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민족 사찰 소개 >
미국내 스리랑카 불교계 집중취재 (3)
로스 엔젤레스 크렌샤워에 있는
Dharma Vijaya Buddhist Vihara
다르마 비자야 부디스트 비하라
글 | 이은주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로스 엔젤레스 한인타운 크렌샤워에 큰길의 불탑 조형물이 보이는 곳이 있는데 이 곳이 스리랑카 사찰인 ‘다르마 비자야 부디스트 비하라’ 이다. 이 긴 이름에서 ‘비자야’는 승리라는 뜻이다.
지난 1월 8일 일요일 아침에 이곳을 방문하여 주지 왈포라 피아난다 스님과 한국에서 박사를 받아서 한국 말이 유창한 반테시라 스님도 함께 만났다. 주지 스님은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매우 친절하게 나를 맞이해 주었다.
이 사찰은 현 주지 ‘ 왈포라 피아난다 ‘ Walpola Piyananda’에 의해 1980년 4월에 창건되었다. 이는 스리랑카 절로는 매우 빠른 시기이다. 이 사찰에는 현재 일곱 스님이 상주하면서 각자 소임을 맡고 있다. 이 사찰의 건립 목적은 불교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을 위한 것이 주 목적이라고 한다.
이 사찰은 매주 일요일 법회를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인터넷 법회로 전환을 했다. 그런데 이 인터넷 법회가 지금은 신도들과 소통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YouTube를 통한 라이브 스트리밍 하는데 한 번에 접속하는 인원은 2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법회에 따라 다르지만 절에 직접 찾아오는 신도들은 보통 50-60 명 정도라고 한다.
신도들은 전체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연령대별로는 장년층이 가장 많다고 한다. 교육이 이 사찰의 중점 사업이기 때문에 불교학교와 어린이 프로그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매주 일요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불교학교는 스리랑카 교민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청소년을 위한 불교교실도 있고, 이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봉사단체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원의 신도들은 보시는 자율에 맡기고 정기적인 회비 이런 것은 없다. 하지만 건물구입이나 건물의 수리. 보수 이런 불사에는 신도들에게 알려 공개 모금을 한다.
본지에서는 약 16년 전인 2006년에도 이 사찰을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와 비교하여 보면, 그때 신도들도 대부분 나오고 있으며, 새로운 스리랑카 불교신자들과 현지 백인 신자들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스리랑카 교민들도 개신교 등 타종교 신도들도 많지만 이 사찰의 신도가 타종교로 개종한 경우는 별로 없다고 한다. 트럼프 정권 시기와 코로나 시기에 미국으로 이민을 오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그런데 스리랑카 불교계는 교세를 잘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주한국 불교는 이 부분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찰 스님들의 설법은 신도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 한다. 그래서 많은 경우에 아주 재미있는 유머러스한 이야기로 부처님의 설법을 신도들에게 전한다. 옆에서 내가 듣고 있기에는 정말로 한국의 코메디 프로그램의 주제로 써도 손색이 없을 만한 재치가 있고, 재미있는 법문들이 많다. 여기 스리랑카 스님들도 한국의 스님들과 마찬가지로 자비와 도덕성을 겸비한 계율을 많이 강조 한다.
이 사찰에는 미국인 현지 신도들도 꽤 있다. 스님에 의하면 이 사찰에는 60~70 명 정도, 또 이 사찰과 자매 사찰인 샌디에이고 사찰에는 200명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백인 현지인 신도는 이 사찰 신도의 10% 정도라고 한다.
이 사찰은 명상실로 사용하는 가 건물을 비롯하여 총 6개와 불탑이 한 개 있는데 그 중에 세 개는 세를 줘서 재정 확보에 사용하고 있다. 한때 로스엔젤레스 정토회가 이 곳에 월세로 사무실을 운영한 적이 있다.
‘왈포라 피아난다’ 스님은 매우 활동적인 스님이다. 그는 스님이면서, 교육자이고, 저술가이다. 그는 1943년생으로 1955년 12세에 스리랑카 왓폴라에서 출가하였다. 그리고 1970년에 비구계를 받았다. 그 후 1976년도에 미국에 와서 포교와 공부를 병행하였다. 아래는 지난 2006년도 9월호 본지에 실린 내용이다.
미국에 도착하여 처음 시작한 일은 승복을 입고 신학교에 입학하여 기독교 신학을 공부하신 것이다. 불법을 전할려면 그 나라의 언어, 철학, 종교, 심리학 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절에 오는 스리랑카 스님들은 젊은 분들이며 오자마자 미국 대학에서 심리학 등 서양을 이해할 수 있는 공부를 시킨다. 신학대학원 시절 동급생인 한국인이 주지 스님을 개종시키겠다고 2년 동안 너무도 집요하게 괴롭혔다고 하시며 지금도 생각하면 진저리가 쳐진다고 하신다.
스님은 UCLA에서 공부를 하였다. 스님은 “1982 년과 83년 사이에 UCLA 에서 'Christianity and Buddhism' 이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하는 지도교수가 'Kingdom of heaven' 이라는 책을 번역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스님은 거절 하였다 그런 사유로 스님은 안타깝게도 박사학위는 포기 하였다.
