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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오가는 이 없는 산길 – 백운산,삼각봉,도마치봉,도마봉,신로봉,국망봉

작성자야래향|작성시간26.06.05|조회수37 목록 댓글 0

오가는 이 없는 산길 – 백운산,삼각봉,도마치봉,도마봉,신로봉,국망봉

 

1. 앞은 신로봉 능선, 뒤는 가리산

 

19세기의 산악인들 중에는 그들이 어떤 등반을 성취했다든가, 또는 그 등반의 가치가 후세에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

과 관계없이 산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로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설사 산악인으로서의 재능은 있어도 동

시대 사람들의 사고나 명예심에 공감하기 어려운 산악인들도 있다. 추락이 예상되는 결정적인 상황에 부딪쳤을 때

어떤 불안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처리하는 사람을 나는 가장 믿을 만한 친구로 생각한다. 그런 사람과는 말을

건네지 않아도 믿을 수 있다. 그가 이른바 ‘기록갱신’을 한 등반이 없다 해도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유감스

럽게도 그런 사람을 만나기는 매우 드물었으며, 반대로 완전한 화합이 이루어졌다고 믿은 상대가 경악과 환멸을 느

끼게 하는 일이 많았다.

―― 발터 보나티(Walter Bonatti, 1930~2011), 『내 생애의 산들(Berge Meines Lebens)』(김영도 옮김, 조선

        매거진, 2012)에서

 

▶ 산행일시 : 2026년 3월 28일(토), 맑음, 연무, 혹은 미세먼지 나쁨

▶ 산행코스 : 백운동,흥룡사,백운2교,452m봉,전망바위,776m봉,백운산,삼각봉,도마치봉,도마봉,

                    도마치고개,△827.8m봉,신로봉,돌풍봉,국망봉,1,136m봉,휴양림 매표소,이동터미널

 

▶ 산행거리 : 도상 20.0km

▶ 산행시간 : 8시간 28분(08 : 22 ~ 16 : 50)

▶ 교 통  편 : 시외버스 이용(갈 때는 동서울에서 시외버스 타고 백운동에서 내리고, 올 때는 이동에서 버스 타고

                    동서울로 옴)

 

▶ 구간별 시간

07 : 05 – 동서울터미널

08 : 22 – 백운동 버스정류장, 산행시작

08 : 33 – 백운2교, ┫자 갈림길, 왼쪽 능선 길로 감, 백운산 3.28km

09 : 07 – 전망바위

09 : 49 – 776m봉, 백운계곡 주차장 3.41km, 백운산 290m

 

09 : 57 – 백운산(白雲山, △903.1m)

10 : 17 – 삼각봉(918m)

10 : 42 – 도마치봉(925.1m), 국망봉 6.65km, 백운산 2.10km)

11 : 30 – 도마봉(883m)

11 : 52 – 도마치고개, 임도 종점, 안부

 

12 : 00 - △827.8m봉, 점심( ~ 12 : 15)

12 : 55 – 신로봉(新路峰, 981m), 신로령, 국망봉 2.2km, 휴양림 2.5km

13 : 27 – 돌풍봉(1,112m), 국망봉 1.3km

14 : 00 – 국망봉(國望峰, △1,168.1m), 휴식( ~ 14 : 15)

14 : 34 – 1,136m봉, ┣자 갈림길, 견치봉 0.5km, 하산길 4.6km, 국망봉 0.8km

 

15 : 23 – 711m봉

16 : 05 – 계곡, 임도

16 : 21 – 자연휴양림 매표소

16 : 50 – 이동터미널, 산행종료, 동서울 버스출발(17 : 15)

18 : 30 – 동서울터미널

 

2.1. 산행지도(일부)

 

2.2. 구글어스로 내려다 본 국망봉

 

▶ 백운산(白雲山, △903.1m)

(인터넷으로 시외버스를 예매할 때 볼 수 있는) 동서울에서 백운산 들머리인 백운동까지 시외버스 예상운행시간이

1시간 40분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걸린 시간은 1시간 15분 남짓이다. 첫차 타고 간다. 차창 밖은 연무인지 미세먼지

인지 온통 희뿌옇다. 하루 종일 이랬다. 백운동 버스정류장에 내려 백운계곡을 다리로 건너고 텅 빈 백운계곡 주차

장을 지난다. 흥룡사는 들르지 않는다. 흥룡사는 아직도 철불을 반환받지 못하였다. 작년 가을에 이 길을 지나면서

보았던 철불 반환 현수막이 그대로다.

