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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280 ML300 CDI 게시판.

w164 ML350 시승기 (퍼옴)

작성자옥탄|작성시간08.10.16|조회수986 목록 댓글 0

새로운 M클래스 메르세데스 벤츠 ML350
새로운 M클래스를 만났다. 디자인은 기존 M클래스와 연장선을 그으면서 최근 벤츠의 흐름에 따라 재해석되었다. 무엇보다 프레임 타입이 아닌 모노코크 타입의 보디를 기본으로 만들면서 벤츠의 신세대 메커니즘을 적용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S클래스와 같은 엔진을 쓴 것은 물론 안전장비와 편의장비, 그리고 여유 있는 실내 공간에 이르기까지 이 차는 SUV의 S클래스라고 할 수 있다.


분명 새 모델이지만 ML 350은 첫 대면에서도 낯설지가 않다. 프론트 그릴은 마치 영화 <쥐라기 공원2>에 나왔던 M클래스를 연상케하고, 앞쪽으로 기운 C필러 라인이라든가 리어 윈도우 등 디자인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기존 M클래스와 연장선이 있다는 느낌이다. 신형 S클래스와 닮은 헤드램프, 사이드 캐릭터라인의 각도는 C클래스와 흡사하다. 벤츠의 패밀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물론 디테일은 완전히 달라졌고,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는 신선한 느낌이 있다. 예를 들어 A필러와 후드가 만나는 지점보다 훨씬 아래쪽으로 사이드미러를 배치하면서 프론트 윈도우도 낮은데서 시작하고, 그 라인을 날렵한 각도로 뒤쪽으로 빼내며 은근히 스포티한 감성을 준다는 점. 그리고 앞뒤 휠 하우스 주변, 그러니까 펜더 디자인은 넓고 둥근 두 개의 면을 입체적으로 바깥쪽으로 빼내면서 볼륨감을 살리는 동시에 라인에서 하이라이트를 중시한 디자인을 취한 것 등이 그렇다. 트레드와 휠 베이스를 비롯해 너비와 길이는 전보다 커졌지만 키를 낮춰 얼핏 봐서는 컴팩트하게 보인다. 더 날렵해 보이려는 의도인지 루프랙도 가늘게 처리했다.
취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앞좌석에 앉으면 S클래스 세단보다 더 편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대시보드 디자인이나 각종 레버와 스위치들의 배열, 컬러 터치까지 거의 모든 것이 벤츠의 세단과 다를 바 없다. 다만 시트의 날개부분은 가죽을 쓰고 가운데 부분은 스웨이드 타입. 그리고 센터 플로어에 비스듬히 세운 두 개의 바를 추가하면서 더 단단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 조금 다를 뿐. 말 그대로 SUV의 S클래스라고 해도 되겠다.
아쉬운 점은 키 작은 사람들이나 치마 입은 여성이 승하차하기에 편하지는 않는 점이다. 모노코크 타입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플로어와 시트의 위치가 올라타야 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높은 편이고(일단 앉고 난 뒤에는 편안해도), A필러의 각도를 더 눕혀서인지 실내 손잡이도 뒤쪽으로 물러나 있어 이걸 잡고 오르내리기도 어색한 구석이 있다. 또한 문 자체가 무겁지만 3단계로 구분되어 열리는 동작이 차체가 기울어진 곳에서는 제대로 받침대 역할을 하지 못하고 힘없이 완전히 열린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실내 공간은 확실히 더 여유가 생겼다. 앞뒤 좌석 사이의 거리는 이전 모델에 비해 15mm를 늘린 895mm나 되는데, 그 덕분에 뒷좌석 레그룸이 넉넉해 보인다. 뒷좌석 방석 부분을 들어올리고, 등받이를 앞으로 접으면 화물 공간을 더 늘릴 수도 있는데 적용 용량은 최소 551리터에서 최대 2,050리터까지. 뒷문 양쪽 귀퉁이를 검은 플라스틱 커버로 말끔하게 마감한 것은 칭찬할 부분이다.
S클래스와 공유하는 ML350의 엔진과 7단 트랜스미션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신뢰가 높은 파워트레인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여러 기능과 함께 얼마나 럭셔리 SUV에 어울리게 다듬었느냐는 것이라고 하겠다.
먼저 온로드 주행성능부터 체크해 보았다. 변속기의 실렉트 레버와 기능도 S클래스와 똑같다. 변속 레버를 슬쩍 내리면 D모드로 세팅되고, 스티어링 칼럼 뒤에 있는 버튼으로 기어를 선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주 고회전은 아니더라도 엔진의 회전 범위를 모두 쓰면서 큰 힘을 낸다는 점과 7단 트랜스미션이 잘 어우러진다는 점은 다른 메이커들이 부러워하는 내용들이다.
전체적인 움직임을 보면 아무래도 프레임 타입이었던 구형보다 확실히 무게감이 덜한데, 실제 무게가 크게 줄어든 것 외에도 전체적인 배분이 달라졌다. 그래서인지 몸놀림이 가뿐하고 가속도 쉬워진 느낌이다.
온로드 성능에서는 예전보다 더 부드러운 승차감을 내는데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SUV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저속에서 S클래스보다는 센터 포인트 필링이 더 좋아 보인다. 그리고 고속 영역으로 갈수록 안정감이 더해지는 것은 벤츠다운 모습이다. 고속에서의 핸들링과 안정감은 큰 체구의 SUV라는 것을 감안하면 별로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다. 브레이크의 경우 급하게 밟을 때는 괜찮은데, 저속에서는 페달 감각이 소프트한 편이고 깊게 눌러야 한다.
최고출력 포인트인 6,000rpm을 기준으로 한 기어별 톱 스피드는 1단 50km/h, 2단 75km/h, 3단 110km/h, 4단 155km/h 부근을 가리키고, 기어비가 1:1을 이루는 5단에서 210km/h를 넘긴다. 최고속도는 6단에서 나온다. 7단은 2,000rpm 부근에서 100km/h로 달릴 수 있다. 기어비는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을 아주 잘게 세분한 셈인데, 변속 반응이 매끄럽고 연비와 승차감도 십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
