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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한국사찰

[미주한국사찰] 토론토 선련사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06.02.17|조회수1,448 목록 댓글 0

 

 

       지는 해 서산에 걸리니 나는 새가 슬피 울도다.
          "토론토 선련사 용맹정진"을 다녀와서


 

 

 김광선 / 본지 편집인

 

 삼우스님이 이끄는 선련사 북미 국제불교운동본부에서는 매 2년마다 득도식과 보살계 수계식, 문화 행사 그리고 서양불교의 현황과 문제점을 점검하는 세미나 및 국제회의 등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한다.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4일까지 캐나다 선련사에서 있었던 행사를 본지 김광선 편집인이 가서 본 현장의 열기를 보살계 수계식과 득도식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행사에는 미국인들이 거의 대부분이었지만 한국인들도 토론토에 살고 있는 10여명과 본지 5월 호에 난 광고를 보고 멀리 마이애미, 시카고, 미시건, 뉴욕에서 5명이 동참했다.

이 행사가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의 경제성장과 미국의 이민정책의 까다로움으로 인하여 이민자수의 감소, 또한 미국과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역 이민이 불고 있고 대부분의 한국사찰의 포교는 이민 1세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도들의 노령화로 인하여 이런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향후 10년 내에 많은 사찰들이 폐쇄되게 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시기에 열려 앞으로 미주한국불교계가 나아갈 한 방향을 제시한 점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편집자주>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4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선련사에서는 200여명의 백인 불교인들이 참석 아주 뜻깊은 몇 가지 행사가 줄을 이었다.

 

첫 번째 행사는 용맹정진. 6월 27일부터 시작 7월 2일 아침 10시에 회향. 모두 60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는 대부분 서양인들이고 한국인은 뉴욕에서 참석한 자비심 보살, 마이애미에서 온 이종숙씨 그리고 서울에서 온 심윤돈행자였다. 이 용맹정진은 하루에 6시간 자면서 진행됐는데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너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했다. 자비심 보살님은 서양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한다고 서양인들의 진지한 태도를 칭찬했다.

 

용맹정진이 끝난 7월 2일에는 토론토 선련사, 미시건주 앤아보 선련사, 시카고 선련사 그리고 멕시코 선련사에서 온 법사들과 MAITREYA BUDDHIST SEMINARY 승가대학 재학생들이 모여 앤아버 선련사 주지 수카스님(사무총장) 주재로 일년에 한번씩 열리는 정기모임인 선련사 국제불교운동승가협의회(회주 삼우스님)가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득도식과 보살계 수계식이었다. 2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이 행사들은 이번이 11번째이다. 이번에 보살계를 받은 분은 모두 125명인데 이중에 한국인 불자는 10명.

 

삼우스님

 

보살계를 받고 불자가 되기 위해서는 3천 배를 해야 한다. 한번에 하는 것이 아니고 몇 개월에 걸쳐 매일 아침저녁으로 나누어서 한다. 몸이 불편한 사람과 노인들의 경우는 서서 정성스럽게 천천히 반배를 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하기도 한다. 삼우스님은 "삼천 배를 올려야 하는 이유를 과거 천불에 천배, 현겁 천불에 천배, 그리고 미래 천불에 천 배를 해야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중생이 부처이므로 부처인 중생을 지극히 섬겨 사바세계를 불국토화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갖추기 위함이라는 보다 인간적인 설명이 서양인들에게 납득이 잘 된다고 한다.

 

삼우스님은 보살계를 신청한 사람들에게 "처음 천배는 업장을 소멸하고 새사람(보살)으로 태어나기 위해, 다음 천배는 중생들의 업장을 대신 참회하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사랑과 평화와 관용의 문화를 창조하고, 마지막 천배는 불퇴전의 각오를 다지기 위해 허물이 많아도 허물에 매달리지 않고 과거의 허물로부터 해방되고 잘못을 저지르고 또다시 저지르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도 주저앉거나 물러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다시 나아가는 과정에서 마침내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이라는 무상보리대도를 성취하게 된다고 간절한 마음으로 일러주고 땅바닥에 마루바닥에 롬과 마음을 던져 절을 하는 것은 자기를 낮추고 한없이 낮추어 드디어 한없는 마음이 되어 자유자재를 획득, 물처럼 구름처럼 거침없이 이행동사(利行同事)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 이라고 일러주면 의심이 많은 서양 사람들도 감복하여 따른다고 삼우스님은 설명한다.