 

백운사는 신라 말엽에 도선국사(道詵國師, 827~898)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절터를 정할 때 나무로 만든 세 마리의

새를 공중에 날려 보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백운산에 앉아 그 자리에 절을 세웠다고 한다. 한때 백운사는 백운계곡

과 더불어 제법 유명한 절이었다. 조선 후기 학자이자 문신이었던 미호 김원행(渼湖 金元行, 1702~1772)은 다음과

같은 시 「백운사(白雲寺)」를 썼다. 4구의 ‘까마득한 묏부리들 일렬로 늘어섰네’가 특히 실경이다.

 

古寺僧六七                              오래된 사찰에 승려는 예닐곱이오

荒溪水東西                              거침없는 시냇물은 동서로 흐른다오

陰陰千木肅                              그늘 짙은 일천 나무 숙연함 자아내고

漠漠衆峰齊                              까마득한 묏부리들 일렬로 늘어섰네

(…)

ⓒ 고려대학교 한자한문연구소 | 강여진 (역) | 2013

 

또한 미수 허목(眉叟 許穆, 1595~1682)은 「백운사 중에게 주다(贈白雲寺僧)」라는 시를 보면, 백운산도 그렇지만

백운사가 그때는 깊은 산속이었다.

 

僧自白雲山上歸                      중이 백운산에서 돌아오니

白雲隨錫來郊扉                      흰 구름도 중 따라 들집에 오도다

郊扉亦有無心老                      들집에 또한 무심한 늙은이 있어

身與白雲無是非                      흰 구름 함께하여 세상 시비 모르네

ⓒ 한국고전번역원 | 이병훈 (역) | 1979

 

백운계곡 주차장에서 임도 따라 420m(이정표 표시)를 가면 백운2교를 건너자마자, ┫자 갈림길과 만나고, 왼쪽이

능선을 오르는 길이다. 오랜만에 능선 길을 간다. 이 길이 예전과 딴판으로 변했다. 소로였던 산길이 신작로로 뚫렸

고, 가팔랐던 오르막은 목재계단으로 덮어버렸다. 곧추 오르는 계단길이가 아마 200m는 될 것 같다. 이어지는 등로

도 엄청 다듬었다. 조금만 가파르게 오르거나, 가파른 사면을 지날 때는 핸드레일을 붙들 수 있도록 했고, 슬랩은

물론 한 걸음에 오를 수 없는 바위에는 그 중간에 손잡이 겸용 발판을 만들었다.

 

이래서는 산을 오르는 재미가 반감된다. 심심하다. 등로 주변에 풀꽃이 피었을까, 두리번거리며 오르지만 내내 보이

는 게 없다. 아, 진달래와 생강나무는 꽃이 피었다. 진달래를 보면 두 가지 기억이 생생하다. 그 하나는 정지영 감독

의 영화 남부군(1990)에서 이태(안성기 분)가 산속에서 진달래 꽃잎을 부르튼 입술에 대던 처연한 장면이 생각나고,

다른 하나는 중학교 입학시험에 다음의 시조가 출제되었는데 무엇을 읊은 시조인가? 라는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수줍어 수줍어서 다 못타는 연분홍이

   부끄러워 부끄러워 바위틈에 숨어 피다

   그나마 남이 볼세라 고대 지고 말더라

 

나는 뜻하는 바가 있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을 떠돌이 생활했다. 그 2년 사이에 초등학교 교과서에 위의 시조가

실렸음이 틀림없다. 나는 2년 동안 책과 담을 쌓았으니 이 시조를 알 도리가 없었다. 지금은 그냥 시조만 읽어보아

도 알 수 있는데 그때는 상상력도 부족했다. 노산 이은상의 ‘진달래’였다!

