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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암 앨범

보병 공양 기행문 : 10/2/21

작성자도혜|작성시간21.10.10|조회수433 목록 댓글 0

[ 보병 공양 기행문 : 10/2/21 ]

10/2/21

따르릉~ 따르릉~~ 잠결에 울리는 알람소리를 끄고 핸드폰을 보니, 어느새 새벽 3:40분이다. 어서 일어나야 한다. 4:45분 정도에는 법당에 도착해야 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10월 첫째 주말이 대체 휴일과 연결되면서 3일 연속 휴일이 되어, 큰스님을 모시고 강원도 쪽으로 보병 공양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원래 큰스님과는 5시에 법당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지만, 평소 큰스님의 행보를 감안하면 적어도 15분 전에는 도착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서둘러야 한다...

간단히 새벽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겨 차량 운전석에 앉으니 벌써 4:15분. 음, 바쁘다 바빠... 초가을 새벽 공기가 상쾌하다. 길에는 사람도, 차도 별로 없으니, 새벽의 고요함을 깨우는 내 차 소리가 오히려 미안할 따름이다. 휘리릭 운전하여 법당에 도착하니, 대략 4:45분이다. 아직 1층에 큰스님 모습이 안 보이니, 다행이다. 한걸음에 5층까지 뛰어 올라가니, 큰스님께서 아직 새벽 기도 중이시다. 문앞에 높여 있는 세개의 큰 짐들을 하나씩 들어본다. 헉, 무게가 만만치 않다. 수정심 보살님으로부터 보병을 많이 넣어 짐 무게가 제법 나갈 거라고 듣긴 했는데, 음 묵직한 느낌이 새벽부터 힘 좀 써야 하나 싶다. 두번에 걸쳐 들고 내려와 차에 싣고 다시 법당으로 올라오니, 이미 기도를 마치신 큰스님께서 행장을 꾸려 방을 나오시며, 언제 그 짐들을 다 갖고 내려갔냐 하시며 웃음음과 함께 아침 인사를 받아 주신다.

큰스님을 모시고 차에 올라타 출발하려니, 때르릉 핸드폰이 울린다. 역시나 부지런한 응공 거사님이 출발했냐고 물어보신다. "이제 막 출발합니다. 5:40분쯤 도착할 것 같네요~" 라고 답을 하고는 바로 운전을 시작한다. 캄캄한 새벽 길이라, 과천을 지나서는 길이 좀 헷깔리더니, 고속도로 출구를 잘못 나워 한바퀴 빙~ 우회를 하게 되어, 부지런히 다시 길을 찾아 용인 동백지구에 있는 응공 거사님 댁에 도착하니 어느새 5시 50분이 다 되었다. 용인 수지에 사는 지성화, 수혜 보살님은 이미 도착해 있다. 큰스님을 내려드리고, 응공거사님 차가 있는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 내 차 트렁크의 짐을 거사님 차로 옮겨 놓으려 하니, 헉, 산타페 SUV 짐칸이 꽉 차있어 짐을 넣기가 만만치 않다. 법당에서 갖고 간 보병을 담은 세개의 큰 가방도 적지 않은 부피와 무게인데, 산에서 보병 공양을 올릴 때 사용할 공양물, 회공 기도책, 그리고 산에서 보병을 땅에 묻을 때 꼭 필요한 삽 등으로 짐칸은 이미 한가득이다. 지난 여름에 제주 한라산으로 큰스님 모시고 보병 공양하러 갔을 때, 보살님들이 안 계셔서 제대로 산신 공양물을 준비해 가지 못 해 보병 묻느라 고생 좀 했던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공양물을 잘 챙겨주실 보살님들을 꼭 같이 모시고 가기로 했는데, 한보따리 공양물을 보니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 될 듯 하다. 그래도 공양물을 풍성하게 갖고 가는 것이 좋을 것이기에 이마저도 감사할 일이라고 마음을 다져 본다.

짐을 옮겨 놓고 응공 거사님 집으로 올라가니, 아직 6시도 채 안 된 시간인데도 푸짐한 아침상을 차려놓은 정진행 보살님이 우리를 맞이해 준다. 큰스님께 아침 공양을 잘 올려드리고, 큰스님 모시고 보병 공양 일을 하러 가는 도반들을 챙겨주려는 보살님의 넉넉한 보리심이 가득 담긴 아침상이다. 맛있게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내려오니, 어느새 어렴풋이 날이 밝아 온다. 이번 출행의 메인 드라이버를 맡은 응공 거사님이 기사석에 오르고, 큰스님을 그 옆자리에 안전하게 모신 후, 지성화, 수혜 보살님과 같이 뒷자석에 자리를 잡고는 상쾌한 가을 아침 공기 만큼이나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출행을 시작한다.

