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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바나 쏘싸이어티(Bhavana Society)-테라바다 명상 수행처 –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4.08.04|조회수8 목록 댓글 0

2003년 9월호

 

바하바나 쏘싸이어티(Bhavana Society)-테라바다 명상 수행처 –
헤네폴라 구나라타나 (Venerable Bhante Henepola Gunaratana) 스님 


글/ 윤시내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하이 뷰 (High View)에 있는 바하바나 소사이어티 (Bhavana Society)는 고승 헤네폴라 구나라타나 (Venerable Bhante Henepola Gunaratana)가 1982년 세운 숲 속의 명상 수도원이다. 「숲속의 명상 수도원』 -- 이 어구 (표) 속에는 반테지(G) (반테 구나라타나를 줄인 칭호)가 목표한 세 가지 바램이 모두 포함되어있다. 나 무와 꽃과 벌레와 짐승들이 한데 어울려서 사는 고요한 숲; 어느 한 순간도 떠나지 않는 마음 챙김 (mindfulness)의 명상; 그러한 구도자들 이 모여 사는 수도원.
테라바다 (상좌 불교) 명상 수 행을 위해 설립된 이 수도원을 무생지 보살 (본지 7 월호에 소 개됨)과 그 어머니, 여래성 보 살과 함께 찾아갔다. 몇 주일 전 이 메일로 「미주현대불교』 를 짧게 소개하고 나서 인터뷰 요 청을 보냈더니 바로 그 다음날 반테 지로부터 이 메일로 답장 이 왔다. 인터뷰가 가능한 날짜 를 알려주며 그 중에서 좋은 날을 골라 연락을 하라는 내용이 었다. 세계 곳곳에서 법문 하시 는 스님의 바쁜 일정인데도 불구하고 흔쾌히 허락하신 것에 내심 놀라면서 8월 5일 로 인터뷰 날을 택했다.
집에서 세 시간 가까운 거리를 달려 바하바나 소사 이어티에 도착한 것은 아침 열시 반쯤이었다. 삭발한 머리의 파르스름함과 깨끗한 피부와 흰옷이 작은 체구 에 잘 어울리는 비구니 스님은  7월초에 수행자의 계를 받았다고 하며 우리를 여러 곳에 안내해주었다. 수도 원의 대지는 42 에이커, 최근에 세운 본당과 예전 법당, 사무실, 식당, 등 몇 개의 건물을 제외하고는 잡목이 자라는 숲이 대부분이고, 숲의 군데군데  오두막 이 서있다. 쿠티라고 불리는 오두막은  한 칸 반 방 정도의 작은 방 하나가 전부인데 나무 침대, 책 상, 난로가 있고 전기를 끌어들이 지 않은 곳은 석유등잔이나 양초 로 불을 밝힌다. 법당을 중심으 로 남자와 여자의 쿠티가 구분되 어 있고, 법당에 연속된 여자 기 숙사도 있다. 기숙사 방들은 마치 식구  많은 집의 방처럼 이층 침대에다가 침대가 또 하나 있는 방도 있지만 대부분은 혼자 쓸 수 있는 방이다. 둘이 같이 수행을 왔다 하더라도 한사람이 몸이 아 파서 다른 사람이 간병을 해야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독방을 쓰도록 하는데 친구 랑 같이 방을 쓰면 수행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 다.
숲을 돌아서 우리가 법당으로 왔을 때는 점심 시간(11시 15분)이었다. 이미 7-8 명의 스님들은 상좌 (Lt) 에, 다른 사람들은 그 앞의 나지막한 탁자 앞에 앉아있었다. 식사 규정을 적은 종이가 탁자 위에 놓여 있다. 우선 마실 것을 각자 준비해 갖고 식당에 들어올 것과, 식탁 앞에 앉기 전에 삼보와 우리 내면의 불성에 세 번 절할 것을 권하는데 절은 꼭 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스님들이 나무 대신 스테인레스 로 된 발우를 들고 고요하고 천천히 부엌으로 가서 점 심 공양을 담아 다시 자리로 온 뒤에, 팔리 언어로 된 공 양게송을 스님들이 읊고, 그 뒤에 다른 사람들은 영어 로 번역된 것을 읊는다. 이미 수련(retreat)에 참여하 고 있는 사람들이 열 명쯤 되고 일하는 사람과 우리를 합쳐 약 15-16 명이 차례로 점심을 접시에 담아왔다. 완두콩을 넣어 볶은 밥과 반찬이 7-8 가지나 되는 성 찬이고 후식으로는 수박과 자두 등이 있다.
모두 조용히, 말 한마디하지 않고 먹는다. 앞서 읊은 공양게송, "나는 정성어린 음식을 받아먹습니다. 즐기 기 위해서가 아니고,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음식을 탐내어서가 아니고, 예쁘게 되기 위해서가 아니고, 단지 이 몸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라는 게송 속에,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구절을 생각하며 밥을 먹는다. 어째서 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기지 않는가.
음식뿐이 아니라 생의 즐거움을 외면해야 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나는 이 질문을 나중에 반테지에게 던졌다.