 

7월 2일 저녁 7시, 보살계 수계식 교육이 시작되었는데 120여명의 보살계 수계자들이 모여 한국말로 오분향례를 올리고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세 번 독송한 후 삼우스님으로부터 수계식에 임하는 마음가짐, 곧 참으로 다행하다는 생각과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부족한 생각에서 일어나 신심과 원력으로 불보살의 길을 가라는 당부의 말을 듣고 350배를 시작하였다. 참석자들은 멕시코에서 8명, 시카고에서 20명, 미시간주에서 20명, 클리브란드(오하이오주)와 뉴욕에서 11명, 한국인 15명 나머지는 토론토와 몬트리얼에서 온 캐나다인들이었다.

 

350배가 끝난 법당은 마치 한증탕을 연상시켰는데 350배를 마친 사람들 몸에서 나오는 열과 열기로 가득 찼다. 절을 하지 않은 사람은 그 열기 때문에 들어갈 수 가 없을 정도다. 서양개척불교의 희망찬 앞날을 내다보는 것 같아 감격스러웠다.

 

350배를 마친 사람들은 젊은 청년과 처녀, 뚱뚱보 아줌마, 뚱뚱보 아저씨 할 것 없이 옷이 흠뻑 젖었으며 모두들 씩씩거리며 열기를 식히느라고 조용히 가부좌를 틀고 앉았는데 땀이 콧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이들이 절하는 모습을 보면 진지하다 못해 엄숙하다. 저런 뚱뚱한 몸으로 30번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사람들도 헉헉거리기는 하지만 350번을 해내고 만다.

"불교 서양전파의 역사적 현장에서 한국불교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하나의 해답을 보는 순간이며 무엇보다도 30년 가까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양사람들을 상대로 오로지 전법수행과 포교로 일관해 온 선련사 국제불교운동 회주 삼우스님의 원력과 법력을 목격하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Orientation이 끝나고 잠시 휴식한 뒤 내일 아침 득도 수계할 네 사람 중에서 두 분의 설법이 있었다. 득도하기 전 그들의 법안과 법량을 시험받는 마당으로 처음 하는 설법이었다. 제목은 "서양에서 새 불법을 찾아서 (In Search of a New Dharma in the West--내 마음의 소리.)”

법명이 파랑인 뉴욕 출신 제랄딘 윌리스 라킨박사의 법문이 먼저 시작되었다. 저자이며 대중연설가 이고 미국 유수한 사업가들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던 그가 어떻게 불법을 만나, 주위 사람들의 오해와 거부반응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고 3년 승가대학 과정을 마치는 동안 안과 밖으로 자기가 어떻게 변모해 왔던가 하는 것을 마음의 여유를 갖고 마치 남의 일처럼 담담하게 얘기해 나갔다.

 

두 번째 법문은 법명이 삼소(三笑)인 캐나다 노바스코시아 출신 실비아 머코믹. 삼소스님은 파랑과는 대조적으로 들어낼 만한 학력이나 경력이 없을 뿐 아니라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수녀들이 운영하는 여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하다 일생동안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류마티스성 관절염을 앓고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는다. 그러나 이에 낙담하지 않고 "내 병은 내가 다스릴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처방을 찾아 나섰다. 먼저 찾아간 곳이 도서관. 서양의학기술로 치료할 수 없으면 동양의 방법으로 치료할 목적으로 먼저 도서관을 찾았다. 이리하여 도서관의 책을 통해 찾아낸 것이 동양의 인술(仁術)과 중국의 Tai-chi(훈련 무술)이었다. 마침 HALIFAX(노바스코시아주 수도) 에 새로 문을 연 태극권 도장에 등록하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하루 두 시간, 일요일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건강을 회복할 일념으로 정성을 다 받친 결과 일년만에 관절염을 치유. 자신감을 얻고 동양사상에 대한 호기심이 강력해졌다고 한다.

