 일부를 공격하면 알레르기나 결핵성 피부염 같은 자기 면역성 질병을 일으킨다.
연구자들은 두뇌와 면역체계 양쪽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작용하는 화학적 전달자가 감성을 규제하는 신경 영역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전달자임을 발견해냈다. 감성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치도록 해주는 직접적인 육체적 통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 중 일부를 에이더의 동료인 데이비드 펠턴이 밝혀냈다. 펠턴은 혈압 수준에 맞춰 인슐린이 분비되는 정도뿐 아니라 그 외 모든 것을 규제하는 자율신경계에 감성이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연구에 착수했다. 아내 수전을 비롯해 다른 동료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펠턴은 당시 자율신경계가 면역체계 내 세포인 림프구 및 대식세포와 직접 접촉하는 장소를 탐지해냈다.
전자현미경으로 자율신경계의 신경 말단이 면역세포에 바로 인접한 끄트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시냅스처럼 생긴 접촉지점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이런 접촉점으로 인해 신경세포는 면역세포를 규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할 수 있다. 신경세포는 앞과 뒤로 이런 신호를 보낸다. 가히 혁명적인 발견이었다. 면역세포가 신경에서 나오는 정보의 목표 지점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감성과 면역체계를 연결하는 또 다른 주요 통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카테콜아민, 코르티솔, 프로락신, 천연 아편인 베타엔도르핀과 엔케팔린은 모두 스트레스로 인한 각성 상태에서 분비된다. 각각의 호르몬은 면역세포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상호관련성은 복잡하지만, 이런 호르몬들이 분비되면서 나타나는 주된 영향은 면역세포의 기능을 방해하는 것이다. 생존에 훨씬 긴요한 좀 더 즉각적인 위기 상황에 우선권을 두는 에너지의 보존이라 할 수 잇을 대응 속에서, 적어도 일시적이나마 스트레스가 면역체계의 기능을 억누른다. 강한 스트레스가 계속 된다면 그런 억압은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 건강에 유해한 감성 : 임상 자료
그럼에도 많은 내과 의사들은 여전히 감성이 임상적으로 중요하다는 데 회의적이다. 그동안의 연구들이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이 다양한 면역세포의 효율성을 악화한다는 점을 밝혀냈지만, 그런 변화의 범위가 의학적 차이를 나타낼 만큼 충분히 큰가 하는 점이 명확하지 않다는 게 한 가지 이유다.
스탠퍼드 대학의 저명한 산부인과 전문의인 캄란 네자트는 이렇게 말한다. “수술 계획이 잡힌 환자가 종일 제정신이 아니라서 수술을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저는 수술을 취소합니다.” 극도로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수술 경과가 나쁘다는 걸 모든 외과의는 알고 있어요. 그런 환자들은 피도 많이 흘리고 감염이나 합병증도 많습니다. 회복할 때도 훨씬 힘겨운 시간을 보내죠. 반면 침착한 환자들은 수술 경과가 훨씬 좋습니다.
만성 불안, 오랜 슬픔과 비관주의, 끊임없는 긴장이나 적개심, 무자비한 냉소주의나 의심증을 경험한 사람들은 천식, 관절염, 두통, 소화성 궤양, 심장병 등의 질병에 걸린 위험성이 두 배나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자멸에 이르게 하는 분노
스탠퍼드 대학에서 심장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분노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연구의 대상이 된 모든 환자는 참담한 심장발작을 겪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분노가 그들의 심장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과연 미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그 영향은 분명했다. 자신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사건을 환자들이 자세히 이야기하는 동안 심장박동의 효율이 5%씩이나 떨어졌다. 그중에는 7% 이상 떨어지는 환자도 있었다.
심장박동 효율의 감소는 불안 같은 다른 괴로운 감정이 들거나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동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분노는 심장에 가장 해를 끼치는 감정인 듯하다. 과거에 분노했던 일을 떠올릴 때 환자들은 지금은 당시 자신들이 표출했던 분노의 반 정도밖에 화가 나지 않든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실제로 분노의 감정을 느꼈던 과거에 그들의 심장은 훨씬 더 큰 기능상의 방해를 받았을 것이다.
적개심에 대한 많은 자료들은 주로 듀크 대학의 레드퍼드 윌리엄스 박사의 연구 결과물이다. 윌리엄스는, 예를 들어 적개심 검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의과대학의 내과 의사들은 낮은 점수를 얻은 의사들이 50세에 사망할 가능성의 일곱 배나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적개심은 흡연,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같은 다른 위험 요인들보다 젊어서 사망할 수 있는 훨씬 더 강력한 지표인 것이다.
물론 분노나 적개심만이 관상동맥 질환을 야기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분노(적개심)는 여러 가지 요인들 가운데 하나다. 국립심장, 폐, 혈액 연구원의 행동의학 분과장 대리인 피터 카우프만은 이렇게 설명한다. “분노와 적개심이 관상동맥 질환의 초기에 원인 역할을 하는지, 혹은 일단 심장병이 시작된 상태에서 분노가 질환을 강화하는지, 혹은 둘 다인지 아직은 가려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화를 내는 스무 살인 사람을 예로 들어보죠. 분노를 낳는 각각의 일들이 그의 심장박동수와 혈압을 높힘으로써 심장에 스트레스를 가합니다. 그런 현상이 거듭되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윌리엄스는 이렇게 말한다. “적개심의 해독제는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마음을 만드는 일이죠. 필요한 전부는 올바른 동기부여입니다. 적개심이 자신을 일찍 무덤으로 가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사람들은 노력할 준비가 됩니다.
불안을 감지함으로써 우리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으므로, 불안은 꽤 쓸모(진화 과정에서 나온 불안의 유용성)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불안은 균형에서 벗어나 제자리를 잡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괴로움은 우리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상황이나 마음이 만들어낸 상황 때문에 생기지, 직면해야 할 실제적인 위험 때문에 발생하지는 않는다. 반복되는 불안은 강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위장장애를 낳는 끊임없는 걱정에 사로잡힌 앞의 예시 속의 여성은 불안과 스트레스가 질환을 얼마나 악화시키는지에 대한 교과서적 사례다.
1993년 예일대학의 심리학자 브루스 매큐언은 스트레스의 광범위한 영향력을 지적했다. 면역 기능 파괴로 암 전이 가속화, 바이러스성 감염의 취약성 증대, 동맥경화증으로 이끄는 플라그 형성,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혈액 응고의 악화, 초기 단계의 당뇨병 발병과 발전 단계의 당뇨병 진행 가속화, 천식 발작의 악화 또는 촉발 등이다. 스트레스는 또한 위장궤양을 낳을 수 있고, 궤양성 장염과 염증성 장 질환을 촉발한다. 두뇌도 해마 손상과 연이은 기억 손상을 포함해 지속되는 스트레스로 d니한 악영향을 받기 쉽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경험의 결과로 신경계가 마모 된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매큐언은 말한다.
특히 스트레스의 의학적 영향력에 대한 강력한 증거는 감기, 독감, 포진 같은 감염성 질환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는 계속 감염 바이러스에 노출 돼 있지만, 대개 몸속의 면역체계가 맞서 싸워 그들을 내쫓는다. 그러나 감성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런 방어에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 면역체계의 튼튼함을 평가하는 실험들에서 스트레스와 불안이 면역체계를 약하게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사실 면역 약화의 범위가 임상적 의미를 지니는지, 즉 질병을 일으킬 만큼 층분히 큰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런 이유 때문에 스트레스와 불안이 의학적 취약성과 좀 더 강력하게 과학적으로 연관되어 있는지를 밝히는 것은 앞으로의 연구 과제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심리학자 셸턴 코헨이 영국 셰필드에 있는 감기연구센터의 과학자들과 함께 수행한 연구에서 ~~~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는 27%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감기에 걸렸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47%가 감기에 걸렸다.
• 긍정적 감정의 의학적 효과
(비관주의 해악과 낙관주의의 이점)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비관주의에는 의학적 해악이 따르고, 낙관주의에는 이점이 따른다. 예를 들어 심장마비 초기 증세를 경험한 122명을 대상으로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평가한 조사가 있었다. 8년 후 가장 비관적인 평가를 받았던 25명 가운데 21명이 사망했고, 가장 낙관적인 평가를 받았던 25명 중에서는 단지 여섯 명만 사망했다.
낙관주의와 비슷한 감정인 희망도 치유의 힘을 갖고 있다.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의학적 처치의 어려움을 포함해서 시련이 와도 더 잘 견딜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만하다. 척추부상으로 몸이 마비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슷한 정도의 부상을 당한 경우 큰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육체적 기동성을 얻을 수 있었다. 희망은 특히 척추부상으로 마비가 온 경우에 효력이 있었다. 이런 비극은 보통의 경우 사고로 인해 젊은 나이에 몸이 마비되어 평생을 그 상태로 지내야 하는 사람들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우정의 도움: 인간관계의 의학적 가치)
대화할 사람이 없는 상황은 건강을 위협하는 감성적 위험성 목록에 넣어라. 그리고 감성적 유대는 건강을 보호해주는 목록에 포함해라. ~~~1987년 <사이언스>에 실린 한 보고서는 ~~~흡연이 e나지 1.6의 사망률인 반면에, 사회적 고립은 2.0의 사망률을 나타내 훨씬 커다란 위협요인이다.
물론 고독과 고립은 같지 않다.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살거나 친구를 거의 만나지 않는 사람들도 만족해하며 건강하다. 오히려 의학적으로 위험한 경우는 사람들에게서 차단되어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주관적인 느낌이 들 때다.
• 의료 치료에 감성지능 도입하기
• 보살핌의 의료를 향하여
사람들이 분노, 불안, 우울, 비관주의, 외로움 같은 당혹스러운 감정을 잘 관리할 수 있게 돕는 일은 질병 예방의 일환이다. 이런 감정이 만성적일 때 그 독성은 담배를 피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그동안 많은 언구들이 밝혀냈다.
순수한 의료 치료와 더불어 심리적 요구가 제대로 충족될 때 환자들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질 수 있다.
[4] 기회의 창
Chapter 12
가정교육과 감성지능
(말썽꾸러기는 어떻게 길러지는가?)
부모가 어떻게 자식을 대하느냐 - 가혹한 규율로 대하거나 감정이입을 통한 이해심을 지니고 대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하거나 따뜻함을 가지고 대하거나 - 가 자식의 감성생활에 깊고 지속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많은 연구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야 감성적으로 깨어 있는 부모 그 자체가 아이에게 커다란 교육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등장했다.