점심이 끝나고 먼저 미국인 스님 반테 라훌라와 마주 않아 수도원 운영 방법을 물었다. 바하바나 소사이 어티의 운영이 다른 불교 사찰과 다른 점은 이곳 행사 는 모두 무료로 베풀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수행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반드시 불교신자일 필요가 없 으며, 누구나 와서 수행과 명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등록한 멤버는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으나 약 2,000명 정도가 된다. 그 중에서 돈이 없는 사람은 한푼도 내지 않고 수도원 행사에 참여하는 반면 형편이 넉넉한 사람은 훨씬 더 많이 기부함으로써 어떤 형평이 이루어진다. 어떤 조직을 막론하고 기부금만으로 운영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부처님의 가르치심은 부자와 빈자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 이므로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이행하고 있다.
수도원의 조직 또한 주지나 원주 등의 직책이 있는 우리 절과는 달리, 사장, 부사장, 이사회, 유급직원, 등 으로 구성되어 일반 회사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사장에 반테지, 부사장에 반테 라훌라, 그리고 14-15 명의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있으며, 이사회는 수련 회 시기, 수도승의 의료보험, 기부금, 등의 문제를 논의 결정하는 반면 수도원의 핵심이 되는 명상 수행의 내용은 두 스님이 전적으로 결정권을 갖고 있다. 다른 사찰 에서 일어나는 신도와 스님 사이의 마찰이나 분쟁이 스 리랑카 절에서 흔치 않은 이유도 어쩌면 절의 체제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곳에서는 일년에 잡지 (약 30-40 페이지)를 두 번, 뉴스레터를 4번쯤 발행하는데, 두 가지 다 자원봉 사자들의 손에 의해 마련되는 것이므로 발행시기가 딱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발행 여부조차 확정적인 것이 아니다.  2003년 봄 잡지는 " 흔들림이 없고 조화된 마 음" (Equaninity -- Upekkal)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는데, 한 해의 수련 계획표, 멤버들의 시, 수필, 수련 채험기, 광고 등이 실려있다. 일년에 여러 번 있는 각종 수련회에서는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슬픔, 고통, 실망, 회 의, 등을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해 다스릴 수 있도록 참석자들을 인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반테 라홀라와 거의 두 시간 얘기 를 끝내고 약 4.5마일의 산책에서 돌 아온 반테 지를 만났다. 1927년 스 리랑카에서 출생, 12살에 불교에 입문하였으며 1968년 미국에  온 반테지는 워싱턴에 있는 미국대학(아메리칸 유니버시티)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얻은 미국 시민이다. 그의 영어는 정확하고 유창하며 품위가 있다.
캘리포니아에 있을 때 그는 여러 대학에서 가 의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는데  세계 어디를 가던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두 가치 로 요약되었다. 하나는 아세아에 가서 수도승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명상이 대한 관심이었다. 아세아에 가서 수도숭이 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반테 지는 문화, 전통 생활방식, 위생, 음식, 등이 모두 맞지 않고, 언어가 자유롭지 않은 곳에서 살며 공부하며 수행 하며 수도승이 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강조했 다. 불타는 열정만 갖고 아세아에 갔다가 현실에 살롱 하고 낙담할 것을 우려해서였다.