 

두 번째 전망바위가 전망이 트인다. 흥룡능선 너머로 가리산이 둥두렷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나는 이 모습을 보려고

이 능선을 종종 오른다. 당분간 가리산은 오늘 산행의 (외길인 뻔한 등로이지만) 등대역할을 한다. 봉봉을 오르내린

다. 오를 때는 길게, 내릴 때는 잠깐이다. 가리산의 또 멋진 모습은 핸드레일 붙잡고 마사토 슬랩을 오를 때인데

예전보다 나무들이 자라서 온전한 모습을 보기 어렵게 가렸다. 그 왼쪽 향적봉 능선이 웅장하다.

 

776m봉을 오르고 오른쪽(동쪽)으로 방향 꺾는다. 북쪽 사면은 눈이 남았다. 백운산 오르는 등로도 낙엽 밑은 빙설

이다. 몇 번이나 엎어질 듯 비칠대며 오른다. 백운산. 너른 헬기장이다. 정상 표지석은 지반이 꺼졌는지 곧 넘어질

듯 기우뚱하다. 사방에 키 큰 나무로 조망이 가렸다. 삼각점은 2등이다. ‘갈말 27, 02 재설’

 

3. 가리산

 

4. 흥룡봉 능선

 

5. 가리산, 앞은 흥룡봉 오르는 능선

 

6. 복수초, 군데군데 보였다

 

7. 오른쪽 뒤가 가리산

 

8. 국망봉 가기 전 돌풍봉

 

9. 맨 뒤는 화악산, 그 앞 오른쪽이 석룡산, 그 앞 왼쪽은 수덕바위봉

 

10. 맨 뒤는 돌풍봉

 

▶ 삼각봉(918m), 도마치봉(925.1m), 도마봉(883m)

이정표에 백운산에서 국망봉까지 8.75km이다. 잠시 서성이며 가쁜 숨 가다듬고 내린다. 교통호로 내린다. 교통호

건너에 갈(葛)선생인가 했더니 덕순이다. 건화(乾花)다발을 꽂았다. 이게 웬 떡이냐 하고 달려갔더니만, 덕순이가

나 보란 듯이 저렇게 우아한 몸짓을 할 때에는, 누구도 감히 나를 건들지 못할 거라는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다.

그랬다. 보디가드랄까, 바늘도 들어가지 않을 나무뿌리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런 때는 헛물켜지 말고 얼른 물러나는

게 상책이다.

 

야트막한 안부 지나고 완만한 오르막 등로 옆 덤불숲에서 복수초를 본다. 여기저기에 흔하게 피었다. 이곳 복수초도

키와 화판이 조그맣다. 그들의 성원으로 힘 받는다. 가파른 한 피치 오르면 삼각봉이다. 화강암 사각 석주의 정상

표지석이 있다. 이곳도 조망이 가렸다. 이 봉우리의 모양이 뾰쪽한 삼각형의 모양이 아닐까 한다. 곧바로 도마치봉

을 향한다. 오를 때 가쁜 숨을 내릴 때 고른다. 도마치봉이 멀리서는 우람한 준봉으로 보인다.

 

도마봉 내리는 도중에 잠시 하늘 트인 데서 도마치봉 서쪽 능선 너머로 가리산을 본다. 한층 가깝다. 도마치봉 오르

는 북쪽 능선도 빙설이다. 아이젠을 차기에는 어중간하다. 도리어 발밑의 미끌미끌한 감촉을 즐긴다. 이것도 오래가

지 못한다. 곧 도마치봉 정상이다. 너른 헬기장이다. 도마치(道馬峙)는 주로 가평 사람들이 화천 사창리 장을 보러

다니며, ‘말을 끌고 넘던 고개’라고 한다. 조금 더 가면 도마봉과 도마치고개를 지나게 된다.

 

도마치봉은 서쪽으로는 향적봉과 흥룡봉의 장쾌한 능선이 있어 백운산까지 한 바퀴 도는 것도 하루 실한 등산이 된

다. 등산안내도는 백운계곡 주차장을 기점으로 할 때, 10.6km로 약 8시간 20분을 예상한다. 도마치봉 내리막도

깊은 교통호이다. 다행이 오를 때와는 다르게 마른 땅이라 쭉쭉 내린다. 예전에 안부께에 있던 약수터는 보이지 않

는다. 여기도 북쪽 능선 완만한 오르막에는 복수초들이 힘내시라 응원하다.