워싱턴 대학의 캐럴 후븐과 존 고트먼이 이끄는 연구팀은 감성적으로 유능한 부부가 감성적 기복이 있는 자녀를 도와주는 일에서도 역시 가장 능숙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감성적으로 무능력한 양육의 가장 흔한 유형은 다음의 세 가지다.
-자식의 감정을 완전히 무시하는 부모, 이런 부모는 자식의 감성적인 당혹스러움을 사소하거나 성가신 일로 여겨, 그 당혹스러움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감성이 돌출되는 순간을 자식과 좀 더 가까워지거나 자식이 감성적 유능함에 숙달되게 만들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다.
- 너무 자유방임적인 부모. 이런 부모는 자식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아채지만, 감성적인 폭풍을 아이가 어떻게 다루든지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지어 남을 때리는 것도 상관하지 않는다.
- 경멸적인 태도를 보이며 자녀의 느낌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부모. 이런 부모는 일반적으로 자식을 혹독하게 꾸짖고 강한 벌을 준다. 그러면서도 자식이 화를 내는 것을 조금도 허락하지 않고, 짜증만 약간 내도 혼을 낸다. 이야기를 해보려고 애쓴느 아이에게 화를 버럭 내며 소리치는 부모가 이런 유형이다.
반면, 아이가 감성적인 동요를 드러내는 순간을 감성의 코치나 스승으로 활약할 기회로 포착하는 부모가 있다.
• 감성지능 계발 프로그램 : 하트 스타트(Heart Start)
아이들이 훗날 획득하는 감성능력은 유년기의 감성능력 위에 세워진다. ~~~임상유아 프로그램 국립 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학교생활의 성공은 아이들이 지닌 사실에 대한 지식의 축적이나 책을 읽는 조숙한 능력보다는 감성적이고 사회적인 능력에 따라 예측된다. 다시 말해서 자기 확신을 갖고, 관심을 지니며, 어떤 종류의 행실이 기대되는지를 알고, 그릇되게 행동하려는 충동을 통제하는 법을 인식하며, 기다릴 줄 알고, 지시를 따르며, 교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는 일이 아이의 성공을 예측한다는 것이다.
학교생활을 잘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감성지능 요소들 가운데 한 가지 혹은 몇 가지가 결여되어 있다. 문제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1. 확신 : 자신의 몸, 행동, 세계를 통제할 수 있고 정통했다는 느낌, 무엇을 하든 실패보다는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많고, 어른들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2. 호기심 : 모든 것에 대해 탐구하는 일이 긍정적이고 즐겁다는 느낌.
3. 의도성 : 영향을 미치고 끈기 있게 추구하려는 바람과 능력. 이것은 확신이나 능숙한 감각과도 관련된다.
4. 자기 통제: 나이에 걸맞게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능력으로, 내적 통제에 대한 감각.
5. 관계성 : 이해받는다는 느낌과 타인을 이해한다는 느낌에 기반을 둔 타인과 어울리는 능력
6. 의사소통 능력 : 생각, 느낌, 개념을 다른 사람들과 말로 교환하려는 바람과 능력. 이것은 타인에 대한 신뢰감으로 연결되고, 성인을 포함해 타인과 어울리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과 관련된다.
7. 협력 : 집단 활동에서 자신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가 균형을 이루도록 맟출 수 있는 능력
• 감성지능의 기초학습
• 말썽꾸러기는 어떻게 길러지는가.
공격성이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는 데에는 일정한 방식이 있다.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습성은 제쳐두더라도, 성인이 된 말썽쟁이들은 가정생활을 공격성을 기르는 곳처럼 만든다. 어린 시절 대단히 공격적이었던 쪽이 아빠든 엄마든 상관없다. 공격적인 소녀는 염마가 되어도 공격적인 소년이 아빠가 될 때처럼 똑같이 제멋대로이고, 자녀에게 혹독하게 벌을 준다. 그들은 특별히 엄하게 벌을 주지만, 벌을 주지 않을 땐 자녀의 삶에 거의 관심이 없다.
• 아동학대 : 감정이입의 결여
Chapter 13
정신적 외상과 감성 재교육
(새로운 감성회로를 만들다)
• 기억 속에 맺힌 공포
• 대뇌변연계장애로서의 PTSD
학습된 두려움의 징후는 편도에 집중된 대뇌변연계 회로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주요 변화의 일부는 카테콜아민(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분비를 규제하는 구조체인 청반(locus ceruleus)에서 일어난다. 카테콜아민 같은 신경화학물질은 몸을 응급 상황에 대응하게 만들고 특별한 강도로 기억을 새겨 넣는 작용을 한다. PTSD에서는 이러한 체계가 과잉반응을 일으켜서 거의 또는 전혀 위협이 없는 상황에 반응해, 마치 총격 사건 후 학교에서 들었던 사이렌과 유사한 앰블런스 소리를 들을 때마다 경악했던 클리블랜드 초등하교 아이들처럼 원래의 정신적 외상을 상기시키는 화학물질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청반과 편도는 해마나 시상하부와 마찬가지로 다른 대뇌변연계의 구조물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카테콜아민 분비를 위한 회로는 피질까지 뻗어 있다. 이런 회로의 변화가 불안, 두려움, 과도한 경계심, 빠른 흥분 혹은 분노, 싸우거나 피하기 위한 준비 등 지워지지 않은 채 암호화된 강렬한 감성 기억을 포함하는 PTSD 증상의 근본원인이라고 생각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PTSD증세를 보이는 베트남 참전 퇴역 군인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카테콜아민 분비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그들의 뇌가 지속적인 변화를 겪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둘째, 또 다른 변화는 위기 상황에서 싸우거나 도망가는 대응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체에서 분비되는 주된 스트레스 호르몬인 CRF(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방출 인자)의 방출을 규제하는 뇌하수체와 대뇌변연계를 연결하는 회로에서 발생한다. 이 변화는 신체 상태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긴급 상황에 대비하게 바꾸면서, 이 호르몬이 과다 분비(특히 편도, 해마, 청반에서)되게 만든다.
듀크 대학의 심리학자 찰스 네메로프는 이렇게 말한다. 너무 CRF가 많으면 과장된 표현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만일 당신이 PTSD가 있는 베트남 참전 퇴역군인 인데 쇼핑몰 주차장에서 자동차 엔진이 역화 하는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면, 우너래의 정신적 외상 당시처럼 바로 CRF가 분출되어 그때와 똑같은 감정으로 가득해집니다. ~~~~
셋째, 고통의 느낌을 무디게 하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하는 뇌의 오피오이드계에서도 변화가 밸생 한다. 오피오디드계 역시 지나치게 활동적이 된다. 이 신경회로는 단시 편도와 관련되고, 이번에는 대뇌피질 내의 한 영역과 조화를 이룬다. 오피오디드(뇌 자체의 모르핀, 보상감과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신경화학물질)는 아편과 마약처럼 강력한 마취 및 진통 효과를 내는 뇌 속 화학물질이다. 오피오이드가 증가하면 사람들은 고통을 더 잘 견딘다. 이 물질은 조금 다친 민간인보다 중상을 입은 군인이 오히려 고통을 덜기 위해 훨씬 적은 양의 마약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전쟁터의 외과 의사들에 의해 주목을 받게 됐다.
• 감성의 재학습
정신적 외상의 기억은 뇌의 모든 계통에 그대로 남아 있는 듯하다. 그 기억이 이어지는 학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정신적 외상은 특히 정신적 외상을 일으키는 사건에 대한 좀 더 정상적인 반응을 재학습하는 일을 방해한다. PTSD 같은 후천적 두려움의 경우, 학습과 기억의 매커니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편도야말로 관련된 뇌의 영역 중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학습된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는 신피질이 결정적이다.
공포조건화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것을 두려운 것으로 연관함으로써 무서워하게 되는 과정을 일컫는 심리학 용어다.
공포의 조건화를 통해 어떤 것에 놀라게 될 때 그 두려움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진정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무서워할 게 전혀 없는 상태에서 두려움의 대상과 다시 마주치게 되면 자연스러운 재학습을 통해 두려움에서 진정될 수 있다. 그러므로 셰퍼드가 으르렁거리며 따라온 적이 있어서 개를 두려워하게 된 아이의 경우, 순하고 사람에게 우호적인 셰퍼드와 놀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점차 자연스럽게 그 두려움은 사라진다. 하지만 PTSD의 경우 자연스러운 재학습이 일어날 수가 없다. PTSD로 인한 뇌의 변화가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이다.
• 감성두뇌의 재교육
Chapter 14
기질은 바꿀 수 있다.
(경험을 통한 감성교육)
학습돼온 감성 패턴을 바꾸기 위한 대가는 너무 비싸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반응은 어떨까? 이를테면 대단히 감정이 격해지거나 고통스러울 wdj도로 수줍음을 타는 사람들의 습관적인 반응을 바꾸는 일은 어떨까? 감정은 사람의 기본 성향을 특징짓는 배경이 되는 기질의 영역에 포한된다. 기질이란 우리의 감성생활을 정형화하는 기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각자의 선호하는 감성의 영역이 있게 마련이다. 기질은 태어날 때 주어지는 것으로, 삶에서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유전적 복권 뽑기로 결정된 부분이다. 태어날 때 이미 부모는 아이가 조용하고 침착할지 혹은 성미 급하고 까다로울지 알아챈다. 문제는 그런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감정의 집합이 경험을 통해 바뀔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인간의 생태학이 감성적 운명을 고정시킬까, 아니면 선천적으로 수줍어하는 아이조차 아주 확신에 넘치는 성인으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
하버드 대학의 저명한 발달심리학자 제롬 케이건의 연구에서 이 질문에 대한 가장 명확한 해답을 볼 수 있다. 케이건은 소심함, 과감함, 낙관, 우울의 최소한 네 가지 기질 유형이 존재하고, 각각은 서로 다른 패턴의 뇌 활동 결과라고 가정한다. 각각 선천적인 감성회로의 차이에 기반 해서 유전으로 물려받은 기질에는 헤아릴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하나의 특정한 감정이 얼마나 쉽게 촉발되는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얼마나 강렬해지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케이건의 연구는 이런 패턴 가운데 하나에 집중한다. 즉 과감함에서 소심함에 이르는 기질의 차원이다.
