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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문상 가는 길

작성자김창현|작성시간26.06.19|조회수77 목록 댓글 0


천리포와 꽃지해수욕장,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로 떠나기 전부터 목감기가 심했다. 월요일 병원에 다녀왔지만 하루 만에 감기와 몸살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때가 우리 여행의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저녁상에는 좋은 안주가 놓였고, 오랜 친구들이 정답게 술잔을 권했다. 술을 좋아하는 내가 어찌 그 분위기를 외면할 수 있었겠는가.

감기 몸살약까지 먹은 상태에서 술을 곁들였고, 다음 날 아침 몸은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예전에 한 번 겪었던 일이었다.

진통제와 알코올이 만나 간과 신장에 무리를 주고 부종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요행을 빌며 넘겼다. 그러나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행 둘째 날 아침,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만사가 귀찮고 힘들었지만 내색조차 하지 못했다. 안면도에서 해저터널을 지나 대전과 청주를 향해 오는 동안 내 기운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그 와중에도 친구는 묵묵히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안내까지 챙겨야 하는 처지에 술까지 해서 지친 이 친구는 나보다 오히려 더 고생 중이었다.

그 고마움을 냉면 한 그릇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터미널까지 데려다 줘서 헤어졌다.

청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온 뒤, 나는 거의 의식을 잃은 사람처럼 잠만 잤다.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틀 밤낮을 술몰살에 약해까지 입었기 꿈결처럼 보내고 오늘 오후에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금, 문상을 가는 길이다.
어제 오후 2시, 친구 오사장이 세상을 떠났다.

젊은 시절 무척 가까이 지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울었던 친구다. 엄청난 富를 남기고 갔지만 정작 자신은 한 푼도 가져가지 못했을 것이다.
인생이란 결국 그런 것인가 보다.

오늘 저녁 8시, 강동구의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서 우리는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우리도 이제 하나둘 떠날 나이가 되었다.
얼마나 더 남았겠는가!

먼저 가는 친구를 바라보며 우리는 그저 묵묵히 서 있을 뿐이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다.

다만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느님께서 그를 좋은 나라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할 뿐이다.


친구여, 잘 가시게.
그대가 있어 이 세상의 한 시절이 행복했네.

아듀, 굿바이.

그대와 함께한 추억은 오래도록 우리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네.

오늘 나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더 무거운 마음을 안고 문상의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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