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호] 미국내 스리랑카 불교계 집중취재 (6) 구나라타나 스님이 이끄는 웨스트 버지니아 바바나 소사이어티 / 김창송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2.12.27조회수172 목록 댓글 0< 타민족 사찰 소개 >
미국내 스리랑카 불교계 집중취재 (6)
구나라타나 스님이 이끄는
웨스트 버지니아 바바나 소사이어티
글 | 김창송(본지 편집인)
미국의 위빠사나 현황
현재 미국에서 위빠사나 수행은 전 미주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면 미국의 심리치료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위빠사나 수행을 알린 것은 루스 데니슨(Ruth Denison)이었지만 현재 위빠사나 수행은 동남아시아 국가 스님들이 설립한 사찰들과, 1960년대 아시아를 여행하고 그곳에서 위빠사나 수행을 배웠던 샤론 살즈버그, 잭 콘필드, 조셉 골드스타인 등이 설립한 동부의 메세츠세츠의 IMS와 서부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스피릿 락(Spirit Rock), 그리고 미국 내 여러 곳의 고엥카 센터 등이다. 미국불교사에서 위빠사나 수행에 큰 전환점은 1975년 메사츠세츠의 베어리에 IMS를 설립한 것이다. 위빠사나 수행 전파에 대해 좀더 설명하면 동남아시아 국가 스님들이 설립한 사찰은 이민자 중심의 사찰인데 이곳에서 스님들이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한다. 하지만 미국 주류 사회, 백인 사회에 위빠사나를 널리 알린 것은 IMS와 스피릿 락이다. 이곳을 무대로 활동한 세 사람과 이곳에서 위빠사나를 배운 사람들이 나중에 지도자가 되어 스님이 아닌 재가자들이 미국에 위빠사나 보급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태국 아잔 차 스님의 지도를 따르는 북가주의 아비야가리가 주목된다.
그런데 동부 웨스트 버지니아에 있는 바바나 소사이어티(Bhavana Society)는 IMS와 스피릿 락과 달리 스리랑카 출신 구나라타나 스님과 미국인 Matthew Flickstein에 의해 1982년 5월 13에 설립되었고 지난 5월에 창립 40주년 행사를 하였다. 미국에서 성공한 불교수도원은 아시아불교전통과는 다른 혼합주의를 볼 수 있는데, 바바나 소사이어티는 물론이고, 삼발라센터를 비롯하여 서구 불교 공동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바바나 소사이어티의 동양과 서양의 혼합은 주로 공동 설립자인 Bhante Henepola Gunaratana와 Matthew Flickstein의 다양한 성격에서 비롯된다고 평가를 받는다. Matthew Flickstein는 통찰 명상가, 심리치료사였고 스님 생활도 하였다. 구나라타나 스님은 인도와 말레이시아에서 포교활동을 한 후에 1968년 40세를 넘어서 워싱턴으로 왔다. 그 후에 미국을 기반으로 수행과 포교를 병행하고 있다.
바바나 소사이어티의 미국불교 토착화 작업
인도에서 중국으로 불교가 들어와 정착할 때 변형이 있듯이 아시아에서 여러 나라 불교가 새로운 대륙인 서양과 미국에 들어와서는 이 토양에 맞게 변용한 것이 많다. 이 변용은 다른 말로 하면 서양에 불교의 뿌리를 내리는 작업이다. 불교를 서양인들에게 맞게 이 변용을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한 단체는 일본의 정토진종이며, 노력한 스님과 사람은 틱냑한 스님, 샌프란시스코 선원의 스즈키 순륜, 스리랑카의 구나라타나 스님, 샴발라센터의 쵸감 트룽파 등 많다. 미국에 불교가 뿌리는 내리는 작업인 변용 때문에 그 과정에서 동양인 스승과 서양인 제자가 갈라서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스즈키 순륜이 미국에 처음에 왔을 때 그가 본 미국불교는 “정확이 스님 식 수행도 아니고, 평신도식 수행도 아니라고” 의아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그는 평신도에게 스님 계를 주었다. 그는 또 좌선 후에 3배가 아니고 9배를 시켰다. 샌프란시스코 선원은 공동 주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구나라타나 스님이 이끄는 바바라 소사이어티에서는 여러 가지 변형이 시도되고 있는데 비구니 수계와 수도원의 핵심인 계율 수정 등이다. 구나라타나 스님은 미국에 불교가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이 변용할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는 스리랑카 비구니 계보를 재건하여 여성들에게 정식 스님이 되는 절차인 구족계를 주는 데 찬성하고 그도 비구니 제자가 있다. 그는 이러한 제도가 우선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난 후에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에도 수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계율의 변용을 보면 비구.비구니 스님들이 자동차를 운전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쇼핑도 하고, 함께 일도 한다. 탁발문화가 없는 미국에서 스님이 장을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또 스리랑카와 달리 웨스트 버지니아 산속의 겨울은 추운 날씨이기 때문에 승복 위에 옷을 입을 수 있다.