한 실험 관측에서 케이건과 그의 동료들은 21개월 된 아기들의 한 무리에서 수줍음의 초기 신호를 발견했다. 다른 아기들과 자유롭게 놀면서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기운차며 자발성이 강한 아기들이 있는 반면, 확신이 없고 주저하며 꽁무니를 빼고 엄마한테 매달리며 조용히 다른 아기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이기들도 있었다. 약 4년 후 똑같은 이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 케이건의 연구 팀은 다시 이들을 관찰했다. 4년 전 외향적이었던 아기들 가운데 소심해진 아이들은 하나도 없었지만, 소심했던 아기들의 3분의 1은 달라져 있었다.
케이건은 지나치게 민감하고 겁이 많은 아이들이 수줍어하고 겁 많은 성인으로 자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어난 후 대략 15~20%의 아이들이 행동적으로 억제돼 있다고 케이건은 말한다. 아기였을 때 이런 아이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지 소심하게 대한다. 이로 인해 그들은 낯선 음식은 잘 먹지 못하고, 새로운 동물이나 장소에 접근하길 꺼려하며, 낯선 사람이 있으면 뒷걸음질 친다. 또한 그런 소심함 때문에 다른 식으로도 민감해지는데, 예를 들어 죄의식을 느끼거나 자학하기 쉽다. 이들은 사회적 상황 속에서 마비가 될 정도로 불안해하는 아이들이다. 즉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사회적으로 자신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질 때 불안해한다. 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은 인기 없을 가능성이 높고,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공연을 해야 할 때 병적으로 겁을 내기 십상이다.
• 소심증의 신경화학
케이건에 따르면, 주의 깊은 톰과 과감한 랠프의 차이는 편도에 중심이 맞춰진 신경회로의 흥분 차이다. 두려움을 느끼기 쉬운 톰과 같은 사람들은 이런 화로를 쉽게 작동되게 하는 신경화학물질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래서 그들은 낯선 것을 피하고, 불확실한 것에서 꽁무니를 빼며, 불안감에 시달린다. 랠프처럼 편도가 각성되려면 훨씬 높은 문턱을 지나야 하는 신경계를 가진 사람들은 두려움을 덜 느끼고, 외향적인 경우가 많으며, 새로운 장소와 사람을 만나는 일에 적극적이다.
아이의 유전적 패턴이 어떤지에 대한 초기의 단서는 유아일 때 얼마나 까다롭고 민감한지, 낯선 대상이나 사람을 직면했을 때 얼마나 힘들어하는지에 들어 있다. 대략 다섯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소심한 범주에 들고, 두 명이 과감한 기질을 나타낸다. 적어도 태어났을 무렵엔 그렇다.
갓난아기에게 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나타나는 시기는 생후 8~9개월쯤이라고 케이건은 지적한다. 이 무렵 아기 엄마가 방을 비운 사이에 낯선 사람이 있게 되면 갓난아기는 울음을 터뜨린다. 케이건의 가정에 따르면, 소심한 아이들은 편도를 활성화시켜 낮은 흥분의 문턱을 만들어 편도가 더욱 쉽사리 흥분되게 하는 높은 수준의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다른 두뇌 화학물질을 유전적으로 물려받았을 수 있다. 이런 강화된 민감성의 한 가지 징표는,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아주 수줍음을 탔던 젊은이들이 실험실에서 지독한 냄새 같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자 심장박동 수치가 외향적인 또래들의 경우보다 상승한 상태로 훨씬 오래 머물렀던 데서 나타난다. 이는 밀어닥치는 노르에피네프린이 편도를 흥분된 상태로 유지시키는 한편, 편도와 연결된 신경회로를 통해 교감신경계를 자극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케이건은 소심한 아딜은 교감신경계의 전 영역에 걸쳐 훨씬 높은 수준의 반응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높은 지지혈압과 커다란 동공 팽창 그리고 소변 검사 시 나타나는 높은 수치의 노르에피네프린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난 괜찮아 : 유쾌한 기질
타고난 정서가 내 이모처럼 긍정적인 쪽으로 끌리는 사람들이 있는 듯 하다. 이들은 천성적으로 낙관적이고 태평하다. 반면 뚱하고 우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양 기질의 차원은 감성두뇌의 위쪽 극성인 좌우 전두엽 영역의 상대적 활동과 연관이 있는 듯 보인다. 이것은 위스콘신 대학의 심리학자 리처드 데이비드슨의 연구 결과 밝혀진 것이 대부분이다. 데이비드슨은 좌측 전두엽 활동이 왕성한 사람들은 우측이 왕성한 사람들에 비해 기질 상 명랑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대개 내 이모처럼 역경에서 다시 일어나 사람들에게 기쁨을 느끼고, 삶이 자신들에게 제공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누린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우측 전두엽이 활발한 사람들은 소극적인 태도와 불쾌한 느낌을 드러내며 삶의 역경에 쉽게 당황해 버린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걱정과 우울함을 떨쳐버린 수 없어서 고통을 겪는 듯이 보인다.
데이비드슨은 한 실험에서, 좌측 전두엽 부위가 활성화된 사람들과 우측이 활성화된 열다섯 명을 비교 연구했다. 뚜렷하게 오른쪽 전두엽 활동이 왕성한 사람들은 d니성 검사에서 소극적 패턴을 드러냈다. 그들은 하찮은 일에도 대재난의 신호를 보내는 경보주의자였다. 그들은 움츠러들고 우울해지기 쉬우며, 세상엔 온통 숨 막힐 정도의 곤경과 숨은 위험이 가득하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좌측 전두엽 활동이 왕성한 사람들은 세상을 아주 다르게 보았다. 사교적이고 명랑한 그들은 보통 생활이 즐거웠다. 기분 좋을 때가 많고, 자기 확신이 강하며,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는 보람을 느꼈다.
어린 시절의 감성교육은 기질에 심대한 영향을 미쳐서 선천적인 성향을 강화하기도 하고 약화하기도 한다. 외의 이러한 유연성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이후 삶을 살아가는 동안 신경 통로를 구축하는 데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 흥분 잘하는 편도 길들이기
케이건의 연구는 잘 놀라는 유아들이라고 해서 그들 전부가 인생에서 꽁무니를 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질이 운명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흥분하는 편도는 올바른 경험을 통해 길들일 수 있다.
과도하게 흥분한 편도가 보이는 모든 징후를 드러내는 유아 세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에는 소심함을 털어냈다. 유치원에 가기 전에는 두려움이 많았던 이 아이들에 대한 간찰에서, 선천적으로 소심한 아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과감해질지, 아니면 계속 새로운 상황이 닥쳐오면 꽁무니를 빼고 당황해할지와 관련해서 부모, 특히 엄마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작은 불편이 있을 때마다 안아주고 달래주려고 호들갑을 떨지 않는 부모 밑에서 크는 아기는 서서히 스스로의 힘으로 그런 순간을 처리하는 법을 배운다. 이렇게 첫해가 가고 두 살 무렵이 되면 아기는 낯선 사람이 자신에게 인상을 찌푸리거나 케이건이 실험을 하기 위해 혈압 측정을 위한 가압대를 팔 주위에 채워도 울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어린 시절 내내 소심했던 아이들 중에는 경험을 통해 중요한 신경회로가 계속해서 형성됨에 따라 점차 과감해지는 아이들도 있다. 소심한 아이가 이런 태생적인 억제를 극복할 가능성이 많은 징표들 가운데 하나는 사교능력이다. 즉 다른 아이들과 협력하고, 잘 지내며, 단호하고, 가진 것을 나누는 편이고, 사려 깊으며, 친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네 살 때까지는 소심한 기질을 가진 것으로 여겨졌지만, 열 살이 될 무렵엔 그런 기질을 떨쳐버린 아이들은 바로 이런 특성을 갖고 있었다.
사교적으로 숙련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긍정적인 경험을 나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설사 그런 아이들이 새로운 놀이친구에게 말을 거는 데 주저하는 편이더라도, 일단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풀리게 되면 사교적인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렇게 사교적으로 계속해서 성공을 반복하게 되자, 소심한 아이들은 더욱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 어린 시절: 기회의 창
인간은 완전히 성숙한 두뇌를 갖고 태어나지 않는다. 두뇌는 탄생 이후 계속해서 스스로 모양을 갖추어 가는데, 어린 시절에 가장 맹렬하게 성장한다. 아이들은 성숙한 두뇌가 보유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신경세포를 지니는데, 가지치기로 알려진 과정을 통해 사용이 줄어든 신경세포는 연결을 없애고, 많이 활용되는 시냅스의 회로에는 강력한 연결을 구축한다. 관련 없는 시냅스를 제거함으로써 가지치기는 소음의 원인을 없애 두뇌 안에서 신호 대 소음의 비율을 개선해 나간다. 이 과정은 일정하고 빠르게 진행된다. 시냅스의 연결은 몇 시간이나 며칠 만에 형성될 수 있다. 경험, 특히 어린 시절의 경험이 두뇌를 조각한다.
노벨상 수상자들인 신경과학자 토르스텐 비젤과 데이비드 하블은 경험이 두뇌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들은 고양이와 원숭이의 경우, 눈에서 해석을 담당하는 시각피질로 신호를 운반하는 시냅스의 발달과정에는 생후 처음 몇 개월간 결정적인 시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시기 동안 만일 눈 한쪽이 계속 감겨 있었다면 그 눈에서 시각피질로 가는 시냅스의 수는 줄고, 뜬 눈에서 나오는 시냅수의 수는 증가한다. 설사 결정적 시기가 지난 뒤 감은 눈을 다시 뜬다 해도, 그 눈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눈 자체에는 잘못된 게 전혀 없지만, 그 눈에서 나온 신호를 시각피질로 운ㅂ나하는 회로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우, 시각이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는 생후 첫 6년 동안이다. 이 시기에 눈에서 시작해 시각피질에서 끝나는 복잡한 시각 신경회로가 형성되려면 통상적으로 보는 활동을 통한 자극이 있어야 한다. 만일 아이의 한쪽 눈이 몇 주 동안 테이프로 봉해져 있었다면, 그 눈의 시각에 상당한 결손이 생길 수 있다.
