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이강인이 보낸 길쭉한 문전 앞 송곳 패스를 받아 체코 골키퍼와 세(옆에 한 선수 더 있었음) 명의 수비수를 따돌리고 침착하게 골키퍼 손을 살짝 넘기는 칩슛을 날리고 있다. 1점 리드를 당하며 끌려가기에 반드시 동점을 만들어야 하는 긴박하고도 긴장된, 아주 심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정말 신의 한 수 같은 기술적인 킥으로 우리 대표팀의 반등 불씨를 살렸다.
(아직 이른 말이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황인범의 골은 한국 축구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황인범의 축구 인생은 성공한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한 자원을 무장하고 출전했으니 16강 이상의 성적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동안 황인범이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알 수 있는 세리머니! 나도 개인적으로는 황인범에 대해 욕심이 과하다고 생각했던 사람 중 하나다. 그의 역할은 충분히 인정했으나 가끔 마음이 앞서 내지르는 슛은 신뢰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니 황인범 자신도 그것을 모를 리 없을 터.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 평소 형들이 너는 패스나 빨리 해 "라며 핀잔을 줬다며 " 오늘은 팀에 도움이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했다. 축구 선수라면 골을 넣고 싶은 욕망과 본능을 숨길 수 없음을 솔직하게 피력했으니, 그가 말은 하지 않아도 속마음을 얼마나 숨기며 살아왔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ㅎㅎ(이번엔 정말 잘했어요~ ★★★★★)
사실 축구 경기를 즐기며 보는 시청자나 관중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 소 뒷발로 쥐 잡기' 정도로 취급할 수 있다.ㅎ
하지만 문전에서 혼전이 일어날 때 공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선수들은 미처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위 상황은 혼전은 아니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 그것도 골문 앞 정면에서 골키퍼와 마주하며 아주 극히 짧은 시간에 골대도 볼 새 없이 감각적으로 결정지어야 할 절체절명의 판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평소 실전에서 경험이 없거나 훈련하지 않으면 몸이 말을 듣지 않을뿐더러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며 대개는 그저 빨리 골문 안으로 공을 차려고만 한다. 더군다나 조금만 빗맞아도 공이 골대 밖으로 나갈 수 있고 체코 선수가 커버 플레이를 들어오는 상황이니 더더욱 마음은 다급하다. 그런 순간에 침착하게 리오넬 메시가 잘하는 기술 중 하나를 황인범이 해냈기에 여러 외신이 극찬하는 이유다.
스스로 ' 그래, 이번에는 인범이 잘했어'라는 듯한 모습의 황인범... 이때 황인범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 벤투 황제 ' 라는 수식어를 달고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축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황인범 선수... 평소 조용하니 말이 없고 꾸준히 때를 기다리며 자기 역할을 다하는 모습에서 이젠 팬들이나 팀의 형들이 더는 황인범 선수에게 마음 아픈 농담은 하지 않을 거예요~ (저도 마음을 바꾸겠습니다. 그동안 미안했어요) _()_
어린 시절 핸드볼과 축구를 좀 했었다. 당시 배고픈 건 기본이고 방과 후 남아서 늦게까지 대회 준비한다고 훈련할 때는 정말 하기 싫을 때도 많았다, 때론 벌칙이라며 코치가 뿌리는 강한 공을 맞아 복부를 쥐고 숨을 쉴 수 없을 때도 있었고... 왜 어린 시절 또래보다 빨리 키가 자라 '강제 동원'에 이끌려 다녔는지... 지금도 잊지 않는, 아니 잊지 못하는 일은 6학년 초봄 축구 연습하다가 친구랑 몰래 빠져나가 읍내에서 명찰도 새기며 실컷 놀다가 숨어 들어오다 들켜서 어른 엄지손가락 굵기의 싸리나무 몽둥이(회초리가 아님)로 얻어맞아 친구와 같이 선생님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돌아가며 매를 피했던 순간은 내 어린 시절 아픈(엉덩이와 허벅지가 부풀어 오르도록 맞았다) 기억이다. 요즘 같으면 교사의 학폭이라고 난리 날 일이다. 어쩌면 선생님이 하늘에 계시지 않을까 싶다. 당시 40대 중후반이었으니, 100세 시대이니 아직 살아계시려나? 이 ㅁㅂ선생님. 같이 매를 맞은 6학년 3번 조ㅇㅎ는 연락이 끊겨 가끔 매를 맞던 추억이 떠오르면 보고 싶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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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현진이짱 작성시간 26.06.14 황인범 잘했죠
그게 원동력이되서
동점에 역전까지
한골 어시스트까지
완전
거기에 저는 이강인의 멋진 패스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번 월드컵
첫게임 멋지게 봤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봄내지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5 맞아요. 국대에서 손흥민 다음으로 순간적으로 경기장 전체를 훑어보며 키패스를 할 수 있는 재능은 이강인이 단연 으뜸입니다. 체구만 좀 더 컸다면 훨씬 더 화려한 프로 경력을 쌓을 수 있을 텐데,,, 피지컬이 약하다는 선입견이 따르다보니 그 점이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신은 그에게 아기 때부터 축구를 좋아하는 유전자를 주셨으니 하늘이 준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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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돈을꾸지말고꿈을꾸자 작성시간 26.06.15 맞아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기회조차 오지 않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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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봄내지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5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어느 분야든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앞서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의미 없는 일이기에 비록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철학과 비젼이 있다고 판단하여 한 우물을 파는 사람에겐 반드시 그 결과가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결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과정(=경험)은 이미 충분히 보상을 받는 일이니까요. 하이닉스가 그런 정신으로 고대역(HBM) 메모리에 매달려 적자 구조에서 대박을 쳤듯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