하지만 스님은 몇 권의 저서가 있다. 우리 한국 불자들에게 소개된 적이 있는데 20년 전인 2003년에 출판된 ‘연민’ 이라는 책이 있고 그 이외에 ‘Saffron days in LA’, ‘The bodhi tree grow on LA’는 삼발라출판사에서 출판되었고 그 외에도 ‘Away from L.A’도 있다.
아래는 한국에서 출판된 책 ‘연민’에 대한 출판사 소개 글이다.
“연민은 불교의 핵심이다.”
이 책의 ‘추천의 글’에서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연민은 불교의 핵심이다. 모든 생명을 연민과 자비로 대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는 분명 행복해질 것이다. 왈폴라 피야난다 스님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씌어진 이 책에서 그러한 연민의 참모습을 우리의 피부에 와 닿게 보여준다.”
달라이 라마의 말 그대로 불교의 핵심은 연민이고, 이 책의 핵심 또한 연민이다. 이 책의 저자 왈폴라 피야난다 스님은 스리랑카 출신의 승려로, 12살에 출가하여 스리랑카와 인도에서 정통 상좌부불교의 수행 과정을 거친 뒤, 30대 초반의 나이에 미국으로 가 불교와 명상에 대한 가르침을 전해왔다. 이 책은 25년여에 걸친 그 미국 생활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이 겪고 있는 아픔과 슬픔, 그리고 그것을 함께 아파하고 치유해나가는 저자의 끝없는 연민행(憐憫行)의 생생한 기록이다.
저자가 처음 미국으로 가려고 했을 때, 손위 스님들과 동료들은 모두 만류했다. 물질주의와 세속주의의 표본인 그 나라에 가면, 오히려 속세에 물들어 파계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그런 우려대로 저자는 수많은 멸시와 오해를 사게 되며, 심지어는 목숨의 위협까지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야난다 스님은 큰 스승으로 사람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기에 이른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이 바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그가 잊지 않고 실천했던 연민의 마음 때문이었다.
스님은 도안스님이 L.A. 관음사 주지 시절인 1990년대 관음사 행사에 와서 축사를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교류하는 한국 스님들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이 절에 세들어 살았던 정토회에 대해서 아주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왈포라 스님은 불교를 통해 자비와 지혜를 가르쳐서 훌륭한 사회인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으며 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활동하는 지역에서 그 나라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 할 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미국사회에서 불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스님은 “인간성이 사라져 가는 미국에서 불교를 통해 자기 자신의 내면과 만나면서 동시에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자비와 연민을 갖는 것이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남기 위한 가장 평화적인 방법이다.”라고 답한다.
미국에서 비록 지도교수와 갈등으로 박사 학위를 받지는 못했지만 불교 발전을 위한 활동을 왕성하게 하면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스님은 앞으로도 현지 젊은 사람들에게 불교를 널리 포교하여 되도록이면 많은 중생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스님 개인적으로 많은 법사들을 길러 내어 불교를 전파하는데 스님과 함께 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Dharma Vijaya Buddhist Vihara
1847CrenshawBlvd,LosAngelesCA90019
Tel. (323) 737-5084 / www.dharmavijaya.org
Dharma Vijaya Buddhist Vihara
<15년전 본지에 소개된 글을 다시 소개한다>
글/이 추경
크렌샤워에 있는 스리랑카 절은 한국절 대각사와 크렌샤워 길을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다. 전에는 한국 절 문수정사가 바로 옆에 있었다. 이 사찰은 LA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주택을 주 건물로 하여 사찰을 구성하였다. 사무실과 법당으로 사용하는 건물 한 채, 뒤로 작은 법당 한 채, 긴 건물 한 채로 이루어졌고 5명의 스님이 상주하고 있다. 현재 한 사람의 사무직원과 매달 2-3번 나와 도와주는 4-5명의 자원봉사자가 틈틈이 절 일을 돕고 있다고 한다. 1,000개(100명의 미국인 포함) 주소록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헌금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기법회에는 약 30명 정도의 사람들만이 참석하고 있다.
아침 9시경 1847 Crenshaw Blvd., LA에 있는 스리랑카 사원은 인기척이 없이 고요하였다. 초인종을 누르니 흑인 스님이 안내를 하여 주셨다. 황금색의 불상이 모셔진 법당을 지나 사무실로 들어가 기다리니 안경을 쓰신 학자풍의 주지스님이 나오셨다. 법랍이 50년이 되신 Bhante Walpola Piyananda 스님이시다. 이 사원을 세우신 분이며 미국생활도 30년이 되어간다고 하신다. 미국에 도착하여 처음 시작한 일은 승복을 입고 신학교에 입학하여 기독교 신학을 공부하신 것이다. 불법을 전할려면 그 나라의 언어, 철학, 종교, 심리학 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절에 오는 스리랑카 스님들은 젊은 분들이며 오자마자 미국 대학에서 심리학 등 서양을 이해할 수 있는 공부를 시킨다. 신학대학원 시절 동급생인 한국인이 주지 스님을 개종시키겠다고 2년 동안 너무도 집요하게 괴롭혔다고 하시며 지금도 생각하면 진저리가 쳐진다고 하신다.
