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향하던 시선 거두고, 내면 바라보니…이윽고 마주한 행복
기자명세종=이성진 기자
입력 2026.06.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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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세종 영평사 선명상 템플스테이
‘선명상 대중화’ 모범 역할 톡톡
싱잉볼 프로그램 인기몰이 중
템플스테이 일회성 체험 넘어
선명상 정규 수업 등록 선순환
환성스님 “행복 위한 최고의
지름길은 바로 선명상” 강조
선명상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 세종 영평사를 6월13일 찾았다. 본격적인 싱잉볼 명상에 앞서 호흡 명상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선명상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 세종 영평사를 6월13일 찾았다. 본격적인 싱잉볼 명상에 앞서 호흡 명상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하룻밤 안에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 끝없는 경쟁과 일상 속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다소 요원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세종 영평사에선 가능할 수도 있다.
이미 영평사 템플스테이 명성은 불자들과 시민들 사이에 자자하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선정한 ‘최우수 템플스테이 사찰’을 비롯해 매년 교계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세종시가 수여한 ‘최고의 정원상’을 받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량, 구절초 등 사시사철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주변 경관, 그리고 깔끔하고 여법한 체험시설은 그 자체로 치유의 공간이다. 여기에 더해 “이 도량에 한 번 무심코 다녀가거나 이름만 듣더라도 불멸의 행복을 얻게 하겠다”는 주지 환성스님의 원력도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프로그램 시작 전, 행선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프로그램 시작 전, 행선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주지 환성스님도 참가자들과 함께 행선에 동참하고 있다.
주지 환성스님도 참가자들과 함께 행선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영평사가 종단 핵심 종책인 ‘선명상 대중화’에 발맞춰 뜻깊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앞서 큰 호응을 얻었던 ‘연등 아래 명상’에 이어, 6월부터는 ‘싱잉볼 선명상’ 템플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초여름의 푸르름이 짙어가던 6월13일, 영평사 선명상 템플스테이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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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6시 저녁 공양 이후 경내 삼명선원에 2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였다. 친구와 직장 동료, 가족과 함께 온 이들부터 엄마 손을 잡고 온 12살 초등학생까지 한자리에 앉았다. 참가자들은 가장 먼저 행선(行禪, 걷기명상)’을 통해 흩어진 마음을 가다듬었다. 가볍게 몸을 푼 뒤 대중과 둥그렇게 마주 앉은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이 행복의 의미를 설명하며 따뜻한 환영을 전했다.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이 참가자들에게 행복의 의미를 설명하며 따뜻한 환영을 전했다.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이 참가자들에게 행복의 의미를 설명하며 따뜻한 환영을 전했다.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이 참가자들에게 행복의 의미를 설명하며 따뜻한 환영을 전했다.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이 참가자들에게 행복의 의미를 설명하며 따뜻한 환영을 전했다.
“여러분, 행복하려고 이 자리에 오신 것이지요? 사람뿐만 아니라 목숨을 가진 모든 생명체는 모두 다 행복하고자 몸부림을 칩니다. 행복을 위한 몸부림 중 가히 최고의 지름길은 선명상입니다. 오늘 마주한 선명상이 여러분 앞으로의 삶을 진정한 행복으로 이끌어줄 일생일대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어 지도법사 혜안스님의 지도로 본격적인 선명상의 문이 열렸다. 혜안스님은 참가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명상의 정의부터 세심하게 짚어냈다. 중간중간 “다리가 아프면 편하게 앉아도 된다”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호흡 명상 중인 참가자의 모습.
호흡 명상 중인 참가자의 모습.
호흡 명상 중인 참가자의 모습.
호흡 명상 중인 참가자의 모습.
혜안스님이 가장 강조한 것은 바로 ‘호흡’. 나이가 들고 죽음에 임박할수록 숨을 깊게 쉬지 못하고 위로 올라와 결국 ‘목숨(목으로 쉬는 숨)’이 된다는 예시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님은 “숨은 곧 수명(壽命)인데, 선명상을 하면 숨이 길어지고 결국 수명도 늘어나고 삶의 질도 높아진다”며 자신의 숨을 가만히 바라보는 호흡 명상을 일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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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 속 자신의 호흡을 관찰하던 참가자들 사이에서 잔잔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 참가자는 “내 평생 내 숨을 처음으로 온전히 바라봤다”며 “내가 얼마나 불규칙하고 가쁘게 숨을 쉬고 있었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는 신기한 반응을, 다른 참가자는 “가슴 속에 답답한 게 뻥 뚫린 기분”이라며 개운한 미소를 지었다.
지도법사 혜안스님의 지도로 본격적인 선명상의 문이 열렸다. 혜안스님은 참가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명상의 정의부터 세심하게 짚어냈다.
지도법사 혜안스님의 지도로 본격적인 선명상의 문이 열렸다. 혜안스님은 참가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명상의 정의부터 세심하게 짚어냈다.
