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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수행 첫째날 - 효소액을 마시고 산보를 하다 ]

작성자도혜|작성시간22.04.27|조회수68 목록 댓글 0

[ 단식수행 첫째날 - 효소액을 마시고 산보를 하다 ]

커피 관장을 마치고 조금은 편안해진 배를 쓰다듬으며 잠시 쉬고 있으니, 효소액을 마시러 나오라신다. 이번 단식은 물만 마시는 물 단식이 아니라, 장운동을 촉진시켜주는 효소액을 물에 타 하루에 두번씩 마시는 효소 단식이다. 아울러 효소액과 함께 장 운동에 도움이 되는 차전자피로 만들어진 식이섬유 환약(또는 가루약)을 같이 마신다. 효소액은 각종 채소 등을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우선은 일본산 효소액을 마시고, 기것을 다 마시고 난 후에는 한국에서 나온 백초액을 물과 섞어서 마실 예정이다.

처음 마셔본 효소액은 매실차와 맛이 비슷하면서도 달달하고 시큼한 맛이 적당히 조화를 이뤄 목넘김이 아주 편안하다. 앞으로 일주일은 매일 마셔야 하는 데, 입맛에 맞으니 아주 좋다. 같이 먹은 차전자피는 변비에 효과가 좋은 천연 약재 같은 것으로, 장 속의 숙변들을 작은 입자로 돌돌 말아 몸 밖으로 나오게 하는 데 효용이 높다고 한다. 이번 단식에서 장 운동을 촉진시키는 효소액과 숙변을 끌어내는 처전자피 가루를 매일 마시고, 아울러 커피 관정을 계속 하는 것이니, 내장 구석구석에 50여년째 숨어 있던 숙변들을 이제야 모두 세상 밖으로 내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 단식을 끝내고도 이 효소액은건강을 위해 꾸준히 마셔도 좋을 거라고 말씀해 주신다.

맛있게 첫 효소액을 다 마시고 나자, 뒷산으로 산보를 갈테니 준비하라고 하신다. 단식중에는 주로 물만 마셔서 장기의 운동이 둔화되기 때문에 산보 등의 운동을 통해서 장기가 계속 소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또한 물은 음기의 음식이기 때문에 물을 마시고 가만히 있으면 몸이 축 처지고 기분도 가라앉는 영향을 주기에 몸을 움직여서 양기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숙소의 바로 뒤는 수원 광교산 줄기의 맥이 내려와 살포시 내려앉은 작은 산줄기가 있다. 집주인인 수혜 보살도 3년이 다 되도록 아직 이 산을 올라간 본 적이 없다하니 산이 어떨지 몰라 약간의 걱정을 안고 산길을 나선다. 하루만이지만 곡기를 끊고 문 밖을 처음 나오니 오전 시간의 산뜻한 바깥 공기가 유난히도 상쾌하다.

등산로 입구까지 가는 길가의 벗꽃 가로수에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바람에 날린다. “아, 4월 중순이니 벗꽃이 한창일때지~”라고 생각하면 즐겁게 발걸음을 옮긴다. 등산로 입구의 작은 산길이 정겹다. 천천히 발을 옮기며 산길 주위를 둘러보니 소나무 같은 상록수와 벗꽃,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의 꽃나무가 어우러져 편안한 산길 울타리를 만들어 준다. 적당히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져서 그리 힘들 것도 없고 지루하지도 않아 산행이 즐겁다.

얼마간 걸어가니 이제 조금은 가파른 길이 나온다. 사람들이 많이 다녀 자연스레 생겨난 산길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니 서서히 숨이 가빠지고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산에 오시면 늘 가벼운 발걸음으로 날아다니듯 걸어가시는 큰스님을 쫓아가기 위해 그저 큰스님 발자국만 보며 산을 오른다. 조금은 힘들어질만하니 고맙게도 고바우 길이 끝나고, 잠시 쉴 수 있는 벤치가 보인다. 큰스님, 도반들과 두런두런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산을 오르니 두번째 가파른 고갯길이 나온다.

아까보다는 더 길고 가파른 산길을 헉헉대며 10여분을 올라가자 작은 봉우리의 정상이 나온다. 평일 아침에도 정상에 있는 운동기구로 운동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울창한 나무와 이쁘게 핀 꽃들이 우리에게 쉴 공간을 내어준다. 잠시 땀을식히고 다시 일어나 하산을 시작하니, 올라올 때 힘들었던 그 길이 이제는 쉬운 내리막길이 되어 길을 내어준다. 숙소로 다시 돌아오니 어느새 1시간 20분이나 지났다. 단식하며 산보하기에는 최적의 산길이라며 큰스님께서 좋아하신다.

(4회편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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