마성 IC를 통해 용인 고속도로에 오르니, 어느새 고속도로에 차들이 제법 많다. 연휴를 맞아 강원도 쪽으로 나가는 여행객들이 새벽부터 분주하다. "이천까지는 차가 좀 있어도, 이천 지나면 괜찮을 겁니다." 응공 거사가 지난달에 오대산 북대를 다녀온 경험을 이야기하며 우리를 안심시켜 준다. 밖으로 스쳐가는 올망졸망한 산봉우리들이 물안개와 구름을 어깨까지 걸치고 수줍은 듯 웃으며 여행객을 맞이해 준다. 신기하게도 8부 능선 높이에 구름들이 일자로 걸려 있고, 그 위로 산 정상들이 얼굴을 내밀듯 웃고 있다. 수년전 큰스님을 모시고 티벳 성지 순례를 갔을 때, 지금처럼 구름을 두르고 있는 산들을 보면서, 황칭 보살님이 "산신들이 하얀 색 하다를 들고 큰스님께 공양을 올리려 나왔네요" 라고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티벳의 산신들처럼, 우리 한국의 산신님들도 큰스님께서 길을 나서자 새벽부터 반갑게 인사드리며 하다 공양을 올리는가 보다.

이천을 지나니,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뚫려 신나게 달려가니, 어느새 8:30분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오대산 월정사라 모습을 드러내어 준다. 오대산 입구 자락에 있는 월정사는 조계종 4교구 본사로 신라시대 자장 율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도량이다. 이번 오대산 출행의 목적은 오대산 북대 미륵암을 올라가는 것이기에, 월정사는 다음에 들리기로 하고 월정사를 지날때 합장 3배로써 예를 표하고 곧장 오대산 주차장을 이동한다. 북대를 가려면 기도하러 오는 신도가 아니면 1시간 반 이상을 걸어 올라가야 하나, 큰스님을 모시고 가기에 우리는 차를 몰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주차장 관리소에 차량 통제 장치를 열어 달라고 말하려 하니, 아직 출근 전이라 아무도 자리에 없다. 잠시 기다리는 짬을 이용하여, 주차장 입구 옆에 위치한 상원사를 먼저 참배하기로 한다.

상원사는 월정사의 말사로서, 한국전쟁 당시에 그곳에 주석하시던 한암 큰스님께서 몸을 지켜내어 전쟁의 화마를 피하였고, 그 덕분에 국보인 상원사 동종, 탑, 문수전 불상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오대산에서 제일 유서 깊은 사찰이다. 한암 스님 이후에는 탄허 큰스님께서 오랫동안 주석하시면서 불법을 홍양하신 수행도량이라고 한다. 문수전을 참배하고 나와, 문수전 앞 탑을 세바퀴 돌며 참배한 후, 동종 앞으로 가 보니, 동종에 아름답게 새겨져 있는 비천상이 넉넉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신다. 어렸을 때부터 그냥 이유없이 가보고 싶었던 곳이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이었는데, 참 오랜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렇게 큰스님을 모시고 이곳을 찾으니 무상한 세월의 흐름이 야속할 따름이다.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한줄기 아침 햇살이 아름답게 문수전 탑을 비추는 모습을 마음에 담고, 서둘러 차에 올라 오대산 북대 미륵암으로 움직여 본다.

자장 율사가 당나라로 구법 유학을 떠나, 문수보살님께서 상주하시는 산시성 오대산에 들어가 간절히 기도한 끝에 문수보살님을 친견하고 부처님 진신사리 등을 직접 받아 돌아와, 중국 오대산과 비슷하게 생긴 지금의 강원도 오대산에 자리잡고 법을 펼치셨다. 중국 오대산처럼 한국 오대산도 동,서,남,북대 및 중대의 다섯 봉우리로 이뤄져 있고, 중대 적멸보궁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 놓았고, 가장 높은 북대에는 미륵도량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 북대는 나옹선사가 중국에서 수행을 마치고 돌아와 한동안 주석하시며 수행하신 상서로운 곳이다. 중국 오대산 북대는 오대산 다섯 봉우리 중에서도 제일 높은 곳이고, 북대 문수전 바로 아래에는 중국에서 제일 법력이 높은 용왕인 우예 용왕이 상주하는 곳인데, 한국 오대산의 북대에서는 용왕전을 만날 수는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30여분 비포장 도로를 출렁거리며 올라가니, 북대 미륵암이 살포시 모습을 드러낸다. 법당 앞 주차장을 지나 위쪽으로 더 차를 운전해 올라가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큰스님께서 좋은 자리를 찾아 주셔서 오대산에 첫 보병 공양을 올린다. 이번 출행의 첫번째 기도이니, 두분의 보살님도 더 정성스레 공양물을 준비하시는 듯 하고, 땅을 파는 응공거사님과 나도 힘든 줄 모르게 잘 작업을 하고 조심스레 보병을 묻는다. 보병 공양을 마치고, 북대 주차장에 잠시 차를 두고 법당으로 참배하러 올라가 본다. 이 높고 외진 법당임에도 어디서 오셨는지 10여명의 신도분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기도에 방해되지 않도록 법당 앞에서 삼배를 올리고, 몸을 돌려 전방을 바라보니, 웅장하면서도 푸근한 오대산 자락의 봉우리들이 합장하듯 북대를 향해 다소곳이 모습을 보인다. 저 아래로 중대 적멸보궁이 보인다고 하나, 법당 앞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아름다운 오대산 가을 풍광을 가슴에 담고 차에 올라 북대를 떠난다. 멀리 보이는 북대 미륵암이 어슴프레 물든 단풍을 배경으로 다음에 또 오라고 소리없는 배웅을 해 준다.

