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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레저 흔적

아름다운 누군가가 다녀온 팔영산...팔영산 산행(11.01.09)

작성자기차여행|작성시간11.01.24|조회수28 목록 댓글 0


 

남해의 오종종한 섬들을 굽어보며 걷는 산길은 지루할 새가 없습니다.

팔영산이 그러했습니다.

여덟개의 봉우리를 가졌고 여덟개의 그림자는 한양에 닿고 위수의 세숫대야에 드리웠다 합니다.

명산의 그림자는 길기도 합니다.

 

아침을 챙기고 야영장을 벗어나 산길을 시작한 시각이 아홉시, 우리에겐 이른시각입니다.

베이스캠프가 산행을 시작하고 끝내는 지점이라 편합니다.



 

숲길을 걷습니다.

나뭇잎은 져버렸어도 푸릇한 풀잎이 남아있는 남녘의 산길은 겨울같지 않아 생경합니다.



 

조금씩 경사가 커지는 산길을 콧등에 땀이 앉을 정도로 걸었습니다.



 

용을 쓰고 밀어봐도 흔들리지 않는 흔들바위를 지나고



 

첫번째 봉우리 유영봉이 얼마 남지 안았답니다.



 

영지 아랫쪽에 능가사가 있으니 2km 가까이 걸었습니다.



 

갈림길에 서서 잠시 고민합니다.

분명 절벽코스는 쇠줄에 몸을 매달아야 할텐데 잘 갈 수 있을까....

헌데 노약자나 어린이가 아니라면 갈 수 있는 길이란 말이지요?



 

암벽을 오르려 안전을 위해 스틱을 배낭에 넣습니다.




한구비를 돌자 마자 나타난 암벽엔 튼튼한 쇠줄이 주눅들게 합니다.

이여사처럼 무거운 여자가 매달려도 까딱없다고..



 

낑낑거리며 쇠줄에 의지해 한뭉치 커다란 바위를 딛고 오르니 탁트인 남해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쇠줄에 매달릴만도 합니다.

눈을 돌리면 또 하나의 암벽이 막아섭니다.

잠시 후회가 밀려듭니다.

이제 마흔인데 노약자 축에 드는것 아닌가??



 

하지만 올려다 볼 수는 있어도 내려다 볼 수는 없습니다.

발걸음을 떼어 올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드디어 도착한 1봉 유영봉에 도착했습니다.



 

첫번째 봉우리에 오른 기쁨을 오래 누릴 수는 없습니다.

역시 고개를 돌리니 두번째 봉우리 또한 기세등등 합니다.

만만치 않은 경사입니다.

 

2봉을 오르는 암벽부터는 카메라를 아예 배낭에 넣었습니다.

몸을 밀어대는 세찬 바닷바람에 몸을 추스르기도 어렵습니다.

암릉의 삼분의 이는 기었던듯 합니다.

 

세번째 봉우리 생황봉

 

그리고 네번째 봉우리 사자봉까지 암릉길이 기억에 없는 것을 보니 고도와 바람에 맞서느라 대략 패닉이었던듯합니다..



 

어머니, 제 다리는 왜 이리 짧게 만드셨나요....

내림길에선 발이 닿지 않아 난감한 구간이 여러번 입니다.



 

이제 다섯번째 봉우리에 섰습니다.

아슬한 고도와 조붓한 바윗길이 슬슬 익숙해지고 멀리 섬들과 마을을 가늠할 여유가 생깁니다.



 

고추선 절벽길이 눈앞에 있지만

 

커피가 잘도 넘어 갑니다.



 

시계는 반투명, 하지만 남해의 물빛이 느껴지고 푸른 섬들이 부유하는듯 보입니다.

어찌 지나왔는지 기억에도 없는 봉우리들과



 

멀리 선녀봉이 보입니다.

 

 

 

이제 육봉 두류봉을 딛고 섰습니다.




 

다시 길을 걸어

 


 

통천하는 칠성봉으로..

 

 



 

일곱번째 봉, 칠성봉 598m 여덟개의 봉우리 중 최고봉입니다.

고만고만한 산봉우리가 마치 키를 재듯 서있습니다.

허나 당당한 암릉길이며 다채로운 오르내림 그리고 황홀한 남해의 풍경은 내륙의 산들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 봉우리 적취봉을 향해 가는 길..

팔영산 자연휴양림이 내려다 보입니다.

지난 여행에선 휴양림에 사이트를 두었더랬지요..

구불구불한 산길을 운전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적취봉을 눈앞에 두고 줄어드는  길이 아쉬워 아껴가며 걷습니다.




 

 

팔봉 적취봉입니다.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가녀린(?) 몸이라 날아갈까 바로 설 수가 없습니다.



 

 

동해에 가면 몸을 담궈야하고,



 

서해에 가면 그 바다로 지는 해를 보아야하고,



 

남해에선 어딘가에 올라 굽어 보아야 합니다.




불현듯 저 산아래 마을에 삼년만 살아봤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고깃배를 탈것도 아니요 시를 쓸 줄도 모릅니다.

저 아랫마을서 삼년이면 지루할까요?

 

 

 

팔봉을 끝으로 산을 내려갑니다.

조금더 길을 가면 신선봉을 넘을 수 있고 그 길은 남포미술관으로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산을 내려가면 멀리 도시의 집으로 천리를 달려야 합니다.



 

내림길도 산을 오르던 초입과 마찬가지로 남편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룰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경사길입니다.



 

산행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듯 싱그럽게 키가 쭉쭉뻗은 편백숲이 나타납니다.



 

상큼한 피톤치드를 호흡하며 걷습니다.



 

편백숲을 따라 홀린듯 제 길을 벗어나기도 하고요.



 

빼꼼이 야영장이 보이고 산길은 끝이 납니다.

 


 

능가사에서 시작한 산행은 안내도상의 1코스로 흔들바위와 여덟개의 봉우리를 거쳐 탑재로 내려오는 네시간 반의 산행인데요.

겁쟁이 이여사가 곰처럼 기어서 능선을 탔어도 네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재미난 산행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남해도 스펙타클한 암릉길도 즐거웠습니다.

다리가 짧아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서도요.. 뭐, 요샌 오만 신발에 키높이 깔창을 넣던데 등산화엔 그런거 없나 모르겠습니다.

암튼, 끌고갈 한녀석이 없어서 산행도 캠핑도 수월하긴 했지만

푸른 남해의 풍경을 녀석의 눈 속에 넣어 줬어야 했는데 또, 해물이 푸짐한 짬뽕을 먹여 줬어야 했느데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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