스님의 포교의 목표는 개종이 아니고 불법을 통해 자비와 지혜를 가르쳐서 훌륭한 사회인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시며, 그러므로 어린이 포교를 중요하게 여기신다고 한다. 마침 열린 문으로 초등학교 학생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스님에게 천진하게 웃으며 무어라 하고 지나간다. 어린이 포교는 어린이 들이 즐겁게 불법을 이해하도록 해야 하며 사원의 일에 책임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신다. 그리고 어린이 포교뿐만 아니라 포교에 현대의 여러 가지 대중통신 매체들, 즉 TV, DVD, 테잎 등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명상수련에 대한 질문에, 명상은 계정혜를 동시에 닦아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주지 스님의 말씀을 요약해 본다.
“명상이건 경전공부이건 우선 덕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그 다음이 가능합니다. 이 사원에서는 모든 모임이 시작하기 전에 참가자가 누구이던, 5계를 암송한 후, 다음 순서를 진행합니다. 불자로서의 삶은 훌륭한 시민이 되는 것이며, 항상 자신이 당면한 문제를 조용히 지혜와 자비로 훌륭하게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사원에는 스리랑카 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이 사원의 사명은 불법, 즉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리랑카의 전통과 문화도 불법을 알리는데 적절히 사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스리랑카 승단에는 계급의식이 없으며 이 사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절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Pasadena의 스리랑카 사원과 비슷하였다. 어린이 학교, 명상, 법회, 스님과 삶의 문제 상담 등이다. 스님과의 이야기가 끝날 무렵 한국불교에 대한 스님의 의견을 말씀하셨다.
“한국불교는 슬픈 불교입니다. 스님도 불자도 모두 훌륭하나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 사원에 참여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사원은 죽은 사람과 노인 위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불법을 펼치려면 그 나라 언어와 불법을 정확히 알아야 바르게 포교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스님들은 영어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습니다.”자주 언급되는 우리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 주시어 필자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스리랑카는 신중하고 진지하게 해외포교에 임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불교전통을 지키어 어느 사원이나 스님들이 여러분이 모여서 대중생활을 하시며, 본국에서 해외포교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스님들을 파견한다. 여러 스님들이 함께 거주하므로 사원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고 신도들과도 밀접한 유대를 유지할 수가 있다. 한 두 분의 스님만 계시니 다양한 프로그람도 운영할 수가 없고, 언어문제 등으로 주로 교민만 상대하며, 신도들과 부처님의 법으로 이어지는 유대도 지속하기 힘든 미국의 한국 절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스리랑카 불교의 눈에 띄는 다른 모습은, 스리랑카 스님들은 학문을 법을 펴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있는 스리랑카 스님들이 미국 대학의 학위를 갖고 계시며, 영어로 책을 써서 출판한 분도 여러분이 있다. 입적하신 Dr. Walpola Rahula 스님은 서양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불교입문서인“What the Buddha Taught”라는 책을 쓰셨고 Pasadena의 Pandit Ahangama 스님은 교학을 깊이 공부하시어 본국 날란다 대학에서 교수를 오래동안 하셨다. Walpola Piyananda 스님도 U.C.L.A.에서 박사학위과정을 마쳤고 영어로 쓴 책이“연민”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번역되었다. 웨스턴 버지니아 주에서 명상센터를 열고 계신 Dr. Henepola Gunaratana 스님도 미국대학의 철학박사학위를 가지고 계시며, 미국서 베스트셀러였던 책을 두 권이나 썼으며“Mindfulness in Plain English”는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었다.
철저한 교육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오랜 전통을 유연하게 유지하며, 지계정신과 일반인들과 호흡을 함께 하려는 스리랑카 불교는 언제나 어디서나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전법의 기반을 세운다고 할 수 있다.
흙탕의 사바세계에 발을 담그고도 맑고 아름다운 연꽃을 피우는 것이 4부대중 불자의 이상이다. 한국불교는 간화선이라는 사바세계와는 멀어 보이는, 흙탕 속의 사람들에게는 붙잡기 어려운 방법으로 부처의 깨달음에 이르려고 하고 있다. 며느리와 갈등으로 속 타는 할머니는 시주할 돈도 없어 절에도 못가고 스님 만나 뵙기도 어렵고 냉가슴에 화병만 느는 것이 한국불교의 한 모습이다. 24시간 열려있어 언제나 힘들 때면 스님 찾을 수 있고 일요일이면 아이들이 절에서 뛰어놀 수 있는 우리의 삶 속에 살아있는 불교, 일반 불자들은 이해가 힘든 무상이니, 공이니 하는 구름 같은 말보다 일상의 문제들을 조용히 생각하여 풀어나가는 방법을 경전에서 스님과 함께 찾는 불교, 4부대중이 지계정신을 지키려는 불교, 이러한 불교가 21세기에도, 서양에서도 빠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 2006년 9월호. 19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