 

이에 힘을 얻고 삼소는 이번에는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다시 도서관을 찾아갔다. 캐나다 주요도시 전화번호책을 뒤져 찾아낸 곳이 토론토 선련사였다. 편지로 정보를 얻어 86년 10월 토론토 선련사에 도착하여 바로 5일간의 용맹정진에 참석했다. 절 생활 2주만에 집에 돌아가려고 짐을 싸는 것을 보고 삼우스님이 좀더 있어 보라고 권유한다. 이에 삼소는 "더 있을 수 없다”고 하니 삼우스님이 "있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있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고 일갈했다. 이에 삼소는 마음이 혼란 되어 짐을 싸다 말고 울고 있으니 선련사 총무 수샤타가 와서 달래고 격려하면서 "5일 용맹정진하는 동안 매일 새벽 108배 하지 않았느냐? 108배 하는 마음은 용기와 결단, 할 수 없다는 마음을 버리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찾아냈기 때문”이라고 설득하였다.

 

그러나 마침내 집에 돌아간다. 3년 후 여름 다시 찾아와서 일주일 머물고 돌아간다 2년 후 여름(1991년 7월) 다시 와 보살계를 받고 2주일을 머물었다. 이때 불교에 몸을 투신키로 마음을 결정하고 삼우스님에 게 MAITREYA BUDDHIST SEMINARY 승가대학학승이 될 것을 요청한다. 1992년 정월부터 3년간의 행자 학승생활을 시작했다. 한번 몸과 마음을 바쳐 행자생활을 시작하니 두렵고 어려운 것이 하나도 없고 이게 몇 생에 걸쳐 굴러들어 온 복인가 싶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할 뿐이었다고 한다. 꾸밈이나 가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집착을 벗어버린 맑은 목소리로 이어가는 삼소스님의 진솔한 체험담과 법문은 듣는 이로 하여금 조용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법문이 끝나자 삼소스님의 불법인연을 칭찬하는 박수소리가 끊일 줄 몰랐다.

 

MAITREYA BUDDHIST SEMINARY 승가대학을 잠깐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선련사에서 공부하여 스님과 법사가 되려면 선련사 북미국제불교운동산하 MAITREYA BUDDHIST SEMINARY 승가대학에 입학 3년의 이수과정을 마쳐야 한다. 절에 들어와서 공부하건 집에서 직장생활하며 공부하건 일년에 일주 5일간 (월-금요일) 아침 한시간 저녁 한시간 300일 공부를 해야 하는데 첫 학기가 정월 15일부터 8월 2일까지 200일이며 여름방학을 한달하고 나서 둘째 학기가 9월 5일부터 12월 15일까지 100일간 거주지에 따라 캐나다 토론토 선련사,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 선련사, 시카고 선련사, 그리고 멕시코시 선련사 어느 사찰에 등록하여 소속해도 상관없으나 학기기간 동안 25일마다 (항상 토요일) 해당 사찰에 모여 공부한 것을 점검하고 세미나를 가진다. 그리고 여름 용맹정진과 겨울 용맹정진은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공부과정은 1. 참선, 절, 기도수행 2. 경전, 교리 ,역사공부 3. 의식, 포교사찰행정관리 의 셋으로 나누어져 있다. 한 학기가 끝나면 10쪽 분량의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MAITREYA BUDDHIST SEMINARY에 등록하면 간단한 의식을 거쳐 불보살의 가르침을 몸에 익히고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세상을 구제하겠다는 자세(발보리심)를 견지한다. 지금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모두 21명의 학승이 3년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고 한다.

선련사에서는 비구니스님이 되어도 삭발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에서 계를 받고 활동 중인 미국인 스님들이 운영하는 절에서도 가끔 볼 수 있었다. 삼우스님은 이에 대해 "삭발을 하게 되면 전통적인 출가의 모습과 위엄은 있어도 세속사회를 상대로 활동하고 포교하는데는 지장과 제약이 많다”고한다. 그리고 앞으로 승려와 법사의 법복도 위엄(지혜)과 부드러움(자비)을 견지하는 면에서 서양불교의 실정에 맞게 고칠 것"이라 한다.