바바나 소사이어티는 남방불교 승가제도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미국에 맞게 변형한 수행센터라고 평가를 받는다. 팔리어로 바바나(Bhavana)"는 정신 수양을 의미하며 또한 가장 오래된 불교 가르침에 바탕을 둔 남방불교명상 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가르치는 명상은 팔리어 경전에서 부처가 가르친 광범위한 방법을 따르기 때문에 수 많은 명상 종류에서 불교 명상은 여기에 기원을 둔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대개 호흡과 호흡 인식에 대한 집중으로 시작하여 마음을 진정시키고 고통의 근본 원인에 대한 더 깊은 인식을 얻기 위해 다른 기술이 사용된다. 이러한 모든 수행의 기초는 도덕적 훈련에 대한 헌신이다. 남방불교의 숲속의 수도원의 핵심 임무는 수행자가 도덕, 지혜와 집중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Bhavana는 잠재적인 수도자들에게 적절한 영적 훈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도자들이 평신도 공동체에 법과 명상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승려와 평신도는 모두 부처님께서 직접 설명하신 대로 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 고통에 대한 관조(苦見)를 포함한 전통적인 상좌부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수행은 모든 대중에게 열려 있지만 거주자 프로그램의 목표는 해방을 찾는 데 헌신하는 개인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거주자는 불교도여야 한다. 수련회 참가자, 방문객, 수도원과 동일한 일일 일정을 따르는 것 외에도 거주자들은 매일 약 4시간의 일을 수행하여 공동체에 환원해야 한다. 그러나 깊은 산속의 수도원에는 때때로 불교 국가 출신들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그들 중 다수는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사찰에 온다고 한다.
웨스트 버지니아 깊은 산속의 96세 구나라타나 노 스님
미국불교계에서 현재 남방불교계 교세로는 태국이 가장 강하고, 다음으로 스리랑카라고 나는 본다. 미국에 있는 태국 사찰은 100개가 훨씬 넘지만 스리랑카도 100개 넘는다고 하는데 정확한 숫자는 파악할 수 없다. 참고로 태국인구는 대략 7천만이고 스리랑카는 2200만 정도이다. 태국이 영토도 넓고, 인구도 많기 때문에 미국 거주 태국인이 많아 태국 교세가 강하지만 스리랑카 불교는 미국 불교와 인연이 깊다. 1893년 시카고 세계종교회의에 스리랑카인 다르마팔라가 불교 대표로 참가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당시에 불교 대표처럼 활동을 하였다. 또 1999년 UN에서 처음 시작한 웨삭법회도 스리랑카 불교계가 주도하여 시작하였다. 당시 기조 연설은 스리랑카에서 출가한 미국인 비구 보디 스님이 하였고, 이 행사는 스리랑카 뉴욕 비하라에서 주지였던 피아티사 스님의 주도로 진행되었다.
