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2월호
특별인터뷰
김도안 스님 한불협 회장
일시: 1991년 11월 6일.
김형근: ‘조국통일 기원대법회’ 주최자로서 이번 행사를 자체 평가를 한다면.
김도안: 46년 만에 모처럼 이루어진 남북 불교 최고 책임자, 해외에있는 한민족불교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통일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민간 차원이나 그 외에 남북주민 접촉 차원을 뛰어 넘어 오직 종교적인 이념으로 체제가 다른 입장에서 한자리에 모여 논의가 됐다는 것은 상당한 발전적인 회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것은 체육이나 문화, 기타 예술 분야의 논의와 교류는 이념적인 부분이 아니고 종교라는 이념을 토대로 한 양 입장을 토론하는 광장이기 때문에 정치 회담 이상의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회주의 체제에 있어서는 순수한 종교성의 이념을 부정해 왔고, 오직 사회주의 건설과 인민의 복리증진에 중점을 두어 왔기 때문에 체제가 다른 종교가 정치 이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논의와 대화속에서 계속 그것이 거론이 됐고, 합의문 도출이 안된 것은 이러한 것에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김형근: 이번 행사는 분단 46년 만에 남.북, 해외의 불교인들이 처음 만난 역사적인 의의가 있는 행사였습니다. 그러나 이 행사가 첫날부터 회의 명칭 문제로 진행이 안되고 주최 측 준비 미흡이 많이 눈에 보였습니다. 이점을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
김도안: 금번에 치룬 한민족 불교 연석회의는 실무진이 또는 집행부서가 지역적인 분산으로 행정적인 처리가 일관성있는 집행이 되어 지지 못했고, 조직속에 나타난 임원들의 생각이 일치되지 못한데서 나타나는 임원들의 생각이 일치되지 못한데서 나타나는 결과로 이 행사가 성과있는 행사가 되지 못한 점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먼저 이 행사의 책임자로서 실추된 행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과 격려를 해준 모든 분들에게 사과를 올리고 한불협이 조직과 운영면에 있어서 새로운 각성과 분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한불협에 거는 기대가 없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의 책임자로서 실수를 인정하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립니다.
김형근: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일부에서 공개적으로 이데로로기의 공세를 펴면서 스님을 비판했습니다. 21세기를 바라보고 동서가 냉전에서 화해로 가는 오늘날 시점에서 이러한 이데오르기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도안: 그 점은 몇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46년 분단 이데오르기의 깊은 골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둘째, 불교지도자가 발전하고 변모하는 시대 감각을 너무 모르는 결과라고 봅니다. 셋째 아직도 종교지도자들이 좋은 일이나 진취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도와주고 밀어주는 협조적인 자세가 아니라 시기, 질투, 모함하는 풍조가 아직도 종교단체에 상존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김형근: 미주지역의 지리적 특성상 남북 교류와 화해를 위해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스님의 개인적인 구상이 있는지요 ?
김도안: 통일운동 활동은 어차피 세계의 흐름과 같이 가야 합니다. 현재 세계는 개방과 변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그 흐름을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개방과 개혁의 방향은 어떤 사상적인 이데올로기 싸움이 아니라 놓여 있는 자국의 이익 추구나 민족적인 동질성을 통해서 조화있는 체제 구축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체제로 탈바꿈 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한 체제로 간다고 했을 때 불교의 통일세력은 가장 중도적이면서 전향적인 입자에서 움직여야 앞으로 닦아선 통일 조국과 새로운 체제의 변혁 속에서 불교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통일운동은 체제 한 편에 서서 비호나 협력 관계를 맺고 일방적인 방향이나 집착된 노선으로 갈 것이 아니고 양 진영의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개방과 변혁을 함께 공유하면서 새로운 민족통일 구상에 접근 할 수 있도록 계도하는 세력으로 운동을 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