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 고성과 인제를 잇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 절개지 곳곳에서 풀과 토사가 유실되고 있습니다. 부실 공사 때문인데, 예산이 낭비된 것은 물론 장마철을 맞아 안전사고도 우려됩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로 옆 절개지를 녹화한다며 심은 풀과 흙이 유실되면서 암반이 드러났습니다. 암반을 덮고 있던 천막과 철망은 찢어진 채 어지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5km에 달하는 도로 구간에서 이렇게 풀과 토사가 쓸려나간 절개지는 수십 군데에 이릅니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요즘 같은 장마철에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집니다. 절개지 암반에 천막을 깔고 그 위에 풀씨와 흙을 뿌렸는데, 풀이 제대로 활착하지 못한 겁니다.
◀인터뷰▶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가파른 절개지는 구태여 녹생토를 하더라도 살아남지 못하니까 할 필요가 없거든요. 일률적으로 하니까 예산이 낭비되는 거죠."
추가 유실 위험이 큰 데다 토사가 도로에 쏟아질 수 있어 안전사고도 우려됩니다. 하지만 도로 관리를 맡은 강원도는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원도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 "당초에 설계가 됐을 때 서류를 찾아서 그 이유를 알아야 할 것 같은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암반에서 물이 많이 나와서 천막을 깔고 뿌린 것 같아요."
8년 전 개통된 미시령동서관통도로 건설 당시 국비와 지방비만 1,60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빗나간 통행량 예측으로 민간 사업자에게 한 해 평균 25억 원의 혈세가 지원되고 있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 부실 공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예산 낭비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 (shsong@ytn.co.kr) 입니다.
YTN 2014.07.13 방송 | 기사원문:
http://www.ytn.co.kr/_ln/0115_201407130036420923
미시령관통도로의 '낙석주의' 구간
절개면이 많은 미시령관통도로 3공구 상단부 상행선(톨게이트에서 미시령터널 입구까지의 인제방향 오르막길)은 '낙석주의' 구간입니다. 이 구간은 절개된 법면에 부착한 녹화용 식생토와 암벽 부스러기가 봄철 해빙기와 장마철 호우시에 탈락하여 무너져 내리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미시령관통도로를 비롯해 절개면이 많은 강원도의 산간도로 주행시 낙석 위험에 특별히 유의하고 긴장하면서 방어운전하시길 바랍니다.
미시령관통도로 3공구 상단부의 경우,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절개면이 많고 경사가 심해, 봄철 해빙기와 여름 장마철이 아니더라도 낙석과 토사유출 사고가 수시로 일어납니다. 물론 낙석을 막기 위한 '안전그물망'과 '펜스'가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물망이 찢어져 있거나 없는 곳은 낙석이 도로 위에 굴러 떨어지게 됩니다. 낙석은 달리고 있는 차에 갑작스럽게 떨어지거나, 차를 덮치지 않고 도로에 떨어져 있더라도 이것을 피하려다 2차사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 ▼ 미시령옛길 바로 아래 능선을 거의 수직으로 절개해 건설된 미시령관통도로 3공구 상행선(인제방향) 상단부
▲ ▼ 절개된 법면에 부착한 녹화용 식생토와 암벽 부스러기가 봄철 해빙기와 장마철 호우시에 탈락하여 무너져 내린 모습.
미시령관통도로 3공구 상행선(인제방향) 법면(암절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