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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수행 둘째날 이후 - 단식 수행의 의미를 알게 되다 ] (7)

작성자도혜|작성시간22.05.07|조회수41 목록 댓글 0

[ 단식수행 둘째날 이후 - 단식 수행의 의미를 알게 되다 ] (7)

단식 수행 둘째날 새벽이 밝았다. 아직은 적응이 안 되어 피곤함을 느꼈던 첫날 단식 수행 일정을 마치고 9시도 안 되어 자기 시작했으니, 새벽 3:30분부터 잠이 깬다. 새벽에 다소 허기가 느껴진다. 그렇지만, 한끼 굶어서 배고파 죽겠다는 느낌은 아니고, 그냥 속이 조금 허하다는 정도이다.

이 정도의 허기는 매달 하는 팔관재계 수행하면서 하루 금식을 해 온 경험이 있기에 그다지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1박 2일동안 하는 팔관재계 수행을 연속으로 6일을 하는 거구나. 끝까지 한번 잘 해내보자”라고 다짐하며, 마지막까지 수행을 잘 마칠 수 있기를 발원해 본다.

냉수마찰을 마치고 거실에 새벽 예불 준비를 모두 끝내자 5시오분전인데, 벌써 큰스님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늘 예정시간보다 조금은 일찍 움직이시 큰스님이신지라 모시는 제자들은 언제나 긴장하고 민첩하게 먼저 준비를 다 마쳐야 한다.

모두 정좌를 하고 앉자 예불을 시작하기 전에 큰스님께서 특유의 잔잔하고 낮은 음성으로 큰 울림으로 말씀하신다.

“상사 부모 스승님과 삼보의 은덕에 감사드리며,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단식 수행을 시작합니다.”

갑자기 누가 내 머리를 망치로 한대 딱 때린 것 같다. 이번 단식의 목적이 단식을 통해 숙변을 제거하고 건강을 다잡고, 아울러 불필요한 살을 빼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그게 틀린 것임을 순간 깨달았다. “그렇구나. 우리 단식은 그냥 단식이 아니라, 일체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그간 탐욕스럽게 살아온 이 육신을 정화시켜 중생에게이익을 주기 위한 ‘수행’이구나”를 이제야 알았다.

그래서 하루 일과가 단순히 금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불과 좌선, 요가 등의 일정으로 꽉 차 있었던 것이리라. 큰스님께서 하신 저 한 말씀 안에 그런 깊은 뜻이 모두 들어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참으로 아둔한 제자임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반성하고, 중생구제를 위한 대승 원력을 굳게 다짐하며 새벽 예불을 올린다.

새벽 예불로 시작한 하루 일정은 요가, 도인법, 외가행 수행, 새벽 좌선으로 이어지고, 커피 관장, 효소액 마시기, 산보, 감잎차 마시기 등을 한 후, 오후 두시간의 좌선과 초연공, 그리고 저녁 요가와 마지막 좌선으로 둘째날 일정이 마무리된다.

그렇게 앞으로 4일을 더 보내고 난 후 마지막 7일째 되는 날은 물도 전혀 마시지 않는 완전 단식으로 단식의 본 일정이 끝나게 되리라. 오늘이 수요일이니, 목, 금, 토, 일의 나흘을 아이가 셈하듯이 손으로 세어본다. 뒤로 갈수록 분명히 몸도 마음도 힘들어질텐데, 벌써 이틀을 보냈으니, 그렇게 두번만 더 버텨보자며 스스로에게 격려를 보내본다.

(8번째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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