다음 행선지는 옥계 해변이다. 동해까지 왔으니, 동해를 주관하시는 용왕님께 보병 공양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미 여름이 끝난 해수욕장의 해변은 별달리 오가는 사람도 없이 드넓은 모래사장을 넓게 펼쳐 동해 바다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가을 정오의 햇살을 맞으며, 공양물을 챙겨 들고 출렁이는 바다와 만나는 해변 끝에 자리잡고는, 큰스님 주관으로 용왕기도문을 독송한다. 우렁찬 파도소리가 우리의 독송소리에 화음을 넣어주는가 싶다. 기도를 마치고, 준비해 간 보병을 모두 바닷 속으로 던져 용왕님께 공양 올리고, 공양물도 역시 바다 속으로 출공하고 나니, 큰스님께서 벌써 다음 길을 재촉하신다.

어느새 점심 시간이 다 되어 인근 식당에서 맛있는 가정식 백반으로 점심 공양을 마치고, 이제는 태백산 자락을 향해 출발한다. 뻥 뚫려 있는 고속도로를 지나 내륙쪽으로 길을 들어서 제법 정비가 잘 된 국도를 따라 가니, 새벽부터 움직인 피곤함을 느낄새도 없이 그저 마음이 즐겁다. 얼마쯤 지났을까... 이제 약간은 구비 구비 산을 행해 올라간다. 오르막 경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큰스님께서 옆쪽의 작은 길로 꺾으라고 하신다. 비포장된 길로 들어서니, 앞쪽의 태백산 줄기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상하게도 그 길 주변으로는 큰 나무들이 없고 풀과 작은 나무들 뿐이다. 좀 더 운전하여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내려 안내판을 보니, 수년전에 산불이 나서 지금은 열심히 나무를 심어 가꿔 나가는 곳이라고 하며, 태백산 줄기로 넘어 들어가는 "건의령"이라고 한다. 차에서 내리면 어김없이 바삐 움직이시는 큰스님께서 잠시 후 공양물을 준비해 위 쪽으로 올라 오라고 하신다. 공양물과 삽을 들고 올라가 보니, 한눈에도 시원한 풍광이 들어오는 곳에 자리잡고 계신 큰스님께서 이곳에서 보병 공양을 하자신다. 나 같은 초보자가 보기에도 자리가 힘이 있고 좋아 보이는 곳이다. 땅을 파려고 준비하는 동안 큰스님께서는 벌써 기도문 독송을 시작하신다. 30여분이 지났을까... 모든 기도와 보병 공양 작업을 마치고 나니, 다시 한번 발 아래 풍광이 휙하고 눈으로 들어온다. 아름다운 풍광 때문인지, 자리가 좋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모두들의 신심이 충만해서 그랬는지, 준비해간 짜가(술)의 향이 향기롭게 코를 찌른다. 너무도 향이 좋고, 땅을 파느라 힘을 써서 그런지 쨔가를 한모금 호기롭게 들이켜 본다. 큰스님께서, 백두대간의 맥이 흘러가는 좋은 곳에 보병 공양을 했다 하시며 기뻐하신다.