경험이 두뇌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결과가 부유한 쥐와 가난한 쥐 연구다. 부유한 쥐들은 사다리나 쳇바퀴 같은 풍부한 오락거리를 갖춘 우리 속에 작은 집단을 이루고 살았다. 가난한 쥐들은 크기는 비슷하지만 볼품없고 오락거리가 부족한 우리 속에서 살았다. 몇 달 후 부유한 쥐들의 신피질은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시냅스 회로의 복잡한 망을 발달시킨 반면, 가난한 쥐들의 신경세포 회로는 상대적으로 드문드문 했다. 그 차이가 너무 커서 부유한 쥐들의 두뇌는 무거웠고, 가난한 쥐들보다 미로를 헤쳐 나가는 데도 훨씬 영리하게 행동했다.
경험이 감성의 패턴을 바꾸는 동시에 두뇌를 형성한다는 적절한 사례로 talflclfy가 제시된다. 강박신경증장애로 인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에서 가장 극적인 증거가 나왔다. 손 씻기는 상대적으로 흔한 강박충동 가운데 하나다. 너무 자주 손 씻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양전자 방사 단층 촬영에 의한 연구를 통해 이런 강박신경증장애 환자들은 전전두엽 부위에서 정상 수준보다 훨씬 더 활발한 활동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환자의 절반이 항우울제 플루옥세틴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 반은 행동요법 치료를 받았다. 행동요법 치료 시간 동안에 환자들은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지만, 강박관념이나 충동의 대상에 체계적으로 노출됐다. 손 씻기 충동을 지닌 환자들은 싱크대에 있었지만 손을 씻도록 허락되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자신들을 질주하게 만드는 공포와 두려움에 의문을 제기하는 법을 배웠다. 예컨대 씻지 못한다는 것은 병에 걸리거나 죽게 될 것임을 뜻한다는 등의 공포나 두려움을 제거 하는 법 말이다. 몇 달간의 그런 치료를 통해 약물치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점차 강박충동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발견은 양전자 q아사 단층 촬영이었다. 행동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플루옥시틴 약물치료를 성공적으로 받은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미상핵이라는 감성두뇌 주요 부위 활동이 의미 있을 정도로 감소됐음을 밝혀준 것이다.
• 유아기 :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
사춘기는 두뇌 전체에 걸쳐 가장 철저한 가지치기가 이루어지는 시기 가운데 하나다. 감성생활에 결정적인 두뇌 부위들이 가장 느리게 성숙한다. 감각 영역은 아주 어린 시절에 성숙되고 대뇌변연계는 사춘기 무렵에 성숙되는 반면, 전두엽은 청소년기가 거의 끝날 때까지 발달하다가 16~18세 사이의 어느 시기가 돼서야 끝난다.
어린 시절과 10대 시절 거듭 반복되는 감성 처리 습관이 감성회로의 구성을 도와주게 된다. 이 때문에 어린 시절은 평생에 걸친 감성적 경향성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시기로 자리 잡는다. 어린 시절에 습득된 습관은 신경계의 기본적인 시냅스 배선 속에 확고히 자리 잡게 되어 나중에 변화하기가 아주 어렵다. 감성을 처리하는 전전두엽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 두뇌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시냅스의 조각을 위한 매우 오랜 시간은 당연히 의미하는 바가 크다. 즉 두뇌의 장대한 밑그림 속에서 몇 해에 걸친 어린 시절의 경험은 감성두뇌의 관리회로에서 영구불변한 연결 관계의 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결정적인 경험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포한된다. 아이의 욕구에 부모가 얼마나 신뢰성 있게 응답하느냐 하는 것, 자신의 괴로움을 처리하고 충동을 통제하며 감정이입을 통해 행동하는 법을 배울 기회와 안내가 아이에게 얼마나 주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방치와 학대를 일삼는 부모와 자기 일에만 몰두하거나 무관심한 부모가 보여주는 아이와의 부조화나 잔인한 훈육은 아이의 감성회로 형성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유아 시절에 맨 처음 학습되고 어린 시절을 통해 정교해지는 필수적인 감성교육 가운데 하나는 당황했을 때 스스로를 추스르는 법이다. 어린 아기들은 어른들이 달래준다. 엄마의 귀에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엄마는 달려와 아기를 안고 울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달랜다. 이런 생물학적 조율 때문에 아이가 자기 힘으로 똑같은 행동을 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이론가들도 있다. 생후 10~18개월의 결정적인 시기에는 괴로움에 대해 대뇌변연계가 반응하여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하게 만들어줄 연결망을 전전두엽피질의 안와전두 부위가 급속하게 구축한다. 이론에 따르면 엄마가 자신을 달래주는 일을 반복해서 경험한 아기는 침착성을 되찾는 법을 배울 때 도움을 받고, 괴로움을 통제하는 이 회로 안에 좀 더 강력한 연결망을 갖게 되며, 이를 통해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스스로 달래는 일을 훨씬 능숙하게 처리하게 된다.
확실히 자신을 달래는 기술은 몇 년 동안에 걸쳐 숙달된다. 또한 두뇌의 성숙을 통해 아이가 점점 정교한 감성도구를 활용하여 새로운 수단을 구사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을 달래는 기술에 정통하게 된다. 대뇌변연계의 충동을 규제하는 데 그토록 중요한 전두엽이 청소년기까지 성숙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어린 시절 내내 계속해서 스스로를 형성하는 또 다른 주요 회로는 미주신경에 집중된다. 미주신경의 한쪽 말단은 심장과 신체의 여타 부위를 규제하고, 다른 쪽 말단은 다른 회로를 경유하여 편도에 신호를 보내 카테콜아민의 분비를 촉진하여 싸울 것인지, 도망 갈 것인지의 반응을 준비한다. 자녀 양육의 영향을 연구했던 워싱턴 대학교 연구 팀은 부모가 자녀를 감성적으로 능숙하게 돌보게 되면 자녀의 미주신경 기능에 훨씬 나은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심리학자 존 고트먼은 이렇게 설명한다. 부모가 감ㅅ어교육을 통해 자식들의 미주신경 긴장도를 조절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부모의 감정과 그 감정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말해주기, 비난하거나 심판하지 않기, 감성적 곤경 해결하기, 때리지 않기, 슬플 때 움츠러들지 않기,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치기 등등 말이죠. 부모가 이런 역할을 잘 할 때 아이는 편도로 하여금 싸우거나 도망가는 호르몬을 준비하게 만드는 미주신경의 활동을 훨씬 잘 억누룰 수 있었다. 따라서 아이의 행실은 좋아진다.
감성지능 각각의 주요 기술을 연마하는 데는 각각에 알맞은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 그 시기는 아이가 유익한 감성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주는 때를 나타낸다. 만일 아이가 그 시기를 놓치게 되면, 훗날 어렵사리 교정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어린 시절에 신경회로가 대규모로 조각되고 가지가 쳐지기 때문에 어릴 때의 감성적 고난이나 외상 같은 충격은 어른이 되어서까지 매우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5] 감성교육의 세계
Chapter 15
낮은 감성지능의 대가
(문제아를 위한 학교)
• 감성질환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말엽에 이르기까지 7~16세의 미국 아이들의 감성질환은 ~~~평균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악화되고 있다.
-움츠러들기와 사회적 문제. 혼자 있기를 선호한다. 속내를 털어놓지 않고 삐치는 경우가 많다. 활력이 모자라고, 기분이 나쁘며, 지나치게 의존적이다.
-불안함과 우울함, 혼자 지내고, 두려움과 걱정이 많으며, 완벽주의 경향이 있고,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으며, 긴장되고 슬프고 우울하게 만든다.
-집중장애 혹은 사고장애, 주의를 집중할 수 없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 백일몽, 생각 없는 행동, 지나친 긴장으로 인한 집중 불가, 공부를 제대로 못하고 생각을 털어버릴 수 없다.
-비행 혹은 공격성, 곤경에 처한 아이들을 지분거린다. 거짓말하고, 자주 싸움을 벌이며, 비열하게 군다. 주목받기 위한 행동을 하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부순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고집스럽고 변덕이 심하다. 말이 너무 많고, 사람들을 자주 못살게 굴며, 화를 잘 낸다.
• 공격성 길들이기
• 문제아를 위한 학교
• 우울증 예방
• 현대 문명과 우울증의 증가
• 어린이 우울증의 진행 과정
• 우울증을 강화하는 사고방식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삶의 패배를 비관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은 어린이 우울증의 핵심인 무기력감과 절망감을 부추기는 듯하다. 이이 우울한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는 점은 오랫동안 알려져 온 사실이다.
아이가 자기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뭐든지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 -예를 들어 만사를 더 낫게 바꿀 수 있다는 - 에 대한 연구에서 나온다. 이것은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집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더 많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돼 라든가,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어 라는 말로 표현할 때 확인된다. 반면 이런 긍정적인 표현들이 자신들에게는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아이들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 자신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이런 무기력감은 우울증이 가장 심한 아이들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
나쁜 점수를 개인적 결함(내가 멍청해) 탓으로 돌리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변화시킬 수 있을 무언가의 관점에서 나쁜 점수를 해명해내는(수학숙제를 좀 더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점수를 얻게 될 거야)아이들보다 훨씬 우울하게 느낀다.
연구자들은 학교 친구들이 함께 놀기를 거부했던 3,4,5학년으로 된 집단을 두고 다음 해에 새 학년에 올라갔을 때 이들 중 어떤 아이들이 계속해서 사회적 추방자가 되는지를 추적했다. 거부당하는 현실을 스스로에게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그들이 우울하게 될지의 여부에 결정적인 지표인 듯 보였다. 거부당하는 것을 자신의 내면적 결함 때문이라고 생각한 아이들이 훨씬 더 우울해했다. 하지만 상황을 낫게 바꾸기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조금쯤 낙관적인 아이들은 친구들의 계속되는 거부에도 유별나게 우울해하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생활에서 느끼는 좋고 나쁜 일에 대한 생각에 뚜렷한 변화가 생긴다. 아이들은 점점 더 그런 일을 자기 자신의 특성 때문으로 돌렸다. 난 똑똑하니까 좋은 점수를 받을 거야 라든가 내가 재미없으니까 내겐 친구가 많지 않은 거야 처럼 말이다. 이런 변화는 3~5학년쯤 확립되는 듯하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면서 비관적 관점 - 생활 속의 좌절을 자신 안의 끔찍한 결함의 탓으로 돌림 -을 갖게 되는 아이들은 좌절로 인한 우울한 기분의 피해를 입기 시작한다. 게다가 우울증은 이런 비관적 사고방식을 더욱 강화하는 듯 보여서 우울증이 없어진 뒤에도 아이에겐 감성적 상처라고 할 만한 것과 우울증으로 부추겨지고 마음속에서 공고해진 일련의 확신(학교공부를 잘 할 수 없다든가,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든가, 아무리 해도 시무룩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없다든가)이 남아 있게 된다. 이런 고정관념으로 인해 아이는 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또 다른 우울증에 걸리기가 더욱 쉬워진다.
