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떠나는 길, 그 눈부신 설렘
새벽 4시 반.
창밖은 아직 어둠에 잠겨 있지만, 내 마음은 벌써 천리포 바닷가에 가 있다.
20년 동안 마음속에만 품어왔던 천리포수목원. 몇 번이나 발걸음을 하려 했지만 함께 떠날 인연이 닿지 않았고, 일상에 치여 늘 다음으로 미루어지던 곳이다.
그런 그곳을 오늘, 드디어 혼자 찾아 나선다.
오른쪽 다리가 조금 불편해 수목원 구석구석을 마음껏 걸어 다니지는 못하겠지만, 그곳의 싱그러운 바람을 느끼고 꽃과 나무를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소원 하나를 온전히 이루는 기분이다. 내 버킷리스트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채워지는 날인 것이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오랜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렘, 40년의 서산 생활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친구를 축하해줄 수 있는 기쁨까지 더해졌다. 만리포와 꽃지의 푸른 바다를 다시 만나고, 태안반도 끝자락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멋진 해저터널을 지나갈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여행은 어쩌면 떠나기 바로 직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설레는지도 모른다.
이제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겨, 소풍터미널에서 당진으로 가는 7시 버스를 타러 나선다.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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