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측간을 세내다
(放糞貰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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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이달(李達)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속임수에 무척 능했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대로 한복판에서 뒤가 마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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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을 둘러봐도
측간(厠間)이 보이지 않으니,
손으로 항문을 움켜쥐고
두리번거리다가
문득 한 가지 계책이 떠올랐다.
이달은 큰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여보시오,
이 근처에 돈 내고
측간을 빌릴 곳이 없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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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한 동복(童僕)1)이
나와서 돈을 얼마나
낼 것이냐고 물었다.
1)동복(童僕 : 어린 종
이에 이달은 주머니에를
뒤적이니 30전이 있기에
이 돈을 다 주겠노라고 말했다.
어린 종은
그 돈을 벌 생각에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안채에 있는
측간으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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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밖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측간에 들어간
사람이 나오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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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종은 마음을
졸이면서 측간 앞으로 가서
열심히 살피니,
그 안에 쭈그리고 앉은 사람이
도무지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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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종은 곧 주인이
돌아올 시간이 되었는데,
이러다간 큰 질책을
당할 것 같아 안절부절 못했다.
그리고는 빨리 나오라고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
"이보시오, 손님!
볼일 다 보았으면
얼른 나와야지요."
"아니,
볼일은 벌써 다 보았지만
돈 내고 측간을 세냈으니,
그대로 앉아 있는 거라네."
하고 대답하면서
계속 나오질 않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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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어린 종은
두려운 생각이 들어 말했다.
"이보시오, 그렇다면
내 본전을 돌려 드릴 테니
속히 나오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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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이달은
돈 한 푼 들이지 않은 채
용변을 보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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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이 혀를 내두르고
웃었더라 한다.
출처: http://kydong77.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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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