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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쓰 는 글

도를 닦는다는데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11.05.23|조회수292 목록 댓글 3

도를 닦는다는데

 

                                         김 소연

 

어느 유명한 스님이 도를 닦아 드디어 도를 통했다고 하자.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특별한 사람, 어쩌면 이 세상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그 무엇을 한 사람, 신비적이고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한 사람, 무척이나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것을 해 버린 사람으로 생각되어진다. 가령 어느 큰 스님이 자지 않고 몇 년을 좌선을 했다던지, 몇 년을 한 마디도 없이 생활하면서 지낸다든지, 인간의 본능마저 통제하고 사는 이들, 무엇이 우리 범인과 달라 도를 닦는다고 하는 것인가?

출가승들은 이야기한다. 출가하고 보면 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귀찮아 죽을 지경이라고. 그런데 그 아무도 도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내어 보이지를 않아 끙끙 앓을 때가 많단다. 그러길래 흔히 스님이 된다하면 , 그 사람 도가 무엇인데 도 닦으러 산에 들어갔지 한다. 도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도를 닦으러 산에 들어가 현실에서 떠나야 하는 것인가? 우리같은 범인들은 또 어떻게 도를 닦아야 하며 그 뜻은 무엇인가?

우선 도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자. 그 뜻은 무척 다양하다. 흔히 알고 있는 1) 길 도 2) 순할 도(자연에) 3) 다스릴 도 4) 재주 도 5) 말할 도 6) 인도할 도 들이 있다. 도를 닦는다고 하면 이 모두를 닦는다는 것이다. 길을 닦듯이 반듯하지 못하니까, 울퉁불퉁한 우리의 마음을 깨끗이 반듯하게 닦는 것이고, 지순한 마음으로 자연에 순종하고 자연의 한 개체가 되어 무릇 딴 종류의 생명체와 함께 어울리는 자세가 되어야 할 것이고, 게을러지고 싶은 마음(인간의 가장 큰 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닦아야 하고, 아무리 타고난 재주가 있다해도 갈고 닦지 않으면 그 재주가 빛을 발하지 못하듯이 자꾸만 닦아야 하고, 말이란 것도 아무렇게나 하지 않고 갈고 닦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참으로 귀한 교훈이 되는 것이다. 또한 남을 다스리고 인도할 때도 스스로가 먼저 닦고 난 뒤에라야 올바로 남을 인도할 수 있으니, 우선은 첫째 이 얄궂은 마음을 닦긴 닦아야 하나보다. 이러한 모든 것이 도를 닦는 의미인 것이다.

나는 주위에 스님이 되지 않아도, 도를 닦고, 도를 통한 사람들을 본다. H 화가. 그는 지금 70이 넘었는데 열심히 작품활동을 하고 한국에서 미국에서 전시회를 갖고 아주 바쁜 생활을 하고 계신다. 이 분은 젊을 때부터 아무도 인정을 해주지 않아 어려운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쉬지 않고 열심히 그림만 그리셨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내가 보기에는 참으로 도를 닦는 분이었다. 때로는 아무런 희망도 없는 저 그림 그리는 일을 왜 그다지도 좋아하는지 측은한 생각까지 들었는데 60이 넘어 그 빛을 발하더니 요즈음은 홍안의 소년처럼 순진한 모습으로 작품 설명을 하시는 모습은 바로 도인의 모습 그것이었다.

나의 친구 C는 착실한 기독교인이다. 10년이 넘게 아침예배를 단 하루도 안 빠지고 다닌다고 한다. C가 목사 부인인 것도 아니고, 누구한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도 아닌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예배를 본다고 하니 나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하고 있는 이 친구 역시 도를 성취한 사람일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람들, 인간의 기본 심리인 게으르고 싶은 본능을 억제하고 쉬임없이 같은 일을 반복하는, 그리하여 어느 날에는 깨달음을 얻어버리는 것이 곧 도를 통한 이들인 것이다. 그것이 예술이든, 운동이든, 종교이든, 자기의 길을 닦고 통해버리는 이들이 바로 그 알쏭 달쏭한 도를 성취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 왜 산에 들어가서 도를 닦으려고 하는가? 스님들의 생활을 들여다보자. 우선 매일 아침 예불을 올린다. 이것이 절밥을 먹는 이들의 필수 조건이다. 게으르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고 매일매일 그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있는 가장 잘 마련된 장이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을 살아보라. C 같은 사람을 빼고는 매일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나같은 경우는 더욱 어렵다. 천성이 좀 게으르게 태어난 탓인지 모른다. 매일 아침 집을 나오기 전에 부처님께 3배 절을 올리고 나온다고 작심해 놓고는 때로는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또 때로는 자동차에 오른 순간에 생각이 나 머리를 수그리고 기도를 하고 왜 이런 단순한 행동마저도 반복할 수 없는지 그러길래 도를 닦는다는 것과는 아주 인연이 먼 것 같다. 그러나 만일 내가 절에 들어가 매일 아침 예불 드리는 훈련을 쌓는다면 나도 아마 도를 닦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니 도를 닦으러 산에 들어가 스님이 되는 모양이다.

게으르고 싶은 이 마음을 닦는 일. 그것이 바로 도를 닦는 일이고 그 일이 극치에 달하면 바로 도가 통해져 버리는 것일 게다. 게으름을 없애주는 강한 의지와 실천에 따른다면 나도 도를 닦는 서열에 끼일 수 있을텐데.

 

 

미주현대불교 제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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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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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초심 | 작성시간 11.05.23 도를 닦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탐진치를 멸하고자 계를 지키고, 정에 들고, 지혜를 닦는 게 아닌가요?..

    그것들을 가장 무난히 할 수 있는 곳을 도량이라 하는 것이고..
    그러니 무엇을 하든 그것을 통해 탐진치가 멸해진다면..
    도를 닦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탐진치를 멸하고 하는 마음 없이 매일 예불에 참석한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때..
    그것을 도 닦는 것이라 할 수 있는지?..
  • 작성자다람쥐 | 작성시간 11.05.26 제가 엄청 게으르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 작성자산냐척파 | 작성시간 11.05.27 도데체 도가뭔지도 모르는 사람의 글로 밖에 안보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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