다음으로는 어제 새롭게 행선지로 정한 적조암 터로 이동한다. 적조암은 자장 율사가 열반하신 곳으로 지금은 암자 터 만이 남아 있지만, 오대산은 자장율사와 떼어놓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는 곳이기에 이곳에 보병 공양을 하기로 결정하셨다. 적조암으로 올라가는 입구 앞까지 이동하니 어느새 3:30분이 다 되었다. 적조암을 거쳐 오늘 중으로 정암사 적멸보궁까지 참배할 예정이니 서둘러야 한다. 적조암을 꼭 한번 들리시면 좋다고 하신 수정심 보살님이 입구에서 평탄한 길로 0.5킬로 정도만 올라가면 된다고 하였으니, 시간적으로 괜찮을 듯 싶다. 공양물, 보병 등을 챙겨 큰스님을 따라 산길을 올라간다. 약 300미터 쯤 올라갔을까... 길이 생각보다 가파르다. 왠만큼 올라온 것 같은데, 적조암 모습은 아직도 보이질 않는다. 보병을 넣은 배낭과 무거운 공양물이 든 짐도 같이 짊어진 두 어깨의 무게가 천근만근이고, 땀이 비오듯 내린다. 200미터쯤 더 올라가다, 힘들어 잠시 쉬려고 하니, 헐, 적조암이 500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500미터를 더 가야 하다니~~ 힘들어 보였는지, 수혜 보살이 공양물 짐을 지고 가겠다며 먼저 앞서 올라선다. 잠시 숨을 돌린 나도 다시 길을 나서고, 저멀리 보이던 큰스님과 응공 거사님 모습은 아예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200미터쯤 갔을까... 어느새 수혜 보살님도 지쳐 자리에 주저 앉는다. 이미 큰스님께서 앞서 올라가셨기에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다시 공양물 짐까지 짊어매고 산을 올라간다. 얼마나 더 시간이 흘렀을까. 멀리서 작은 암자같은 건물이 보이고, 그 앞에서 기다리는 응공 거사님이 보인다. 마지막 힘을 짜내 발걸음을 재촉하니, 드디어 적조암 터가 모습을 보인다. "에고, 힘들다"하며 짐을 놓고 잠시 숨을 고르고 나자, 큰스님께서 보병 공양 올릴 자리를 찾았다고 신호를 보내신다. 큰스님께 올라가니, 자리를 지정해 주시고는 바로 자리에 앉아 독송을 시작하신다. 땅을 파 보니, 이곳은 돌이 참 많이 나온다. 파도 파도 계속 나오는 돌맹이들 때문에 삽도 잘 안 들어가고, 힘은 빠지고 죽을 맛이다. 응공 거사님의 도움으로 번갈아 작업한 끝에 왠만큼 땅을 파서 보병 공양을 올리고 나니, 마음은 뿌듯하나 손, 발 등 몸의 이곳 저곳이 힘들다...

작업을 마치고 적조암 터로 돌아와 보니 적조암 뒤로 보이는 함백산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이미 반쯤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들이 포근하게 적조암 주변을 감싸안고 있는 듯 하다. 아름다운 풍광에 잠시 모든 것을 놓고 푹 빠져 보니, 다시 힘이 솟는다. 풍광이 참 아름다워 큰 스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겨 본다. 큰스님을 모시고 나란히 선 두 분 보살님들의 미소가 천진하고 꾸밈없이 즐거워 보인다. 아마도 이런 멋진 풍광에 반해 수정심 보살님이 적조암에 꼭 가 봐야 한다고 하셨나 보다.

짐을 챙겨 적조암을 뒤로 하고 산을 내려오니, 벌써 어둑어둑해 지려 한다. 이곳까지 왔는데, 정암사 적멸보궁은 꼭 참배해야 한다. 언젠가 법당에서 동해로 방생왔을 때 다녀간 사진을 보았기에,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차를 타고 옆에 있는 정암사 주차장으로 이동하니, 어느새 6시가 넘었다. 6시 이후면 참배 못 할까 걱정했는데, 종무소 보살님이 괜찮다고 어서 들어가라고 하신다. 일주문을 들어서 고개를 들어 멀리 보니, 산 언덕 위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수마노탑이 연등과 함께 밝게 빛나고 있다. 장엄한 수마노탑의 모습을 보니, 아무리 발이 무거워도 꼭 참배를 하겠다는 신심이 일어난다. 10여분을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아름다운 수마노탑이 눈 앞에 나타난다. 신발을 벗고 탑 앞에서 삼배를 올리고, 큰스님을 따라 탑돌이를 하는데, 무엇이지 모르는 환희심이 들어온다. 이미 날은 어두어져 홀로 밝게 빛을 내고 있는 수마노탑을 돌며, 일체 중생의 무명도 어서 빨리 지혜의 불빛아래 자취를 감추기를 발원해 본다.

새벽부터 시작된 첫날의 여정은 네 곳에서 보병 공양을 올리고, 정암사 적멸보궁 수마노탑에서 마무리 하였으니, 그저 감사한 마음 뿐이다. 큰스님께서 중생 구제를 펼치시는 모든 전법활동의 원만 회향하게 되고, 세세생생 스승님을 가까이에서 모실 수 있기를 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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