그러나 이제 막 미국에 전파된 불교와 명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미국 안에 수도원을 설립해서 진리에 목말라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과 직장에 매여서 고뇌하는 사람들이 와서 휴식하며 사색하며 수행 할 수 있는 숲 속의 명상 수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 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어떤 모임에 가든지 여자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여자의 입문이 금기로 되어 있던 테라바다 전통을 뛰어넘어 여자를 수도승으로 입문시키는 일을 반테 지는 시작하였다. 그것은 용기와 결심을 요하는 일이었다. 그에 의해서 입문 한 여승 중에는 승복을 벗은 사람도 있으나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서 명상 센타를 하는 스님도 있다.
지난 20년 동안은 수도원을 증축, 개축하는 일에 힘 을 썼으나 이제는 기존 시설을 이용하여 명상을 지도하 는 선생을 기르는 것을 주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반테 지는 말한다. 그들이 사는 동네 혹은 직장에서 명상 모 임을 이끌어 가는 선생들은 오랜 공부와 훈련을 거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임으로 우선 초급반을 거친 뒤에 고급반으로 간다. 각기 10일씩 하는 수련회 신청자들은 사전에 그들이 갖고 있는 의문을 글로 써서 제출해야하고 수도원의 심사를 거쳐 합격한 사람에게만 수련이 허락된다.
수련회에 참석하면 누구나 새벽  4시 45분에 일어나 명상하고 일하고, 오후에는 불식하는 엄격한 스케줄 에 따른다. 선생 육성을 위한 수련회에서는 아침, 저녁 두 차례에 걸쳐 반테 지의 가르침이 있고, 토의와 개인 발표가 있다. 즉흥 연설 (impromptu speech) 이라고 불리는 개인 발표는 글자 그대로 즉흥은 아니고 수도원 에서 미리 준비한 주제를 참석자들이 제비로 뽑고 역시 제비를 뽑아 정한 순서대로 발표하는 것이다. 제비를 뽑는 것이 가장 공평한 민주적 방법이라고 스님은 웃으신다.
역할 바뀌하기 (role playing)도 수련회의 중요 프로그램이다. 스님은 학생이 되고 수련회 참석자는 선생이 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청중이 됨과 동시에 비평가가 된다.  스님 의 질문은 교리에 관한 것도 있으나 주로 실생활에 관여된 것인데 예를 들면, 가정 을 갖고 아이들이 둘이 되면 명상을 하려 해도 마음이 원숭이처럼 날뛰어서 잘 할 수가 없는데 이 마음을 어떻게 고요하게 하는가 등이다. 역할 바꿔하기가 끝나면 참석자 전원이 문답의 성격과 질을 평가한다.
2022년  12월, 75 세의 생일을 맞은 반테 지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주름살 하나 없는 얼굴과 석탄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빛나는 눈과 남반구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를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다. 스님의 올해 여행 일정을 보면 2월 에 브라질,  4월 멕시코, 5월 카나다, 11 월 오스트랠리아로 잡혀있고 그 중간 중간에 미국 동서남북을 종횡무 진으로 여행한다. 불교에 관한 세상 사람들의 오해를 풀어주고, 한번 알면 다시는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 는 황금과도 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려는 열망이 스님으로 하여금 몸이 갖는 한계를 초월하게 하는 것이 아닐가.
다섯 시 반 오후 명상시간이 가까워 오는데도 조금도 서두는 기색이 없이 말씀하시는 스님께 나는, 세상 살이의 즐거움을 왜 즐겨서는 안되는가, 하는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다. 불타오르는 눈 가장자리로 스쳐 가는 바람처럼 엷은 미소를 띄우고 반태 지는 이렇게 대답했 다. 부처님은 세상의 즐거움을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 고 그 즐거움의 순간을 한껏 즐기되 그것이 일시적인 것임을 알고 거기에 집착하지 않을 것을 가르치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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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304-856-3241. Fax: 304-856-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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