• 우울증 차단하기
• 섭식장애
• 우정 훈련 프로그램
이 아이들에게 애셔는 인기 있는 아이들처럼 행동하게 했다. 예를 들어 만일 규칙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면 대안이나 타협을 생각해보게 했다. 아이들이 노는 동안 다른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질문을 하며, 상대편 아이가 어떻게 노는지 귀를 기울이고, 쳐다보고, 상대편이 잘할 때 칭찬해주며, 미소 짓고, 도움을 주거나 제안이나 용기를 주라는 지시를 받았다. 아이들은 또한 급우와 막대기 들어올리기 게임 같은 걸 하며 노는 동안 이런 기본적인 사교적 예의를 발휘해보았는지, 그리고 실제 얼마나 잘했는지에 대해서 나중에 지도를 받았다. 잘 어울려 지내는 데 대한 이런 작은 강좌는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1년 후 지도를 받은 아이들은 교실에서 중간 정도의 인기를 차지했다. 사교적으로 뛰어난 아이는 없었지만, 아무도 거부되지 않았다.
• 음주와 마약 복용 : 자가 치료 중독증
• 전쟁은 이제 그만 :최후의 평범한 예방책
Chapter 16
학교에서의 감성교육
(감성 성장의 시간표)
자아과학의 주체는 감정이다. 자기 자신과 관계 속에서 분출되는 감정을 다룬다. 감정이란 주제는 그 성격상 교사들을 비롯해 학생들이 자신의 생활을 이루는 감정이라는 직물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미국의 거의 모든 학교 수업에서 결정적으로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감성지능 강좌는 1960년대의 정의적 교육운동에 희미하게나마 뿌리를 두고 있다. 학생들이 심리적이고 동기유발적인 수업을 통해 개념적으로만 배우던 것을 직접 경험한다면 훨씬 깊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당시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감성지능운동은 정의적 교육이란 용어 속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를 바깥으로 나오게 한다. 즉 감성지능 운동은 교육하기 위해 정서를 활용하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정서를 교육한다.
• 협동학습의 교훈
5학년 그룹은 이제 막 협동 사각형 게임을 하려 한다. 학생들은 일련의 사각형 모양의 조각 퍼즐 맞추기를 하기 위해 힘을 합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제스처도 허용하지 않는 가운데 협력은 침묵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 조앤 바고는 아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에 다른 탁자를 할당한다. 게임을 잘 아는 세 명의 관찰자가 그룹에서 누가 질서를 세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누가 어릿광대며, 누가 혼란을 일으키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평가지를 들고 있다. 학생들은 퍼즐 조각들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짜 맞추기 시작한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한 그룹이 팀으로서 놀라울 정도로 유능한 게 확연해진다. 2위 그룹은 각자가 자기 조각 퍼즐을 갖고 따로따로 맞추면서 비슷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별 다른 성과가 없다. 그러다 그들은 첫 번째 사각형을 맞추기 위해 서서히 집단적으로 작업하기 시작해서 모든 조각 퍼즐을 맞출 때까지 계속해 하나의 단위로 작업한다. 그러나 세 번째 그룹은 계속 애를 쓰지만, 조각 하나만 완성 단계에 있고, 그것조차 사각형이라기보다는 사다리꼴에 더 가까워보인다. 숀, 페얼리, 라먼은 다른 두 그룹이 이루어낸 자연스러운 협력을 여태 이루어내지 못한다. 그들은 분명 좌절감에 빠져 탁자 위의 조각 퍼즐들을 미친 듯이 살펴보며 혹시 하는 가능성에 매달려 갖다 붙여보지만, 사각형 일부만 완성될 뿐 딱 들어맞지는 않아 실망만 할 뿐이다.
교사인 조앤 바고가 몇 가지 격려의 말을 한다. ‘퍼즐을 다 맞춘 사람들은 아직도 맞추고 있는 친구들한테 한 가지 특별한 힌트를 줄 수 있단다.’ 다간이 여전히 애쓰고 있는 그룹한테로 불쑥 다가가 사각형에서 불룩 나와 있는 두 조각을 가리키면서 제안한다. ‘ 그 두 조각을 근처로 옮겨야만 돼.’ 갑자기 라먼의 그 큰 얼굴이 집중하느라 주름이 패더니 새로운 모양을 파악해내고는, 그 두 조각을 첫 번째 조각그림 자리에다 두자 다른 아이들도 그렇게 한다. 세 번째 그룹의 마지막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잡자 동시에 박수가 터진다.
• 논쟁의 핵심
[다간은 비록 세 번째 그룹을 돕긴 했지만 말하지 말라는 규칙을 어겼다. 이 일로 서로 간에 논쟁이 벌어졌다. 논쟁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갈등을 해소하는가가 이 수업의 주제이다.]
• 감성지능의 ABC
자아과학이 강조하는 주요한 사회능력에는 감정이입, 타인의 감정 이해하기, 타인의 관점에 서보기, 사람들이 느끼는 방식에서 드러나는 차이 존중하기 등이 있다. 여기서 주요 초점은 관계 맺음이다. 관계 맺음엔 좋은 경청자와 질문하는 사람이 되는 법, 사람들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과 그에 대한 반응과 판단 구별하기, 화를 내거나 수동적이기보다는 단호함 보이기, 협력과 갈등 해소와 타협을 이루어내는 기술 익히기 등이다.
-지분거리는 걸 좋아하는 친구 혹은 마약을 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누군가와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친구를 도와주기 위한 알맞은 반응을 말해보라.
-스트레스, 분노, 두려움을 다루는 건강한 방식은 무엇일까?
• 저소득층 지역에서의 감성교육
• 감성교육 아닌 감성교육
• 감성적 성장의 시간표
몇 가지 선구적인 감성교육 프로그램의 가치를 검토해온 카네기 재단의 심리학자 총재인 데이비드 함부르크는 초등학교로 이전해가는 때와 이어서 중등학교로 이전해가는 때를 아이의 적응 단계에서 두 가지 결정적인 시기로 인식한다. 함부르크에 따르면, 6~11세까지 ‘학교는 아이들의 청소년기와 그 후의 시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용광로이자, 특성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경험의 장소다. 아이의 자기 가치의식은 학교에서 경험하는 성취 능력에 따라 상당히 좌우된다. 학교에서 낙제한 아이는 전체 삶의 전망을 흐리게 할 수 있는, 자기 패배적 태도를 가동하게 된다. 함부르크 지적에 따르면, 학교에서 혜택을 보는 가장 필수적인 능력 가운데 하나는 만족을 유예하고, 합당한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지며,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낙관적인 관점을 지니는 능력이다. 달리 말해서 감성지능이다.
역시 아이의 생태, 사고능력, 두뇌의 기능에서 특별한 변화의 시기인 사춘기는 감성적, 사회적 교훈을 얻는 용광로에 해당하는 시기다. 10대라는 시기에 대한 함부르크의 관찰에 따르면,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성관계, 알코홀과 마약, 흡연 및 다른 유혹에 노출될 때는 10세에서 15세사이다.
중학생으로 전환되는 시점은 어린 시절의 끝을 나타내고, 그 자체가 만만찮은 감성적 도전의 시기다. 여타의 문제들은 제쳐두더라도, 새로운 학교제도 속으로 들어가면서 실제로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자기 확신은 저하되고 자의식이 커진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불안정하고 산만하기 때문이다. 가장 커다란 특별한 타격 중 하나는 ‘사회적 자긍심’에 상처를 받는 경우다.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친분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 말이다. 함부르크의 지적에 따르면, 이런 분기점에서야말로 아이들이 친근한 관계를 맺고 우정 속에서 위기를 조정하며 자신감을 키우도록 지원해주는 일은 커다란 도움이 된다.
학생들이 중학교에 입학하여 바로 청소년기의 정점에 서게 될 때, 감성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겐 무언가 다른 면모가 존재한다고 함부르크는 지적한다. 즉 그런 학생들은 또래 간의 책략이라는 새로운 압력, 학업 수준의 강화, 담배를 피우고 마약을 복용하고 싶은 유혹 등에 직면해 또래들보다 훨씬 덜 고통스러워한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나마 직면하게 될 혼란과 압력을 예방해주는 감성능력에 이미 숙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 타이밍이 전부다.
뉴헤이번의 트룹 학교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가장 학년이 낮은 아이들은 자기 인식, 관계 맺음, 결정 내리기와 같은 기본적인 수업을 받는다. 1학년 때 학생들은 빙 둘러앉아 검정 주사위를 굴린다. 주사위의 각 면에는 슬픔, 흥분 같은 단어가 쓰여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그런 감정을 느꼈을 때를 설명한다. 이런 연습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좀 더 자신 있게 말로 표현할 수 있고, 다른 학생들도 자신과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말을 들으면서 감정이입에 도움을 받는다. 4~5학년이 될 무렵에는 또래 관계가 생활에서 대단히 중요해짐에 따라 우정이 잘 발휘되도록 도와주는 수업을 받는다. 감정이입, 충동 통제, 분노의 처리를 공부하는 수업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시도하던 얼굴 표정에서 감정을 읽어 내는 생활기술 수업은 본질적으로 감정이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충동 통제의 경우에는 여섯 단계로 눈에 띄게 드러나는 정지 신호등 포스터가 사용된다.
1, 모든 행동 중지. 마음 진정하기. 행동에 앞서 생각하기 (적색등)
2. 문제를 말하고 어떻게 느끼는지 말하기 (황색등)
3. 긍ㅈ어적인 목표 설정하기
4. 여러 가지 해결책 생각하기
5. 결과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기
6. 앞으로 나아가 최상의 계획을 시도하기(녹색등)
아이가 분노를 터뜨리려 하거나, 사소한 일에 발끈하며 피해 버리거나, 성가시다고 눈물을 흘리거나 할 때마다 그때그때 정지 신호등 개념을 환기시켜 좀 더 신중하게 위기의 순간을 처리하는 구체적인 단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6학년에 이르면 수업 내용은 아이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서으 마약, 음주의 유혹 및 압력과 좀 더 직접 관련된다. 9학년 무렵에는 아이들이 더욱 모호한 사회적 현실에 직면하게 되면서, 다면적인 관점 -관련된 타인들의 관점뿐 아니라 자신의 관점-을 취할 수 있는 능력이 강조된다.
