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5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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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인에 그 머슴
(一士一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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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비가 아름다운 첩을
두고 있었다.
.
어느 여름날 첩이 고향을
잠시 다녀오겠다고
청하니 선비는 남녀 간의
음사(淫事)를 모르는
.
자로 하여금 첩의 호행(護行)을
맡기려고, 여러 종을 불러
"너희들은 여자의 옥문(玉門)이 <!--[endif]-->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느냐?"
.
하고 물으니
여러 종들이 웃으면서 대답하지
않고 있는 데
.
한 종이 있어서 겉으로는
소박한 체 하지만 속으로는
엉큼하여 태연하게 말하기를
.
"그건 양미간(兩眉間)에 있지요."
하고 대답하였다.
.
선비는 어리석어 보이는 종의
말에 크게 기뻐하면서 그에게
첩의 호행을 하게 하였다.
첩과 종이 집을 떠나 큰 냇가에
당도하였을 때에
첩은 종에게 말안장을 풀게 하고
잠깐 쉬게 하였다.
.
그 동안에 종은 나체가 되어
개울에서 미역을 감는 데
첩이 종의 양물(陽物)을
보니 워낙 크고 좋게
보여 반해서 희롱 하면서,물었다.
.
"너의 양다리 사이에 고기로 된 막대기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게 대체 무엇이냐 ?"
"처음에는 혹부리 같더니 차차 돋아나면서
오늘날에 와서는 이렇게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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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첩이 또 다시,
"나도 태어날 때부터 양다리 사이에
작은 구멍이 있었더니 차차 커져서
지금은 깊은 구멍이 되었으니
.
우리 너의 그 솟아난 막대기를
나의 움푹 패인 곳에 넣으면
짝이 맞을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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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수작을 붙여 드디어
두 사람이 간통을 하게 되었다.
.
한편 선비는 어리석은 종에게 첩을
호행하는 일을 맡겼으나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가만히
뒤를 밟아가다가
산꼭대기에 이르러
두 사람이 하고 있는 것을 멀리
바라보자니 첩과 종이
풀숲에 가리어 어렴풋이
운우(雲雨)가 익어가는 것
같은지라 산을 달려 내려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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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무슨 일을 하느냐?" 하고
소리치니, 종은 천연덕스럽게 주머니
속을 더듬어 송곳과 노끈을 꺼내
무엇을 꿰매려는 시늉을 하자
선비가, "무엇을 하느냐?"
하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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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종이,
"작은아씨께서 저 깊은 개울을
건너시다가 혹시나 물에 빠지실까
하여 소인이 아씨의
몸에 한곳이라도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 껏 받들어
모시고자 하나,
.
배꼽 아래 몇 치 되는 곳에 한 치
정도 되는 구멍이 있어서,
그 깊이를 가히 헤아릴 수 없어
혹시 풍독(風毒)이라도 입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고 겁이 나서,
.
지금 곧 그것을 꿰매려고
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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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대답하니 선비는 종의
어리석음에 크게 기뻐하면서,
.
"너의 마음은 진실하구나.
그러나 본래부터 있는 구멍이니
삼가하여 꿰매지 말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