 

도마봉 가는 길은 수월하다. 도마봉(道馬峰)도 너른 헬기장이다. 도마봉이 산행교통의 요충지이다. ┫자 갈림길

왼쪽이 화악지맥이다. 그쪽으로도 길이 잘났다. 또한 도마치 가기 전에 헬기장에서 왼쪽 능선을 타면 번암산(844m)

을 갈 수 있다.

 

11. 맨 뒤는 화악산, 그 앞 오른쪽이 석룡산, 왼쪽은 수덕바위봉

 

12. 신로봉에서 바라본 국망봉

 

13. 맨 뒤는 회목봉과 복주산(오른쪽), 그 앞은 백운산, 삼각봉, 도마치봉이다.

 

14. 돌풍봉 오르는 길

 

15. 맨 뒤는 화악산 애기봉

 

16. 앞은 신로봉 능선, 뒤는 가리산

 

17. 국망봉 오르는 길

 

18. 국망봉에서 조망, 왼쪽 멀리는 명지산

 

▶ 신로봉(新路峰, 981m), 돌풍봉(1,112m), 국망봉(國望峰, △1,168.1m)

도마봉을 지나면 키 큰 나무숲을 벗어나 풀숲을 지나게 되어 사방 조망이 트인다. 연무인지 미세먼지인지 여전히 뿌

옇다. 원경은 침침하다. 그래도 사진을 찍어놓으면 포토샵으로 맑아질까 기대했는데 오히려 지금 상태가 자연스럽

기도 하고 더 낫다. 가던 걸음 멈추고 쉬자 해도 땡볕을 가릴 데가 없어 막 간다. 이때는 봄날이기보다는 여름이다.

반팔 차림에 비지땀 쏟는다. 가도 가도 오가는 이 없는 호젓한 산길이다.

 

새 지저귀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오른쪽 사면에 산약초 재배단지인지 가림막을 설치했는데 그쪽에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작년 가을에도 그 소리를 들었다. 어쩌면 사람들이나 다른 짐승들의 접근을 막으려고 일부

러 녹음을 틀어놓지 않았을까 의심이 든다. 야트막한 안부는 임도 종점이다. 여느 때는 승용차가 여기까지 올라왔

다. 가림막 울타리 따라 오른다. 등로는 완만하다 교통호 지나고 교통호 타이어계단 한 피치 오르면 △827.8m봉이다.

 

나무 그늘아래서 휴식 겸해 점심 먹는다. 그늘에서는 시원한데 그늘 벗어나면 덥다. △827.8m봉을 잠시 내렸다가

서서히 오른다. 수덕바위봉, 석룡산, 그 뒤는 화악산이 반갑고, 올라야 할 멀리 돌풍봉이 반공을 가린 장벽으로 보인

다. 오르막은 교통호이다. 사면 도는 길도 있지만 일로직등 한다. 헬기장을 연속해서 지나고, 신로봉을 오른다. 여기

도 빙설이다. 한 피치 숨차게 오르면 신로봉 정상이다. 사방 조망이 훤히 트이는 경점이다.

 

신로령(新路嶺). 예전에는 ‘새길령’이라고도 했다. 안부는 ┣자 갈림길이다. 벤치 놓인 쉼터다. 오른쪽은 휴양림

2.5km, 직진하는 국망봉은 2.2km이다. 또 국망봉에서 하산길은 5.4km이니, 아직 갈 길이 멀다. 크게 심호흡 한 번

하고 박차 오른다. 997m봉을 힘겹게 오르고, 그 넘어 돌풍봉은 길고 가파른 빙설을 오른다. 꼭 등로에만 빙설이 쌓

였다. 등로 벗어난 좌우사면은 울창한 잡목 숲이다. 돌풍봉 동쪽 능선은 국망봉 최대의 장폭인 무주채폭포로 간다.

돌풍봉을 넘고 약간 내렸다가 1,092봉을 왼쪽 사면 돌아 넘는다.

 

저 위에 오르면 가리산이 더 잘 볼 수 있을까 싶어 잡목 숲 헤치고 어렵사리 절벽 위에 올랐다. 사진은 발로 찍는 것.

