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파업

작성자등대|작성시간26.06.09|조회수36 목록 댓글 0

 

레미콘 파업

전국 레미콘 파업.

한때라면 온 나라를 흔들었을 법한 큰 뉴스지만,
이 소식 앞에서 정부도, 시민들도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분노도 없고, 환호도 없다.
그저 "그럴 만도 하다"는
체념 섞인 공감만이 흐른다.

억대 연봉과 거액의 성과금을 둘러싼
파업 소식에는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졌지만,
레미콘 기사들의 목소리 앞에서는
사람들이 쉽게 돌을 던지지 못한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사치나 특혜가 아니라
당장 내일의 생계를 지키기 위한
몇 천 원의 운반비 인상이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돈일지 몰라도,
새벽 어둠을 가르며 현장으로 향하는
그들에게는 가족의 밥상과
아이들의 학원비가 걸린 절박한 문제다.

그러나 그들의 손을 선뜻 들어주기도 어렵다.

건설업계 역시 벼랑 끝에 서 있기 때문이다.

공사 현장은 줄어들고,
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유가는 치솟고,
금리 부담은 여전히 무겁다.

하루가 멀다 하고
건설사 부도 소식이 들려온다.

새로운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Kick-off) 소식보다,
공사가 멈추고 회사가 문을 닫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더 자주 들려오는 시대가 되었다.

레미콘 기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외치고,
건설사들은 버티기 위해 몸부림친다.

한쪽은 더 달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살려 달라고 말하고,
다른 한쪽은 줄 수 없어서가 아니라
줄 힘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번 파업은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불황이라는 폭풍 속에서
모두가 서로 다른 배를 타고
침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에 가깝다.

누군가는 운전대를 잡고 울고,
누군가는 공사 현장에서 울고,
누군가는 사무실에서 부도 서류를 바라보며 운다.

이 비극은 한 사람의 욕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가난해진 시대가 만들어 낸
슬픈 풍경이다.

그래서 레미콘 파업 뉴스가 더욱 가슴 아프다.

목소리를 높여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서로의 사정을 알면서도
서로를 도울 수 없는 현실.

지금 건설 현장 곳곳에는
분노보다 더 무거운 감정이 흐른다.

그것은 아마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의
깊은 한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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