싱잉볼 선명상을 체험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싱잉볼 선명상을 체험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이에 혜안스님은 참가자들에게 ‘지금 여기’ 그리고 ‘알아차림’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과거를 떠올리며 후회하고 미련을 갖는 것도 또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것도 모두 실체 없는 망상일 뿐이니, 오직 '현재'에 집중하자는 조언이다.
장군산 자락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고즈넉한 땅거미가 내려앉자, 영평사 선명상 템플스테이의 하이라이트인 ‘싱잉볼 명상’이 시작됐다. 혜안스님은 지친 신체를 회복하는 데 탁월한 대형 싱잉볼부터 맑은 고음을 내는 소형 싱잉볼까지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알려줬다. 스님의 지도에 맞춰 참가자들은 각자 고유의 진동 헤르츠를 가진 싱잉볼을 명상채로 부드럽게 두드렸다.
“띵-” 하는 청아하고도 묵직한 울림이 선원을 가득 메웠다. 한동안 청아한 소리에는 청각을, 묵직한 파동에는 촉각을 집중한 이들이 안색은 완연히 달라져 있었다. 특히 “늘 고민과 걱정이 많았는데 싱잉볼을 치는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완벽한 비워짐을 경험했다”는 한 참가자의 고백은 싱잉볼 선명상의 치유력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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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중 한 연인이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에서 온 호망 세부항(34) 씨는 한국인 여자친구와 함께 영평사를 찾았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 중 맞이한 소중한 휴가를 이곳에서 보냈다. 명상뿐만 아니라 템플스테이도 처음 경험한다는 이 커플은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호망 씨는 “싱잉볼 명상을 통해 깊은 내면의 편안함을 선물받았다”며 “아름다운 사찰 풍경은 물론, 다 함께 밥을 먹고 또 스스로 자기 그릇을 씻는 모습 하나하나가 깊은 울림을 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K-명상이 세계인에게도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싱잉볼 선명상을 체험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싱잉볼 선명상을 체험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싱잉볼 선명상을 체험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싱잉볼 선명상을 체험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프랑스에서 온 호망 세부항 씨는 “싱잉볼 명상을 통해 깊은 내면의 편안함을 선물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에서 온 호망 세부항 씨는 “싱잉볼 명상을 통해 깊은 내면의 편안함을 선물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싱잉볼 선명상을 지도 중인 혜안스님.
싱잉볼 선명상을 지도 중인 혜안스님.
영평사 선명상 템플스테이가 남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는 ‘지속성과 확장성’이다. 실제로 영평사 선명상 템플스테이를 경험한 참가자 20~30%가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영평사 전문 선명상 정규 수업에 자발적으로 등록해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룻밤 사찰에서 체험한 선명상의 평안한 경험이 자연스럽게 신행활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것이다. 이날 또한 프로그램 체험 이후 체계적으로 선명상을 배우고 싶다는 참가자들이 여럿 있었다.
지도법사 혜안스님은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선명상의 궁극적인 목적은 회복탄력성을 높여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돌아가 스트레스가 쌓일 때, 영평사에서 배운 호흡과 알아차림을 통해 스스로 마음을 내려놓는 수행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진심 어린 당부를 전했다. 바깥으로만 향하던 시선을 거두고 내면을 고요히 바라본 이들의 마음 속엔 저마다 행복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있었다.
세종=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4천 개 연등 아래서 찾은 마음 쉼표
영평사 ‘연등 아래 명상’ 눈길
영평사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총 7차례 진행한 연등 아래 명상 프로그램 모습.
영평사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총 7차례 진행한 연등 아래 명상 프로그램 모습.
싱잉볼 선명상 템플스테이에 앞서 세종 영평사가 올해 전국 170여 개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 중 최초로 시도한 연등 특화 명상 프로그램, ‘연등빛 마음여행–연등 아래 명상’도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4월4일부터 5월16일까지 총 7회에 걸쳐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에는 200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했다. 참가자들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도량을 화려하게 장엄한 4000여 개의 연등 아래서 걷기 명상과 호흡 명상, 소망의 시간 등을 가지며 지친 심신을 달랬다.
연등 불빛이 주는 따뜻한 감성과 산사의 고요한 명상이 어우러진 이번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체험을 마친 이들은 “마음이 맑게 편안해졌다”, “연등 아래서 이런 명상을 경험할 줄 몰랐다”, “내년에도 꼭 다시 오고 싶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영평사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총 7차례 진행한 연등 아래 명상 프로그램 모습.
영평사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총 7차례 진행한 연등 아래 명상 프로그램 모습.
영평사는 올해 첫 운영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한층 완성도 높은 독보적인 콘텐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외국인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연등과 명상, 산사 문화가 결합된 경험을 ‘K-명상(K-Meditation)’과 ‘K-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은 “연등은 단순한 도량 장엄을 넘어 스스로의 마음을 밝히는 상징으로 연등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에너지를 얻고 불교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게 된다”며 “앞으로도 영평사만의 차별화된 명상 프로그램으로 많은 대중에게 따뜻한 위로와 평안을 전하는 본연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등빛으로 물든 영평사 도량 모습.
연등빛으로 물든 영평사 도량 모습.
세종=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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