미국에 와서 활동한 스리랑카 스님 중에서 세 명의 큰스님이 있다. 동부에는 워싱턴 지역을 기반으로 백인들을 지도한 헤네폴레 구나라타나 스님이라면, 서부에는 로스엔젤레스에서 활동하였던 하바나폴라 라타나사나 스님(2000년에 입적)이다. 그는 스리랑카 유엔 대사를 역임하였으며, 미국불교도의회(American Buddhist Congress)의 핵심 멤버였으며, 로스엔젤레스 불교학대학의 학장( College of Buddhist studdies)을 역임하였다. 동부 뉴욕에서 활동한 피아티사 스님(2019년 10월 입적)은 뉴욕시 대학에서도 강의도 하고, 뉴욕 원각사 주지였던 법안스님과 비슷한 연배로 법안스님과 매우 좋은 관계로 지냈으며 뉴욕 스리랑카 사찰 건립의 주역이고 뉴욕에서 불교국가들의 연대 활동에 앞장섰다. 이 사찰은 스리랑카 교민들이 많이 찾는 사찰이다.
헤네폴라 구나라타나( Henepola Gunaratana) 스님은 현재 미국에서 스리랑카 스님을 대표하는 스님이다. 세속 나이로 현재 96세이다. 이 구나라타나 스님과 동갑인 스리랑카 스님이 로스 엔젤레스에도 있지만 그 스님은 건강 때문에 활동을 못하고 있다. 1927년생인 구나라타나 스님은 스리랑카 스님으로 12세에 사미계를 받았고 20세에 캔디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스리랑카 여러 대학에서 수학을 한 후에 마하보디 협회에 적을 두고 인도로 가서 산치, 델리, 봄베이의 하리잔(불가촉천민)들을 위해서 5년간 포교활동을 했다. 그 뒤에 말레이시아에서 사사나 아비부르디와르다나 협회와 불자 포교 협회, 말레이시아 불교 청년회의 법사로 봉사하면서 포교사로서 10년간 일했다.
1966년 스리랑카 불교계는 워싱턴 DC에 남방불교사원으로는 가장 먼저 ( Washington Buddhist Vihara)를 건립했다. 이 1966년은 샌프란시스코 선원의 스즈키 순륜 스님에 의해 샌프란에서 차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미국 최초의 산중선원인 타사하라가 건립된 해이고. 선을 Zen으로 번역한 D.T.스즈키가 일본 카마쿠라에서 사망한 연도이다.
구나라타나 스님은 1968년 도미(渡美)하여 워싱턴 D.C.의 워싱턴 비하라에서 사무총장으로 일을 했다. 1980년에는 그 협회의 회장에 임명되었다. 비하라에 재직하는 동안, 불교를 가르치고, 집중수련회를 지도했으며, 미국, 캐나다,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두루 법문을 다녔다. 1971년에 워싱턴에 있는 America University에 입학하였으며 1980년에 “선정과 통찰의 길(The Path of serenity and insight)”이라는 주제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1988년까지 아메리칸 대학의 지도법사로도 봉직했다. 또 아메리칸 대학, 조지타운 대학, 메릴랜드 대학에서 불교과목을 가르쳤다. 그의 저서와 논문들은 말레이시아, 인도, 스리랑카, 미국에서 출판되었다. 9권의 영어저서가 있는데 한국어로도 몇 권이 번역되어 있다. 한국어 번역본에는 오원탁 번역의 ‘8 Mindful steps to Happiness', 손혜숙 번역으로 가장 손쉬운 깨달음의 길, 위빠사나 등이 있다.
