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올레' 개척 서명숙 이사장 별세…향년 68세 등록 2026.04.07 13:28:33수정 2026.04.07 13:30:13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대한민국에 '올레 신드롬'을 일으키며 걷기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꾼 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이 7일 별세했다. 향년 68세. 서 이사장은 1957년 제주 서귀포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23년간 언론인으로 활약했다. '시사저널'의 첫 여성 편집장과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을 역임하며 '여성 정치부 기자 1세대'로서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2006년 기자직을 내려놓고 떠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고향 제주로 돌아와 '놀멍 쉬멍 걸으멍(놀며 쉬며 걸으며)' 즐기는 길인 제주올레를 만들기 시작했다. 2007년 9월 제주올레 1코스를 개장한 이래 제주 전역을 잇는 27개 코스(437km)를 완성하며 제주를 세계적인 도보 여행의 성지로 만들었다. 생전 그는 스스로를 '길 내는 여자'라 부르며 마을과 마을을 잇고,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데 평생을 바쳤고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2월에는 서 이사장이 길을 내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 순례길 위 인연을 20년만에 다시 만나면서 회포를 풀었다. 빈소는 서귀포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 제주올레 6코스 서복공원 잔디광장에서 진행된다. 추도사 2026년 4월 7일 별세 사랑하고 존경하는 서명숙 이사장님, 오늘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지만, 사실은 한 시대의 길을 함께 돌아보고 있습니다. 이사장님은 길을 만든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길을 낸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길,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길,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길을 우리 앞에 놓아주신 분이셨습니다. 2011년 8월 2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던 한국길모임발족식과 제1회 한국길포럼. 그날, 기조발제를 하시던 이사장님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명합니다. 길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알게된 순간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15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흩어져 있던 10여 개의 작은 길들이 모여 시작했던 연대는 전국 곳곳에서 지역과 함께 숨 쉬며 사람들의 삶을 지켜내는 길이 되었습니다. 제주에서 시작된 한 걸음이 대한민국을 바꾸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습니다. 힘들 때 사람들은 길로 나섰고, 길 위에서 울고, 길 위에서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이사장님, 이제 저희가 걷겠습니다. 더 천천히, 그러나 더 깊게, 더디더라도 끝까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길을 지켜가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다시 살아갈 이유가 되는 그 길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나는 그날, 부끄럽지 않게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사장님, 길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서명숙 이사장님, 이제 편히 쉬십시오. 그리고 우리가 걷는 이 길 위에서 늘 함께해 주십시오. 이제, 이사장님께서 열어주신 길 위에 서 있는 한국걷는길연합의 이름으로 마지막 인사를 올립니다. 강릉바우길, 내포문화숲길, 부산길, 지리산둘레길, 여주여강길, 진안고원길, 코리아둘레길 사)한국의길과문화, DMZ평화의길 사)설악금강서화마을, 유라시아일출길, 양평물소리길, 소백산자락길, 인제천리길, 평택섶길, 사)DMZ평화누리길만사, 구불길, 남해바래길, 아름다운순례길, 원주굽이길 사협)원주걷기길문화, 통영길문화연대, 홍주성 천년여행길, 수원팔색길, 영덕블루로드, 외씨버선길, 속리산둘레길, 경기옛길, 제주올레 이 모든 길의 이름으로 이사장님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도사는 이기호 강릉바우길 이사장이 낭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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