 

중요한 것은 스님으로 득도해도 비구 비구니 계를 받지 않는다. 스님이 되는 과정에서 보살계 십중대계를 받을 뿐이다. 그 이유에 대하여 삼우스님은 "비구니 348계는 말할 것도 없고 비구 250계만 하더라도 다는 그만두고 반만 지키면서 승려 생활하는 분도 드물고, 또 인적이 드문 깊은 산 속에서 수행하는 승려라면 몰라도 현대생활에 적응교화활동하는 승려들이 이미 현실성을 잃어버린 이 많은 계들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구족계는 유명무실하다. 즉 십중대계만 잘 지켜도 훌륭한 인천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십중대계안에 비구계의 근본정신인 4바라이법과 13승잔법이 이미 들어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포살의 정신을 살려 잘못을 저질렀거나 허물이 있으면 이것을 대중에 고백, 참회하도록 하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용서와 화해의 승가생활을 강조하고 늘 새로운 마음으로 보살행을 실천하도록 권유한다. 삼년 과정을 마치면 미국정부와 캐나다 정부에서 인정하는 불교성직자로 임명된다.

 

7월 3일 아침 8시30분에는 토론토 선련사와 앤아버 선련사에서 각 각 2명씩 3년간의 수행을 마친 네사람이 많은 사람들이 경외감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스님과 법사가 되는 득도식이 있었다.

종이 울리고 수계사인 삼우스님, 교수사로 초청된 태국고승 비베카난다 나가시리스님, 갈마사로 초청된 다이엔 베나지 스님이 삼우스님이 좌우에 앉았다.

 

앤아버 선련사 수카스님, 멕시코선련사 도안스님의 인도로 삼소 실비아 머코믹, 파랑 제랄딘 윌리스 라킨, 지심 수잔 블러쉬 그리고 바라미타 나다니엘 니들이 전등을 상징하는 촛불을 들고 입장하여 향을 사루고 삼귀의를 올린다. 이렇게 시작된 득도식은 두 시간 가까이 사부대중과 수계자 네 사람의 부모친척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종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 가운데서 진행되었다. 식이 끝나고 네 사람은 축하 인사를 받기에 바빴고 삼소스님에게 어느 한국인 불자가 절을 하자 삼소스님도 당황하여 같이 절을 한다.

 

오전 11시 토론토 선련사 신도이며 작가로 알려져 있는 데니슨 버윅(영국인)씨의 〈불교와 소비문화〉란 강연이 있었다. 자본주의 문화가 동남아 전통불교사회에 침투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생활가치관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가에 대한 현지방문과 인터뷰를 검토한 보고였다.

 

오후 2시 선련사 국제불교운동 제11회 보살계 수계식 .

200여명의 대중이 법당을 꽉 메운 가운데 비베카난다 나가시리 태국스님의 삼귀 오계에 대한 팔리어게송으로 시작됐다. 스님이 먼저 하면 보살계 신청자들이 따라 외웠는데 처음에는 느리게 하다 나중에는 차차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참가자 모두가 그 소리 속에 빠져 들어가면서 일체가 되었다.

필자가 감동스럽게 느낀 것은 이들의 질서의식이었다. 125명의 수계자 모두 오른쪽 가슴에 명찰을 달고 안내자의 인도로 알파벳순으로 착석 아무 소리가 없다. 그냥 단정히 앉아 있어서가 아니라 앉아 있어도 앉아 있는 자취가 없다. 참선에서 익힌 정력과 무심공부의 흔적이 분명하다. 다이엔 베나지 스님의 법어에 이어 삼우스님의 8계 설명이 있었다. 삼우스님은 전통재가 오계에다 현대불교인들을 위한 삼계를 추가 8계를 준다. 이를 보면 다음과 같다.

 

6계 부디 낭비하지 말고 에너지와 자연자원을 보호하고 아껴 쓰라.

7계 남의 잘못을 용서하고 어디까지나 비폭력수단에 의지하여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라.

8계. 자기 물건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보시공덕과 나누어 가지는 기쁨을 실천하라.

