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부락 아버님이 94년에 출고하여 10여년간 1만km 주행하시고 20여년간 농가창고에 짱백혔던 물견입니다. 한 눈에 봐도 깔끔하게 타셔서 새차광이 남아 있그만요. 쉬엄쉬엄 두어달간 복원을 마치고 요즘 새북에 잠시잠깐 끄시고 있습니다. 빵이 거의 레블500과 비스무리헌 것이 125라기엔 육중해 보이지만 토크도 부족허지 않고 고속도 부드럽그만요. 변속도 신차마냥 쫀득쫀득헙니다. 올드바이크라기엔 어정쩡허고 비인기장르지만 히스토리와 스토리텔링이 각별헌 물견이니 찬찬히 음미해야겠습니다.
복원후 새북바리
혼다 XE50을 끄시고 정농홍개길을 타고 초남이성지로 가던 중 마을회관 앞에서 부락 어머니 한 분이 손짓으로 세운다
“젊은 냥반 초남이성지 가시지? 여기 밭 매다가 젊은 냥반 왔다갔다 허는거 여러 번 봤어.”
“앗따 어머니 저를 다 지켜봐 주시고 영광이고 고맙그만요”
“글혀 나도 반갑네 성지를 글케 자주 가시니 참 축복이지”
“왜 근고허니 집에 한 30년 세워둔 오도바이가 있는디 우리 영감이 타던 거여 한 번 봐바바”
회관앞 어머니의 집은 70년대풍의 전형적인 콘크르트 벽돌조 문화주택이다 주택 안쪽으로 지붕 낮은 스레이트건물은 각각 화장실과 농자재창고로 쓰이고 있다 소나무에 널판을 덧댄 나무문을 여니 제법 큰 오도바이 한 대가 웅숭거리고 있다 허름한 농가창고에 번쩍이는 크롬메끼 짐다이에 동백꽃 지름탱크라니, 포경선에 고래마냥 더욱 웅장해 보인다
“하이고 딱 30년 전이여 내가 영감헌티 차를 사야지 먼 오도바이냐고 그릿네”
“그리도 야 뒤에 타고 격포 가서 회도 먹도 여기저기 존디도 많이 댕깃어 사 놓고 몸이 아파서 얼매 타지도 못 힛어 쌔놈이여”
“영감 죽고 트럭도 팔고 갱운기도 팔고 다 처분힛어 야는 추억이 있은게 한번썩 닦어줌서 계속 갖고 있었어”
“근디 인자 나도 나이먹고 언제갈지 몰른게 야도 보내야지 어찌겄는가 젊은 양반이 갖고 가”
“내가 7살되던 해 1.4후퇴에 황해도 옹진이서 이리 왔어 우리 영감도 같은 고향에 피난민인디 내가 13살 되던 해부터 나를 그렇게 쫒아댕깃쌌던가, 내가 이쁘기는 힛는갑소 아 그때부터 연애를 히갖고 결혼히서 땅도 넓히고 애들도 다 갈치고 인자 좀 살만헌가 싶었는디 먼저 가버리네”
“인생 별거 없어 치매없는 노년이 축복이요 자다가 편안허게 저 세상으로 가면 할렐루야지 머”
“여그 텃밭 한 번 봐바바 혼자 일구고 있는디 갈수록 심이 부치네”
마늘은 이제 막 수확을 앞두고 있고 감자는 왕성하게 싹을 틔우고 있다 파릇파릇 잎사구들의 군무가 현묘하다 텃밭안에 소우주니 작물과 내가 다를까 그걸 아는지 감나무는 묵묵히 텃밭을 지키고 있다 “참 맛난 감이여 옴서감서 가을에도 귀경히바바”
이서면 정농부락 농가창고에서 30년간 잠자고 있던 효성크루즈를 오늘에서야 꺼냈다 창고한켠 마대에 가득담긴 쌀져때문인가 무슨 나나스케라고 광이 번쩍이고 1+1으로 하이바도 주시는데 탱탱허니 숨이 살아있다 캘리퍼가 제대로 쩔어있다 원진이가 끄시고 내가 밀어 라보에 올렸다 0.5돈 적재함에 딱 들어맞는다
“아이고 시원섭섭허네 그냥반 생각에 한번썩 닦으줏는디...들와서 크피 한잔썩들 허고 가”
전형적인 70년대 문화주택이다 나무마루가 반질반질하고 주방이 상당히 커서 우어니 김장담그기에도 넉넉해 보인다 식탁과 의자 4개, 씽크대가 모두 연하늘색이다 차단스는 자개농이며 시원시원허니 큼지막하고 정성을 들인 문양이다 정중앙 원형문양은 가히 TV진품명품급이다 차단스만으로도 어머니의 정갈함이 돋보인다
“지금은 이렇게 신간편허지만 그전에는 1남2녀 키우니라고 고생 많이 힛어. 아니 애기들 먹을 것이 넉넉치 않으서 술찌개미를 버무려서 먹었지. 그 어린 것들이 술기운에 낮잠도 많이 잤어, 그런 시절을 보냈어.”
내 손을 꼭 잡으시며 눈가에 이슬이 맺히신다
“아이고 아들같네 감사혀”
더 많은 인생사를 듣고 싶다 하이바는 하이타이로 세척해 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