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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글,그림

소원 성취의 끝

작성자태풍|작성시간26.06.11|조회수24 목록 댓글 0



소원 성취의 끝  

일본의 홋카이도에 '후미' 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돌을 쪼는 사람, 즉 돌쪼시다.
한자말로는 석수라고 한다.

후미는 체격이 좋고 몸이 건강하다.
그런데도 그는 사는 일에 조금도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늘 불평불만이다.

후미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가 어떤 날인가
하는 정도는 알고 있다.
어느 크리스마스 날 밤에 후미는 기도라는 것을 해 보았다.
뜻밖에도 천사가 나타났다.
천사는, 건강한 젊은이가 어째서 불평불만만 일삼느냐고 후미를 꾸짖었다.

후미를 꾸짖고 돌아왔지만 천사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하느님을 찾아가 후미의 영혼이 타락하지 않도록
좀 도와주자고 했다. 하느님은 그러라고 했다.

후미는 어느 날 으리으리한 귀족의 마차행렬을 보게 되었다.
돌을 쪼느라고 땀투성이에 돌가루 투성이가 되어있던 후미가,
귀족이 되었으면 좀 좋겠느냐고 투덜거렸다.

천사가 이 소리를 듣고는 후미를 귀족으로 만들어 주었다.
후미는 넓은 땅과 많은 말과 많은 하인을 거느린 귀족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도무지 더워서 견딜 수 없었다.

땀이 어찌나 많이 흐르는지 돌쪼시 노릇을 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머리 위의 태양 때문이었다.
후미가 귀족이라고는 하나, 그 위에는 왕들이 있었고,
또 왕들 위에는 황제가 있고, 황제 위에는 태양이 있었다.
귀족 따위는 태양에 견주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후미는 태양이 되었으면 좀 좋겠느냐고 투덜거렸다.

천사가 이 소리를 듣고는 후미를 태양으로 만들어 주었다.
태양은 아닌 게 아니라 막강했다.
곡식을 무르익게 할 수도 있었고, 까맣게 태울 수도 있었다.
그런데 눈 앞에서 구름이 알짱거리는 게 보기 싫었다.
구름이 앞을 가리면 태양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후미는 구름이 될 수 있으면 좀 좋겠느냐고 투덜거렸다.

천사가 이 소리를 듣고는 후미를 구름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제 후미는 태양을 가려버릴 수도 있었고,
파도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그런데 후미가 파도를 일으켜 땅을 쓸어버리려고 해도
자꾸만 앞을 가로막는 것이 있었다.
해변의 바윗덩어리였다.
후미는 바윗덩어리가 될 수 있으면 좀 좋겠느냐고 투덜거렸다.

천사가 이 소리를 듣고는 후미를 바윗덩어리로 만들어 주었다.
후미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된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어느 날 단단한 쇠가 자기 등을 찌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가만히 보니 바로 돌쪼시의 정이었다.
후미는 비명을 지르면서 돌쪼시가 되면 좀 좋겠느냐고 투덜거렸다.
천사가 이 소리를 듣고는 후미를 다시 돌쪼시로 만들어 주었다.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중 브라질작가 파울로 코엘뇨의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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