 

삼우스님은 제일계 불살생(AHIMSA)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불살생계는 남을 다치거나 해치지 않는 것, 곧 비폭력 정신을 말한다. 생명존중사상이고 자비와 사랑의 실천이다. 그리고 이 불살생계 안에는 거칠고 조잡한 행동이나 언설을 통해 고의적으로 남의 비위를 건드리고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 부부사이의 감정대립, 낭비나 부주의를 통해 대기오염이나 환경파괴를 방조하고 인권침해, 동물학대, 사회경제정의에 위배되는 일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리고 이 불살생계의 정신을 지키고 실천하면 다른 계들은 이미 이 불살생계의 정신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면 남을 다치고 해치지 않는 생명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방생(放生)원리를 실천하면서 거짓말을 하거나 훔치거나 간음하는 일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일은 나와 남을 함께 다치고 피해를 입히고 증오와 원한을 사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불살생계는 인생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방향을 제공한다.

 

 그러나 불살생계를 가장 잘 실천하는 것은 남을 해치거나 다치지 않으려고 소극적으로 노력하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가족과 이웃 그리고 사회에 대한 친절과 봉사평화와 사랑의 실천이 제일이다. 친절과 봉사, 평화와 사랑 그리고 우정을 실천하면 남을 다치거나 해치지 않으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계 중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는 말이 없기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파티 등에서 사교적으로 술을 마시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금하기는 어렵고,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할 때에는 취하지 않도록 마시고, 마시고 난 후 운전하지 말고 마약이나 술을 팔거나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지 않도록 얘기했다. 불교인이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계를 지키는 불자로서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했다. "생업이라고 해서 사람의 몸과 마음을 어지럽히고 정신을 흐리게 하는 일에 종사해서는 안되고 전업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삼우스님도 인정하였다시피 술은 그 역사도 오래됐지만 우리 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렸고 대부분의 식당에서도 팔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조계종단이나 또는 어느 불교단체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세미나를 한번쯤 열어도 좋을 것 같다.

 

삼우스님의 훈계와 설법이 끝나고 다섯 사람씩 차례로 나와 불명과 계첩을 받고 도안스님이 한국시골에서 만든 108율무 염주를 목에 걸어 주었다. 이번 11회 보살계 수계자의 돌림자는 일자로 一, 日, 速 석자 중에서 선택 이름을 지었다. 예를 들면 一光, 一心, 一覺, 日出, 速脫 등 일자 법등가족이다. (IL or IR)

 

한국인 10명이 한조가 되어 나와 계첩을 받고 난 후 일본에서 26년을 보내 자기나라 미국보다 일본문물을 더 잘 안다는 다이엔 베나지스님이 자기와 한국불교와의 인연을 눈물을 머금고 아래와 같이 한국인 수계자들에게 전했다. "일본에서 오래 동안 생활한 뒤, 16년 전 불교수행을 하기로 결심하고 일본을 다시 찾았을 때 일이었다. 어느 날 이민국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한국스님으로 보이는 두 분이 급히 이민국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퇴근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역에 가니 택시가 한대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자기가 타고 가 버리면 두 스님께서 나와 난감하게 될 것을 짐작하여 같이 타고 가기로 하고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있으니 남스님 한 분이 여스님을 데리고 나와 택시를 찾는다. 얼른 손짓을 해 같이 탈것을 권하니 다행이 가는 곳도 같은 방향이었다. 다바다에 온 한국스님이 자기 절이 근처에 있으니 잠깐 들려줄 것을 간곡히 부탁해 할 수 없이 택시에서 내려 따라갔다. 이 한국스님이 동경 명월사 주지 법인스님으로 한국 천안에 거창한각원사 불사를 하고 계신 이름 있는 스님이다.

이 인연으로 아직 불문에 입문하지 못한 패트리시아 베나지씨가 동경에 있는 한국 절에 다니게 되었다. 어느 날 절에 찾아온 베나지씨에게 법인 스님이 물었다. "불교를 그렇게 좋아하면 계를 받고 정식으로 불교신도가 되는게 어떠냐”고 베나지씨는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승낙하였다. 이리하여 베나지씨는 동경에 있는 한국스님의 인도로 불교신도가 되었다. 그 후 참선 수행하는 사찰을 찾아 떠났지만 만약 월명사가 참선수행하는 사찰이고 법인스님이 선사였더라면 자기는 아마 법인스님의 제자가 되어 월명사에서 참선수행에 전념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아쉬운 말을 했다. 그러나 자기는 처음 자기를 불문에 인도한 한국스님의 은혜를 늘 잊지 않고 있으며 한국불자들을 볼 때마다 법인스님을 생각 부처님 은혜를 느끼게 된다고 눈물을 흘리며 아주 진지하게 말하였다.