컴프레서로 구동하는 에어매틱 댐퍼는 오토 모드 외에 컴포트 또는 스포츠 모드로 바꿀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오토나 컴포트 모드에서의 거시적인 모션은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감각과 가깝다. 이 에어매틱 댐퍼는 주행 모드에 맞춰 차고가 달라진다. 그리고 화물 적재량에 따라 차고를 올리기도 하는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시동을 꺼도 ‘피이익’ 소리를 내면서 차체의 높이가 제자리 잡아가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스포츠 모드로 세팅했을 경우 차고는 낮아지고 댐퍼도 훨씬 단단해지는데, 휠 베이스가 긴데도 불구하고 피칭이 워낙 짧게 반응해 서울의 88올림픽도로를 달리기도 불편하다. 하지만 노면이 좋은 고속도로에서 이 기능을 이용해 고속주행을 할 때는 상당히 안정감을 준다.
오랜만에 차를 타고 산을 찾아갔다. ML 350이라면 어느 정도는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일반적인 도심형 SUV의 경우 로우 모드가 없지만, M클래스에는 전부터 오프로드를 위한 모드가 따로 있었고, 풀타임 4WD 기능이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2월 중순임에도 고지대의 산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 있었다. 가뜩이나 Z자형으로 난 길을 따라 산을 오르는 동안 그늘진 곳곳에는 눈과 얼음이 녹지 않은 상태였다. 오프로드를 상징하는 그림이 그려진 버튼을 누른 뒤 서서히 접근했다.
간간이 ‘딕-디딕’하는 소리를 내기도 하며 미끄러짐 없이 위쪽을 향해 무리없이 오른다. 다행히 그늘진 길에도 한쪽은 눈이 녹아 있었고, 이를 토대로 최소한 한 바퀴라도 접지력을 살릴 수 있었다. 산 정상을 몇 십 미터 남겨두고 길이 좁아지고 눈이 많이 쌓인 곳을 만났다. 몇 번 시도했지만 차의 무게에 눈이 짓눌리며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뒤로 물러난 다음 노면의 편차와 혹시 모를 하체의 접촉에 대비해 댐퍼를 가장 높이 올리고, 기어를 3단에 고정하고 다시 천천히 토크를 전달, 고비를 넘겨 우리가 목표한 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ESP와 4ETS(Electronic Traction System), ASR 등을 모두 사용한 결과다.
정상에 오르니 구름 속에 갇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2월 중순임에도 바닥은 온통 눈밭이었다. 휴식을 취하며 잠시 기다리자 서서히 구름이 물러나면서 운해 가운데 저 멀리 키가 비슷한 봉우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누군가 안개와 구름의 기준이 뭔지 아느냐고 물어왔던 기억이 떠오른다. 답은 이랬다. 자기보다 위나 아래에 있으면 구름이고, 자기 앞에 있으면 안개라고….
구름 속에서 산책을 마치고 이제는 내려갈 차례다. 사실 이처럼 미끄러운 노면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힘들고 위험하다. 그래도 별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이미 HDC로 잘 알려진 기능이 ML350에는 DSR(Downhill Speed Regulation)이라는 이름으로 적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가파른 내리막길에서도 미리 세팅한 속도(4∼18km/h)를 넘지 않고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에서 완전히 발을 떼어도 엔진은 토크를 줄이고 트랜스미션은 저단 기어를 사용하며, 브레이크까지 자동으로 개입해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각 바퀴의 움직임을 컨트롤한다. 브레이크가 개입되면서 네 바퀴를 각각 따로 잡았다가 놓았다가 할 때 들리는 소리가 마치 타악기 연주를 서라운드 음향으로 듣는 것 같다. 잠깐 실험을 통해서도 알게 되었지만,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만으로 제어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오늘은 온로드 주행은 물론 오프로드에서 ML 350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능을 테스트 할 수 있었던 셈이다.
프레임 타입의 M클래스 시절 벤츠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보디강성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모노코크 보디를 내놓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의 강성이 경쟁 모델들보다 완전히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 녀석의 보디 강성은 평균 이상이다.
새로운 M클래스는 디자인에서 완전한 신선함보다는 벤츠 패밀리라는 이미지에 더 주력한 듯하다. 실내의 디자인이나 운전 편의성에서는 S클래스와 비슷한 분위기를 내고, 승차감이 전보다 더 부드러워졌다는 점에서 벤츠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오프로드나 안전에 관련된 여러 기능들은 M클래스를 선택한 사람들이 가져갈 부가적인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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