약 1년 전인 2021년 9월에 스님을 친견했을 때 나이에 비해서 매우 정정하고 기억력도 좋았으며 대화와 전화통화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어린 시절 출가한 스님은 매우 뛰어나게 기억력이 좋았는데 마치 사진기로 찍은 것처럼 특출난 기억력의 소유자라고 한다. 스님에 의하면 오대양 육대주를 다 방문하였다고 한다. 방문한 국가들을 쭉 나열하였다. 북한을 제외한 아시아의 모든 나라를 방문하였으며 한국에 첫 번째 방문은 1967년, 마지막 방문은 2011년 이었다고 한다. 스님이 첫 번째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한국은 매우 가난하였는데 이제는 매우 부자나라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스님은 2004년 한국의 보리수 선원과 2005년 서울시 가양동의 홍원사 초청으로 가서 수행지도와 설법을 하였는데 미주현대불교에 오랫동안 팔리어 아함경을 번역하여 연재하였던 고 최숙희 보살이 통역을 하였다. 구나라타나스님이 한국 방문 중에 서울의 대형서점을 갔는데 어느 한국인이 자기를 보고 구나라타나 스님이냐고 하면서 인사를 하는 사람도 만난 적이 있다고 한국에서 옛일을 들려주었다. 그 사람이 스님의 책을 본 사람인 듯하다. 스님은 이 수도원을 찾는 지난 6월에 사망한 최숙희 보살과 다른 보살님 이름도 아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스님과 북한 불교에 대해서도 잠깐 대화를 하였다. 이 외에도 이곳 가까운 곳에 살면서 오랫동안 이 곳을 찾았던 한국 사람들도 몇 명이 있다.
스님은 1982년에 미국인 매튜 플릭스테인과 공동 설립한, 웨스트버지니아 50에이커의 숲 속에 있는 사찰이자 명상센터인 바바나 협회(Bhavana Society)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바바나 협회는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데 몇 년이 걸렸지만 1988년 10월 22일에 첫 번째 건물과 명상 오두막인 쿠티스가 공식적으로 개원하였다. 지난 5월에 40주년 행사를 하였다. 워싱턴DC에서 차로 대략 2시간 정도 되는 곳인 이 바바나 협회에 머물며, 비구와 비구니에게 수계와 법문을 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집중수련회의 기회를 주고 있다. 또한 전 세계를 다니며 활발한 강연 활동과 집중수련회 지도를 하였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못하고 있다. 현재도 매일 같이 줌으로 설법을 한다고 한다. 바바나 협회는 처음에는 스님과 메튜 두 명이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회원이 12,000이라고 한다. 한번 방문한 사람이나 수련회에 참석한 사람들이라고 하여 무조건 회원으로 계산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 회원을 아무렇게나 대충 회원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12,000명의 회원은 매우 많은 회원이다. 대부분 프로그램을 무료로 하며 자기는 돈에 대해서는 일체 말하지 않으며, 책도 팔지 않고, 필요한 사람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헌금을 하도록 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도 참가비가 없다. 이 수도원은 단지 스님을 위한 수도원이 아니고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신자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이 있고, 손쉽게 이 수도원에서 수행을 지도 받을 수 있다.
구나라타나 스님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하면서 또 스님도 많이 배출하였다. 미국에서 스님 밑에서 출가한 미국인은 26명이고, 이 중에서 4명의 비구니도 있다. 이 중 비구니 소바나와 수담마는 미국에 있으며 한 비구니는 독일에 또 한명의 비구니는 스리랑카에 수행과 포교를 한다고 한다.
6만평의 대지에는 큰 빌딩이 4개가 있는데 여기에 큰 명상실이 있었고, 20개의 꾸티(개인 수련하는 오두막)가 있고, 남자 기숙사와 여자 기숙자가 따로 있었다. 하지만 스투파(탑)은 없었다. 현재 이 수도원에는 4명의 상주대중이 있고, 방문하는 스님들은 매일 같이 있으며, 상주하는 사람들도 최소한 10여명은 되는데 매일 같이 방문자가 온다. 또한 이곳에는 청소년 프로그램도 있다.
미국불교사 책(한국어 번역 이름은 -미국불교)에 나와 있는 “미국과 미국의 자유분방하고 유물론적인 생활방식이 해외 여러 나라의 가치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젯거리라고 여긴다”는 구나라타나 스님의 미국에 대한 견해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미국은 아직 10대 청소년, 즉 어른이 되고자 하는 어린애와 같은데 그러한 영적 미성숙 상태를 전 세계가 표준으로 삼아서 좇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그것이 건강한 사고방식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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