 

다이엔 베나지 스님은 펜실베니아주 조그마한 법당에서 수행과 포교를 하고 있는데 말과 행동, 안과 밖이 일치하는 아주 성실하고 진실에 차 있는 분이었으며 빈말을 하지 않고 깨달음의 길을 일러주려는 의지로 차 있었다.

 

법인스님의 얘기를 듣고, 우리 불자들 한사람 한사람이 친절과 정성으로 사람을 대하고 불법인연을 심어 줄 수 있다면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남의 스승이 될 수 있고 사바세계 정토화가 결코 요원한 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8계와 불명을 받고 불교신자가 된 서양인들 가운데는 16세의 어린 고등학생에서부터 75세의 은퇴교수까지 다양했다. 사고로 한쪽다리를 절단 의족에 지팡이를 짚고 참석한 엘리자베드 다까기 여사, 천주고 신자로서 계를 받은 가렐박사, 유태교도이면서 불교신자가 된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발론 등, 모두 깊이 생각하고 불교를 체험한 후, 신념을 가지고 불교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삼우스님의 말에 의하면 선련사 북미국제불교운동을 통해 불자가 된 서양인들 가운데는 천주교 출신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MEMBERSHIP SURVEY에 의하면 75%이다.

 

지는 해 서산에 걸리니 나는 새가 왜 구슬피 울까? 갈 길이 멀어서 일까, 하루 밤 쉴 곳이 마땅치 않아서 일까? 아니면 넓은 하늘에 더 날아다니며 노닐 수 없어서 일까? 나는 그 의미를 모른다.

그러나 밤과 낮처럼, 지는 해와 나는 새처럼, 그리고 흐르는 물처럼 우리 모두는 자기 정화와 새로 태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집착을 끊을 수 있다면 자기를 버릴 수 있다면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면 우리 모두는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깨달을 수 있다. 윤회가 열반이며 번뇌가 깨달음이며 중생이 부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믿지 않으면 자기 자신의 변신과 해탈을 믿지 않으면 불교를 할 수 없다. 나는 새도 허물을 벗기 위해 다시 소생하기 위해 온몸으로 우는데 왜 우리는 울지 못할까? 웃지 못할까? 터지지 못할까. 불교운동은 〈자기〉로부터 터져 나와 알맹이가 되어 생명의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닐까?

 

7월 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북미주불자교수연합회 창립법회INAUGURAL MEETING OF FELLOWSHIP 0F ACADEMICS DRAWN TO BUDDHISM

이 법회는 참가하는 교수들의 숫자와 창립목적 등에 미주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삼우스님의 개회사로 시작되어 오전에는 5명의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발표자와 제목은 다음과 같다.

 

스티븐 레이코크 "불교와 학문생활” Buddhism And Academic Life)
다이엔 베나지 "불교와 현대사회의 문제점”(Buddhism And Social Issues)
제오프리 레드몬드 "불교와 생명윤리” (Buddhism And Bio Ethics)
피터 팀머만 "불교와 환경운동” (Buddhism And Environmentalism)
글렌 알렉산드린 "불교와 경제”(Buddhism And Economics)
 

오후 모임에서는 로버트 문 박사의 "과학과 불교”에 대한 발표가 있은 후 카시모프 박사의 "불교와 다른 종교간의 대화”를 비롯 10분 이내의 짧은 발표들이 있은 후 자유토론이 있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모두 30여명의 대학교수와 의사, 변호사들이 참석했는데 임원진은 앞으로 2, 3차 모임을 더 가진 후 선출하기로 하고 막을 내렸다.

 

창립법희가 의미 있고 성공적이었다는 자체 평가회의 뒤 내년 회의는 내년 7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기독교불교 국제대회도 있으니 시카고 선련사에서 주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 회의나 내년도 회의에 대하여 문의하실 분은

FAB/ZEN BUDDHIST TEMPLE, 1710W. Comma Ave.

Chicago, IL 60657

(312) 528-8685로 연락을 하면 된다.

 

 

1995년 8월 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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