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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10만원살기

미리 살아보는 은퇴 후 삶

작성자막강준민맘|작성시간26.05.10|조회수2,043 목록 댓글 65

20일 전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넘어져서 안와골절(눈을 감싸는 뼈가 부러짐)이 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뭐가 어떻게 된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하철을 탈때 뭔가에 걸렸는지 몸이 붕 떴고...  반대편 문 옆의 은색 손잡이 봉(바닥까지 있었음)에 얼굴을 사정없이 부딪쳐서

안경이 부러져서 날아가고..

사람들이 소리지르고..  전 바닥에 뻗어있었습니다.

 

한국인들.... 특히 아저씨들  목소리... 얼굴 다쳐서 어떡해... 많이 아프겠다.. 라는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어떤 외국인 젊은 여자분이 계속 영어로 말하시면서  저에게 차가운 알코올 솜을 주시면서  이걸로 얼굴 감싸야 한다고  말해주시더군요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니  엄청나게 부었다는 거...  넘어져서 챙피했다는거..  그리고 사정없이 아파서

도대체  어디어디를 다쳤는지 가늠이 안되었습니다.

 

지하철 2정거거장을 더 가서 전 내려서  남편에게 전화했고  그 역에 있는 역무원이 저에게 와주었습니다.  119에 신고 후  근처 대학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처음으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중략)

 

지금은 수술도 잘 되었고...  눈 밑에 비싼 티타늄도 박고...  꿰맨 상처가 아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굴 신경을 다쳐서 약간 마비가 된 곳이 있는데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퇴원 후 집에서  요양중입니다.

사고 후 병원에 있을때  퇴직을 진지하게 고민했었습니다.  출퇴근 거리도 멀어졌고  제 체력도 요즘 넘 떨어졌고..

무엇보다  제가 요즘 목표가 좀 없어서  방황중이었거든요... (자산불리기나 승진, 은퇴 후 필요한 자격증 수강 등등의 목표요)

그런데 병원에서 일하시는 간호사분과 간호조무사분들이 정말 바쁘게 자신들의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내 직업이 얼마나 편하고(이미 짠밥25년차 넘은 팀장이니깐요) 좋은것인지 깨닫고 

퇴직은 안하기로 했습니다.(언제 맘 바뀔지 모르지만요)

 

대신 은퇴 후 하고 싶었던  일들을 미리 해보기로 했습니다.

 

저의 은퇴 후 원하는 생활은

1.  밖에 안나가고 하루종일  드라마 몰아보기

2. 호텔에서  룸서비스 받으면서 하루종일 밀린 드라마 보기

3. 엄마랑 좋은 곳 같이 가고  원없이 돈쓰기

4. 주식으로 하루 5만원 벌어서   맛집, 멋진 커피숍 다니기

였거든요... 

 

뭐 별거 아니군~   하실 수 있겠지만    항상 바빴던  저는  은퇴 후  한달만이라도 꼭 해보자 했던 생활이었습니다.

특히  1번과 2번

 

어차피 얼굴을 조심해야 해서 밖에 다닐 수가 없어요 (물론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아도 놀라서 제가 돌아다니면 안되요/ 얼굴이 선풍기 아줌마처럼 되었다가 지금은 프랑케슈타인 처럼 얼굴에 칼자국 있고... 멍이 여기저기 들어서  신호등처럼 빨, 파, 노 색깔이거든요)

그래서  룸서비스 대신 쿠팡 이츠로  이것저것 배달해서 먹으면서  미국드라마 몰아보기 중이에요~~

'영거'라는 드라마 보는 중인데... 이게 시즌 7까지 나왔는데  지금 시즌 7 보고 있네요..(넘넘 재밌어요)

 

어버이날과 시부모님 생신 등이 있어서  저는 못 내려가고 그냥 용돈만 보내드렸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각각 드렸습니다. 사이좋게 쓰시라고...

근처에  디저트 맛집이 있어서  두쫀쿠와 딸쫀쿠 시켜서 먹었는데...   요 작은 것이 하나에  6천원이라니...

근데 제 입맛에도 안 맞고...  전 디저트 체질은 아닌것 같네요... ㅎㅎ

얼굴이 좀  나으면  

3번,  4번도  할 거에요

이번에 미리 은퇴 후 삶을 살고 나면   저의 퇴직하고 싶은 병도 좀 치유될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건강하세요...  전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내가 갑자기 죽을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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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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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깨소금참기름 | 작성시간 26.05.13 정말 큰일 날뻔 하셨네요ㅠㅠ 지금은 많이 좋아지신 거죠? 쾌차 하시길 바래요^^
    쉬면서 건강 잘 챙기세요
    은퇴후 삶에 대해 아직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저두 한번 생각해 봐야겠어요
  • 답댓글 작성자막강준민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5 네, 위로 고맙습니다.
    다행히 얼굴은 매일매일 좋아지고 있어요~~
    다만 신경부분이 아직 안 돌아와서 어색하긴 해요..ㅠ.ㅠ
    은퇴가 10년 미만이 되던 시기부터 갑자기 피부로 확 느껴져서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지고 있어요
    단지 경제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어떻게 즐길지 등등까지도요
    깨참님도 경제적인 부분은 야무지게 챙기셨을테니 다른 부분도 이제 하나하나 생각해 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작성자엄청 짜~~ | 작성시간 2시간 9분 전 new 정말 고생 많으셨네요. 저도 26년차 팀장이라 비슷한 경력에 나이대이실일 것 같아 공감이 많이 됩니다. 이제 몸도 제 마음과 같이 움직이지 않고(저도 사람 많은곳에서 퍽하고 넘어져 바지가 다 찢어지고 피가.ㅜㅜ) 전 서울에서 지방으로 출퇴근하는데 매일 100키로 가까이 운전해서 다니니 몸도 지치고 매일 그만두고 싶은맘이랍니다. 글쓴이님 글 읽고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빨리 다시 좋아지시기를 기원합니다.
  • 작성자행복을위해노력하는여자 | 작성시간 1시간 24분 전 new 알림글로 와서 저는 이제서야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놀라셨을지 제가 글을 읽으면서도 두근두근 합니다. 몸 회복 잘 하시고 좋은일 가득하시길 바래요.!!!
    저도 몇년전 길가다 제의지와 관계없이 순간 어어 하면서 119 생각이 들면서 넘어졌고 정신 차리고 다음날 병원가서 빈혈 검사하니수치가 7.1 나오더라구요.
    제가 만약 찻길에서 넘어졌다면 .......
    사고는 순간인지 그때 당시 제겐 충격적인 일이였어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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