• 비행을 예방하는 감성교육
창조적 갈등 해소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제퍼슨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복도에서 총격을 가한 것과 같은 사건으로 치달을 수 있는, 학교 운동장에서 벌어지곤 하는 말다툼을 가라앉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수동성이나 공격성 외에 갈등을 처리하는 여러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폭력을 구체적인 기술로 대체하면서 폭력의 무익함을 보여주죠. 아이들은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옹호하는 법을 배웁니다. 이런 방법은 평생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단지 폭력을 휘두르기 십상인 사람들을 위해서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전 문제를 풀려고 노력해요. ~~~가장 중요한 수업 중 하나는 물론 분노의 통제다.
• 학교에서 사고의 전환 : 돌보는 공동체로서 가르치기
가정이 더 이상 아이들에게 생활의 확실한 발판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감성능력과 사회능력의 결손을 교정하기 위한 유일한 공동체는 이제 학교뿐이다. ~~~~감성교육만큼 교사의 자질이 중요한 교과목은 아마 없을 것이다.
• 확대된 학교의 임무
교사의 훈련을 넘어서서 감성교육은 학교 자체의 과제 쪽으로 관점을 확대함으로써, 아이들이 삶에 필수적인 학습을 받도록 챙기는 사회적 대리인으로서 학교가 좀 더 뚜렷하게 부각되게 만든다. 이는 사실 교육의 고전적 역할을 회복하는 일이다.
• 감성교육의 효과
(감성적 자기 인식)
1. 자신에게 고유한 감정을 인식하여 이름 붙이는 능력이 향상됨
2.감정의 원인을 잘 이해할 수 잇음
3. 감정과 행동 간의 차이를 인식함
(감성관리)
1. 좌절감을 극복하고 분노를 처리하는 능력이 나아짐
2. 신랄한 혹평, 싸움, 교실 분위기를 망치는 행동이 줄어듦
3. 싸우지 않고 알맞게 분노를 표현하는 능력이 좋아짐
4.정학 건수와 퇴학 건수가 줄어듦
5.공격적이거나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 줄어듦
6.자기 자신, 학교, 가족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늘어남
7.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능력이 향상됨
8. 외로움과 사회생활에서 불안을 덜 느낌
(감성을 생산적으로 이용하기)
1. 책임감이 높아짐
2. 당면 과제에 집중하는 능력과 주목하는 능력이 향상됨
3. 충동성이 줄고 자기 통제력이 강화됨
4. 성취도 검사에서 점수가 향상됨
(감정이입 : 감성읽기)
1. 다른 사람의 관점을 취하는 능력이 향상됨
2. 감정이입과 타인의 감정에 대한 민감성이 개선됨
3.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능력이 향상됨
(인간관계 다루기)
1. 인간관계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됨
2. 갈등을 해소하고 의견 불일치를 조정하는 능력이 향상됨
3.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됨
4. 대화를 나누는 데서 훨씬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노련해짐
5. 더욱 대중적, 외향적이 되어 친근감을 주고 또래와 잘 어울림
6. 또래에게 더 많은 교제 요청을 받음
7. 좀 더 배려하고 사려 깊어짐
8. 집단 내에서 더욱 사교성이 좋아지고 조화를 이루게 됨
9. 타인과 더 많이 공유하고, 협력하며, 도움을 제공함
10. 타인과 상대하면서 더욱 민주적이 됨.
감성교육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 점수와 학교 성적을 향상시킨다는 점이다. ~~~너무도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당황스러움을 처리하고, 경청하거나 집중하며, 충동을 억제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거나 학습에 고나심을 가지는 능력이 결여돼 있을 때에는, 이런 능력을 보완해줄 교육 내용이 있다면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성격, 도덕성, 민주주의 기술
감성지능이 대표하는 능력의 본체에 대한 옛날식 단어가 있으니 ‘성격(character))'이다. ~~성격은 도덕적 행위가 필요로 하는 심리학적 근육이다.
• 맺음말 : 삶의 기본 능력에 서툰 10대들을 위하여
14~15세의 어린 10대에 의한 살인이 상승 추세이고, 그 나이 집단은 소규모 베이비붐 정점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다음 10년이 지나면 이 집단은 18~24세가 될 텐데, 범죄 이력에 따르면 그 나이에서 폭력 범죄가 최고조에 달한다.
1988년에서 1992년까지 4년 동안 미연방 법무부 통계수치는 살인, 가중폭행, 강도, 강간 혐의를 받은 청소년들의 수가 60% 증가했으며, 가중폭행의 경우만 따지면 80% 증대된 수치를 나타낸다.
[부록 1]
• 감성이란 무엇인가?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 보면,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정신, 감정, 정열의 흥분이나 동요, 격렬하고 흥분된 정신 상태라고 정의한다. 나는 감성을 감정과 감정에 따른 제각각의 생각, 심리적. 생물학적 상태. 행동하려는 광범위한 성향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한다.
-분노: 격노, 난폭, 분개, 노여움, 격분, 의분, 성냄, 표독스러움, 악의, 성가심, 성마름, 적대감, 아마 극단적인 경우로 병리적 증오와 폭력.
-슬픔: 비탄, 비애, 쓸쓸함, 침울함, 울적함, 자기 연민, 외로움, 낙담, 절망, 병리적일 때, 심각한 우울증
-두려움: 불안, 우려, 소심함, 염려, 소스라침, 걱정, 경계심, 주저함, 안절부절못함, 무서움, 경악, 공포, 병증으로서의 공포증과 돌연한 공포(패닉)
-즐거움: 행복, 환희, 안도, 만족, 지복, 기쁨, 재미, 자랑, 관능적 쾌락, 전율, 황홀, 희열, 충족감, 도취감, 기발한 언동, 무아경, 가장 극단의 조병(躁病)
-사랑: 편애, 우정, 신뢰, 친절, 친근함, 헌신, 찬미, 심취, 타산 없는 사랑(아가페)
-놀람: 충격, 경악, 망연자실, 경이감
-혐오: 경멸, 모멸, 멸시, 질책, 거부, 반감, 염증, 극도의 불쾌감
-부끄러움: 죄책감, 당황, 유감, 양심의 가책, 굴욕, 후회, 치욕, 회한
[부록2]
• 감성적 정신의 특징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가 행하는 많은 것들이 어떻게 감정적으로 추동될 수 있는지 -어떻게 우리가 한순간에 그렇듯 이성적이다가 다음 순간엔 그렇게나 비이성적일 수 있는지 -를 설명하는 감성적 정신에 대한 과학적 모델이 출연했고, 감성이 자신만의 이유와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자각이 나타났다. 아마 감성적 정신에 대한 두 가지 최고의 평가는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대학교 ‘인간상호작용실험실’의 책임자인 폴 에크먼과 매세추세츠 대학의 임상심리학자인 시모어 엡스타인에 의해 각각 독립적으로 제시된 연구 결과일 것이다.
-빠르지만 엉성한 응답
감성적 정신은 이성적 정신보다 훨씬 더 판단이 빨라서 잠시 멈춰 무얼 하려고 하는지 고려해보지도 않은 채 행동으로 치닫는다. ~~~유기체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민첩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감성의 촉발과 감성의 분출 사이의 간격은 실제로 순간적이기 때문에. 지각을 인식하는 매커니즘은 대단히 빠른 속도를 감당하는 구조여야 한다. 심지어 뇌의 시간으로 수천분의 1초 내로 인지되는 경우도 있다. 행동의 필요성에 대한 이와 같은 인식은 자동적이라 결코 의식적 자각으로는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빠르다. 이와 같은 질 나쁜 가지각색의 감성반응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제대로 인식하기도 전에 먼저 우리를 휩쓸어버린다.
이런 빠른 지각의 양식은 속도를 위해 정확성을 희생시켜 첫인상에 의존하고, 전반적인 상황이나 가장 두드러진 측면에 반응한다. 이런 지각 양식을 통해 신중한 분석으로 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반응하여 상황을 하나의 전체로서 즉각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인상을 결정짓는 데는 생생한 요소들이 세부적인 것들에 대한 주의 깊은 평가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런 지각이 지니는 최대의 이점은 순식간에 감성적 현실을 해독할 수 있고(그가 나한테 화가 났구나), 누구를 경계하고, 누구를 신뢰하며, 누가 괴로움에 빠져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직관적인 즉석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감성적 정신은 위험을 탐지하는 내적 레이더다. 만일 우리가 합리적 정신이 이런 판단의 일부를 내리도록 기다렸다면, 틀림없이 잘못됐을 뿐 아니라 죽었을 수도 있다. 한편 이런 지각의 결정은 인상과 직관적 판단이 순식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수를 저지르거나 그릇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감정이 몇 시간이고 지속되는 경우는 대체로 미약한 형태인 기분으로 존재한다. 기분은 감정적인 색조를 띠지만, 높은 열기의 충만한 감성처럼 우리가 지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강력하게 구체화하지는 않는다.
-우선 느끼고, 그 다음에 생각하기
합리적 정신이 자극을 접수해서 응답하는 데는 감성적 정신보다 시간이 한두 순간 더 걸리기 때문에 감성적 상황 속에서의 최초의 충동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다. 한편 빠른 반응 보다 조금 느린 두 번째 종류의 감성반응도 존재한다. 이 반응은 감정이 되기 전에 우리의 생각 속에서 우선 부글부글 끓어 정제가 된다. 감성을 촉발하는 이 두 번째 경로는 더욱 의도적이라서, 우리는 보통 그런 감성으로 이끄는 생각을 아주 잘 인식한다. 이런 종류의 감성반응 속에는 좀 더 확대된 평가가 들어 있다. 어떤 감성이 촉발될지 결정하는 데서 우리의 생각과 인지능력이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 일단 우리가 ‘저 택시 운전사가 나를 속이고 있어’라거나 ‘이 애는 사랑스럽군’ 하는 식으로 평가를 내리면, 알맞은 감성반응이 뒤따른다. 이런 좀 느린 연쇄 반응 속에서 더 충분히 명료해진 생각이 감성보다 앞선다. 다가오는 시험에 대한 당혹감이나 염려 같은 더 복잡한 감성은 이런 좀 늦은 경로를 따라 펼쳐지는데 몇 초나 몇 분이 더 걸린다. 이런 감성은 생각에서부터 따라 나오는 감성이다.