득의만만하여 내렸더니 안부에서 가리산이 더 잘 보이는 게 아닌가. 헬기장 지나고 드디어 국망봉 품에 든다. 길고

가파른 빙설이다. 긴다. 선답의 발자국계단으로 오른다. 그 발자국이 빙설 벗어나 덤불숲을 헤쳤으면 나도 따라 한

다. 허벅지에 쥐가 날듯하여 국망봉 정상이다. 사방이 고요하다. 너른 공터는 땡볕이 가득하다.

 

대기는 삽상하다. 먼저 카메라 파인더로 사방 둘러본다. 운악산이 첩첩 산 너머 환영(幻影)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만하기 얼마나 다행인가. 벤치에 앉아 오래 휴식한다. 하산! 견치봉 쪽으로 간다. 0.8km 가면 ┣자 갈림길이 있는

1,136m봉이다. 견치봉은 불과 0.5km이다. 잠시 망설인다. 내쳐 민둥산을 갈까? 강씨봉까지 갈까? 냉정하게 상황

을 검토한다. 거기는 조망이 없고, 야생화도 없다. 무엇보다 물이 달랑달랑하다.

 

이정표 하산길 4.6km를 따르기도 한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이정표는 0.3km마다 지나온 길과

가야 할 길 이수를 알려준다. 핸드레일 밧줄이 하산길 절반은 되고도 남겠다. 가파른 내리막이 연속해서다. 겉으로

는 빙설이 아니지만 수북하게 쌓인 낙엽이 빙설을 덮었다. 핸드레일 붙든 장갑 낀 손바닥이 화끈하다. 처음에는

레펠 흉내도 내고 하여 재미났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지겹기 짝이 없다. 이정표 간격 0.3km가 마치 3km를 내리는

것 같다.

 

다시는 이 길을 가지 말아야지, 굳게 다짐하며 내린다. 두 군데 바위길 오르고 남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라싸골프클

럽 건너로 원근농담의 첩첩 산이 가경이다. 바닥 친 안부에서 그 앞 476m봉은 오르지 않는다. 오른쪽 사면을 길게

돌아 계곡으로 간다. 사태 난 사면이 워낙 가팔라 돌 때는 움찔움찔한다. 계곡이다. 옥수가 암반을 훑는다. 배낭 털

어 먹는다. 그 시원한 옥수를 배부르게 마신다. 계류 건너면 묵은 임도가 시작된다.

 

잰걸음 한다. 묵은 임도는 국망봉을 오르는 갈림길 지나고부터 탄탄해진다. 계류가 연주하는 봄의 교향악에 발맞춰

간다. 장암저수지는 물이 흘러넘친다. 갈대숲 지나고 휴양림을 오가는 대로다. 휴양림매표소 직원은 근무 중이다.

휴양림에서 이동터미널까지 거리는 2.6km 정도 된다. 걸어간다. 동서울 가는 버스시간이 넉넉하게 남았거니와

국망봉 연릉을 뒤돌아보고, 가리산과 신로봉 능선을 곁눈질하고, 정면의 사향봉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어서다.

 

계류 구멍다리 지나고, 지난날 굳이 휴양림 매표소를 통과하지 않고도 국망봉을 오를 수 있도록 등산안내도가 있었

는데 철거해버렸다. 이러면 국망봉을 처음 오는 사람은 휴양림매표소를 거쳐야 할 것이고, 통과세 2,000원을 내야

하는 게 아닌가. 이걸 노린 것이 아닐까? 눈썰미 밝은 사람은 국망봉사과농원 간판 뒤쪽에 나풀거리는 산행표지기

한 장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번번이 이런다. 산행을 마치려니 연무가 걷고 산들이 명료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차라리 보지말자 고개 푹 숙인다.

 

19. 멀리 가운데는 운악산, 그 앞은 청계산

 

20. 가리산

 

21. 국망봉 정상 표지석

 

22. 왼쪽 멀리가 운악산, 맨 오른쪽은 원통산

 

23. 앞은 라싸골프클럽, 그 건너 산은 도듬산(340m)

 

24. 맨 왼쪽은 강씨봉, 그 뒤는 운악산, 앞은 라싸골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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