-상식적이고 유아적인 현실
감성적 정신의 논리는 관념적이라서 현실을 상징하거나 현실의 기억을 촉발하여 그 현실과 똑같아지게 할 요소들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영화, 시, 노래, 오페라 같은 예술처럼 직유, 은유, 상징이 감성적 정신에 직접 호소한다. 부처나 예수 같은 위대한 영적 스승들은 감성의 언어로 말하고 비유, 우화, 이야기로 가르침으로써 제자들의 가슴에 호소했다. 실로 종교적 상징과 의례는 합리적 관점에서 볼 때는 별반 의미가 없다. 가슴의 언어로 표현됐기 때문이다.
- 현재에 부과된 과거
한 사건의 어떤 특징이 과거로부터 감성적으로 채워진 기억과 유사한 듯 보일 때, 감성적 정신은 그 기억되는 사건과 더불어 일어나는 감정을 촉발하는 반응을 보인다. 감성적 정신은 마치 현재가 과거인 듯이 현재에 반응한다. 여기서 난점은, 특히 평가가 빠르고 자동적일 때 한때 그랬던 것이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가 깨닫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황에 좌우되는 현실
감성적 정신의 작용은 상황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주어진 순간에 떠오르는 특별한 감정의 지시를 받는다. 낭만적인 감정을 느낄 때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ㅂ아식은 격분하거나 낙담했을 때의 행동방식과 전적으로 다르다.
[부록 3]
• 두려움의 신경회로(全文)
편도는 두려움의 중추다. 휘귀한 두뇌 질병으로 인해 신경학자들이 S.M이라 부르는 환자의 편도가 손상되자(그러나 다른 두뇌 구조에 손상은 전혀 없을 때) 정신의 목록에서 두려움이 사라졌다.
진화 과정에서 두려움이란 감성에는 특별히 두드러진 점이 담기게 됐다. 다른 어떤 감성보다 생존에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와 잘못 갖게 된 두려움은 당연히 일상생활의 해악이다. 이런 두려움은 우리를 초조, 불안, 흔해 빠진 염려로 고통 받게 하거나 병리학적 극단으로 치달아 공황발작, 공포증, 강박신경증으로 고생하게 만든다.
가령 당신이 어느 날 밤 집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다른 방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고 하자. 다음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 일어나는 일은 두려움의 신경회로로 들어갈 기회를 제공하며 경보체계로서의 편도의 역할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가장 처음 반응하는 두뇌회로는 그 소리를 단순하게 있는 그대로의 물리적 파동으로 받아들인 다음, 두뇌의 언어로 변화시켜 당신을 경계 상태 속에서 놀라게 만든다. 이 회로는 귀에서 나와 뇌간으로, 다시 시상으로 이어진다. 거기서 회로는 둘로 분리 된다. 좀 다 작은 회로는 편도와 근처의 해마로 이어지고, 좀 더 큰 회로는 소리가 분류되고 이해되는 측두엽의 청각피질로 이어진다. 기억의 주된 저장소인 해마는 저 요란한 소리를 지금까지 들어본 적 있는 다른 유사한 소리와 비교해 신속하게 분류하면서 이 소리가 친숙한 것인지, 금방 인지할 수 있는 소리인지 살핀다. 그러는 사이에 청각피질은 소리의 원천을 이해하려 애쓰며 소리를 좀 더 정교하게 분석한다. 고양이 소린가? 바람이 셔터에 부딪혀 나는 소린가? 좀도둑인가? 등등. 청각피질은 자신의 가설을 생각해내서 -탁자에서 등을 떨어뜨린 고양이일 수도 있고, 좀도둑일 수도 있다 -편도와 해마에 전달되고, 편도와 해마는 그 정보를 유사한 기억과 비교한다. 만일 결론이 안심되는 것이라면(바람이 아주 심하게 불 때마다 큰 소리를 내는 셔터에서 나는 소리일 뿐이야)전체적 경보가 그 다음 수위로 상향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만약 확신이 들지 않으면 편도, 해마와 전전두엽 피질 사이에서 정보에 대해 반향을 일으키는 또 다른 회로가 불확실성을 강화하고 계속 신경이 쓰이도록 만들어 소리의 원천을 확인하는 일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든다. 만일 이렇게 더 나아간 예리한 분석에서도 만족스러운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편도가 경보를 발동하여 편도의 중추적 영역은 해마, 뇌간, 자율신경계를 활성화한다.
두뇌의 중앙경보장치로서 편도의 탁월한 구조는 이와 같이 염려스럽고 잠재의식적 불안을 느끼는 순간에 진가를 발휘한다. 편도에 있는 여러 다발의 신경세포들 각각은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맞이하는 수용기를 갖춘, 서로 구별되는 일련의 돌출부를 지니고 있다. 이는 마치 한 가정에서 구조 신호를 보낼 때 교환원들이 소방서, 경찰 및 이웃에 호출 신호를 보낼 준비를 갖추고 있는 가정 보안업체들과 마찬가지다.
편도의 다양한 부위들은 서로 다른 정보를 접수한다. 편도 측면의 핵으로는 시상과 청각 및 시각피질에서 나온 돌출부가 이어져 있다. 후각 망울을 경유한 냄새가 편도의 피질 내측 영역에 도달하고, 내장에서 나오는 맛과 신호가 편도의 중앙부로 전해진다. 이렇게 전달되어 들어오는 신호로 인해 지속적인 보초 역할을 하게 되는 편도는 모든 감각 경험을 정밀하게 조사한다.
편도에서 나온 돌출 부위둘이 두뇌의 모든 주요 부위로 확장된다. 분출되는 여타 호르몬을 통해 싸우거나 도망가는 반응을 일으키는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을 방출하는, 위기 대응 물질인 CRH 호르몬을 분비하는 시상하부 영역들에 중심적인 중앙의 영역에서 나온 가지 하나가 이어져 있다. 편도의 근본 영역은 동작을 위한 두뇌체계에 연결되어 있는 선조체 쪽으록 가지가 뻗어 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중추핵을 경유하여 편도는 골수를 통해 자율신경계로 신호를 보내 심혈관계, 근육, 창자에 광범위하게 널리 퍼진 반응을 활성화 한다.
편도의 기저 외측 영역에서 나온 지류들이 대상피질과 뼈대에 붙은 거대한 근육을 규제하는 세포인 증심회색질로 알려진 섬유소로 이어진다. 개가 짖게 만들고 자기 영역에 들어온 침입자를 위협하면서 고양이의 등을 활모양으로 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이런 세포들이다. 인간의 경우 이와 똑같은 회로가 성대 근육을 팽팽하게 하여 음조가 높은 공포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
편도에서 나오는 또 다른 회로가 뇌간에 있는 청반으로 이끌고, 청반은 이어서 노르에피네프린을 만들어내 뇌 전체로 퍼뜨린다. 노르에피네프린의 최종적인 영향은 이 호르몬이 유입되는 두뇌 영역의 전반적인 반응성을 높여 감각회로를 더욱 예민하게 만드는 일이다. 노르에피네프린은 피질, 뇌간, 대뇌면연계 자체를 뒤덮어 본질적으로 두뇌를 날카롭게 만든다. 심지어 집에서 보통 들을 수 잇는 삐걱거리는 소리조차 두려움의 진동이 발산하게 된다. 대부분의 이런 변화는 인식되지 않은 채 진행 되므로 사람은 자신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줄을 모르게 된다.
하지만 점차 실제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의식되지 않았던 불안이 인식 속으로 스며들면서- 편도는 한 결 같이 광범위한 반응을 명령한다. 편도는 뇌간으로 얼굴에 두려운 표정을 짓도록 신호를 보내고, 안절부절못하게 만들고, 쉽사리 놀라게 하며, 근육에서 진행 중인 아무 상관도 없는 동작을 얼어 붇게 하고, 심장박동율과 혈압을 높이며, 호흡을 늦춘다(사람이 맨 처음 공포를 느낄 때 두려워하는 것ㅇ이 무엇인지 좀 더 분명하게 더 잘 듣기 위해 갑자기 숨을 죽이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런 것은 편도와 관련 부위가 위기 처한 두뇌의 명령을 내리면서 조직화하는, 주의 깊게 조절된 광범위한 일련의 변화들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그러는 사이 서로 연결된 해마와 편도는 두려움의 원천 - 이상한 소리- 에 주의를 집중하게 만들고, 근육이 그에 맞게 반응할 채비를 갖추도록 하는 도파민의 방출을 촉발하는 주요한 신경전달물질을 내보내는 세포들을 지휘한다. 그와 동시에 편도는 시각과 집중을 위해 감각영역에 신호를 보내 눈이 근처의 위기 상황과 가장 관련되어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확실하게 찾아 나서게 만든다. 동시에 피질의 기억체계가 특별한 감성적 긴급성과 가장 관련 있는 지식과 기억이, 다른 관련성이 떨어지는 생각에 앞서서 되살아나게 만든다.
그리하여 일단 이런 신호를 접수하게 되면, 사람은 두려움이란 할 만한 감정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창자가 부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목과 어깨를 둘러싼 근육의 긴장이나 사지의 떨림 등이 인식된다. 좀 멀리서 나는 소리를 들으려고 주의를 집중하면 신체의 해당 부위가 굳어지고, 정신은 잠복돼 있을 수 있는 위험과 반응 방식을 놓고 질주해 댄다. 이 일련의 전체 과정이 -놀람에서 불확실성으로, 염려로, 두려움으로-1초 이내에 일어난다.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면. Jerome Kagan, <Galen's Prophecy>. New York: Basic Book. 1994)
[Review]
‘성격(character)'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며, 인간 자체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용어다. 성격이 좋아야 공부도 잘할 수 있고, 성격이 좋아야 결혼 생활도 행복할 수 있고, 성격이 좋아야만 사회적 존경도 받을 수 있다. 인간의 생물학적 상태를 이성과 감성으로 나눌 때 성격은 감성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도 있다. 버릇, 습관은 감성에 속한 부분이고 지능은 이성에 더 가깝다. 오늘날에는 뇌 과학의 발달로 이성과 감성에 대한 두뇌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감성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눈이나 귀에서 들어오는 감각신호는 맨 먼저 시상으로 가고, 그 다음 하나의 시냅스를 가로질러 편도로 가며, 시상에서 나온 두 번째 신호가 사유하는 뇌인 신피질로 전달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본문)
이처럼 감성이라고 불리는 여러 작용 (분노, 슬픔, 두려움, 즐거움, 사랑, 놀람, 혐오, 부끄러움 등)은 편도를 통한 직행로를 선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피질로 우회하는 이성의 합리적 힘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대략 감성 회로는 1천분의 1초, 이성 회로는 감성 회로의 두 배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 감성 회로가 어린 시절에 특별한 자극을 받으면 특정 신호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제를 일으키게 되어서 정신적 불안정 상태에 이르고 인간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엊그제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18세 미만 청소년이 4년 새 2배로 증가했다는 신문 기사가 올라왔다. 두뇌는 좋은데 평생 나쁜 감성 때문에 인생을 망치는 사람도 있고, 또 좋은 두뇌를 제대로 발휘해 보지 못해서 인생의 대열에서 쳐지는 경우도 있다. 감성지능 교육은 오늘날 그만큼 중요한 과제로 학교에서는 과거에 IQ만을 중시했으나 이제는 EQ(감성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감성지능의 특이한 점은 타이밍이다. 발달하는 시기가 있고, 그 시기가 매우 짧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면 그만큼 회복이 어려워지고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감성지능의 시기는 유아기에서부터 시작해서 중학교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대략 15세 이하 정도면 대부분의 감성지능이 자리를 잡게 된다고 말한다.
인간 삶의 양식이 복잡해지면서 인간의 정신은 더 많은 해악에 치우치며 정신 문제로 인한 여러 가지 재앙이 급증하고 있다. 행복한 삶에 대한 관심과 학교 교육, 부모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서는 이런 감성적인 교육의 기반이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뿐 아니라 이러한 정신적 감성 문제(성격이상)로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익하다. 성격은 바꿀 수 있다. 문제를 알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
“감성지능이 대표하는 능력의 본체에 대한 옛날식 단어가 있으니 ‘성격(character))'이다. ~~성격은 도덕적 행위가 필요로 하는 심리학적 근육이다. ”
“지난 10년 동안 이루어진 감성에 대한 놀라운 발견들 가운데 하나가 르두의 연구에서 나왔다. 두뇌의 구조가 어떻게 편도에 뇌를 강제할 수 있는 감성의 파수꾼으로서의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는지를 밝혀낸 것이다. 그는 눈이나 귀에서 들어오는 감각신호는 맨 먼저 시상으로 가고, 그 다음 하나의 시냅스를 가로질러 편도로 가며, 시상에서 나온 두 번째 신호가 사유하는 뇌인 신피질로 전달된다는 점을 밝혔다. 여러 수준의 두뇌회로를 통해 감지한 정보를 잘 뒤섞어 최종적으로 좀 더 섬세하게 재단된 반응을 시작하는 게 신피질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가지 뻗기는 이런 신피질에 앞서 편도가 응답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
“어릴 적 가정과 학교에서 배운 감성적 교훈들이 뇌에 감성회로를 형성해서 우리의 기초적인 감성지능에 숙련되게 하거나 혹은 부적합하게 만든다. ”
“감성은 곤경에 직면했거나 위험, 고통스러운 상실감, 좌절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해주고, 동료와의 긴밀한 유대감 혹은 가족의 형성 같은 아주 중요해서 이성에만 내맡길 수 없는 문제들에 부딪혔을 때에도 우리를 안내한다.”
“감성은 행동하려는 충동이다. 즉 감성은 삶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진화를 통해 우리 안에 주입된 순간적 계획이다.”
“대뇌변연계는 두뇌의 학습과 기억의 상당 부분 혹은 대부분을 담당하며, 편도는 감성 문제를 전문으로 다룬다. 만일 편도가 뇌의 나머지와 절연되면, 감성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이런 상태를 감성 공백이라고 부른다.”
“신경 경보의 한 가지 결함은 이따금 편도가 보내는 긴급한 신호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다. 감성이 기억되는 저장고인 편도는 기억을 살펴서 현재 벌어지는 일과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비교한다. 비교 방법은 연상으로, 현재 상황의 요소가 과거의 요소와 유사할 때 그것들을 걸맞은 짝으로 여기게 된다. 그래서 충분히 확신이 서기도 전에 회로가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 요소들이 아주 조금만 유사해도 편도는 경고 정도로 반응해도 되는 사건을 오래전에 각인된 방식으로 현재에 반응하도록 광적인 명령을 내린다.”
“IQ는 인생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인들 중 잘해야 20%를 차지할 뿐이고, 나머지 80%는 다른 요인들이 결정한다.”
“절제의 목표는 균형이지, 감정의 억압이 아니다. 모든 감정은 그 자체로 가치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열정 없는 생활이란 무덤덤한 황무지일 테고, 삶이 주는 풍요로움에서 단절되고 소외될 것이다.”
“낙관적인 사람은 다음번에 성공하기 위해 바뀔 무언가 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간주하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실패를 자신들이 변화시키기에 무기력한 특성 탓으로 돌린다.”
“자기감정에 당황스러워하는 이들은 다른 사람이 감정을 털어놓을 때도 마찬가지로 당황스러워한다.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무능력은 감성지능에서 중요한 결손이며, 인간적인 면모라는 측면에서 비극적인 약점이다. 모든 관계에서 마음을 쓰는 뿌리는 감성적 조율과 감정이입의 능력에서 생겨난다. ”
“비언어적 신호를 보고 감정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주는 이점에는 높은 감성적 적응능력, 많은 인기, 외향적 성격, 아마 놀랄 일은 아니지만 뛰어난 민감성 등이 있었다.”
“어린 시절의 감성교육은 기질에 심대한 영향을 미쳐서 선천적인 성향을 강화하기도 하고 약화하기도 한다. 외의 이러한 유연성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이후 삶을 살아가는 동안 신경 통로를 구축하는 데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아이의 유전적 패턴이 어떤지에 대한 초기의 단서는 유아일 때 얼마나 까다롭고 민감한지, 낯선 대상이나 사람을 직면했을 때 얼마나 힘들어하는지에 들어 있다. 대략 다섯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소심한 범주에 들고, 두 명이 과감한 기질을 나타낸다. 적어도 태어났을 무렵엔 그렇다.”
“지나치게 민감하고 겁이 많은 아이들이 수줍어하고 겁 많은 성인으로 자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어난 후 대략 15~20%의 아이들이 행동적으로 억제돼 있다고 케이건은 말한다. 아기였을 때 이런 아이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지 소심하게 대한다. 이로 인해 그들은 낯선 음식은 잘 먹지 못하고, 새로운 동물이나 장소에 접근하길 꺼려하며, 낯선 사람이 있으면 뒷걸음질 친다. 또한 그런 소심함 때문에 다른 식으로도 민감해지는데, 예를 들어 죄의식을 느끼거나 자학하기 쉽다. 이들은 사회적 상황 속에서 마비가 될 정도로 불안해하는 아이들이다. 즉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사회적으로 자신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질 때 불안해한다. 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은 인기 없을 가능성이 높고,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공연을 해야 할 때 병적으로 겁을 내기 십상이다.”
“어린 시절 내내 소심했던 아이들 중에는 경험을 통해 중요한 신경회로가 계속해서 형성됨에 따라 점차 과감해지는 아이들도 있다. 소심한 아이가 이런 태생적인 억제를 극복할 가능성이 많은 징표들 가운데 하나는 사교능력이다. 즉 다른 아이들과 협력하고, 잘 지내며, 단호하고, 가진 것을 나누는 편이고, 사려 깊으며, 친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네 살 때까지는 소심한 기질을 가진 것으로 여겨졌지만, 열 살이 될 무렵엔 그런 기질을 떨쳐버린 아이들은 바로 이런 특성을 갖고 있었다.”
“사춘기는 두뇌 전체에 걸쳐 가장 철저한 가지치기가 이루어지는 시기 가운데 하나다. 감성생활에 결정적인 두뇌 부위들이 가장 느리게 성숙한다. 감각 영역은 아주 어린 시절에 성숙되고 대뇌변연계는 사춘기 무렵에 성숙되는 반면, 전두엽은 청소년기가 거의 끝날 때까지 발달하다가 16~18세 사이의 어느 시기가 돼서야 끝난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생활에서 느끼는 좋고 나쁜 일에 대한 생각에 뚜렷한 변화가 생긴다. 아이들은 점점 더 그런 일을 자기 자신의 특성 때문으로 돌렸다. 난 똑똑하니까 좋은 점수를 받을 거야 라든가 내가 재미없으니까 내겐 친구가 많지 않은 거야 처럼 말이다. 이런 변화는 3~5학년쯤 확립되는 듯하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면서 비관적 관점 - 생활 속의 좌절을 자신 안의 끔찍한 결함의 탓으로 돌림 -을 갖게 되는 아이들은 좌절로 인한 우울한 기분의 피해를 입기 시작한다. ”
“심리학자 총재인 데이비드 함부르크는 초등학교로 이전해가는 때와 이어서 중등학교로 이전해가는 때를 아이의 적응 단계에서 두 가지 결정적인 시기로 인식한다. 함부르크에 따르면, 6~11세까지 ‘학교는 아이들의 청소년기와 그 후의 시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용광로이자, 특성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경험의 장소다.”
“뉴헤이번의 트룹 학교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가장 학년이 낮은 아이들은 자기 인식, 관계 맺음, 결정 내리기와 같은 기본적인 수업을 받는다. 1학년 때 학생들은 빙 둘러앉아 검정 주사위를 굴린다. 주사위의 각 면에는 슬픔, 흥분 같은 단어가 쓰여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그런 감정을 느꼈을 때를 설명한다. 이런 연습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좀 더 자신 있게 말로 표현할 수 있고, 다른 학생들도 자신과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말을 들으면서 감정이입에 도움을 받는다. 4~5학년이 될 무렵에는 또래 관계가 생활에서 대단히 중요해짐에 따라 우정이 잘 발휘되도록 도와주는 수업을 받는다. 감정이입, 충동 통제, 분노의 처리를 공부하는 수업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시도하던 얼굴 표정에서 감정을 읽어 내는 생활기술 수업은 본질적으로 감정이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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